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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 (1)

bb (판) 2018.12.25 22:38 조회3,715
톡톡 사는 얘기 혼자하는말
이어지는 판




안녕하세요. bb입니다.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는지. 인사 드려요.



제 이야기 들어주시고, 또 다시 만난 것 축하해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실은, 지난 글 쓰면서도 올리면서도 걱정을 좀 했었거든요.


제 입장에선 제게 일어난 일을 보여드리는 것뿐이어도 봐주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짝사랑 이야기부터 읽어주신 분이 대다수이시니까(저도 그분들을 염두에 두고 쓰는 거기도 하고요.)...


저 자신한테도 꿈결 같았던 과거를 지나 이젠 느닷없이 다가온 눈앞의 현실을 보여드리는 거기 때문에 긴장이 많이 됐어요. 실망하시거나 놀라시면 어쩌나 싶기도 했고.

하지만, 아무리 꾸미고 싶어도, 이게 내 모습이고 이게 그 애 모습인데 어떡해.라면서 눈 질끈 감고 올린 것도 있어요.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시고, 더 나아가서 생각지도 못한 말씀들까지 해주시고.


아마도 이야기가 재밌거나 특별해서라기보다는, 좋은 마음으로 정말 잘되길 빌어주셨던 마음으로 봐주신 거라고 느껴져요.

그게 더 뭉클해요.


진짜 친구처럼요. 잘났든 못났든 내 친구니까, 행복하다니까, 그것만으로도 기쁘다. 진심으로 기쁘다, 라는 느낌.

너무나 따뜻한 맘 주신 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유쾌하게, 또 진지하게, 수줍게, 든든하게. 상상도 하지 못했을 깊이와 크기로.

한 분 한 분 각자 다 다른 느낌으로 제게 너무 큰 선물들을 주셨는데 저는 어떻게 갚죠.

ㅜㅜ


짝사랑 글에서도 잠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그 애와 처음 사귀던 때도 학교 친구들한테서도 좋은 반응(?)-축하라든지 그런 것보단 눈 흘김을 더 많이 받았고, 그 뒤에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또다시 헤어지고 ...했던 풀스토리를 아는 친구는 몇 안 돼요.(고등학교 때, 대학교 때, 또 직장 다니며 만나게 된 친구 다 제각기이다 보니깐요.;;)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인 친구가 있는데요,

여기 글부터 올리고 지난주에 그 친구를 만났어요.

청혼 받았다고. 얘기하니까.--애가 좀 터프해요. 그래선지 엄청 터프하게 축하해주더라고요.

(그동안 자기까지 애끓은 거 생각하면 둘 다 아주 그냥 줘패버리고 싶다고.;;)


그 친구에게도 너무 고맙죠. 너무너무 고마운 친구예요.


그런데 그 친구랑은 아무래도 오랜 시간 동안, 저도 그 친구 힘들 적에 옆에 있어준 적도 있고, 주고받은 게 있었을 거잖아요. 같이 겪은 일도 있고요.


그런데... 이곳에서 만난 분들이 주시는 마음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요?


저는 그다지 해드린 게 없는데...


제 힘든 시간이 정점이었을 때, 어떻게든 정돈해보려고 했지만 정돈되지 않는 마음을 안고 쓰기 시작한 첫 댓글부터, 그리고 또 가장 행복한 지금을 함께해주신 분들.

지금 이 순간까지도 거기서 지켜봐주시는 분.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내 이야기를 올리는 건, 때론 무척 겁나는 일이더라고요.

처음부터 그랬어요.;; 쓸 때는 별 생각이 없죠. 성심껏 쓰면 그만인데, 게시하기 전까진 모르는 거니까요. 어떤 분들에게 어떻게 가 닿을지.


그런데 처음과 달라진 건, 이제 불특정 다수-저를 모르는 많은 분들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알고 정들고 친해진, 특별한 분들에게 말을 건네는 기분이 되었다는 거.


그게 너무 감사해요.


읽어주시는 분들과 저의 시간을 함께 만들어온 거니까.

절친과도 가족과도, 또 그 애하고도 나누지 못한 비밀 이야기를 공유한 사이가 된 것 같아요.


지켜봐주신 분들에게 느끼는 감사는 하루 종일 써도 모자랄 거예요.

무엇보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애와 저의 추억만큼이나 같이해주신 분들과의 추억이 소중하게 여겨지기도 하고요.


제게 소중한 시간과 공간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언제까지가 될진 모르겠어요. 언제까지가 될진 몰라도 절대 무책임하게 놓진 않을 겁니다.


또 언제까지가 될진 몰라도, 오늘의 추억은 오늘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거니까,

오늘도 한 자락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



1. 


그날, 스타벅스에서 밥집으로, 밥집에서 카페로,

카페에서 집 근처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많은 말들이 이어졌어요.


하지만, 그 뒤로는 말이 필요 없는 시간들.


현관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시작되더라고요. 말하는 법을 잊은 것 같은 시간이요.


신발 벗고 불을 켜려고 하는 저를 ‘어딜 가려고’라는 듯이 붙들어 세웠고,

꽉 끌어안았고, 그렇게 오래 있었어요.


여태 입으로 했던 숱한 이야기들이 다 무색해질 정도로, 단지 그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말들이 전해져왔어요.


깜깜한 가운데,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말들을 고스란히 다 들었고, 그러면서 아팠고, 좋았고, 숨이 막히기도 했고 이제야 좀 숨을 쉴 것 같기도 했고.

그렇게 불이 켜지기도 했고, 다시 꺼지기도 했고, 익숙해진 어둠을 더듬어 현관 앞에 버려진 듯 뒹구는 비닐봉지를 찾아 맥주를 따는 소리, 갈증을 오래 참아온 듯 급하게 들이키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다시 환해진 공간에서 마치 백 년만에 만난 사람처럼 서로의 얼굴을 눈에 박아두듯 바라보기도 했고, 설핏 웃는 웃음 끝에 다시 불이 꺼지기도 했고.


인간의 언어를 잊기라도 한 듯 몸짓과 소리로만 소통하는 짐승의 말들이 어지럽게 오가는 밤이었어요.


벌어진 상처를 열심히 핥아주는 짐승처럼 

얼마나 아팠느냐고, 나는 이만큼이나 아팠다고, 안쓰러워하면서 미워하면서 화내면서 달래면서.

순간순간 왠지 너무 숨고 싶어졌지만, 달아날 곳도 그 애 품밖에 없었던.


그런 밤이었어요.



**


다음 날은 연차를 냈어요.


안 그래도 못 일어나겠는데, 웬일로 잡더라고요.

‘가지 마’ 라고 하면서 꼭 안는데,

호랑이 같은 기운이 넘쳤더라도 아마 못 뿌리쳤을 거예요.



2. 


그렇게 하루를 더 같이 있었어요.


그다음 날 아침에 저는 출근했고, 그 애는 제 집에 남아서 청소 조금 해두고 친구들 만나러 가겠대요.


집에 그 애를 남겨두고 나가는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그날은 그 애도 본가에 가서 잤고, 금요일 다시 만났어요.

생각해둔 일정이 있었거든요.


다시 만난 다음 날, 그러니까 수요일에 그 애가 그러더라고요.

돌아가기 전에 저희 엄마 뵐 수 있냐고.


