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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 (2)

bb (판) 2019.01.06 00:22 조회3,933
톡톡 사는 얘기 혼자하는말
이어지는 판


안녕하세요, bb입니다.


새해 잘 맞이하셨는지요?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연말부터 빌었고 지금도 계속 빌고 있습니다.

2019년에도 읽어주시는 분들께 평안과 행복이 깃드시길.


근황을 좀 알려드리자면, 앞선 글에서도 살짝 말씀드린 대로.


12월 4일 다시 만난 그 애는, 일주일 뒤 다시 출국했어요.

그 애가 출국하고 나서도 벌써 한 달이 지나버렸네요. 정말 빠르죠...


지난 글 댓글에 감사하게도 K님이 물어봐주셔서 답을 드리긴 했는데

혹시 궁금하신 분 계실 수도 있으니까 여기서 다시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그의 거취에 대해선 플랜 A와 B 중 하나를 택하지 않고 절충안을 생각했어요.


저는 플랜 A. 그 애에게 거기서 하고 싶은 일하면서 1년 더 있다가 들어오는 게 좋겠다고 했고요.

반면 그 애는 빨리 정리해서 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려 했어요.

(제가 말로는 1년 더 기다릴 수 있다고 해놓고 하는 행동은 전혀 안 그래 보여서 그랬나 봐요. 멀쩡히 잘 놀다가도 갑자기 울컥해져선 눈물을 줄줄 흘린다든지, 그 애 냄새 묻혀놓는다고 억지로 이불을 둘러놓는다든지, 베란다 가면 베란다로 화장실 가면 화장실로 졸졸졸 따라다닌다든지, 그러니까.

마음이 안 놓여서 안 되겠다고, 가는 즉시 짐 싸가지고 들어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니라고, 입으로는 이성적인 멘트 계속하고. 그렇게 실랑이하다가 제가 그럼 거기-내정된 곳에 다녀는 보라고, 한 석 달 다니면서 더 다닐지 생각해보면 되지 않느냐.란 제안을 했고, 또 약간 실랑이 끝에 그러기로 했어요.)


그렇게 1월 중순부터 4월까지 거기서 일해보는 최소 석 달은 더 떨어져 지내기로 했고, 길어도 1년은 넘기지 말잔 쪽을 말이 됐어요.


매일 통화는 하는데 사실은 아직 실감도 잘 안 나고, 정신도 멍하고.

가슴 졸이던 11월과 그 애 다시 만난 12월 사이, 감정의 균형이 좀 허물어졌던 것인지,

그 애 다시 보내고 나선 하루에도 몇 번을 울다가 웃다가, 감정 기복이 있기도 했고요.


지금은... 보고 싶어요.


그런 것 있죠. 계속 굶기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배도 안 고프잖아요. 허기져서 죽을 것 같긴 한데 뱃속에서 밥 달란 소리는 좀 사그러든달까요.(체념한 듯이요) 근데 그러다가 입에 뭐가 좀 들어오면, 안 움직이던 장이 막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 뒤론 미친 듯이 배고파지잖아요. ‘좀 만 더 먹을래. 좀만 더 먹게 해줘요. 배 터지게 먹고 싶어!’라는 심정 되는 거요.


딱 그 상태에서 이 애가 다시 들어가게 된 거니까.(맛만 보여주고)


죽지 않을 만큼 목만 축인 채, 다시 헤어지게 된 거 같은. 그런 상태랄지.


그러니까 자꾸, 소가 여물을 되새기듯이 입맛만 다시면서 그 일주일을 곱씹고 곱씹어보게 돼요.


그래도 이곳에 글 남기고, 또 읽어주신 분들하고 인사 나누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덕분에 그 애 들어가고 나서의 한 달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어요.-지금도 그러고 있고요.


이럴 수 있는 시간이 제게 너무 소중하고 안타까울 정도로 귀해요. 너무나 보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그 애가 돌아올 날이 좀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요. 어쩌면 이렇게 자유롭게 글을 써서 올릴 수 있는 건 그 애가 한국에 없는, 이때가 마지막일 것 같으니까요.


그 애 내보내면서 다짐했던 게 있는데요.


(1) 일주일에 한 번씩은 그간 장바구니에만 담아두었던 책을 한 권씩 사기.(사서 눈앞에 둬야 그나마 펼쳐서 읽을 가능성이 커짐)

(2) 영어 독해 연습 책 사서 일주일에 한 챕터 진도 나가기.(학원 다니기 싫으니까 독학하기로)


많이는 아니고 이거 딱 두 가진데, 한달 동안 하나도 못 지키고 있어요. ^^


이래서 못한다 저래서 못했다는 다 변명인 거고요.

해야죠. ㅜㅜ ....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밤을 새서라도...

밀린 것까지 해야죠. ..라고 하면서도.


다음 이야기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지나가면 안 돌아오니까요.



1.


2018년 12월 7일.


그 애와 함께 엄마를 만나러 갔어요.


