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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화장대보다가 울었어요

제이 (판) 2017.11.15 02:28 조회119,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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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억하는 아주 어린나이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어요.
운동회때도 혼자, 학예회때도 혼자,
졸업식에도 혼자, 방과후에 집에가도 혼자,
잠드는 때까지 혼자인적도 많았어요.
혼자인게 외로워서 친구에게 의지도 많이했고
잠이들땐 엄마품이 아닌 인형을 껴안고 잤어요.

그래서인지 부모님과 깊은 대화를 해본적도
서로의 일상을 공유해본적도 없었어요.
사춘기가 지나고 부모님의 걱정은
잔소리로 들렸고 늘 대화의 끝은 싸움이었죠.

시간이 지나서 도망치듯 독립했고
그 자유가 마냥 즐겁고 행복했어요.
성인이 된 나와 부모님은 차츰 화해하길 원했고
20년만에 엄마는 사랑하는 딸이라고 불러줬어요.
아빠는 술한잔하시면 늘 전화해 보고싶다하셨어요. 근데 저는 보고싶지않았어요.
그냥 이상했어요. 왜 갑자기 이러는걸까
나는 이제 부모가 필요한 나이가 아닌데..

부모님에 대한 마음은 그저 연민이었어요.
생각하면 안쓰럽고 마음 한구석이 찡한 그정도.
감사하지 않았고 행복하지 않았어요.
함께 여행하고싶다하셔서 이곳 저곳 따라다녔지만 그저 지겹고 지루한 시간들이었어요.

오늘 오랜만에 부모님집에왔는데
화장품을 두고온거에요.
리무버를 찾으려고 엄마화장대를 봤는데
참 별거없더라구요..
내 화장대엔 화장품들이 넘쳐났고
항상 자리가 모자라서 고민이었는데
그에비해 너무 단촐한 엄마의 화장대가
유난히도 씁쓸했어요.
근데 어디서 많이보던것들이 있더라구요.
자세히보니 내가 쓰던 화장품들이었어요.
2013년 제조....
함께 살때 두고갔던 수분크림
잠깐씩 들릴때 두고갔던 선크림
그리고 수북히 쌓여있는 샘플들.

눈물이났어요.
미안했어요 그냥..
항상 예쁜옷, 예쁜구두 신고 다니는
엄마라서 생각도 못했어요.
그제서야 하나씩 보였어요.
5만원 주고 산 구두 버리기 아까워서 떨어진 밑창에 붙여놓은 본드
2만원짜리 보세가방
엄마 손목에 붙은 파스
아빠의 헤져버린 가죽 지갑속 내 증명사진
식탁 유리밑에 끼워놓은 내 편지
나 온다고 깔아놓은 새이불

여행내내 핸드폰보며 틱틱대던 내모습
멀미나서 차안탈거라고 미뤄버린 엄마와의 여행
귀찮다고 받지않은 아빠의 전화
밥먹을때면 새우껍질. 생선가시 발라주던 엄마모습
아프다는 한마디에 하던일 두고 바로 달려온 아빠얼굴

참 어렸구나 많이도 후회되요.
이제라도 잘하고싶은데
방법을모르겠어요.
무슨말을 어떻게 이어나가야할지도 모르겠고
함께 여행가면 어떤곳이 좋은건지
선물을 산다면 어떤걸 사줘야하는건지
아빠는 뭘 좋아하는지
엄마는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게 참 많았네요..