인사드리고 가고 싶대요.;;


또 놀랐죠.


‘12월 귀국’ 이 상태 메시지 띄워놓을 때, 도대체 어디까지 계획하고 있었던 걸까, 싶은 게.


아니 이럴 거면 귀띔이라도 해주지, 이게 뭐냐고요.


‘나, 들어가서 너한테 청혼할 생각이다. 네가 받아주면 네 어머니한테도 인사드리고 싶고. 그런 뒤에 앞으로 내 거취 문제를 너와 의논하려고 한다. 시간은 일주일뿐.’


이걸 ‘12월 귀국’ 이 말 한마디로 다 퉁쳐놓은 건지 뭔지.


ㅜㅜ 대체 왜 그러는지..... 아무튼.



“가능은 할 텐데... 언제가 좋겠어? 시간이 얼마 없잖아.”라고 하니까


“어머님도 갑작스러우실 테고, 만약에 허락하신다면 일요일.”이래요.


근데, 전 싫었어요.

월요일에 들어갈 거니까,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 동안 그 애랑 단 둘이 지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절충안으로 “금요일 저녁 어때?” 했더니 그러는 거 아니래요.


초면인데 오늘 전화해서 갑자기 낼모레 뵈러 가겠다는 경우가 어딨냐고.

속으로 생각했죠. 그렇게 경우 따지는 애가 나한텐 왜 이러냐고 ㅡ.,ㅡ

2년 만에 겨우 만났는데, 결혼 안 해주면 안 사귄다고 반협박식으로 청혼을 하질 않나.

며칠 있다가 또 들어간다고 하면서 그 와중에 우리 엄마까지 보고 가겠다니.


그동안 난 얼마나 맘 졸였는데,

나도 모를 계획 다 짜놓고 그대로 다 하려는 게 좀 얄밉잖아요.


그래서 좀 뿌루퉁했더니 그럼 알았대요.

인사는 나중에 다시 들어와서 드려도 되는 거니까 못 들은 걸로 하라고.

그러기에 저도 물었어요. 나는 너희 집에 인사 안 드려도 되느냐고.

물었더니만, 안 드려도 되는 게 아니고 지금 드리면 안 된대요.


곧 나갈 거고 언제 다시 올지도 안 정했는데, 미리 안면만 터놓으면 자기 없는 사이에 어떡할 거냐고.


듣고 보니까 그건 또 그렇더라고요.


저도 어머님한테 인사만 드려놓고 그 뒤로 안부 전화 같은 거 안 드리기도 그렇고, 드리자니 어색하고, 혹시나 만나자고 하시면 이 애도 없이 뭘 어쩐다고...;;;


아무튼, 

“그럼 각자 부모님한텐 나중에 인사드리자.”

이러는데 말투가 좀 의기소침해 보이더라고요.

(‘각자 어머님’이 아니고 ‘각자 부모님’이라는 게 제겐 의미가 좀 깊어요.)


기왕 이렇게 된 거 뜻대로 해주잔 맘이 들었어요.

그래서 일단 엄마한테 의향은 한번 여쭤보자고 하고선 전화를 드렸죠.


그 애 보는 앞에서 통화를 했어요. 대충 정황 알려드리면서,


“이번 주에 엄마한테 인사를 드리고 싶대. 시간 언제가 좋아? 금요일이 좋지?”라고.


그랬더니, ‘콱!’ 하는 표정 짓길래 얼른 정정해서 말했어요.


“이 친구가요, 불쑥 나타나서 갑자기 시간 내주십사 하는 거여서 그것만으로도 죄송하대요. 그래서 엄마 편하시게 주말로 잡자고, 혹시 그것도 안 되면 나중으로 미루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엄만 금요일이 더 낫잖아요. 주말엔 친구 분들도 만나야 하고. 쉬기도 하셔야 하고. 맞지?”라고요.


엄만 좀 얼떨떨하셨는지,

“어? 어, 그래.”라는 반응만 보이시다 “근데 먹을 걸 어떻게 해?” 하시는데,

“아, 너무 신경 안 써도 돼요. 우리도 갑자기 가는 거고, 이 친군 김치에 김만 있어도 밥 먹어요. 낙지 요리 해주면 더 잘 먹을 것 같지만.”이라고 하고 그럼 그날 저녁 시간 맞춰 가겠다고 하곤 끊었어요.


전화 끊었더니 곧바로 일어나서 “너 일루와” 이러는데 저는 “메롱!” 하고 도망치고.

넓지도 않은 집 안에서 이리 도망치고 저리 도망치고 꺄르르 꺅꺅거리면서

고등학교 때도 못해본 ‘나 잡아봐라’를 해봤네요. ㅡ.ㅡ;;



3.


그렇게 해서 갔어요. 엄마 집에.


고등학생 때부터 만났으면서 왜 이제야 인사드리는지 그것도 좀 의아하실 수 있겠어요.

사귀는 사람을 가족에게 오픈하는 사람, 안 하는 사람.

제각각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저는 저만의 사정이 좀 있었어요.


그 사정도 설명드릴 겸.

여기서부턴 살짝 그 애를 뺀 제 이야길 해볼게요.

살짝이라곤 해도 길어질 것 같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기도 해요.



***


먼저, 저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지난 글에도 잠깐씩 언급했지만.


사실은... 제가 걸음마 시작하기도 전에 돌아가셨대요.

위로 언니가 한 명 있는데, 언니는 엄마가 낳은 딸은 아니고요.


사연이 좀 복잡한데,


아빠는 엄마 만나기 전에 한 번 결혼을 하셨었고, 부인 분과 사이에 언니를 낳았어요.

그런데 언니의 어머님이 언니 낳고 얼마 안 있어 병에 걸리셨대요. 몇 년 투병하셨는데 극복을 못하고 돌아가신 모양이에요. 아빤 싱글대디가 된 상태에서 또 몇 년 홀로 언니 키우며 지내시다가 엄말 만나셨나 봐요.


엄마는 초혼이신데, 근데 피는 못 속이는 건지. 엄마가 엄청 아빨 쫓아다니셨다고.;;


처음엔 안쓰러우셨대요. 혼자 일하면서 애 키우면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그저 도와주고 싶고, 그래서 조금씩 이끌리듯 가까이 다가서시다 보니까, 좋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서요.

어느덧 이 사람 아니면 안 된다 싶어서. 지극정성을 다해 쫓아다니시다 보니까 아빠 딸(지금의 제 언니)하고도 친해지시고. 그러다 겨우 아빠한테 청혼을 받으셨다나 봐요. (아빠도 실은 좋으면서, 아무래도 한참 어린 아가씨가 아이까지 있는 남자한테 시집온다고 하니까 밀어내셨던 듯해요.;;)


양가 한바탕 뒤집고 나서 겨우 결혼을 하셨고, 다음 해 제가 생겨나 너무 행복했고.

그랬는데...


제가 두 돌도 되기 전에 돌아가신 거죠.

(출장 가셨다가요.)


그때 언니는 11살.


엄만 황망하셨겠죠. 하늘이 무너지는 건 둘째치고.

갓난아기도 아기지만, 언닌 어떡해요.