엄만 아직 제가 중고등학교 다니던 동네에 사시거든요. 이사도 안 가고 그 집에요.

(언니네 내외나 제가 가면 쉴 공간 있어야 한다고 그러시는데, 저도 엄마가 혼자 낯선 동네 방 한 칸 집에 홀로 이사 가시는 건 속상할 것 같아요.)

그 애네 본가도 여전히 그 근방이에요.


그 애는 본가에서 있다가 나왔고, 저는 퇴근해서 만났어요.


아파트 입구에 문득 서서 “어때. 이상한 데 없어?”라고 하는데,

원래 옷차림은 단정한 편이어서, 그다지 흠잡을 데는 없었어요.

감색 코트에 니트, 안에 단정하게 받쳐 입은 흰 셔츠. 바지도 깔끔했고.

완전 정장이 아니어서 오히려 더 나았어요. 반듯하고 산뜻한 인상을 주는 차림에 머리도 좀 만진 것 같고. 괜찮았어요. 괜찮긴 한데,


그렇게 서 있는 그 애를 보니까 정말 이상하더라고요. 제 기분이요.


그 애가 처음 고백했던 가로등 아래, 또 그 뒤로 사귈 적에 저를 데려다주면서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같은 거 사줬던 편의점, 겨울마다 군고구마 통이 서던 모퉁이. 이런 공간들은 그대론데, 그땐 몰랐잖아요.


이 애가 이런 차림으로 우리 엄마를 만나러 와서 이곳에 서 있게 될 줄은요.


그래서 “이상해. 너무너무 이상해...”라고 했더니, “어디가?”라고 눈이 땡그래져요.

“지금 너랑 여기 이렇게 서 있다는 게 너무 이상해...”라고, 제가 더 똥그랗게 떴더니,


장난치지 말래요. 자기 지금 엄청 긴장하고 있는 거 안 보이냐고.

(그날 날씨가 무지 추웠어요. 그래서 떠는 연기가 엄청 자연스러웠음.)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겁난대요. 무슨 일 앞두고 이렇게 떨어본 건 처음이라고 그러는데 그 말을 믿을 저도 아니고...


그렇게 겨우겨우 문 앞까지 다다라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하더니,

벨 누르라고 눈짓하더라고요. (양손에 선물꾸러미를 들고 있어서)


근데 이 순간에 나는 갑자기 왜 떨리는지.;;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겨우 벨 누르니 조금 있다가 문이 열렸고,

그 문 안에서 만남이 시작됐어요.



2. 


“어서들 와요. 밖에 너무 춥죠?”라고 반겨주는 엄마.


“네.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만 하고 신발장 앞에 우뚝 서 있기만 하던 그 애.


“들어오세요. 청소 많이 못해서 좀 지저분하지만...”이라면서 다시 한 번 웃어주는 엄마.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라고 그제야 신발을 벗는 그 애.


이때부턴 문 열고 다시 도망치고 싶은 건 제가 되더라고요.




엄마가 거실 안쪽으로 안내하면서 “이리들 앉아요.” 하는데.

해버리더라고요. 그 애가. 역시.


“먼저 앉으십시오. 절부터 올리겠습니다.”


이걸 해버리더라고요.



선물로 가져온 꾸러미 두 개는 옆에 가지런히 두고,

어머님이 앉으실 곳은 바로 저기라는 듯, 그 앞에 서서 기다리는데.


엄마도 얼음. 저도 얼음.



엄마는 놀라가지고 “네...?” 막 이러시다가 기다리게 하는 게 미안하셨는지 주저하면서도 “아, 네. 네...” 하면서 겨우 앉으시더라고요.


엄마가 꿇은 것도 아니고 양반다리도 아닌 다리 있잖아요.

새색시 앉는 것처럼 그렇게 어정쩡 앉으셨는데, 그 애는 또 어른이 그 자세로 오래 기다리시게 하는 게 죄송했는지, 자기 옷만 한 번 탁, 밑으로 펴고는 넙죽 엎드리더라고요.


그거 보고 저도 놀라서 ‘헉’ 하면서 엎드렸어요.


덩달아 엎드리긴 엎드렸는데 차마 고개가 바로 안 들어지더라고요.

옆을 흘낏 보니까 그 애가 꿇어앉아 있길래 저도 고개를 들었더니

엄마가 ‘얘를 어떡하면 좋나’라는 듯이 저를 엄청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고 계세요.


“넌 왜 해...”라고 속삭이듯 말하시는데 표정 보니까 좀 창피해하시는 듯;;



흘깃 그 애 봤더니 다소 경직된 표정이었어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제가 무슨 짓을 하든 신경 쓸 여유가 없나 보더라고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하고 12년째 교제 중인 OOO이라고 합니다.”


라고, 꿇어앉은 그대로 절과 세트로 맞춰둔 것 같은 인사말을 하는데.


이 애가 경직되니까 나도 굳는 것 같고, 막 어쩔 줄 모르겠는 맘이 되었어요.


