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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포기할까 합니다.

27남 (판) 2017.10.12 15:26 조회119
톡톡 사는 얘기 꼭조언부탁
저는 27살 남자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판을 눈팅하다가 갑자기 그동안 아둥바둥 살아온 삶에 대한 피로함을 느껴 결혼을 포기하고 비혼주의자로써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며 이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일단 자기 소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수도권 4년제 국립대다니다 현역 제대 마치고 26살 졸업했습니다. 취업난 이지만 어떻게 시운이 잘 맞아 중견기업 취직했고, 지금은 2년차 연봉 4800 받으며 다니고 있습니다. 곧 진급 예정이구요.

전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눈돌리지 않고(중,고등학교 약간의 탈선은 있었습니다만.) 흔히 말하는 평범한 루트로 살아왔습니다.

평범하다고는 적었습니다만, 남보다 뛰어나지 못한 머리로 나름대로 악착같이 살았습니다.

멍청하니까 남들 놀때 공부해야 된다고 고등학교 내내 14시간 이상씩 앉아 있었으니까요. 뭐, 결과적으로 남들 다 인정하는 좋은 대학은 못갔어요... 그래서 멍청하다고 한겁니다ㅋㅋ

어쨌든 대학 다닐때도 남들 술마시고 놀러다닐때 자격증 따고 취업 준비하고(저 나름대로는 필사적이었습니다.) 안돌아가는 뻑뻑한 머리 굴려가며 졸업전 취업 성공하고 회사를 다니게 됐고, 지금은 2년차 무사히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부터가 본론인데, 부모님께서 정신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뒷바라지 많이 해주셨고 감사하지만 현실적으로 동수저 간당간당한 집안이라 흔히 말하는 기본적 결혼 스펙에는(서울 집한채에 차한대) 한참 못미치기에 서른 초중반에는 결혼해서 부모님 손주한번 안겨 드리고자 너무나 힘든(앞으로도 힘들) 회사생활 버텨가며 1년 3600정도 적금 넣고 있습니다. 현재 7000정도 모았구요.

많이 버시는 분들께는 별거 아니어 보일지는 몰라도 연봉 받아봤자 유리 지갑이라 세금으로 질질 새서 저정도 적금 넣으려면 정말 하고 싶은거, 가지고 싶은거 다 참아가며 이악물고 돈만 모아야 합니다. 차도 참고, 시계는 사진보면서 나중에 예물로 해야지 참고, 여행도 결혼하고 가족하고 다니자고 참고, 저녁에 치킨 한마리 먹는것도 다이어트 한다며 위안삼아 참고, 소장하고픈 책도 참아가며 말이죠.

근데 요즘 판에 글을 보니 결혼 생활에 다들 부정적이시네요. 시월드 시월드 말은 들었습니다만 최근에는 거의 노예 수준으로 자신들을 표현하시더라구요. 제사 지내는 거에는 거의 경기를 일으키시구요.

네. 저희 집안도 제사 지냅니다. 거기다 저는 외동이구요. 부모님은 당연히 앞으로도 제사는 지내야 한다고 하시네요. 판하시는 여성분들이 볼 때 최악이겠네요 하하.

저도 외동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 도와 제사 음식 준비 많이 해봐서 힘든거 압니다.
이번 추석때도 어머니 다른 요리 하실때 옆에 앉아서 전 부칠 재료 준비하고 전만 6시간은 부친거 같네요.

추석 전날엔 대청소 하구요, 추석 당일날은 절가서 돌아가신 조부모님께 인사도 드리러 가구요.

힘들죠. 힘든거 압니다. 근데 저는 앞으로도 할 생각이에요. ㅋㅋㅋ 저 결혼 못하겠네요 망할.

있잖아요 근데 이때라도 이렇게 가족끼리 모여 함께 일하고 요리해서 나눠먹고 허례허식일지언정 절도 같이 하면서 유대감 안쌓으면 그게 가족인가요?

요즘 판 글들 보면 그래요. 자기자식, 자기남편 빼곤 다 남이네요. 시부모님 가족 아닌가요? 뭐, 핵가족화가 심화되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가는건 압니다만, 그럴수록 가족끼리 억지로라도 만나게 되는 명절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제사는 지낼 생각입니다. 아이도 적게 낳는 세상에 아들 딸 부빌 언덕 몇 개 더 만들어 주는데 조금 힘이 들면 뭐 어떤가요. 다 자식 좋으라고, 가족들 친하게 지내라고 하는건데.

정말 판 글보면 뭐랄까, 회의감이 드네요. 추천수 보면 적은 수가 아니고, 인터넷은 사회 반영이자 향후 몇년간 변해가는 선행지표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여성분들 대다수의 생각이 저렇다면 저도 결혼을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하러 이렇게 돈 모으려고 발악했는지, 없을 가능성이 더 커보이는 미래 내 아내, 자식하고 잘 살아보겠다고 왜 이렇게 노력했는지, 내 인생 왜 안즐기고 이렇게 바보처럼 살고 있었는지가 후회됩니다.

정말 앞으로 세태가 판에 계시는 여성분들이 득세하여 저같은 사람은 설자리를 잃게 될까요?
지금부터라도 제가 사고싶은 차 지르고, 시계 지르고, 해외여행 다니고 그냥 현재를 즐기는 여성분들 어울려가며 사는게 맞는걸까요.

모르겠습니다. 너무 혼란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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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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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같은 나이로써 뭔가 공감은 된다. 나도 그돈 만져봤으면. 그랬으면 난 창업했다~ㅋㅋ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가 차가 있고 없고보다 직업하고 외모를 중시한다. 키도 크고 어깨깡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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