외갓집에서는 언니를 친가에 다시 돌려보내라고. 그게 여의치 않을 거 같으면 보육원에라도 보내라고 하시고, 친가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나 봐요. ‘이제 저 애는 어떡하냐’ 하시면서. 연로하신 할머니냐 고모네냐 등을 두고 말들이 오갔고요.(언니의 돌아가신 엄마 쪽-언니의 외가까지 얘기하면 너무 길어지니까 생략)


근데 엄마가 그걸 못하시겠더래요.

이미 몇 년을 엄마 딸로 지냈는데 아빠 돌아가셨다고 해서 어떻게 다시 남남이 되냐고.

아빠랑 결혼하실 때, ㅇㅇ이 우리 딸이니까 잘 키우자고 새 애기 태어나도 서럽지 않게 더더 사랑해주자고 그렇게 약속하셨는데, 돌아가셨다고 그 약속 어겨도 되는 건 아니지 않냐고.


게다가, 엄마 자신이 언니를 떼어놓기가 너무 가슴이 아팠대요.


아빠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고 왔는데.

그전까지 ‘엄마 엄마’ 하면서 잘 따르던 언니가... 엄마 소릴 안 하더래요.

쭈뼛거리면서 눈치만 보는 게 마치.


버려질 걸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친척들이 쑥덕거리는 말이라도 들었던 건지,

그거 보시면서 억장이 무너지셔서는 언니 안고 펑펑 우셨대요.


친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이제 겨우 새엄마, 그리고 동생까지 생겼다고 너무 좋아하고 있었는데, 아빠를 잃은 것도 모자라서 새로 생긴 엄마, 동생하고도 또다시 헤어질 것 같으니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게, 그 모습이 너무나 가엽고 애틋하셨대요.


‘왜 엄마라고 안 불러? 엄만 이제 ㅇㅇ이 없으면 못 사는데 왜 엄마라고 안 불러.’라고 하시면서... 막 혼내듯이 말하니까 그제야 언니도 울고.


이 아이는 절대 놓아선 안 되겠다 결심하셨대요.


그래서 친할아버지 할머니가 고모네든 어디든 보내라고 하셔도 안 보내시고.

외갓집에서 떼어놓으라고 해도 안 떼어놓으시고.


내 딸 내가 키운다고

일절 한 푼 도와달란 말 안 할 테니, 걱정 말고 신경 끊으시라고.

하시면서 완강하게 지켜내셨다고 해요.


그렇게 언니와 엄마는,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더욱 돈독해진 것 같아요.

(신기한 게 지금도 셋이 밖에 나가면, 저보다 언니가 엄마 닮았단 말을 더 많이 들어요.)



한편 저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친할머니 댁에 맡겨졌어요.

어찌 된 일이냐면, 엄마가 일을 다시 하시게 되어서요.

아기를 혼자 집에 두고 일을 나가실 수가 없잖아요.

반면 언닌 어느 정도 컸으니까, 학교 다녀와서 혼자 문 따고 들어올 수도 있고 엄마 올 때까지 숙제 하거나 학원 가거나. 엄마가 만들어둔 반찬도 꺼내서 먹을 수 있고요.


할머니께서 아기 돌보시면서 초등학생 아이 뒤치다꺼리까지 해주시긴 너무 힘드시기도 하고. 둘 중 하나를 맡겨야 했을 때 당연히 저를 맡기게 되신 거죠.


제가 유치원 들어갈 때까지였어요. 엄마랑 떨어져 할머니 댁에서 산 건.

어렸을 때 기억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마루 풍경이에요.


할머니 댁이 좀 변두리에 있는 낡은 한옥집이었거든요.


마당이 있고, 작은 화단도 있고, 대문 옆엔 커다란 흰 개(장군이)가 묶여 있었고,


할아버지는 매일 양복을 입고 어디론가 나가셨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린이집에 안 다니고 할머니랑 하루 종일 있었어요.

(할머니가 어린이집 등하원 시키기 힘드셨던 건지도;;)


아무튼 마루. 그 마루에 앉아 마당을 쳐다보며 엄마를 기다렸던 기억이 나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오셨던 것 같아요.

왜 그랬는지 언니하고 올 때보단 혼자 오실 때가 더 많았는데.


오면 저랑은 안 놀아주고 할머니하고만 길게 길게 얘기하는 거예요.

엄마 옆에 꼭 붙어 있고 싶지만... 사실 어른들끼리 길게 말하는 거 지루하잖아요.

그래서 ‘엄마! 나 올 때까지 가면 안 돼!’ ‘할머니, 엄마 못 가게 해!’ 라면서 후다닥 나가서 동네 친구들하고 놀았어요.

놀다가도 몇 번이고 들어와봤죠. 엄마 신발이 있나 없나 보려고요.

있으면 안심하고 또 나가서 놀고.


근데 어느 순간, 엄마 신발이 없어요.

제가 있을 때 가면 가지 말라고 매달리니까, 그거 떼놓기가 너무 맘이 아프셔서 없을 때 가셨대요.


실컷 잘 놀다가도, 엄마 신발이 없는 걸 보면 왜 그리 가슴이 철렁했는지. 세상이 통째로 없어진 것처럼요.

후다닥 골목길로 마구 달려가봐도 엄만 안 보이고.

그럼 집에 돌아와서 마당에서 뒹굴면서 울었어요.


가슴보다는 온몸이 아프다는 느낌이 아직도 생생해요.

애꿎은 할머니를 원망하며 울었던 거 같아요. 왜 엄마 가게 했냐고. 왜 나 안 불렀냐고.


그럼 할머니는 달래주시죠. 다음에 또 올 거라고. 금방 또 올 거니까 간 거라고.


그래도 제가 안 그치면 엄마한테 전화해서 ‘왜 몰래 갔어? 애기 울잖냐!’라고 혼내키는 시늉하시곤 저 바꿔주셨어요.

근데 희한했던 게 할머니 앞에선 그렇게 꼬장을 부려놓고 엄마 목소리만 들으면 착해졌어요.


‘엄마 왜 갔어. 근데 또 올 거지? 내가 친구들하고 놀아서 미안해’ 등등.

(목소리만 들어도 달래졌던 건지, 잘 보이고 싶어서 그랬던 건지... 그래졌어요. 그냥.)


거의 매주 그랬던 거 같아요.

이번엔 나가지 말고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어야지, 하다가도 또 좀이 쑤셔서 ‘잠깐만 나갔다 올게. 가지마’ 하고 나가고,

그럼 또 엄마 신발 없고, 그 반복.




4. 


또 다른 기다림도 있었어요.


조금씩. 알게 된 사실이 있죠.


할머니 방에 크게 걸려 있던 독사진. 그 사진 속 남자가 누군지,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닌데 어렴풋이 느꼈던 것도 같아요. 나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거.


말 배우고 나서는 제가 남자 어른에 대한 개념이 잡히질 않는 것 같더래요.

아빠란 말은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아빠라고 부를 사람이 없으니까

할아버지한테나 옆집 오빠한테도 아빠, 아빠 거리더래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말해주셨던 거 같아요. 네 아빤 저 사람이라고.


아무튼, 제가 물어봤겠죠.

그럼 아빤 어디 있는 거냐고...


그때 할머니가 말해주셨어요. 미국에 갔다고.


