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준비중인 예비신부입니다. 주위에 이야기하긴 창피한 일로 조언을 구하고 싶어 익명으로 글을 쓰게 되었어요.
남자친구와 결혼하기로 한뒤 시부모님은 만나뵙고 인사드렸고 결혼 허락 받았어요. 결혼 결정되고, 상련례 날짜 잡고, 양가 허락하에 결혼 준비하는 중에, 아주버님과 형님되시는 분이랑도 얼굴 보라고 식사자리에 초대받았어요.
예비시부모님 + 예비아주버님과 예비형님 + 예비신랑과 저, 이렇게 여섯명이 모였어요. (이하로는 아주버님, 형님, 신랑이라고 쓸게요)
다들 저에게 친절하시고 잘해주셨는데 형님은 일부러 그러는지 눈을 안마주치더라구요. 어른들께서 질문을 하시고 대답을 하고 이런 과정에도 저 쪽은 한번도 안쳐다봐서.. 꼭 일부러 나를 안쳐다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어 어머님이 형님에게 "어떠니? 동서될 사람 인상이 아주 좋지?" 하고 물으시면 "네 어머님" 하고 어머님께만 대답하고 저는 안쳐다보는....
느낌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형님이 어머님 아버님께는 애살있게 잘하기에 성격은 좋지만, 낯을 좀 가리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 끝나고 나서 형님이 아주버님 통해서 신랑에게, 저에 대한 불만을 전달했어요. 마침 저랑 신랑 같이 있을때 전화가 와서 곁에서 다 들었어요. 신랑은 처음에는 묵묵히 듣다가 나중에는 형이랑 싸웠어요. 형제끼리 싸운게 시부모님 귀에도 들어가서 결혼전부터 좀 시끄러운 상황인데, 저는 형님의 불만이 이해가 안돼서요.
형님의 불만은 제가 형님의 직업을 비하했다는 것입니다. 형님은 승무원입니다.
저는 여행을 위한 적금을 따로 부어서 일년에 1~2번 짧게라도 해외여행을 다녀왔었어요. 제 급여가 적은 편이라 여행적금이라도 거창하게 많이 모으지는 못하고 저가항공 프로모션을 이용해서 비행기 티켓값을 절약하고 동남아, 일본, 중국 등 몇시간 거리의 가까운 나라에 자유여행으로 며칠씩 다녀오는 정도에요.
이 이야기를 그때 식사자리에서 했어요. 시부모님도 여행을 좋아하시는 편이시라 어디어디 다녀왔냐, 어떻게 다녀왔냐(자유나 패키지냐) 나는 어디어디가 좋더라 등의 말씀을 하셨고, 저는 딱 위에 적은 만큼의 이야기만 드렸어요.
그런데 거기서 형님이 저에게 화가 났다고 합니다. '저가항공'이라는 표현을 형님 앞에서 쓴 것이 예의없다고 해요.
형님이 근무하는 항공사가 저가항공이라는 이유에서요. '저가항공'이라는 말이 비하하는 뜻이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그냥 고유명사 정도로 생각했고, 형님의 항공사를 지칭한거도 아니었고, 대화중에 자연스레 나온 단어였는데... 형님과 아주버님의 주장은 '저비용항공사'나 'LCC'라고 해야지, '저가항공'이라고 부른것은 형님의 직업과 직장을 비하하는 의도라고 하네요.
거기까지는 이해할수있어요. 그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 있구나로 생각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또 다른 불만이 있었어요.
시부모님께서 저에게 직장생활은 할만하니 힘든거 없니 등등의 말씀을 하셨고 저는 아직 예비시부모님 만나는 자리가 어렵다 보니 면접보는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대답을 했거든요. 저는 직업이 행정공무원이고, 9급으로 임용돼서 8급 단지 얼마 안됐어요. 아직 신규나 다름없고, 업무 모르는 것도 많고, 급여도 사기업 취직한 친구들에 비해 턱없이 적은 편이라 아직은 내세울 것 없고, 열심히 일 배워서, 경력 쌓이고, 중년쯤 되면 그때쯤 되면 고생고생해서 공부해서 공무원된거 보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말씀드렸어요.
시부모님은 겸손도 과하면 안된다, 좀 더 자신감을 가져라, 좋은 직업이다 하시며 저에게 격려를 많이 해주셨구요.
그런데 그게 제가 교묘하게 형님을 디스한거라고 합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아주버님과 싸운 뒤에 신랑이 저한테 알려준게 형님이 곧 아이 생기면 직장을 그만둘 예정이었다고 해요.
곧 그만둘 사람 앞에서, 자기 직업은 오래오래 할 수 있고, 나중 되면 더 잘될거라고 시부모님한테서 그런 칭찬 받으면서 형님이랑 비교되게 해서 뽐낸다고? 그렇게 오해를 했더라구요.
거기까지 듣고 예비신랑이 저가항공이 비하발언이라는 말도 어이없고, 00이는(내이름) 형수님 직장 그만둘 거라는건 알지도 못하는데 무슨 비교고 무슨 뽐을 내냐고 말도 안되는 소리 좀 그만하라고, 그걸 전하는 형도 이상하다고 막 화를 냈는데 아주버님도 물러서지 않고 엄청 화내더라구요.
시집도 오기전에 이런 분란 만드는거 보니 사람 잘 들어와야되는데, 사람 잘못 들어오는것 같다구요.
그 말 듣고 저는 충격 받았고, 신랑은 형이랑 형수는 우리 결혼식 오지마라고 소리지르고 전화끊었어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그대로 시부모님께 전화드려서 형과 형수가 말도 안되는 소리 한다고, 혹시 뭔소리 들어도 이간질에 넘어가지마라 그런 식으로 말씀드렸고, 시부모님 엄청 놀라신 상황이에요.
나중에 아주버님 부부랑 우리 이렇게 넷이 다 불러서 이야기 좀 하고 싶다고 하셨대요.
지난 1년 알콩달콩 한번 싸운적도 없이 너무 잘해주기만 한 예비신랑에 마냥 이해해주고 감싸주는 예비시부모님에 상견례 날짜도 잡혀있고, 예식장 보러 다니며 행복에 젖어있던 때인데 웬 아닌밤중에 홍두깨식으로 형님과 아주버님이 난리를 치니 정신이 멍합니다.
어떻게든 이해하는 쪽으로 생각해보려해도 처음 만나는 자리부터 하나하나 다 오해하고 불만인 형님과 그걸 고스란히 전하면서 저에게 사람 잘못들어오니마니 하는 아주버님....
현명하신 분들은 이럴때 어떻게 대처를 하실지 알고싶어서 글을 씁니다. 조언을 부탁드려요. |
내가 쓴 글 보기 > 책갈피에서 확인하세요.
베스트 댓글
저가항공맞잖아
살다보면 이런거 많음 보험회사 다니는 새끼들은 왜자꾸 금융회사 다닌다고 개소리하는지원..
작성자 찾기
일반 댓글
다음에는 좀더 쉽게 싸구려 항공이라 하세요.
며칠 전에는 본인이 승무원이라고 했었는데.. ㅎㅎㅎ 글쓴이가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좋아하는 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