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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시티헌터]Love Love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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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에서 "책상"으로.. 주소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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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7.04.20 02:55
작성자
By 산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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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여자 친구는 저를 위로하는 “바퀴 달린 천사”입니다.

  그녀와 다닐 때, 다른 커플들처럼 팔짱은 끼지 못하지만, 제가 힘들면 그녀 뒤에 타서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제가 하루를 마무리할 때 그녀는 마중을 나오지는 못하지만 언제나 숨소리처럼 함께 합니다. 지금부터 그녀에 대한 깊은 사랑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벌써 7년간 함께한 그녀는 창녕의 중고교 제학중일때부터 진행되어오던 병으로 인해 거의 학업에 매진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초등 학생때 롤러스케이트도 탈 정도로 건강했던 그녀가 중학교시절부터는 친구들과 뛰어다니지 못할 정도로 악화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부터 자신의 팔과 다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지 못한 체, 막연한 두려움에 놓이는 삶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 후 고등 학생때부터 아킬레스건 쪽 근육이 빠르게 굳어가면서 다리뼈를 곧장 펴야만 온몸을 간신히 지탱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무릎을 굽히면 펴지못했으므로 평지에 약간의 경사나 요철만 있어도 겁을 먹어야했으며 혹 걸려 넘어지기라도 할 때는 아무런 힘도 못 쓴 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야했습니다.

그렇게 꿈 많고 아름다워야할 학창시절이 그녀에게는 흑백사진 한 장 남겨지지않을 정도로 저주스럽고 잊어버리고 싶은 악몽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각종 수술과 물리치료에 양/한방 치료, 뜸까지 안 해본 것이 없었지만 호전되기는 커녕, 병명조차 알 수 없이 온 몸이 무기력해지는 상태는 악화되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막연히 “근위염”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 94년도에 서울 백병원에서 처음으로 “근위병(근육병)”이라는 생소한 병명으로 판정나게 되었습니다. 근육병은 팔과 다리 사지 끝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로 근육이 굳어가면서 각 부분의 장기들이 제 기능을 발휘 하지못하고 여러 가지 장애가 유발되는 병입니다. 결국, 심장의 근육까지 발전하여 호흡곤란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잔인한 천형(天刑)’입니다.

 

  그녀처럼 점차 쇠락해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하루하루 발견하는 심정이 어떨런지 저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오른팔로 들려졌던 수저가 오늘은 힘에 부쳐 들려지기 힘들다면, 어제는 누워서 옆으로 몸을 돌릴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누으면, 혼자 옆으로 돌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됬다면, 또한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다가 앞으로 쏠린 상체를 다시 들어 올릴 수 없다고 한다면, 저도 아주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언젠가 심장의 근육까지 굳어버릴지모른다는 두려움보다도 더 참기 힘든 것은 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딸을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괴로워하시던 어머님, 아버님의 얼굴을 매일매일 눈앞에서 감내해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고문 아닌 고문”으로 그녀와 어머님은 숱하게도 기나긴 밤을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뿌리셨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전, 그녀는 어머님과 가족 품을 떠나 사는 것이 오히려 가족들의 마음고생을 줄이는 것이라 결단하고 그녀의 본집인 “창녕”을 떠나 “대구”로 와서 10평짜리 영구임대주택을 얻어서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저를 알게 된 것도 그 쯤이었습니다.


이사하고 나서야 그 선택이 옳은 것이라 위안하며 지냈지만 병은 꾸준히 진행되었고 사고는 그녀 홀로 남겨졌을 때에도 불청객처럼 찾아오곤 했습니다.


지난 여름, 전화도 안 받고 불길한 예감이 들기에 그녀 집에 갔더니 몇 시간동안 방바닥에 엎어져서 꼼짝도 못하고 있던 것을 기겁을 하고 뛰어들어가서 일으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전화가 멀리 있어서 저에게 전화도 못하고 혼자서 얼마나 울었던지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멍든 머리에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고 팔다리는 겹질러진데다가 쥐까지 나있어서 앉히는 것조차 괴로워했었습니다.