어린애한테 죽음에 대해 말해줘봤자 이해할 수 없을 테니까, 그렇게만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물었던 거 같아요. 그럼 언제 오느냐고.

이상하게도, 너무 보고 싶더라고요. 그 느낌도 잊을 수가 없는데, 저 사진 속 아저씨를 꼭 만나고 싶다.라는 마음이 참 간절했어요.


그랬더니, 열 밤 자면 온다는 거예요.

열 밤이 뭐냐고 했더니, 손가락을 펴보라고 하면서 한 밤 자고 이렇게 하나를 접으면 그게 한 밤이고, 하룻밤 더 자고 또 하나를 접으면 그게 두 밤이라고.

그렇게 열 손가락을 다 접으면 열 밤이란 거예요.


할머니는 모르셨겠죠.

끽해야 대여섯 살짜리 애가 그걸 매일 밤 접으리라곤.


하지만 전 접었어요. 신이 나서요.

하루 자고 일어나서, ‘할머니! 나 이만큼 접었다. 그럼 하루 더 자면 여기 접으면 되지?’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좀 웃음도 나는 게, 할머니는 얼마나 조마조마하셨을까요?

저거 열 개 다 접으면 뭐라 해야 하나...


어느 날 아침에

‘하나만 더 접으면 된다! 그럼 한 밤만 더 자면 아빠 오지?’ 하면서 엄청 설레서 방방 뛰었던 게 기억나요.

잊을 수가 없는 게 그때 엄청 충격 받았거든요.


할머니 말이,

‘아, 할미가 잘못 알고 있었다. 백 밤 더 자야 와.’


백...밤이 뭐냐 했더니 그걸 열 번을 더 하래요.


허... 허허...


했죠. 언제까지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쯤 되니까 어린 맘에도 뭔가 오기 같은 게 생겼던 건지. 하긴 했는데...


기다리는 게 목적인지, 아니면 몇 밤까지 샜는지를 안 잊어버리는 게 목적인지 헷갈릴 정도의,

그런 밤을 하루하루 보내면서.


어느 순간엔 조금씩 느낌이 생기더라고요.

저 사진 속 남자는 그냥 사진 속에만 있을 건가 보구나.라는 느낌이요.


그런데도 왠지 그 웃는 얼굴을 보면 나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고, 또 나를 보고 싶어하는 것도 같고.

그런데 왜 안 오지?라는 의구심...


그러다가 어느 날 고모가 놀러 와서 할머니에게 이런 말을 하시더라고요.


“엄마, 쟤 아직도 지 아빠 미국에 가 있는 줄 아는 거 아니지?”


원래 어른들 그러시잖아요. 애가 있어도, 그냥 없는 듯이, 애가 못 알아들을 걸로 알아서 무심코 하는 말.


“말해줘야지. 왜 애를 속여. 기다리잖아.”라고 할머니를 좀 책망하듯이 말하시는데,

아마 조금이라도 머리가 컸으면 고모에게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빠가 미국 간 게 아니라면 어디 있는 건데요?’라고 물었을 텐데, 그땐 그런 생각하기에도 어렸고, 어린 맘에 괜스레 심통이 났던 거 같아요.


나 바보 아니야. 나도 다 알아. 라는 마음이었던 건지.

그래서 그냥 뚱하니 듣고만 있었는데, 왠지 우는 것도 억울해서 울지도 못했던 기억이 나요.


그 뒤로도, 죽음이란 걸 모르는 아이한테 아빠가 죽었단 사실을 이해시키시느라 애쓰셨던 말들이 떠올라요.


미국으로 출장 갔다가 일을 너무 잘해서 하늘나라로 또다시 출장을 갔는데 거긴 하도 멀어서 오기가 힘든 거라고.

그런데 하늘나라에선 모든 게 다 보여서, 우리 **가 뭐하고 있는지 매일매일 지켜보고 있다고. 그리고 하느님 옆에서 일하기 때문에, ** 잘되라고 하느님한테 매일 부탁하고 있다고.



그런 말들로 좀 달래졌던 것도 같지만,

아빠가 아무리 날 본다 한들, 난 볼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으니까.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시간만 늘어났고.



아마도, ‘슬픔’이란 단어를 몰랐을 때부터, 가장 깊이 느꼈던 감정이 바로 슬픔이었던 것 같아요.




5.


그래도, 그때까진... 아련한 슬픔 정도.

정체 모를 슬픔이 가슴속에 한가득 맺혀 있는,

그러나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몰라서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시기 같아요.


이런 일들이 있었던 게 여섯 살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나이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유치원 다니면서는 엄마가 저를 다시 엄마 사는 데로 데리고 가셨으니까요.


할머니네 동네는 단독주택이 많았어요.

잘사는 동네는 아니었기 때문에 집마다 다닥다닥 붙어 있기도 했고,

골목도 좁고 그랬어요.


할머니 집에서 몇 집 건너에 세 자매가 살고 있었어요.


그 집에서는 자주 무서운 소리가 들렸어요.

그 집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오셔서 집에서 행패를 부리신 것 같아요.

뭔가 집어던지는 소리, 때려 부수는 소리, 우는 소리, 살려달라는 비명 등.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서웠죠.

동네 분들이 가서 말리기도 했고, 그러다 동네 분도 같이 봉변당하시고...;;

피투성이가 된 그 집 엄마가 대문을 박차고 도망 나오는 걸 본 적도 있어요.


그 집 세 자매는 마주칠 때마다 울상을 짓고 있었어요. 셋이 꼭 붙어 다니기도 했고요. 마치 먹구름을 몰고 다니는 것 같았죠.


그러던 어느 날, 그중 둘째가 저랑 동갑이었던가, 비슷한 또래의 친구였는데

은실이(가명)라고 할게요.(-세 자매가 좀 특이한 이름으로 돌림자를 쓰고 있어서 셋의 이름도 정확히 기억해요.)


또 어느 밤 그렇게 무서운 소리들이 들리고, 그다음 날이었어요.


동네에서 은실이를 마주쳤는데, 은실이가 저를 골목길로 슬쩍 끌고 가는 거예요.


아무도 안 보나 주변을 살피더니, “이거 봐봐.”라면서 옷을 들춰서,

윗도리도 조금 들추고 아래 바지도 조금 내려서 자기 살을 보여주는데

불그죽죽하니 커다란 멍이 들어 있었어요.


“힉!” 하고 놀랐죠. 왜 이러냐고 했더니,

“아빠가 때렸어.”라고 하면서 만져보래요. 울 것처럼 입을 삐죽거리면서요.


좀 눌러보니까 아팠는지 아야, 하면서도 옷을 내리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살금살금 쓰다듬어주면서 “아프겠다.” 하면서 “너희 아빠 나쁘다.”라고 했던 거 같아요.


안됐단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말한 건데, 순간 은실이가 팩 하고 싸늘해지더니, 이런 말을 했어요.



“넌 그런 아빠도 없잖아.”



그때 받았던 충격이 20년이 넘게 지나도록 또렷해요.


좀 더 커서 들었다면, ‘왜 그래... 너희 아빠 흉봐서 기분 나빴어? 그건 내가 미안한데, 아무리 그래도 왜 그렇게 말해. 난 니가 아프다고 하니까 위로해주느라 그런 건데.’라고 대응을 할 수 있었겠죠.


