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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한동하시인 (판) 2017.04.29 13:20 조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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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시인



산속은
새들은있는데
소리만 들리고

맑은 계곡물 흐르되
바위 빛 띄우고

나무잎새 줄기 흔드니
바람이 보이네

우유빛 안개는
산 속의 호흡인가

낮게 깔린 구름 옻
흩어져 살짝쿵
무릉도원 연출하나

복숭아없고
초록 줄기만 떫게
신선한 비린내 맡듯

이윽고 보이는
계곡물가에
도톰한 이끼가
시간을 머금고
수염을 기르네

산같이 거대한 손길이
이리도 아담한 물기
가득담은 아기 정원을 만들어

나무와 풀들을
키우고 뜨겁고
마른 햇빛을
습하고 은근히
거부하듯 대하는
것일까
대낮에 낯을 가리는 것일까

여름을 지나 가을에
을긋불긋 잎파리는
과시하듯

또는 빨아들이듯
햇볓 기운 담지만
힘없는 오후 누런 나른함에
지쳐 버거워

산속 은밀함은
점점 겨울로갈색을 떨구지만

어느새 멍석같이
포근하듯 질긴
발걸음 촉감은

시린 냉정한
밀가루 흰눈덮어
모든 산속 속속들이
오히려 공개한다

산은 보란듯이
솔직히 모든곳을
적나라히 쓸쓸히
나타낸다

산은 말한다

봄에 옷을입고

여름에 우산쓰고

가을에 멋을 내리지만

겨울에는 산 자신도
앙상함을
마름을
드러내네

춥고 굶주림에
더욱 냉냉히
겨울산은
여유는 오무리듯
경직되고 창백해져
숨기고 싶지아니하네

오래 기다렸듯이
찾아온 등산객에게
먹을것같이 탐나는
과실 열매와
약초를 내어줄것이없음을

겨울잠자는
다람쥐와
나비에게
비비듯 대접하게
꿀 수 없음을
숨길 수 없게되고

하얀 포근한
찬이불을 나무들에게
덮어준것을
나무들은 하얀
얼음가루 이불에
너무 떨어
얼어 굳어버렸다

덕분에 그동안
가식적인 건강한
나무줄기는
땔감으로
뜨겁게 타올라
잿빛으로 때묻은
크림색을 보인다

산속에 있던 수많은
동물들과 식물들은
진짜 다 어디로
가버린것인가

숨은것인가
아기 정원조차 없구나

나무 높이 걸치듯
새둥지는 있지만
어린 새들은 없고
울음도 없고

토끼들도 산에 없네
토끼굴도 여우도 없을것같은
쓸쓸함만이

산속에
산속이란것도
없을것같은

도시보다 더한
메마른 건조한
겨울일뿐이다

겨울을
산은 겨우
버티고 있구나

조금전같이
짧은 계절에
숨기려하지않았고
노력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숨기려 애를
쓰려해도
쓸것이없는
산속으로아무리 산속 깊이
들어가도 산속이
아닌것같이

아무리 키큰 오래된
나무들이어도
어린 나무들같은
고목이되고

숨박꼭질하듯
궁금했던새들이 새소리들이
떠나가버린
철새들처럼
산속 산속 어디에도
들리지않고

숨지않은 수많은
나무들이 그토록
방해하듯
가려주던 잎새들
조차없기에

찾기 쉬워도
더 어렵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산속

겨울은 산에
산속을 어디다
둔것일가

그렇게 궁금증
더할때
봄이 와주면
어떨까

봄은 봄의 소리와
함께 새들을
다시 부르고
산속이 어디있는지 모르지만

산에 산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음을
알게 만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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