두 사람 다 제겐 친숙한 사람인데도, 그 두 사람이 만나는 자리에 제가 있는 게 그리 어색할 수가 없더라고요. 저는 좀 빠져 있고 싶을 정도로요.

엄마는 어른이시니까, 이런 딱딱한 상황을 어떻게든 부드럽게 풀어주실 거라고, 이제 믿을 사람은 엄마밖에 없었는데.


(왜 드라마 같은 데 보면 그러잖아요. ‘아 너무 반가워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라는 등. 웃으면서 분위기 풀어주는 말해주시잖아요.)


근데 엄마가 이러는 거예요.


“그래요. 반가워요.”라고. 그러시더니,


“근데 중간에 한 번 울린 적 있지 않아요?”라고.


웃지도 않고 고갤 갸우뚱하면서 그러시는데,

‘헤어지고 우는 거 다 봤다. 근데 왜 12년이냐. 헤어졌던 기간은 왜 안 빼’라는, 그 뜻인 거 같았어요.


자세히는 아니어도 드문드문 엄마한테 사정 얘기를 했던 데다 사진까지 미리 보신 터여서인지...

‘너 이놈 잘 만났다’란 듯이 그러시는데 제가 다 가슴이 철렁하더라고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우리 엄마가 좀, 겉으론 나긋나긋하신데 속은 그다지 호락호락하신 분은 아니세요. 원래 아니시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이렇게 훅 들어오실 줄은 몰랐어요. 절 받자마자 선빵 날리신 격이랄지.)


제가 얼른 끼어들었죠.


“엄마! 내가 찼던 거야. 그땐...”이라고요.

그러면서도 오해하실까 봐 좀 설명도 했어요. 다른 나쁜 짓을 해서 찬 게 아니고 싫어서 찬 것도 아니고, 말하자면 복잡하지만, 내가 그냥 변덕부린 거다라는 식으로요.


엄만, ‘응?’ 이러면서 좀 어리둥절해지시다가 “아니 그럼 왜 울어?”라면서

“니가 차놓고 뭐가 그리 분해서 세상 떠나가라 울었대?”

“글구 그런 말을 왜 이제 해?”라는 등 좀 뭐라 하시더라고요.


그 애 앞에서 엄마에게 퉁박맞는 게 좀 창피해서 바닥만 긁고 있었는데,

엄마가 그 애 향해서 말씀하셨어요.


“애가 좀 모지란 데가 있거든요. 나쁜 남자 만나서 이것저것 다 빼앗기고 상처 받고 그러진 않을까 안 그래도 속으로 늘 노심초사했었는데. 근데 어느 날 와서는 엄마 찾아가며 울어제끼잖아요. 그때 많이 놀랐더랬어요. 그래서 물어본 거니까 너무 섭섭하게 생각진 말아요.”


라고, 물어본 이유 말하는 척하면서, 은근히 ‘너 나쁜 놈 아닌 거지?’라고 재차 확인하는 것 같은 말.


이쯤 되니까, 걱정되더라고요. 엄마가... 아무리 엄마라지만 너무하신 거 아닌가. 그래도 손님이고 내가 좋아해서 데려온 사람인데, 좀 실례하시는 건 아닌가.


그런데 그때, 그 애가 굳은 소리로 입을 열더라고요.


“죄송합니다.”라고요.


“금지옥엽 귀하게 길러오신 따님이 마음 다쳐 와서 울 적에 어머님 가슴이 얼마나 무너지셨을지, 저로서는 감히 그 정도를 가늠하기조차 두려울 정돕니다. 제 잘못입니다.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요.


이런 식으로 말하고 고개를 푹 숙이는데, 엄마 얼굴 보니까 살짝 얼떨떨해지셨더라고요.


그러실 수 있죠. 엄마 입장에선 단지 살짝 떠보느라고 던지신 말일 텐데,

이를테면 ‘너 나쁜 놈 아니지?’라는 말에 ‘나쁜 놈 맞습니다. 죽여주십시오’라는 식으로 나온 격이니깐요.

어떻게 피하나 보려고 잽을 날렸는데 안 피하고 맞아버리면서 더 때려달라고 하는 격이랄까요.


저에겐 익숙한 모습이어도 엄마에겐 아니었을 거니까.


이러려고 온 자리가 아닐 텐데, 이렇게 만든 게 엄마 자신이시기도 하고,

게다가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끝으로 입을 꾹 다물어버리니까요.

그러니까 엄만 어떻게 빌어야 할지를 알려줘야 하는 건가, 어쩐가... 싶으신 건지 약간 얼떨떨한 얼굴로 그 애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시더라고요. 그러시더니,


“용서까지 구할 일은 아니에요. 서로 사귀다 보면 싸울 수도 있고 잠깐 헤어질 수도 있고 그런 거지...”라고 되려 달래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그랬더니 그제야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면서 이제 살았다는 듯이 굳은 몸을 좀 푸는 것 같았어요.