근데 그땐 말문이 턱하고 막히더라고요.

뭔가 굉장히 억울하고 화나는데, 할 말이 없는 거예요.


바보같이 아무 말도 못하고 와다닥 집으로 달려 들어가서 할머니한테 파고들어 막 울었던 기억이 나요.


왜 우냐는 말엔 뭐라 대답도 못하고요.

왜 그런지조차 잘 모르겠고 지금처럼 말로 설명하는 방법을 몰라서도 그랬던 것 같은데,

숨이 막히는 기분까지 느끼면서 울었어요.



그게 최초였던 것 같아요.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 뭘까. 부글부글 끓으면서 억울하고 너무나 화가 나는데 뭐라고 말도 못하겠는 그 감정. 단어로 표현하자면 어떤 단어일까.


모멸감, 비참함, 경악, 놀람...

아무리 찾아도 그걸 설명하기에 적당한 단어는 없더라고요.


좋은 맘으로 다가갔다가 갑자기 뺨을 맞은 기분.

내가 그렇게 불쌍한 애였구나, 라는 걸 처음 알게 된 놀람.

등등 복합적이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알았어요.


좋은 마음을 꼭 좋은 마음으로 돌려받게 되는 건 아니라는 거.


또 나에게 슬픈 일이 남에게도 슬픈 일은 아닐 수 있다는 거.

오히려 내 슬픔이 남에겐 업신여겨도 좋을 하나의 약점, 나를 공격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라는 거요.


그리고 조금 더 지나서는 이런 것도 깨달았어요.


은실이는 불행했지만, 너무 불행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거요.


어린 맘엔 마치 내게 아빠 있다는 걸 자랑하는 것처럼,

‘니가 뭔데 날 불쌍하게 여겨? 자긴 더 불쌍한 주제에’라고,

그러면서 나를 깔본 걸로 느꼈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러고 싶었던 것뿐인지 몰라요.


내가 너무 불행하면,

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보단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절박하게 찾게 된다고,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거든요.


‘그래도 쟤보단 낫잖아. 난 이런 아빠라도 있지만 쟨 그나마도 없으니까.’라는 식으로요.


그러니까... 

어쩌면 제가 먼저 은실이를 아프게 한 건지도 모른단 생각.

그 어린애가 그조차도 없었다면 그토록 무섭고 아픈 매일매일을 어찌 견뎠을까 싶어요.

자기보다 더 불행한 내 존재가 그나마 버팀목이 되었던 건데, 내가 그걸 깨버리려 했던 거니까요.


그저 우린 둘 다 아픈 어린이였고, 아프기는 해도 비참해지고 싶진 않았던.

그만큼 슬픈 어린이였던 것뿐이라고.


나는 ‘아빠가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자주 했지만,

어쩌면 은실이는 저와 반대로 ‘아빠가 없으면...’이란 상상을 해봤을지도 몰라요.

저는 제 상상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은실이도 그런 마음 아니었을까.


은실이의 아픔을 직접 겪어보지도 않은 제가 감히 가늠할 수도 없겠지만,

그렇게 모자라게나마, 은실이를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6.


엄마랑 살기 시작하면서는, 좋았어요. 너무나 바라던 순간이기도 했고,


근데, 너무 좋긴 좋은데,

...좀 어색했어요.


잘 웃질 못하겠고 언제나 살짝은 머쓱했던 것 같아요.


기억나는 순간이, 엄마가 저에게 ‘**는 왜 안 웃어?’라고 하면서 큰 거울 앞에 저를 세웠어요.

그러곤 두 손으로 제 입꼬리를 올려주면서 ‘웃어봐. 이렇게 웃으면 이쁘잖아’라고 했던 거.


그리고, 일부러 막 웃긴 표정 지어줬던 것도 생각나요.

그중에 엄마가 양볼을 부풀려서 금붕어 흉내를 내면 제가 많이 웃었던가 봐요.

맨날 눈만 마주치면 볼 부풀리면서 입술을 오물오물, 우스꽝스러운 표정 지어줬던 게 떠올라요. 막 저더러도 해보라고 하면서요.


근데 처음 몇 번만 웃었지 나중엔 ‘왜 이러지... 난 하기 싫은데’라는 마음이 더 컸던 거 같아요.


저는 저대로 이유가 있었죠.

할머니랑 같이 살 적엔,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제게만 집중해주셨는데 엄마 집에 오니까 그게 아니었으니까요.

엄마랑 언니는 둘이서만 아는 이야기도 많고, 저는 중간에 끼어든 느낌이랄까요.

약간 주눅 들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아마도, 다른 집 아이들도 비슷한 정서가 있긴 있겠지만, 저는 유독 강했던 게

엄마에 대한 동경이었어요.

원래 같이 살면서 매일 보면 미운정 고운정이 들잖아요.

근데 저는 그때까지도 엄마에게 미운정이란 게 없었어요.

언제나 보고 싶은 사람, 늘 그리운 사람, 고픈 사람이었으니까요.


선녀님 같은 존재였달지.

덥석 치맛자락을 잡으려 하면 저만치 날아가버리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선녀님이요.

(외모도 눈에 띄시는 편이에요. 키가 크시고 세련되게 꾸미시고. 얼굴이 아주 예쁘신 건 아닌데 포스가 좀 있어요. 어딜 가도 모델 같단 말을 듣곤 하실 정도. 그런데 전 아빠를 닮음.;;)


그런 엄마랑 겨우 같이 살게 되다 보니까, 좋으면서도 왠지 긴장도 되고 수줍기도 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자라면서도 엄만 언니를 많이 챙겼어요. 저보다도요. 어떤 면에선 살짝 차별이 느껴질 정도로요.

그만큼 언니가 저한테 잘해주기도 하니까, 언니가 생겨서 좋았던 것도 있지만,

그래도 제 입장에선 섭섭할 때가 많았어요.


뭐든 언니를 우선으로 두니깐요.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언젠가는 엄마한테 따져 물은 적이 있어요.


“엄만 왜 언닐 더 이뻐해? 난 어렸을 때 엄마랑 살지도 못했는데 날 더 이뻐해줘야지.”라고.(갚으라는 식으로)


그랬더니 그런 거 아니래요. 떨어져 산 건 엄마도 너무 아픈 일이었으니까

그걸로 엄마 원망은 하지 말라면서.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같은 딸이라도 좀 달라. 너는 아빠가 남겨준 선물과도 같은 존재지만, 언닌 아빠가 내준 숙제이기도 해.”라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단박에 뭔지 알 것도 같더라고요.

숙제를 잘하는 게 중요한 거잖아요. 선물을 만끽하는 것보다는요.


조용히 타이르시던 말도 생각나요.


아무리 잘해줘도, 언닌 언제나 외롭대요.

너는 반대로 생각하지만, 언니는 엄마가 널 더 사랑한다고 알고 있고,

그래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늘 허기가 지고, 아무리 잘해줘도 마음 한 켠에 외톨이 기분 느낄 거라고.


언니한테 시샘하고 못되게 굴고 그러면 전 팥쥐가 되는 거래요.


엄만 또 이런 말도 했어요.

흔하디흔한 질문 있잖아요. ‘언니랑 나랑 같이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 거야?’라는 제 질문에 대한 답이었어요.