늦은새벽에 답답해서 그냥 써봐요.
어쩌면 누군가는 조언해줄수도있고
어쩌면 누군가는 공감해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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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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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2017.11.1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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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현직엄마입니다 내가차려준 밥 야무지게먹고 밖에서 상처안받고 안아프고 가끔 전화라도 상냥히 받아주면 그보다 기쁘고 고마운게없을꺼예요 자식이 부모를 웃음짓게하기란 정말 쉬워요.. 부모가 자식을 웃게하기가 참 어렵네요 짝사랑도 이런짝사랑이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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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ㅇㅇ 2017.11.15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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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단편소설 하나 본 것 같네요
님 얘기가 자작같다는게 아니고 그냥 기승전결 완벽하고 여운있고 슬프다는 의미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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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ㅇㅇ 2017.11.1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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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도 그마음 알아요 나는 사실 차별받고 컸거든요.. 부모님도 인정하셨고 근데 이제와 잘 해주고 내가 잘 하길 바라는게 너무 이기적인 것 같은 거에요 근데 같이 지내고 시간 보낼수록 나한테 준 사랑도 많았다는걸 알게 되고.. 점점 챙기게 되고 그렇더라구요 이번 크리스마스에 엄마에게는 화장품 아빠에겐 지갑 선물하는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비싸지 않아도.. 좋아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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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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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한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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ㅔㅔㅔㅔ 2017.11.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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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궁상떨지말고 평소에ㅜ잘해르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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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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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저는 이글 보다가 한줄기 눈물이 주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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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17.11.1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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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저는 부모님에게 큰 것은 못해 드리지만 제 인생 책임지고 손 안 벌리고 사는 모습 보이면서 생신 명절이라도 꼭 챙겨요. 그리고 가끔 여유가 나면 작은 선물도 자주 하고 집에 갈 때 엄마 아빠 좋아하는 간식이나 과일이라도 사가고요. 그냥 이렇게 할 수 있는 한 해요.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정말 많이 해드리고 싶네요 저도 부모님이 자꾸 뭐 해주시는 게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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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17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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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지금 글에 적어놓은 것들 부터 하나하나 고쳐나가보세요. 하나하나 알아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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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7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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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후회되요x 돼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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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17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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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도 화장품 쓰다가 기간 지나면 버리는데 엄마가 다시 챙겨서 엄마화장대에 모아놓으시더라 색조화장품은 쓰지도 않으면서.. 기초케어제품 선물해도 본품은 쓰지도 않고 진열만 해놓고 딸려온 샘플만 쓰시고.. 그러지말라고 하는덷도 엄마 피부는 튼튼해서 괜찮다말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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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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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하 엄마 보고싶다 대학교 통학하고 싶다 맨날 엄마밥 먹고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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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1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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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있을때잘해라 울엄마 돌아가시고 유품정리하다가 나몰래찍어둔 영정사진발견했었는데.. 그안에 진짜 내일모레할법한 앙상한몰골의 엄마가 찍혀있더라 나그거보고 충격먹어서 몇년동안그사진다시는못열어봤다 내옆에늘있어서 엄마의모습이늙고병들어가는지 몰랐던거지 죄책감에 아직도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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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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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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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그 마음 아셔서 정말 다행이예요 ^_^, 그럴수도 있죠! 이번 계기로 바뀌면 되는거구요! 저도 내일 부모님께 전화 드려야겠어요!! 글쓴이 마음이 참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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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2017.11.1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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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눈물나네요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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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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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선물해드리고 싶을 때 뭐 필요하시냐고 뭐 가지고 싶으시냐고 말 한마디 붙이면서 대화하시면 되고 필요하신게 있어보일 때 선물하시면 돼요. 저도 어릴 때 아빠 무서워하고 엄마 좀 원망하는 맘이 있어서 같이 시간보내는게 쉽지않았는데 아빠 퇴직하시고 집에 계시는 시간 길어지면서 대화하기 시작하니 원망했던 부분들에서 부모님 이해도 하게되고 더 존경하고 사랑하게 됐어요. 지금은 부모님이랑 몇시간이라도 대화 재밌게 해요. 부모님께 살갑게 다가가는 때에 늦음이란 없어요. 생각드는 그 때부터 하면 됩니다. 부모님께서 원하시는게 별거 없어요. 열심히 잘 살면서 틈틈히 안부 여쭙고 근황 말씀드리고 시간내서 뵙고 식사 함께 하고 하는거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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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1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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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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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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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엄마 아빠하구 여행이라도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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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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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빠가 저한테 키워준거에 대한 보상을 바라시는게 너무 눈에 보여서 부담스럽고 힘드네요. 문자나 전화도 점점 하기 싫어지고요. 그런데 또 저를 사랑하시는건 눈에 보여서 더 괴로워요. 전 어떻게 해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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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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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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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2017.11.1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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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비슷한 입장의 외동딸이라서 공감이 많이 가서 눈물이 다 나네요. 저는 부모님이 원하시는건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것 이라고 느꼈어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번씩 엄마아빠께 전화해서 밥은 챙겨 드셨는지, 오늘은 뭘 하셨는지, 엄마 아빠 어제 만났다던 친구분들이랑 뭐하셨는지 등등 아주 사소한것들을 여쭤보고 엄마아빠의 일상 얘기들을 들어드리고 또 제 이야기도 해드리면서 부모님과 나 자신이 서로의 삶의 일부분을 공유하는것, 부모님의 생활을 강건너 불구경하는게 아니라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것, 적어도 저희 부모님이 바라시는건 그런것인 것 같더라구요. 저도 갓 성인이 되었을때 이해가 안갔어요 내 어린시절 그 수많은 추억의 순간들을 함께하지 않았으면서 왜 이제와서 내인생에 이렇게 끼어들고 간섭하는건지 귀찮고 싫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니까 엄마아빠는 하실 수 있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주시고 다 해주셨더라구요 그리고 엄마아빠의 입장에서도 자식의 어린시절을 함께하고 또 지켜보는 것이 당신들의 인생에서 크고 귀한 한 부분이었을텐데 그것을 누리지 못하신 것이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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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 2017.11.1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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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아 ㅠ 이글보는데오늘 엄마한테 땍땍된거 미안하다 전화오면 궈찮아하고 ㅠ내일 아침에 전화드려야겠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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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1.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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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보는데 코끝이 찡한 기분이 들었어요
저는 사회 초년생인 어린 나이이고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는데도 글쓴님 글을 보니 뭔가 마음이 술렁술렁하네요..ㅎㅎ 시간적 여유가 되시면 가족들과 타이페이나 푸켓도 한번 다녀와보세요 자유여행으로 일정 잘 짜서가시면 생각보다 적은 비용으로 기억에 남는 여행 될 것 같아요
어렵다면 연말 기념으로 맛있는거 먹으면서 엄마 아빠 좋아하는건 뭔지 같이 가고싶은 곳은 없는지 얘기하는 시간 갖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ㅎㅎ
뭔가 마음이 가서 오지랖처럼 떠든것 같지만 글쓴님과 글쓴님 가족 앞으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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