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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ㅇ아. 뺨 열대때리는 기분은 어때?

금정구구초 (판) 2018.05.12 11:32 조회324
톡톡 개념상실한사람들 개깊은빡침
4학년. 열한살. 알건 다 아는 나이.
서른 두살인 지금도 가끔 그때의 악몽을 꾼다.
지금부터 내가쓰는건 한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다.

1997년 금정구 ㄱㅅ초등학교 4학년 7반.
담임선생님 ㅅㅅㄱ.
나 뺨때린 남자아이 ㅈㅈㅇ.


나는 홀엄마에 외딸이었다.
가난했다.

그리고 우리반 담임은 부자아이들을 좋아했다.
그리고 우리반 아이들은 부자가 많았다.
담임은 돈봉투를 즐겨받았다.
어떻게 알까. 돈봉투 준 집 애들이 말하고 다녔으니까.

그래서 집에 차없고 컴퓨터없는 나같은 아이들이 놀림받는일이 너무 많았고, 더군다나 아빠까지 없었던 나는 더더욱 놀림받는일도, 반 아이들한테 가난한 애는 맞아도 된다고 때리는일도, 너같이 가난한 애옆에 불쌍해서 앉아준다는 말을 듣는 일도.. 정말인지 너무 많았다.
그 모든것을 교실에서 보고있는 담임은 그 모든 아이들의 행동을 완벽히 묵인했다.

그만큼 놀림을 받았으면 다른 놀림받는 아이들처럼 풀죽어있을법도, 기죽어있을법도 한데.
나는 그러지를 못했다.
끊임없이 담임에게 이르고, 끊임없이 그 아이들에게 기죽지않으려 공부해서 성적 최상위로 유지하고.
그모습이 더 자극이 되었을거라 생각한다.
담임눈에도, 그 부자아이들 눈에도.

그날도 담임은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쉬는시간에 그 큰소리로 놀림받는 나를 한번도 챙겨주지 않았다.
수업이 시작되었고, 지우개 가루를 뭉쳐서 또 던지면서 괴롭히기 시작하는 ㅈㅇ이에게 나는 드디어 폭발했다.
야! 쫌!
두 글자.
내가 아침부터 당하다 당하다가,
열한시까지 참다가 참다가 지른 앙칼진 소리가,
우리담임에겐 수업방해였겠지.
짝지와 나를 교탁앞으로 불러내셨다.

ㅈㅇ이는 자기는 그런적이 없다고 했다.
담임은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서 그런적없는 ㅈㅇ이에게 소리를 지른 나를 벌을 주겠다며,
ㅈㅇ이에게 내 뺨을 열대 때리라고했다.


ㅈㅇ아 기억나니.
너 그때 그말듣고 웃더라?
아프고 수치스러워서 비명 지르면서 우는 나를 풀스윙으로 열대를 웃으면서 때리더라?
세게 때린것도 아닌데 운다고......?
열한살 남자아이는 힘이 쎄다.
힘도 쎄고 힘조절도 못한다.
담임은 그걸보며 웃었다.
나를 놀리던 애들은 박수치며 웃었다.

더 수치스러운건 그게 오전 열한시였고,
그 상황이 너무 충격이라 학교를 뛰쳐나올 엄두도 못낸 나는 그날 내 뺨을 때린 아이옆에서 덜덜 떨면서 하교시간까지 뺨맞은것 조차도 놀림받으며 있었다는것이다.


집에갈때까지 뺨이 좀 가라앉길바랬다.
그럴리가 없지. 그렇게 쎄게 맞았는데.
퉁퉁부어있는 뺨을 밤 열한시에 퇴근해서 보신 엄마는,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학교에 오셨다.

학교에 오신 다음날.
엄마가 잘 말씀드렸어.
나는 그때 엄마의 말이 무슨말인지 몰랐다.

나는 늘 씩씩한 딸이어야했고,
주변에서는 늘 밝은 내모습만 기대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이후로 남자 기피증이 생겼다.
몇년동안 남자애들, 남자어른들을 보면 심장이 쿵쾅거렸다.
하지만 티낼수가 없었다.
티내는것 조차 치욕스러워서.

중고등학교를 나와서 스무살이 된 어느날,
트라우마를 너무 극복해보고 싶은마음에,
사람 눈이라도 마주치고 살고싶어서..
나하나는 지키고살고싶어서 복싱을 등록했다.

그날은 아직도 잊을수없다.
ㅈㅇ아, 너 그 복싱장에서 샌드백치고있더라.....?
심지어 내가 너를 알아봤듯이 너도 나를 알아봤나봐.
그다음부터 니가 거기서 안보이더라고.

잘못한걸 알긴 아는구나 너도.
내가 너랑 스파링한번 떠보려고, 너 링에서라도 한번 같이 때려보려고 그렇게 열심히 복싱을했는데.
니가 안오더라고. 아쉽다.
헤드기어에 글러브끼고라도 나한테 열대만 맞아주지.

집에와서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 그 뺨때린애 복싱하고있더라.
딸아, 그애가 애였는데 뭘 알았겠노.
그때 내가 결국 학교 찾아가서 남자애한테 말해서 내딸한테 사과시키라고..

돈봉투 드렸었다.


엄마는 10만원을 드렸다고 한다.
가난했던 우리집의 한달치 식비였다.

나는 사과받은 기억이 없다.
그리고 그날밤 나는 엄마몰래 정말, 정말 많이 울었다.

아직도 나는 사람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사람눈을 쳐다보고 대화하는게 너무 힘들다.

ㅈㅇ아.
니 자식도 너같은 사람한테 똑같이 당할거야.

ㅅㅅㄱ선생님. 지금 가 계신 지옥은 어떤가요.
지내실만 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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