“하나만 구해야 한다면, 언니를 구할 거야.”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죠.

하지만 엄마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어요.


“그래서 네가 죽으면 나도 따라 죽으면 돼.”라고.


“나 좋자고 널 살려놓는다면, 그래서 언니가 죽는다면 하늘 아래 어떻게 고개를 들고 살어.

어차피 죽을 거면 떳떳하게 죽는 게 낫지”라는 게 엄마의 논리였어요.


내가 죽으면 엄마도 죽는다라는 거. 그 마음에 일차로 위안을 얻었고,

그래도 엄만, 날 더 살리고 싶다는 거... 무심결에나마 털어놓으신 속내인 거니까.


무엇보다, 본능대로, 마음 가는 대로가 아니라 옳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택하는 거.

지나가는 말로라도 그 반대쪽으론 안 가는 거, 그런 엄마가 참 멋져 보였어요.


내가 죽는 딸이 되어도 좋을 만큼.



***


언니가 입시 준비하게 되고 대학을 가고, 또 취업해서 독립을 하고.

그러면서 비로소 엄마와 단둘이 이야기할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고,

밀린 정을 나누듯 참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것 같아요.

(언니하고의 일도 많은데 거기까지 하면 너무 길어져서 안 할게요.)


특히 엄만, 아빠랑 어떻게 만나 어떻게 사랑해서 저를 낳았는지를 많이 얘기해주셨어요.


아빠가 절 얼마나 이뻐하셨는지도요. 그런 딸을 두고 눈이나 제대로 감았는지 모르겠다고.

(이건 언니도 말해줬었어요. 언니 눈에도 그랬대요. ‘저러다 아기를 잡아먹으면 어쩌지?’ 어린 맘에 걱정될 정도로 물고 빨고, 손이고 볼이고 이빨 안 닿게 입술로 왕왕왕. 눈에 넣어도 아픈지 안 아픈지 본다면서 제 손가락으로 눈을 찔러보시질 않나...)


그런데...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아빠가 돌아가신 순간, 엄만 여자로서의 시계가 멈춰버렸다고.

그냥 엄마로만 평생을 살아가게 됐다고.


누구도 그만큼 사랑할 수 없고, 또 사랑하고 싶지도 않다고 하시면서

평생 못 봐도 되니까, 어느 하늘 아래 살아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요.


그러면 슬플지언정 이렇게 가슴이 아프진 않았을 거래요.


너희가 없었으면 엄만 아빠 따라서 죽었을 거라고 하시는데,

어쩔 땐 살아서 다행이라기보단... 죽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그런 얘기를 열 살 무렵부터 꾸준히 들었던 것 같아요.



***


그런 엄마였기 때문에요.


남자친구가 생겼어도, 그냥 생겼다 정도만 말했을 뿐이지 시시콜콜 뭐하고 놀았네, 어떤 아이네. 너무 좋네 등. 그런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엄마는 영영 잃어버린 행복인데, 나만 행복하다고 조잘조잘 털어놓게 되질 않더라고요.


엄마가 궁금해하면서 물어봐도,

‘응. 그냥 좀 공부 잘하고 좀 착하고. 걱정은 하지 마~’라는 정도로 추상적으로만 말하곤 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헤어지고 나서도 ‘차이고 말았어...’ 정도. 걱정하실까 봐 깊게도 말 못했어요.


대학 들어가서 독립하고 나서는 더욱 그랬고요.



7.


지난 글들을 보니까, 저는 참 많이도 울었더라고요. 가장 최근까지도요.

수도꼭지냐 싶을 정도로.


그런데 저는 사실, 일곱 살 이후로는 그렇게 많이 우는 편이 아니었어요.


엄마나 언니, 친구가 아플 적에, 또는 울 때 같이 운 적은 있어도,

정작, 내가 아파서 우는 내 눈물은 많이 못 흘렸던 것 같아요.


엄마가 슬퍼할까 봐도 그렇지만 왠지, 좀 쎈 척을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요.

늘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한 척.


밖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됐어요.


하지만 가끔은 은실이도 만났어요.

상냥한 성격의 은실이, 괴팍한 은실이, 멋있는 은실이, 가여운 은실이...등등


여섯 살 때 만난 은실이가 너무 쎘던 건지,

그 뒤로 만난 은실이들은, 제게 그렇게까지 충격으로 다가오진 않았어요.


오히려 은실이 때의 경험 때문인지,

누군가 저를 할퀴는 말을 해도, 순간 쓰라린 거 지나고 나면

‘저 애는 어디가 아픈 걸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내가 먼저 저 애를 아프게 한 걸까?’를 생각해보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도 쓰린 건 쓰린 거잖아요.


눈물이 울컥 날 정도로 쓰린데, 그래도 꾹 참고 안 울었어요.

엄마 앞에서뿐만 아니라, 그 누구 앞에서도요.


어쩔 땐 쓰려서가 아니라, 그냥 울고 싶을 때도 생겼어요.


아니, 더 솔직히는, 너무 자주여서 만성이 될 정도로요.


운동회 때 아빠 손 잡고 오는 아이들 틈에 나만 아빠가 없을 때.

짝꿍이 ‘아빠가 사줬다!’라면서 새 필통을 꺼내 보일 때.

‘아빠가 일요일에 놀이동산 데리고 가준대. 너도 같이 갈래?’ 단짝친구가 친절한 제안을 해올 때.

집에서 같이 놀다가 퇴근한 아빠한테 조르르 달려가 안기는 친구를 볼 때.


‘좋겠다...’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 왜 울고 싶어졌던 건지.


울음을 참는 게 하도 버릇이 되다 보니까,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조차 참게 되더라고요.

같이 티브이로 볼 때도 언니랑 엄만 막 눈물을 철철 흘리는데, 저는 그냥 꾹 참으면서

‘아... 좀 그렇다...’라는 정도로 괜히 딴청하고. 그랬던 적이 많아요.



그랬던 제가, 딱 한 번 엄마 앞에서 대성통곡을 한 적이 있어요.


그 애랑 헤어진 지 얼마 안 됐을 때.(3차 이별 시)

제가 친구들이랑 술을 좀 마시고 엄마 집에 갔는데, 엄마가 제 얼굴 보자마자


“오메 아가, 뭔 일이다냐. 얼굴이 그게 뭐야. 왜 반쪽이 됐어!” 이러시는 거예요.

(표준어 쓰시는데 흥분하거나 놀라면 고향 말 튀어나오심)


그 말 듣자마자 갑자기 통곡이 나옴...ㅠㅠ


“엄마, 엄마!” 하면서 막 울기만 했는데 엄마가 “어느 놈이 이렇게 울렸어?”래요.

그래서 술도 좀 들어갔겠다 사진 보여주면서 “이놈이 울렸어.”라고 일렀어요.


그랬더니, 폰을 가로로 봤다 세로로 봤다 이리저리 보시더니만,


“아따... 뉘 집 자제 분이신지 훤칠하니 잘생겼네. 근데 왜 우리 딸을 울렸을까? 썩을놈이?” 하시는데.


순간 풉, 웃음이 나는 거예요. 너무 웃기잖아요.

길지도 않은 말에서 어느 분이었다가 순식간에 어느 놈.


