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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살 여자의 하루. 주소복사

이 판의 채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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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11.08 02:59
작성자
By 26女
추천(2) | 신고(0)

 

오늘 톡에 어떤 분이 남자의 하루를 올리셨더라구요.

저도 써보고 싶어 주절거려봅니다..ㅋㅋ

 

 

머리맡 바로 옆에 둔 핸드폰 알람이 울려요.

혹시 못일어날까봐 알람은 5개 이상, 5분간격으로 맞춰놨어요.

처음 알람 3개정도는 못들어요. 겨우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6시 28분이에요.

아, 아직 2분 더 남았어요. 다시 눈을 감아요.

눈을 뜨니 34분이에요. 늦었어요. 28분은 이르지만 34분에 일어나면 빠듯해요.

 

밍기적 밍기적 욕실로 들어가요.

쭈그려앉아 샤워기를 틀고 멍하니 바라봐요. 요즘은 욕실이 너무 추워요.

물온도가 맞춰지면 샤워를 해요. 

요즘은 날씨가 쌀쌀하니 머릿결에 신경을 써줘야해요.

일주일에 두번씩 하는 트리트먼트를 꺼내 덕지덕지 발라요.

오늘은 트리트먼트를 하는 바람에 조금 늦었어요.

부랴부랴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해요.

적어도 비비크림은 발라줘야 해요. 그게 예의라고 생각해요.

옷장 앞에 서서 오늘 날씨를 가늠해요..

대충입자 생각해요.그래도 신중히 골라요. 아 시간이 늦어가는데 뭘입을지 모르겠어요.

근데 맨날 결국 입는 옷은 처음에 골랐던 옷이에요.

 

집에서 나와서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이에요.

빨리 걸어야해요. 노처녀 팀장이 또 갈굴지 몰라요.

그래도 가게 유리창에 틈틈히 내 모습을 비춰가며 걸어요.

가는 길에 mp3를 들어요. 영어회화를 들어요. 하나도 안들려요.

그래도 안듣는것보다 낫다 싶어 몰라도 그냥 들어요.

그러다 결국 발라드로 넘어가요. 두달전 이별한 나는 노래가사가 다 내얘기 같아요.

잘 살고 있을지 궁금해요. 잘 살겠지. 노래가사를 은근히 음미해요.

아뿔싸, 보도블럭 틈사이로 구두굽이 끼었어요. 쪽팔리게..

서울시 욕을 해요. 여성이 살기좋은 서울을 만든다더니. 우리동네는 아직이에요. 

내 세금은 다 어디가는거야. 

그래도 당당하게 걸어요. 당황한척 하면 더 쪽팔려요.

 

출근하고 커피를 타서 자리에 앉아요. 일단 메일을 확인해요.

네이트온 밑으로 뉴스들이 보여요.

불같이 클릭해요. 하지만 늘 Alt+Tab 키는 왼손에 대기해야 해요.

노처녀 팀장이 뒤에서 감시하고 있거든요.

일하는 도중에 친구에게 메신저가 와요.

누가 결혼한대요. 그래? 와~잘됐네 얘기해요.

괜히 우울해져요. 나만 넋놓고 살고 있는것 같아요.

축의금 계산을 해요. 2달 남았지만 미리 생각해놔야 해요.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5시 30분이에요.

6시 퇴근인데 오늘도 칼퇴는 글러먹었어요.

7시에만 가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난 바빠 죽겠는데 부장은 담배만 피러 다녀요. 얄미워요. 꼬우면 나도 부장해야죠.

일이 끝나면 하루종일 못봤던 거울을 봐요. 화장은 이미 날라간지 오래에요.

어차피 집에 갈거에요. 만날사람도 없어요. 그래도 수정화장은 해요.

 

집으로 가는 길은 늘 배가 고파요. 그래도 참아요. 살찌니까요.

운동할 자신이 없으니 참아야 해요. 요즘은 워낙 날씬한 여자들이 많아요.

눈은 옷가게 쇼윈도로 향해요. 그것도 참아야 해요. 이번달 예산 오바에요.

집에 가면 8시가 넘었어요. 너무 늦어서 밥을 먹을 엄두는 안나요.

냉장고를 열고 저지방 요플레를 먹어요. 먹으니 더 배고파요.

결국 라면을 끓어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위안삼아요.

라면을 먹었으니 움직여야 해요. 음악을 틀고 아령을 들어요.

힘들어요. 조금 하다 집어치워요. 내일부터 하자 생각해요.

체중계에 올라요. 오늘도 찌웠어요. 먹은 라면을 뱉어내고 싶은 심정이에요.

 

드라마 볼 시간이에요. 엄마가 벌써 자리잡고 있어요. 옆에 앉아 같이 봐요.

그냥 보면 안되요.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늘자전거를 타기도 해요.

배을 주물러줘요. 이게 효과가 있으진 모르겠어요.

엄마가 정신없다고 치우래요. 그래도 꿋꿋이 해요.

드라마를 보고 나선 동영상 강의를 틀어요.

그 시간엔 얼굴에 팩을 해요. 강의 보는 동안 하면 딱이에요.

돈도 없고 시간도 없으니 집에서라도 관리해줘야 해요.

여자나이 25 넘어가니 뿌린대로 거둔단 말이 딱인것 같아요.

허리가 아파요. 침대에 누워 강의를 들어요. 발이 시려요. 수면양말을 신어요.

나도 모르게 눈이 가몰가몰 해요.

눈을 뜨니 새벽2시에요.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겠어요.

팩은 베개에 붙어있어요. 대충 바닥에 던져놔요. 아침에 치울꺼니까.

비몽사몽 알람을 다시 맞추고 잠들어요.

오늘도 뭘 했는지 모르겠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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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남(IP: ODU4ZDZjZDk)09.11.08 11:22

남자나 여자나 직장인은 매한가지인덧..

 

그나저나 이거 읽을 때 실제 탐구생활 성우 여자 목소리 연상하면서 읽어본 건 나 뿐인가열~ !!! -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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