그러고는 


“그런데요, 어머님...”이라며 좀 주저하는 듯이 하는 말이,


“어른 말씀에 토 단다고 꾸짖으실 수도 있는 일이어서 말씀을 내어놓기가 조심스럽긴 한데요. 그래도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요.”라고. 뭔가 운을 띄워요.


저는 속으로, 헉, 이제 엄마가 수비하실 차롄가 싶어서 굳고,

엄마도 쪼끔은 긴장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괜찮으니까 말해보세요.”라고 하니까


그 애가 다문 입을 한 번 더 꼼꼼히 다물더니,조심스레 입을 열었어요.

대단한 발표라도 하듯이 꺼낸 말은,


“**는 모자란 애가 아닙니다.”



낮지도 높지도 않게 단단한 말투였어요.



“야무지기가 이루 말할 데 없이 야무진 친굽니다. 머리도 좋고요. 다만, 제가 이렇게 가만히 지켜보니까요. 어디가 모자라서, 사람들한테 속아서 이것저것 빼앗기는 게 아니더라구요. 자기한테 있는 거니까, 그냥 거저 내주는 겁니다. 상대방 속내 빤히 알아도 알면서도 속아주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경우를 당하더라도, 자기가 주고 싶어서 준 건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넘깁니다. 마음이 말도 못하게 넓고 심성이 고와서 그럽니다. 그래서 그런 거지 멍청해서가 아닙니다.”


토씨 하나 안 다르다곤 못해도 딱 이런 말이었어요.

엄마가 멍해지시니까, 엄마가 잘 아시도록 좀더 쉽게 와 닿을 말을 찾는 것처럼, 할 말을 찾는가 싶더니만.


“그러니까, 자기가 받지 못했다고 우는 아이가 아닙니다. 더 주지 못해 속상하다고 우는 아이인 거죠.”


그런 말 들으면서, 저도 놀랐지만 엄마는 더 놀란 것 같았어요.

제가 놀란 이유는, 저는 그렇게까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깐요. 그냥 동네 돌아다니는 좀 어리숙한 꼬맹이를 마더 테레사 급으로 높여 말해주는 것 같아서. 저는 저대로 놀랐지만, 엄만 더 놀란 것 같은 게,


엄마 딸이잖아요. ‘모지라다’ 한마디 했다가, 그런 애 아니라고, 말투는 간곡하지만 그것만큼은 동의할 수 없단 식의 반박의 말을 듣게 되실지 어떻게 아셨겠어요.


엄마가 약간 동공지진 일으키시는 것 같더니, 겨우 입을 떼시더라고요.



“알지... 내 딸에 대해선 나도 잘 아는데... 그래도, 엄마 맘에는 살면서 너무 손해보는 건 아닌지 걱정인 거죠...”라고요.


엄마 말에 그 애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이라고 또 좀 생각에 잠기는 거예요.


이쯤 되니까 나도 엄마도, 이 애가 뭔가 할 말을 생각하는 것 같으면

‘이제 또 무슨 말이 나오려나’ 침 꿀꺽 삼키게 되던데,

이런 말을 해요.



“지나치지만 않은 정도라면, 조금 손해보는 듯이 사는 게 꼭 나쁜 건가 싶습니다.”



그 애 말에 엄마 표정이 ‘응??’ 이렇게 되셨어요.


그 상태로 좀 멈춰 계시더니만 “왜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물으시고.


저는 왠지 예고도 없이 시작되어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전쟁을 바라보는 기분으로 숨도 크게 못 쉬겠던데,

그 애는 차분한 말을 잇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몇 가지 가르침을 받은 게 있습니다.”라고.


차분하게 운을 떼더니,


“그중 하나가, 먼저 주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었습니다. 공적인 관계에서든 사적인 관계에서든. 제가 맺게 되는 그 어떤 관계에서든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을지를 생각하지 말고 먼저 주기부터 하라는 겁니다.”라고 해요.


그 말은 저도 처음 듣는 거였어요.

‘먼저 주는 사람이 돼라...’ 아니, 그 애한테 언젠가 한 번은 들어봤던 것 같기도 했지만 그게 아버님의 말씀이란 건 저도 그 자리에서 처음 알았어요.


“또, 줬으면 보답을 바라지 말고, 받았으면 두세 배로 갚아라.라는 게 아버지 말씀이셨어요.”라고 하는데, 왠지 아주 특별할 건 없어도 행동으로 옮기기엔 어려운 말씀.


그러면서 아버님이 물으시더래요.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라고요.


어린 그 애는 대답했대요.


‘개털이 되겠죠.’라고.


맞는 말이기도 하죠. 내 걸 주면서는 보답을 안 바라고, 누가 뭘 주면 두세 배 갚는다니.

그럼 난 뭘 가지나요? 빈털터리가 되잖아요. 그런데 아버님 말씀은 달랐어요.


‘그 누구보다 많은 것을 가지게 돼.’


너무 의외의 말씀이셔서 귀를 쫑긋하게 되었어요.


쫑긋하고 전해 듣게 된 말씀은 이래요.


