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3살 여대생이랍니다
지난 1월에 40일간 유럽 여행을 하면서 스위스에서 일어났던 일이예요 ㅋ
헝가리에서 스위스로 오는 열차에서 한국인 언니 2분을 만나서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죠.
취리히를 구경하고 인터라켄에 와서 발머 하우스라는 100년 된 유명한 호스텔에 묵었어요.
근데 이 호스텔, 10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지 않게 안에서도 밖에서도 문을 못 잠그는 겁니다.
설상가상 잠을 자려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옆 방에 도착해 뭐라뭐라 하고 있는 경찰!
도둑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는 식겁하면서 긴장해서 디카는 매트리스 안에 숨기고 복대는 배에 차고 캐리어는 자물쇠로 꼭꼭 잠가 절 놓고 침대 아래에 어그부츠와 이지유럽 책을 놓고 잠이 들었어요
제가 원래 잠이 많아서 여행을 와서도 기차에서도 숙소에서도 한번도 깨지않고 쿨쿨 잘 잤거든요
그런데 그날따라 잠이 들고 세 시간쯤이 지나서 이상한 기운이 파박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눈을 번쩍 떠 봤더니..
제 침대 앞에 서있는 건장한 남자의 실루엣, 그리고.. 쫄쫄쫄..
지금 생각해보면 웬 미친X이 술먹고 취해서 우리 방을 화장실로 착각해서 오줌을 쌌구나 싶지만
그 당시에는 그 놈이 칼을 들었을지 총을 들었을지 마리화나를 했을지 도둑놈이 내가 가진게 없으니까 더러워서 화풀이를 하는건지.. 정말 무서워서 몸이 확 굳어버렸어요
일어나던지 소리를 지르던지 해야하는데 말도 안나오고 몸도 안 움직이고 Who are you 따위의 영어도 그 땐 생각도 안 나더군요 ㅜ 몇 초 흐르고 나서야 용기를 내서 버럭! "너 누구야!!!!!!!!!!!!!!" 했지만 아직 다 싸지 못했는지 멈추지 않는.. 쫄쫄쫄..
다른 언니들도 잠에서 깨서 상황 파악하고 누구냐고 뭐 하는 거냐고 막 소리를 지르니까 그때서야
"쉣!"
한마디를 남기며 총총 나가버리더라구요 ㅜ ㅜ
불을 켜고 옆방에서 자는 놈인걸 봐 놓구 끈 같은걸로 문고리라도 묶어놓고 자리를 봤더니 다행히 구석에서 자서 몸에는 소변이 묻지 않고 침대 반쪽이 흥건 ㅜ ㅜ
내 여행친구 어그부츠도 흥건 ㅜ ㅜ 악 더러웠어요 ㅜ
밤에는 호스텔에 직원도 없어서 말도 못하고 일단 다른 침대로 자리를 옮기고 잠을 자고 일어났죠
어찌나 놀랬는지 온몸이 어디에서 맞은 듯이 아프더라구요
일단 언니들이랑 옆 방에 가서 한국인분께 그 놈을 불러달라고 했죠. 비슷한 또래의 털복숭이 백인 남자애였어요 ㅜ ㅜ 그 애를 불러와서 침대를 봐라, 이거 니가 한건데 어쩔거냐 했더니 또다시
"쉣!!"
하고 슬쩍 도망가려고 하더라구요. 덕분에 일행이었던 용감한 언니가 그 놈 팔을 막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 저도 고래고래 헬프미!! 안되는 영어로 너 이놈 신발 사내라, 보상해라 소리소리질렀죠
헌데 직원이 와서는.. 저희와 그 놈의 팔을 잡아 끊고 얘 비행기 시간 안 남았다면서 내보내 버리더라구요. 아무리 말해도 말도 안 통하는 황인종 찌끄래기들의 말은 신경도 안 쓰였던지 ㅜ ㅜ
뭐, 주인이 이래저래 부츠 세탁도 해주고 저도 거기서 친해진 일행을 만나서 함께 있겠다고 숙소도 옮기지는 못하고 며칠후에 방만 옮겼지만.. 제가 뻔히 그 방에서 1박을 더 했을 때에 그 침대 매트리스만 갈고 손님 받은거 보고 화나 죽을뻔 ㅜ ㅜ (매트리스 밑에는 나무판으로 돼 있었는데 거기까지 흥건히 젖었거든요 ㅜ )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날에 파리에서 숙소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이 얘기를 해 줬는데
스위스 호스텔에 워낙 한국 배낭족들이 많아서 여행자들 사이에 이 얘기가 퍼졌었나봐요.
사실은 그 놈이 잠들기 전 경찰을 부른 녀석이랍니다. 디카를 도둑맞았다나봐요.
디카 잃고 속상한 마음에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저한테 오줌을 싸고 가버린거죠 ㅜ ㅜ
진짜 더럽고 놀랬었지만 이제는 이것도 좋은 추억으로 생각하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답니다.ㅋ
아랜 이 사건이 일어난 숙소랍니다. 또 여행가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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