그래서 울다가 웃다가, 다시 우는데 엄만 내가 울든 말든 눈 반짝거리시면서

“근데 또 딴 사진은 없냐? 같이 찍은 건 없어?” 하시고.


나중에는 우리 딸이 다 컸나 보다고. 너무 늦되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남자 때문에 울기도 하고 이제야 한시름 놓인다며 등도 쓸어주시고.

그랬던 일이 있었어요.



그렇게 잘 울지 못하던 제 울음보를 터트려준 건 엉뚱하게도 그 애였어요.


더듬어 보면, 처음부터 그랬죠.


잘 아시듯이,


고백했다고 울고, 아니라고 하면서 울고.

사귀자고 할 땐 잔뜩 겁먹고서 울고, 사귀는 게 좋아서도 울고,

그 뒤로도 틈만 나면 울었던 것 같아요.



***


써놓고 보니, 그런 엄마고 그런 그 애였네요.

내 울음을 가장 많이 참게 만든 사람, 그리고 날 가장 많이 울렸던 사람.


크리스마스 날. 안부 인사 겸.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얘기도 할 겸, 쓰다 보니까 또 길어졌어요.


그 애 다시 만나고 나니 죽을 고비를 넘겨선지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치기도 하고.

...여기 글 올리면서부터 깊은 속내 털어놔주신 분들의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자꾸 맴돌아서요.

그래서 말하고 싶어졌던 것 같아요.


어찌 보면 그닥 궁금하지 않으셨을 얘기일 수 있는데...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다음 번엔, 그런 엄마와 그런 그 애가 만난 날의 일을 조금 그려볼까... 해요.


글의 성격도 그렇고, 또 읽어주신 분들과 저만의 이야기로 숨겨두고 싶기도 해서,

그래서 지금 이 글부턴 카테고리를 ‘사는 얘기’로 옮기려고 하는데,

이어지는 글로 하면 언젠가는 보실 수 있겠죠...?))