내가 주는 것이 물질이든 마음이든 자기 능력을 발휘해 얻어낸 성과든 뭐든 간에, 돌려받을 걸 생각 않고 주려면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하느냔 거예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선 내 것 다 퍼주고도 동나지 않을 만큼, 돌려주지 않는 걸 원망하지 않을 만큼 많은 걸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런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넌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걸 갖게 되는 거라고.


그리고 그걸 실천에 옮겼을 때, 네 곁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모이고 남게 될지는, 나중에 살면서 직접 겪어보라고 하시더래요.


‘약간의 힌트만 주자면, 네 걸 다 훔쳐가려는 사람은 네가 아무리 인색하게 살아도 만나게 된다. 오히려 구두쇠가 호구를 잡히려면 크게 잡히는 법이고. 그런데 갚을 줄 아는 사람, 네 진가를 알고 곁에 머물러줄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네가 먼저 주지 않고는 만들 수 없다.’


이런 말씀을 덧붙이시면서요.



그러면서 하는 그 애 말이 저로 하여금 기암을 토하게 했어요.


“저는 그 말씀을 아무리 되새겨봐도 아직도 다 깨우치지 못하겠는 구석이 있는데요.

 **는 처음 만난 학창시절부터, 아버지가 말씀하신 그런 미덕을 아예, 하나의 본성으로 갖추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라고 하면서 “그래서 제가 많이 배웁니다.”라고 하는데,


갑자기 거기서 제가 왜 나오나요...

기암을 토하다 못해 기절초풍을 할 일이죠.


더군다나 저한테 배운다뇨.


사람이 작정하고 겸손해지려면 이렇게까지 겸손해질 수 있나 보구나, 하고 마음으로가 아니고 실제로도 입을 떡 벌렸어요.


갑자기 이런 말들을 들으니까,

안 그래도 몽롱해지려던 정신이 아예 현실감을 잃게 되더라고요.


엄마도 살짝 동공이 희미해져 있는 것 같았어요.

엄마 입장에서도 갑자기 이게 웬 날벼락이에요.

(엄마도 ‘내 딸 잘났소~’라는 분이 아니라 ‘어휴 우리 딸이 못나가지고요~’ 이런 쪽에 더 가까우셔서.)


하실 말씀을 찾다가 그것밖에 떠오르는 게 없었는지, 이랬어요, 엄마가.


“아니, 애가 하도 그러니까...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어려서는 하도 사람을 잘 쫓아다녀서, 누가 유괴해갈까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었어요...”

라고 하시는데,


그런데 그 애는 갑자기 좀 밝은 톤이 되어선


“아, 어머님. 저도 그런 비슷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데요. 저는 좀 다른 장면이 떠오르던데요.”라고.


뭔가 되게 재밌는 상상을 해봤던 모양이에요.

또 뭔가 해서 들어봤더니,


“어렸을 때 **는 누가 과자 준다고 하면서 꾀어가려고 하면 먼저 과자부터 달라고 해서 다 먹곤 ‘그런데 아저씨 누구신데요?’ 하고 안 따라갈 것 같았어요. 엄마한테 물어봐야 한다고 하면서요.”


자기가 말하고는 결국 웃어버리더라고요.

상상해보니 좀 재밌단 듯이 설핏 웃더니만 이내 정색하고는,



“호기심이 많죠. 사람을 경계하지도 않고. 어머님 걱정하시는 점 저도 충분히 공감하는 바인데요.”


조금 걱정하는 투로 말하다가 이내 단호해졌어요.


“절대 쉬운 아이가 아닙니다. 절대로요. 뭐 조그만 거 하나라도 제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면, 100일 밤낮 불철주야로 공을 들이고 갖은 아양에 교태를 다 떨어야 아주 조금, 꿈틀이라도 해줍니다. 과자 100봉지 정도는 뜯어줘야 ‘옛다’ 하며 반 발짝 정도 걸음을 옮겨주는 식입니다. 제가 열일곱 살 때부터 겪은 거니까 이거 하나만큼은 정말 확실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데,


엄마는 또 그에 대고 “아유...어쩜 좋아. 어려서부터 고집이 세긴 셌어요.” 그러시고.

여기서 저는 또 뭔가 뜨끔해지면서, 바닥에 얼룩 묻은 거 없나만 찾게 되더라고요.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는진 모르겠지만, 하여간 엄만 또 제게 맺혔던 게 떠오르신 건지

일곱 살 때 시장통에서 원피스를 하나 사 입히려는데 노란 원피스 안 사주고 분홍 원피스 사줬다고 그 시장바닥에서 뚱하니 서서 가자고 해도 안 가고, 호떡을 사다 입에 대줘도 입 꾹 다물고 안 먹고, 기어이 노란 걸로 바꿔주기 전까지 한 발짝도 안 움직이더라는 것부터. 별별 말씀을 다 하시는 거예요. ㅠㅠ


그 애는 동변상련이라도 겪는 사람마냥 엄청 심각한 얼굴로 고개 주억거리면서,

‘네... 하... 네.’ 이러고 있고.


