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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8.05.27 09:29
작성자
By 박재혁
추천(1) | 신고(0)

 


 


 


저 시위대의 물결을 보라. 남루한 생활에 얽매여 하루하루를 지옥철과 쇼 프로그램으로 영위하던 이들이 거리로 나온다. 자동차만 즐비한 차도를 촛불 든 인파가 점령한다. 점령군은 앞으로! 청와대로 돌격한다. 청와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정녕 그 곳을 점거하고 민중의 깃발을 꽂을 리도 만무하겠지만 늘 보고 보던 서울 도심의 익숙한 풍경을 일거에 날려 버린 그 모습만은 오월의 밤바람처럼 상쾌롭고 향기롭지 않은가.


 


 


 


 


나는 혁명적 광기에 매혹된다. 카니발적 상상력, 카오스적 탐미주의랄까. 모든 질서와 제도와 안전이야말로 얼마나 우리의 상상력을 가두는 족쇄였던가. 늘 말쑥한 양복 차림의 TV 아나운서는 시위로 인한 교통 혼잡을 떠들고 늙은 관료들은 국가 신인도 추락이라는 레파토리나 읊조리네. 하, 그런 건 자동차 연비 걱정 않고 국가 신인도 팔아 돈방석에 앉는 부르주아 네 놈들이나 걱정 하렴. 나에겐, 그리고 잃을 것이 없는 우리에겐 그 따위 개소리들은 소가 풀 뜯어 먹는 소리보다 더 의미 없다네.


 


 


 


이 무정형의 에네르기야말로 내가 바라던 바다. 정녕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올 것인지, 청와대를 습격한 시민 시위대가 새로운 깃발의 역사를 쓸 것인지, 이 혁명적 준동이 반동이 될 것인지 승리의 기점이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겠지.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모든 금기와 억압에 길들여져 죽어 버린 상상력의 부활이라는 것. 이제 거리에 가뿐한 발걸음으로 모이자. 모여 모두 술 먹고 담배피고 뭐 키스도 하고, 아니면 알몸 행진이라도, 닥치고 저 간악한 늙고 병든 질서유지꾼들의 잡소리를 미소 한 모금으로 생까주면서, 축제로 이 투쟁을 승화시키자!


 


 


 


나는 무질서, 혼돈, 근거없는 열정, 끝이 없는 헤비메탈같은 삶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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