다시 뵐 때까지 언제나...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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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2.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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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쓰니님 명절 잘보냈나요? 첫댓이에요. 저 지금 엄청 어이없어요. ㅎㅎㅎ 사실 요 이전글이 마지막 글인지알았어요. 2페이지가 있는걸 확인 못하고 계속 다음글 있나 확인하면서도 그래.. 바쁘니 그러겠지. 이해하면서도 조금 서운(?)함이 있었는데, 오마나.. 글이 뒤에 엄청 있었네요. 찬찬히 읽고 올게요 전 계속 아파서 입퇴원 반복하다 지난주 금욜 퇴원하고 집에서 쉬고있어요. 바삐살며 몸 돌보지못한 댓가로 여기며 반성하고 운동도 열심히하고 건강해지기로 다짐했답니다. 궁금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괜시리 서로의 안부를 묻고답하고싶어지네요~~^^ 계속 글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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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 2019.01.1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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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글투가 아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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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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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감사합니다 정말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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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2019.01.06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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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제가 이 글에 댓글을 바로 안(못)달았던 이유는 12월 이야기를 보자마자 기쁜 마음에 막 댓글을 쓰고 난 후 확인했기에 (눈물) 태연한 척 하고있던 중이었습니당..ㅎㅎ 제가 감히 다 알지 못하지만 언니가 자라며 비단 글에 있는 일 뿐 아니라 상처 되는 일이 많았을 거예요. 의도치 않게 씁쓸한 미소 짓게 되는 일도 많잖아요. 저는 글만 봐도 언니가 씩씩하게 살아왔구나 하고 느껴졌거든요. 그 힘든 상황을 이겨내신 어머님이 큰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예상해봐요..ㅎㅎ 이렇게 자기 상처를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것도 큰 용기가 필요한거잖아요ㅠㅠ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무릇 쓰시는 말들에서도 얼마나 깊고 단단한 사람인지 느껴져서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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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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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새해복많이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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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8.12.3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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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절절한 짝사랑에서 댓글로 써주실 때부터 본 사람이에요. 댓글로 써주실 때 밤마다 올라왔나 안 왔나 들락날락하고 그랬어요ㅋㅋ 한참 잊고 살았다가 생각나서 들어왔는데 프러포즈까지 받으셨네요!! 축하드려요. 혹시 결혼하시게 되면 글 남겨주셔야 해요. 그전에 그분께 들키면 못 남기실려나....ㅜ이제 2019년이 한 시간도 남지 않았다는게 실감이 안나네여..ㅠㅠ2019년엔 그분과 좋은 추억 만드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댓글 미리 달고 읽으러 갈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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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돌이 2018.12.3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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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 정말 제 인생 책임지세요... bb님 썰 하나 때문에판 아이디까지 생성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정도로 썰만 생각나요ㅠㅅㅠ 정말 bb님께 하고싶은 말 너무 많아요.. 궁금한 것도 많고.. 정말.. bb님은... 정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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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8.12.3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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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두세시간동안 정말 멋진 이야기 잘 읽었어요. 어떻게든 돌고돌아 다시 만나게 되신걸 보면 정말 인연은 인연이셨나봐요ㅎㅎ 앞으로 진짜 꽃길만 걸으시길 응원할게요!! 가끔 소식남겨주세요 바로 달려올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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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8.12.3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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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몰입이 잘 되어 오늘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네요. 오늘도 잘 읽고가요. 이 글에 나오는 bb님을 포함한 모든 가족분들 , 남자친구분 모두 앞으로도 행복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 하셨으면 하고 멀리서나마 바라겠습니다 제 일상에 소소한 감동을 주셔서 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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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8.12.3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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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언니!! 궁금한게잇서요!! 혹시 나중에 여기에 글쓴거 남자친구분께 말씀하실껀가용??? 그리고 페북에서 언니 글퍼가면 어뜩해요ㅜ.ㅜ? 괜찮나요?? 만약에 보게되면 바로 댓글남길께요!!!! 상관없으시면 좋아요만누르고 가만히잇을께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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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소 2018.12.3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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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커뮤니티에 처음 댓글 답니다.. 알려지길 원치 않아하셔서 저도 흔적 없이 왔다갔다만 한 사람인데요... 댓글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답글 달아주시는 심성이 사랑받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를 느낍니다.. 죽고싶을때마다 두고두고 꺼내보겠다는 문구가 강렬해서 그 후가 궁금했는데 꾸준히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예비신랑(?) 되실 분이 귀국하면 그 다음은 이야가 어찌될까 궁금해서 링크 저장해놓고 자주 들락거렸는데 결혼하신다니 축하드려요^^ 돌고 돌아 어렵게 잡은 사랑이니 이제는 꽉 잡고 놓지 마셔요~ 숨기지 말고 많이 표현하고 미련없이 사랑하셔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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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18.12.3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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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가시는 건가요? 언젠간 또 다시 만날 일이 있었으면 ㅠㅠ 너무 잘 읽어서 여운이 남네요 결혼 정말 축하드리고 이 긴 글을 이렇게나 예쁘게 잘 싸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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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8.12.2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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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렇게 몰입하면서 본 글은 정말 처음인거 같아요...ㅋㅋㅋㅋ 글 보면서 기억조작 당하는 느낌이고 또 너무 공감되는 부분도 많아서 더 그런거 같네요 ㅎㅎㅎ 다음에는 더 빨리 글을 보고 싶네요 답글이 달리는 기분은 어떨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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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ㅅㅍ 2018.12.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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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처음 이야기부터 여기까지 쭉 정주행했어요! 글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모르겠어요. 제가 왜 우는지 ㅋㅋㅋㅋ큐ㅠㅠㅠ 정말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얘기인 것 같아요. 에필로그로도 채워지지않는 몽글몽글한 마음이 여기까지 읽고 나니까 괜찮아졌습니다 ㅎㅎㅎ 두분이서 결혼하신다니 정말 다행이에요ㅠㅠㅠㅠㅠㅠ bb님 마음씨도 너무 예쁘시고 글도 잘 쓰시고,,, 앞으로도 사소한 얘기라도 많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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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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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아끼면서 보느라 삭제되기전에 못봤네요..ㅎㅎ bb님께 이런저런 얘기하고 더 많은 얘기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bb님도 소근소근 얘기하고 싶으신거같구!ㅎㅎ 저는 사실 심리쪽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에 bb님 글에 프로이트랑 융 나왓을때 깜짝 놀랐어요 ㅋㅋㅋ 여기서 보게되는 이름일 줄은 ㅎㅎ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제가 일을 하며 느꼈던 건데 어리고 말랑말랑할때 누구나 상처받고 그 상처가 때로는 평생을 가기도 하지만 그 어린 상처를 그냥 잊은척 묻어둘 수 있을때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결국 그 상처들은 그냥 있는 거니까.. 다들 다시 상처를 주고 받고 반복하나 싶었지요. 저도 그랬지만 bb님도 어렸던 내가 받은 상처를 돌봐준 사람이 있어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제가 건강한 마음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마음을 다독여 준 사람도 성장시켜준 사람도 그 애였던거 같아요. 저는 온전히 사랑받아본 경험이 적었었는데 누군가 나를 우선으로 생각해주고 사랑해준다는 건 제 2의 삶을 얻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bb님이 그분에게, 그분에게 bb님이 그런 사람이겠구나 싶어 저까지 뭉클 ㅎㅎㅎ 또 돌아오시면 다시 얘기 나눠요! 연말 그분 없지만 ㅠㅠ 맛난거 많이 드시고 잠도 푹자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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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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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많이 공감이 가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네요 ㅎㅎ 저도 어렸을때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어요 큰어머니댁에 맡겨져서 자랐는데 조금 다른게 있다면 부모님을 인식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렸어요 그래서 저는 명절날이나 가끔 큰엄마가 저를 찾아왔을때 그렇게 가지말라고 울고불고 떼섰던게 기억이 나네요 큰엄마가 제 진짜 엄만 줄 알았거든요 큰엄마가 말하길 제가 다니는 유치원에가서 창문으로 지켜보는데 창문에서 큰엄마를 본 제가 먹고있던 음식 내팽겨치고 바로 가방싸고 이제 집으로 가자고 해서 울컥했다는게 생각나요 큰엄마는 그래서 제가 집에서 잠들고 난 후에 갔었어요 그렇게 가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해도 항상 갔죠 그래서 그 순간만 기억하면 저도 모르게 울컥하고 마음이 아려요 이제야 안부인사 드리지만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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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덕 2018.12.29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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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다시 만나고 결혼 전제로 다시 사귀게 되신 것부터 시작해서 요 마지막 글까지 쭉 다 읽었네요 3시 정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벌써 2시간이 넘어갔네요 핳 저 사실 많이 소름 돋았어요 제가 글을 이렇게까지 꾸준하게 집중해서 읽는 성격이 아니라서 ;; 글 쓰시는 분이라 그런지 필력이 오지(!)셔서 시원시원하게 읽었네요 댓글 너무 길어지다가 튕기거나 안 올라가면 멘탈을 주체할 수 없을 거 같으니 중간중간 끊어 올리면서 댓글 쓸게요 ! 왠지 다 쓰면 해 뜰 거 같은 불안감 ..핳 글 다 읽는 데만 배터리 30% 정도 썼는데 댓 다 쓰면 꺼질 거 같네요 :) 그럼 bb님 글 다 읽은 제 긴 소감문 갑니당 bb님 만만치 않게 길 거예요 각오하시길 크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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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하고9 2018.12.2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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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ㅎㅎ 12시 반 경 이어쓰기 쓰니의 글을 보다가 발견한 bb님 댓글에 빠져들어 지금까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19.9살 여고생입니다! 자기 전에 좀 봐야지 하면서 보던 게 지금까지! 끝까지! 이어졌네요 하하... 글 보면서 집중하면 나오는 습관인 손 물어뜯기 때문에 좀 욱씬대지만 그걸 이제야 알아차렸을 정도로 너무너무 즐겁게 읽었습니다 눈물을 좀 많이 흘려서 (그냥 보건실 때부터 욺) 내일 아르바이트를 가야 하는데 부어서 어쩌나 싶네요ㅠㅠㅋㅋㅋㅋㅋ 읽으면서 울고 웃고 핸드폰 집어 던지고 가슴팍 매만지면서 한숨 쉬고...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저에겐 bb님의 이야기가 굉장히 신비한 지도였어요. 다른 사람 사는 얘기를 보는 게 이리도 좋은 거였는지... 이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런 남자랑 사랑을 하는 bb님이 마냥 부럽기도 했고... 그냥 너무 재미있는 너무나 제 취향인 책을 한 권 정독한 기분이네요 어쩌면 그것보다 더한 울림이 온 것 같기도 해요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전해질지 모르겠어요...저는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건 연애담이지만 이 사람의 경험이 담겨 있는 책이다. 여기서 책이 의미하는 바로는 저에게 도움이 되는 참고서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네요!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스무살을 앞두고 드는 이상한 생각. 낙동강 오리알이 된 기분도 들고 뭐... 쓰자면 너무 길어지니까 대충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유튜브나 네이트판에서 찾아보기도 하고. 그래도 저에게 이렇다 할 이거다 할 무언가를 주는 건 없었거든요 그래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걸 읽으면서 제 생각이 정리될 줄은 몰랐네요 정말 저도 너무 신기해요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네 그냥 너무 감사하다고요 그 말 하려고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놨어요 헤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쓰실 글 찬찬히 스크롤 아껴가면서 볼거니까 갑자기 사라지지만 말아주세요ㅠㅠ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따숩게 하고 다니셔야 해요!!! 다음 번에도 댓글 남길게요 그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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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ㅇ 2018.12.29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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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bb님! 대댓글부터 여기까지, 글 정말 감사해요. 어떤 말을 해야할 지 조금 어렵네요.. bb님의 이야기를 보며 내내 정말 새로웠어요. 접하지 못한 사람, 이야기였거든요. 저런 사람, 저런 이야기가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느꼈어요. 액정 너머에 bb님께서 계신다는 게 신기해요... 읽으면서 설레기도 하고 초조하기도 하며 몰입했어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부분이나 새롭게 배우는 점에선 '와...'라며 감탄하기도 했어요. 기존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부분이 많았거든요. 사실 정리가 잘 안 되서 조금씩 곱씹어봐야 할 것 같아요.ㅎㅎ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꼭요! 뒷걸음치다 못해 도망치고 있던 1년이었는데,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것 같아요. 한 걸음 내딛어보려고요.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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