또한 화장실에서 물끼 때문에 미끄러져 쓰러졌을 때에는 좌변기와 화장실 벽 틈 사이에 다리가 꺽여진 체로 끼여서 몇 시간동안을 공포에 휩싸여야했으며 좌변기에 앉았을 때에는 상체를 일으키지 못해 바닥에 손을 짚고 오랫동안 엎어져있곤 했습니다.

가끔 방송에서 독거노인분들과 장애우분들이 혼자 아둥바둥하다가 큰 일을 당한지 몇 일 후에나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어서 불안한 마음에 끔찍한 생각이 들 곤 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소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그녀에게는 힘든 도전이었고 치명적인 위험들이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서른 즈음하여 새로운 용기를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병 때문에 학창시절을 무의미하게 보낸 것이 한으로 남는다며 더 이상 ‘관’에 누워있는 사람처럼 살 수 없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궁리를 하던 중 출석일수가 덜하고 집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싸이버 대학"에 입학하기로 하였습니다. 방송통신대학교는 학비가 저렴하고 수업내용이 좋았지만 주당 출석일수가 많았고 시험 볼 때도 출석을 해야만 했으므로 이동 문제가 걸렸습니다.


결국, 그녀는 대구 싸이버대학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1학년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이제는 3학기째가 되었습니다.

학기 초에는 처음 하는 대학 공부라 긴장도 많이 했고 스트레스도 컸지만 6과목 전부 좋은 학점을 받아 1학년 수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하는 공부에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주로 생리적인 일이 아니고서는 거의 침대를 떠날 의욕마저 포기해야했던 그녀에게 “침대”가 아닌 “책상”을 선택한 것은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책상"에서 책을 보고 자유로이 컴퓨터를 한다는 것조차 비장애인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생각했으며 무엇을 한들 나아질 희망이 없던 병이기때문에 침대에서만 생활하다가 그렇게 삶의 고삐를 놓으려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스티븐 호킹이 그랬고 모리교수가 그랬듯이 언젠가는 극심한 호흡곤란으로 어려움에 처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삶에 무엇인가 이유를 제시하려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공부는 ‘지식’의 내용보다도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었으며 희망을 다시 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그녀가 “침대”를 떠나 “책상”으로 발걸음을 옮겨 놓기까지 무려 15년이 걸린 것입니다.


현재 그 녀의 상태는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정말 좋지 않습니다.

저를 처음 만나던 당시, 집에서 혼자 휠체어로 나와 저를 배웅 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침대에 누으면 옆으로 몸도 돌릴 수 없는 상태입니다.

사지의 힘이 약해서 힘을 제데로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잠 잘때도 그녀의 몸을 5-6번씩은 돌려주어야합니다. 한 자세로 오래 누워있으면 피가 잘 통하지 않고 다리에 경련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몸으로라도 공부한다고 결심하며 삶의 의욕을 내는 그녀가 저로서는 너무 감사하며 사랑스럽습니다.


짧디짧은 인생의 서른 고개에서 오늘도 점차 굳어져가는 팔 다리를 지켜보면서도, 양손으로 벽을 짚고 조심조심 책상으로 향하는 그녀의 몸짓은 차라리 목 놓아 우는 울음보다도 더욱 처절하고 절박한 살풀이 같습니다.

침대에 누워 그 날만을 기다릴 수 없기에, 오늘 하루를 다른 의미로 열심히 살기 위해서라도 그녀는 책상에 앉는 연습을 계속 할 것입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그 노력들이 학창시절 꿈의 보상이 되고 삶의 질기디 질긴 끈이 되어서 절데로 삶을 놓지 않기를 빕니다.


 

그리고 비록 지금, 그녀와의 "핑크빛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고단했던 그녀의 인생에 동반자가 되고싶은 고백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수 많은 희귀난치병 환우분들과 장애우분들, 그리고 그 가족분들께도 힘을 내시라는 말씀 드리고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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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의 아름다운 사랑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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