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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 생물체 사냥.
덜컥 겁이 났다.
설명으로는 분명히 공격력은 없다고 했으나 까다로울 거라 했다.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대한 두려움.
몸이 으스스 떨려왔다.
“오빠. 어서 도망쳐!!!”
초롱이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어차피 이 생물체 몸속에 있는 박스를 가져야만 다음 방으로 갈 수 있다.
피해봤자 시간제한으로 죽을 뿐이겠지.
“가까이 오지 말고 잘 봐!!!”
어느덧 내 바로 앞까지 기어온 생물체.
남녀를 알 수 없는 인간의 얼굴을 한 생물체는 나를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
자. 준비는 다 됐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
이 괴물 생명체야!!!
“으으엑엑엑...인간...인간...”
생물체에게서 인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목소리였지만 확실히 인간의 언어였다.
무슨 언어라고 말하기는 곤란했지만 확실히 내가 알아들을 수 있었다.
“조심해 기수야!!!꺄악!!!”
소영의 비명소리를 신경 쓸 새가 없었다.
생명체는 몸을 더욱 웅크리더니 잠시 후 뛰어올랐다.
그 육중한 몸으로 뛰어오른 것이었다.
거의 3m에 육박하는 높이.
그러나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뛰어오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생명체의 낙하점.
그게 중요했다.
낙하점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쿵...
몸을 간신히 옆으로 굴렸고, 내가 원래 있던 자리엔 굉음을 내며 생물체가 안착했다.
고막을 자극하는 굉음.
그 상대가 땅바닥이 아닌 나였으며 어땠을까 생각하자 소름이 돋았다.
식은땀을 닦으며 한숨을 돌리자 생물체는 다시 내 방향으로 몸을 틀기 시작했다.
근데 그 속도가 아까보다 훨씬 빨랐다.
“크으으윽으으윽윽...가...가...지마...”
이런 썩을.
뭔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생물체는 다시 뛰어올랐다.
이번에는 아까보단 손쉽게 피할 수 있었다.
아까야 몰라서 당황했다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기수야? 괜찮아? 응?”
민경이 누나의 말에 정신이 맑아짐을 느꼈다.
무작정 이렇게 피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든 저 생물체를 죽여야 하는데...
어딘가 분명히 약점이 있을 거야.
약점이...
쿵...
이놈은 갈수록 체력이 좋아지나 보다.
점프 속도가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었다.
그에 반해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고.
이래가지곤 승산이 없어.
난 결단을 내렸다.
생물체의 다음번 점프 후, 바로 달려들어 얼굴에다가 작살을 내리꽂았다.
팅강.
정확히 눈을 향해 찔렀는데도 예상과는 달리 작살은 튕겨져 나왔다.
등을 찔렀을 때 보다 훨씬 단단함을 느꼈다.
아씨.
이제 나도 지쳐간다고.
멀리서 걱정스럽게 지켜보고만 있는 여자 3명.
도움이 안 되는 그녀들이 한심스럽고 짜증났다.
진정하고...곰곰이 생각해보자.
이번 과제는 사냥.
이 생물체의 뱃속에 있는 박스를 꺼내는...
뱃속?
그래.
생물체의 배.
그것이 약점이야!!!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으나 그 이후가 좀 막막했다.
어떻게 배를 찌르지?
워낙에 이 생물체는 웅크려있기 때문에 배를 찌르기는커녕 배가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점프하고 있을 때 작살을 찔러 넣는다는 것은 자살행위고.
어쩌지...? 어쩌면 좋지...?
“오빠. 그만 하고 이리와. 오빠 지금 굉장히 지쳤어!!!”
“아니야. 이제야 알았어. 이놈의 약점은 분명히 배 부분이야. 아 젠장. 배에 작살을 찔러 넣으면 되는 건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아 제기랄!!!”
쿵...쿵...쿵...
3번 연속으로 피하며 궁리를 해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저렇게 빠른 속도로 점프를 하는데 언제 그 사이에 찔러넣냐고!!!
숨이 가빠지기 시작할 때쯤 어디선가 작살이 날아왔다.
그 작살은 생물체를 맞고 튕겨져 나간 것에 그쳤지만 생물체의 관심은 끌 수 있었다.
생물체는 몸을 돌려 작살이 날아온 방향을 보았다.
“내 쪽이 더 좋지 않아? 응? 나한테로 와. 이 괴물새끼야!!!”
민경이 누나.
작살을 던진 사람은 민경이 누나였다.
“기수야. 내가 유인할게. 어떻게든 피해 볼 테니까...그때...작살을 꽂아 넣어...알았지?”
“누나? 할 수 있어? 이 괴물 지금 엄청 빨라.”
“응...할 수...있을 거야...”
이 생물체에게 깔리면 그대로 즉사다.
그 사실은 분명하다.
게다가 지금은 굉장히 빨라진 상태.
말 그대로 민경이 누나가 미끼 노릇을 한다는 건데...
그건...
생명과도 직결되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
생물체는 민경이 누나의 도발에 넘어갔는지 민경이 누나 쪽으로 기어갔다.
기회는 단 한번.
누나에게서 그 이상의 요행은 바라기 어려워.
그 한 번에 모든 것이 달렸다.
난 작살을 움켜쥐었다.
출처-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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