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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남에게 생긴 사건 주소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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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8.04.17 08:11
작성자
By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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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 올려보네요.^^

 

작년 12월이었습니다. 일산에 사는 저는 갑작스레 고등학교 동창들의 부름을 받고

서울에 가게 되었죠.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아님 차를 끌고 나갈까 갈등을 하다가,

온갖 송별회 때문에 혹사당한 제 간을 생각해서라도, 힘들지만 차를 끌고 가기로 했죠.

조금이라도 술자리를 피해볼 요령으로 생각해낸 꾀었죠.^^

친구들도 제가 차를 가지고 온 걸 알고 술을 강요하진 않더군요. ㅎㅎㅎ

새벽까지 정신없이 놀다가 그 날 아침 중요한 약속이 있는 것이 생각나서

조금이나마 눈이라도 붙여볼 겸 조심스레 빠져나왔습니다.

 

새벽 3시에 서울 거리를 달리는 데 몇몇 취객들과 노숙자들만 돌아다닐 뿐, 거리가

횡 하더군요. 전 잠이라도 깨볼려고 담배 한 대 물고 달리고 있는데, 한 분이 전봇대

밑에 쓰러져 계시더군요. 에휴... 뭔놈의 술을 그렇게 마셨을까..ㅉㅉ 혀를 차면서

지나가는데, 가까이서 보니 여자분이었습니다.

정말 깜짝놀랬었죠...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게 되더군요. 차를 세워 놓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 여자분 어떻하지? 밤기운 찬데... 누가 주변에 없나? 왜 없지?

내가 도와야하나? 오해라도 하면 어떻할까... 참 별의별 생각들이 다 들더군요.

전 파출소에라도 데려다 드려야겠다 라는 생각에, 비상등 켜 놓고 후다닥 여자분께 뛰어갔죠.

술 냄새가 진동을 하더군요.... 눈도 굉장히 부으셨던데, 뭐 술 마시면 우는 사람 많이 봐왔으니

별 거 아닌 듯 넘어갔죠. 일단 여자분을 부축해서 일으켜서 괜찮으세요?? 여기서 주무시면

안돼요!!!! 한 수십번 불렀을 겁니다. 저희 둘의 그런 모습이ㅡ.ㅡ 보기 좀 않좋을 것 같아..

일단 어디에라도 앉혀야 겠다는 생각에 제 차 조수석에

앉혀드렸죠. 오해라도 할 까봐 문짝 4개 다 열어놨습니다...

참 막막하더군요. 제 차 문짝은 모두 열려있고 비상등은 깜빡거리고 알지도 못하는 한 여자분은

조수석에서 비몽사몽하고 있고, 전 어찌할 바를 몰라 제 차 주위만 빙빙 돌았으니까요.

파출소에 맡겨두고 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럼 제가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

일단 가까운 약국에 가서 술 깨는 약을 샀습니다. 좀 비싸더군요^^ 취해서 잘 드시지는

못했지만 조금이라도 마시게 하고, 기다렸습니다.

몇십분 뒤에 약기운과 찬바람 때문에 약간이나마 정신이 드시더군요. 근데, 갑자기 제 얼굴

을 보시자마자 소리 지르시며 울음을 터트리는 겁니다... 전 깜짝 놀래서 이게 아닌데 하는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는데, 오빠, 나 이제 어떻해!!!! 하면서 흐느끼시더군요.

감이 딱 오더군요. 아, 차였구나... 퉁퉁 부은 눈도 하루종일 울어서....

저는 여자분이 진정할 때까지 또 다시 쩔쩔매면서 기다렸습니다.,,

갑자기 집에 가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다행히 여자분 집이 그곳과 가까웠습니다.

바로 바래다 드렸죠... 여자분께서 저에게 미안하다면서 지금은 너무 힘드니 나중에

사례를 하겠다며 핸드폰 번호를 주시고 가시더군요. 터벅터벅 가시는데 뒷모습이

너무 슬퍼 보였습니다.

그 날 아침 약속은 반이나 잘라먹어서 한소리 들었지만, 하루 내내 그 여자분 생각만

나더군요...

 

크리스마스에 헤어진 연인의 고통을 어떻게 말로써 설명할까요...

제가 화가 나는 건 옛연인이었을 남자분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 바로 전날 깨는 것도

모자라서, 추운 밤길에 혼자 취해 여자분을 눕게 만든 그 무책임은 또 어디서 나오는건지...

 

남자분들, 오늘에서라도 여자친구의 소중함을 압시다!ㅋㅋ

 

 

그냥 제가 겪어본 일 주저리주저리 풀어놨습니다. 쓰다가도 화가 나서 글이 엉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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