엄만 후련해지시기 일보직전까지 말씀하시다 문득 정신이 드셨는지

“아니, 이 말하려던 게 아니고. 무슨 말하다가 이리 됐죠?”라고 하시고.


그러니까 그 앤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죠. 어머님께서도 말씀해주셨다시피, **는 그런 아이입니다. 반면.”이라고.


엄마 말을 전제로 깔고서 ‘반면’이라는 자기 말을 얹더라고요.


“저는. **가 턱짓만 해도 움직입니다.”라고요.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이러는데,

감이 왔죠. 이때부턴 제가 귀를 막고 싶어지는 시간이 시작될 거라는 감이요.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고 구르라면 구르고. 주인이 공 던지면 어딜 가서든 물어오고, 던지는 시늉만 해도 움찔하는 충견 있잖습니까. 이 친구한테만큼은 제가 딱 그리 되는 사람입니다.”


맨날 나는 무서운 사람, 자기는 당하는 사람 코스프레하는 건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친구들 앞에서나 선생님 앞에서나, 당사자인 내 앞에서나 십수 년째 이러고 있지만,

이번엔 또 뭔가요. 자기가 개같은 신세란 건가 뭔가.


어이가 없어서 고개까지 기울여서 그 애 얼굴 빤히 쳐다보았어요.

‘지켜보고 있다, 말 똑바로 해라’란 눈으로 빤히 보는데도 굴하지도 않고 말을 잇더라고요.


“앉고 서고, 구르고 물어오고를 10년 가까이 했습니다. 이 정도 했으면 이젠 절 좀 봐주려나 싶어서 때만 노리고 있었는데요, 하다하다 이번에는 국경선 너머로까지 던져버리는 겁니다.”

라고. 무슨 하소연이라도 하는 듯이, 일러바치듯이 말하는데 엄만 점점 더 흥미진진하단 표정 되시고,


“물어 왔죠. 어디로 던진 건지도 모를 공을 물어다 바치면서 ‘나 잘했지’ 하면서 꼬리를 무지하게 흔들어대는데도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지 않는 겁니다. 지금 저 째려보는 이 얼굴로. 그동안 충심을 잘 지키고 있었는지 세세하게 체크를 하고 난 뒤에야 마지못해 받는다는 듯이 겨우 받아만 주더라구요.”


되게 억울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는데,


읽어주시는 분들은 아실 거잖아요. 그게 아니란 걸요.

특히나 12월 4일에 펼쳐졌던 광경을 아시는 분들은, 이제 더 잘 아시겠죠. 이 애가 얼마나 자기 식대로의 각색에 능한지를요.

 

그러면서 그래서 겨우 청혼할 수 있었고 또 겨우 받아주어서 이제야 뵈러 올 수 있었던 거라고, 원래 자기 계획대로라면 2, 3년 전에 이미 찾아뵈어야 했던 건데, 그러느라 인사가 늦어져서 죄송하대요.


그런데 엄마 표정을 보니...


“그래요?” 하시면서 빙긋 웃으시는 게...


“아니, 넌 왜 또 그렇게 비싸게 굴었어? 못 보게 됐다고 막 울어놓고선.” 하면서 웃음을 못 참으시는 게,


왠지 엄청 즐거워하시는 것 같은 거예요. 제가 기가 차든 말든요.

어쩌겠어요. 엄마가 좋으시다면 그걸로 됐지, 내가 여기서 내 분통 터트려봤자 뭐가 남겠나 싶어서.

그래서 그 자리에선 그냥 넘어갔어요. ㅜㅜ



그렇게 말하곤


“묻지도 않으신 말에, 말이 길었습니다. 너무 편히 대해주시니까, 어려운 것도 잊고 되바라진 모습 보였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하는데,


약간 희미해진 것 같았던 엄마 동공에 하트 모양 비슷한 게 어렴풋이 그려지려고 하더라고요.



‘악, 엄마. 아직 아니야. 이 애가 원래 말로는 만리장성도 쓰러트릴 수 있는 애야. 아직 넘어가지 마!’ 하면서 말리고 싶어지더라고요. 무슨 심린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이미 엄만 좀 편한 자세가 되시면서


“... 좀 더 들어보고 싶은데.”라시더니, 그 애더러도 이제 좀 편히 앉으래요.

더 말해보라고요.


지금 막 공부를 마쳤고 앞으로 어떻게 될 상황인지는 저한테 들어서 대강 아는데

어릴 때 어떤 환경에서 살았고, 또 어떤 부모님 밑에서 자랐는지 궁금하시다면서요.



“네. 그럼 어머님 지루하시지 않을 정도로만, 말씀 올리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시작한 자기소개는....ㅠㅠ 그냥 길어요.


하지만 그 긴 소개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 말부터 했어요.


“**가 말씀을 드렸는지 모르겠는데요. 저희 집안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제 일신상의 문제를 먼저 밝히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더니만.


“고등학교 때 기흉이 발병해서 수술했습니다.”라는 말을 떡하니 하더라고요.


갑작스레 날을 잡다 보니 건강검진표를 미처 준비해오지 못했는데,

남보다 약한 폐를 가지고 있고, 재발 위험성도 없지 않다고.

의사 말로는 죽는 날까지 50퍼센트의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사는 게 안전을 기하는 일이 될 거라고 하는데,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재발하더라도 다시 수술받으면 될 일이고,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일은 거의 없으니 큰 염려는 안 하셔도 된다.

군 복무도 무사히 마쳤으며, 군 시절에도 화생방을 제외한 모든 훈련에 열외 없이 참여했고.

화생방도 못하겠어서가 아니라 객기 부리다 혹시라도 응급상황 생겨서 민폐 끼치게 될까 봐 자제한 것뿐이라고.


그 외에 신체상 다른 질병이나 문제는 없노라고 하면서, 다음번에 찾아 뵐 때는 증빙서류를 지참하고 오겠대요.


엄마가 “기흉이 뭔데...”라고 좀 놀라시니까 그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더니만, 그럼에도 체력은 튼튼하다고.


테스트가 필요하시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팔굽혀펴기 500개는 그냥 해보일 수 있고,

줄넘기는 2000개 이상 가능. 밖에 00 초등학교 운동장은 안 쉬고 스무 바퀴는 돈다.

폐에 이상이 있다지만 개천에 휩쓸려가는 아이를 구한 적이 있을 정도로 수영도 잘한다. 라고 하면서요.


청산유수로 늘어놓는 신체상 장단점에 엄만 눈이 휘둥그레지시더니만,


“그러니까... 폐가 고장나 있단 거예요?”라고, “근데 체력이나 다른 건강엔 이상이 없고?”라고, 재차재차 물으시는데,


“네. 폐의 어느 부분이 얇아서 뚫린 적이 있고, 또 뚫릴 수도 있습니다. 귀한 따님을 이런 결함이 있는 사람에게 보내실 수 없다는 게 어머님 뜻이라면, 저는 그 뜻을 존중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말씀드리는 거라고, 그러는데.


순간 하늘이 노래지면서 집 천장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고요.


마음의 소리로 외쳤어요.

‘엄마, 난... 내 허파를 떼어주고 싶을 만큼 이 사람이 좋아요! 아프다는 것 때문에 반대한다곤 하지 마. 그럼 엄마 딸이 아파서 죽어요!’라고요.


그런데도 엄마는, 이러는 거예요.


“안 된다고 하면? 깨끗이 포기해줄 수 있어요?”라고요.


그랬더니 그 애가 이래요.


“포기는 못합니다. 납땜을 하고라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라고 결연하게 말하는데.

그... 그게 무슨 존중이에요.

폐를 납으로 떼워서라도 허락을 받겠다는 게 무슨 존중이냐고요.


엄마나 나나 ‘히엑!’ 하는 표정이 되어선 겁에 질리게 만든 게 무슨 존중...;;;



“그, 그러진 말고요. 남의 집 귀한 아들... 휴...”


엄마가 가슴 쓸어내리시는 거 보니까, 콱 하고 한 대 쥐어박아버리고 싶더라고요.

나 놀래키는 것도 모자라서 엄마한테까지 이러니깐요.


“....내가 혼자된 지 오래되다 보니까, 좀 노파심이 있어서 그래요.”라시는데,

그것도 그렇죠. 엄마 입장에선 남편을 일찍 잃으신 거니까. 혹시 저도 그럴까 봐요.


“충분히 그러실 법합니다. 이해합니다. 어머님.” 이러면서 숙연하게 고갤 숙이는데.

엄만 또 그게 안쓰러우셨던 건지.


“사는 데 지장 없다니까 괜찮겠지. 자기 잘못도 아닌데 그런 걸로 흠잡으면 못쓰는 거야. 그렇죠?”라고.

달래주시는 것도 같고, 뭔가 엄마가 안심하고 싶어하는 것도 같고.


거기에 그 애가 그러더라고요.


“신체상 핸디캡이 하나 있다 보니까, 좋은 점도 있습니다."라면서 


"남들보다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게 되고, 제 몸 제가 살필 줄 알게 됐습니다. 폐의 문제는 현대 의학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고 저 자신도 크게 걱정 않는 부분인데 작은 것 하나라도 말씀 안 드리고 넘어가면 속여드리는 것 같아서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동공이 사라졌다가 생겨났다가 하트 비슷하게 됐다가 그 하트가 깨졌다가 다시 붙여졌다가,

정신 없으셨던 엄마도 좀 진정하시고, 괜찮으니까 이제 집안 어르신들 이야기 좀 들어보자고, 그렇게 겨우겨우 다음 순서로 넘어가게 됐어요.



“친조부께서는 몇 년도 몇 월 출생으로...”라면서 시작한 자기 집안 내력.


먼저 친조부모님과 외조부모님이 어떻게 일가를 이루셨고, 친가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어느 가문에서 대대로 어떤 벼슬을 하셨는데 연산군 때 기지를 발휘하셔서 요행히 변을 피하셨으나, 몸을 사리시느라 관직을 버리고 칩거하시면서 후손에게 삼대 동안 무학을 명하셨고,(무학이 뭐냐고 했더니 학문과 벼슬을 금지하신 거래요.) 그러다 보니 증조할아버지 대에 이르기까지 뼈대 있는 가문이라는 자긍심 하나로 궁핍한 삶을 근근이 이어오셨으나 그다음 대인 할아버지께서 어떤 저력을 어떻게 발휘하셔서 일가를 일으키시고, 이런 옛날 옛적 이야기에서부터 현재 상황. 아버님이 어떤 일을 하셨고 평소 어떤 가치관으로 어떻게 자녀들을 보살피고 훈육하셨는지, 불시에 돌아가심으로써 어머님 혼자 계시면서 지금은 어떤 일을 하시는지까지. 집에 크게 손 벌릴 수는 없어도 어머님의 노후는 부담 안 느껴도 된다는 점. 그리고 동생 둘이 어느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또 전망은 어떠한지, 친가 쪽 가풍과 그쪽 친척들 이야기, 외가 쪽 이야기 등 그대로 두다가는 사돈의 팔촌 얘기까지 나올 것 같길래...



“배고파.”


라고 했어요. 너무 길어지니까 제가 지루해져서요.(저는 어느 정도 아는 얘기거든요.)


그랬더니 그 애도 엄마도 귀를 의심한단 눈으로 절 바라보더라고요.


상관없는 척하면서, “맛있는 냄새나잖아. 저녁 먹고 하면 안 돼요?”라고.

재차 배고픔을 호소했더니,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어머님 듣고 계시잖아. 나는 어머님께 중요한 말씀 드리는 중이고, 어머님은 재밌게 듣고 계신데. 어른한테 말씀드리는 중에 이렇게 끊고 들어오는 게 어딨어. 이럴 땐 배고파도 참아야지.”

라고, 세상 점잖은 투로 말하고.


그랬더니 엄마도,


“아니, 못 먹여 키운 것도 아닌데 걸신들린 애마냥 왜 이래.”라면서 벌컥 꾸짖으시고.


나만 또 개념없는 사람 되어서... 시무룩해졌죠.

근데 그 애가 이러더라고요.


“죄송합니다. 아마 엄마 앞이라고 편해서 그럴 거예요. 평소엔 어르신들 앞에서 이렇게 실수하는 애가 아닙니다. 절대 아니니까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라고요.


(엄만 이때 또 한 차례 놀라셨다고 해요. 내 잘못을 자기 잘못인양 사죄하고 두둔하는 거 보고...)


근데 엄마가, 그러고 보니 너무 오래 굶기긴 했다고,

쟨 괜찮은데, 손님 모시고는 음식 냄새만 풍기고 대접은 안 하고 있었다고 하면서, ‘내 정신 좀 봐’ 이러시며 밥 먹으면서 이야기 하자고 그러셨어요.



3.


그렇게 거실에서 식탁으로 넘어왔고, 다 만들어놨으니 다시 데우고 차리기만 한다고 해서 저는 거들고, 그 애는 ‘뭐 도와드릴 거 없겠냐’고 부엌 쪽으로 다가오다가 다시 돌려세우는 엄마의 스킨십을 받았고.


연포탕이랑 낙지볶음, 불고기, 잡채 같은 거 한상이더라고요.


“와. 잘 먹겠습니다.” 하고 감탄사부터 뱉던데,

엄만 음식 솜씨가 좋으신 편이고, 살면서 이 애만큼 식탁 예절이 좋은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시간만큼은 제가 양쪽 모두에 자신있었죠.


특히 연포탕은 진짜 맛있었어요.

속이 확 풀리면서 뜨뜻해지는 게 너무 맛있는데, 엄마가 권하는 대로 이것저것 맛보던 그 애가 연포탕을 한 입 떠 먹어보더니 이래요.


“하... 어머님. 장차 저를 사위로 받아주실지 아닐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머님. 하... 진짜.”


그러곤 수저 안 잡은 왼손으로 자기 가슴에 손을 얹더만,



“효도하겠습니다.”



그러는데, 얼마나 맛있으면 이러나 싶어서 너무 웃기더라고요. ㅋ

엄마도 재밌으신지 픽 웃으면서 많이 먹으라고, 두 그릇 먹으라고 하시고.



화기애애했어요. 

누가 도망가고 싶었냐, 누가 언제 선빵 날렸냐 싶게.

너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엄마가 문득 이런 말을 꺼냈어요.


“근데 좀 아쉽네요. 다른 집으로 인사 갔더라면 남자들끼리 술씨름도 해보고 그랬을 텐데.”라고.


“우리 집은 아버지가 없잖아요. 우리 애는 아빠 없이 자란 애이기도 하고.”라고.


그러면서, 좀 걱정이시라고. 엄마가 좋다 해도 그 댁에서 싫다고 하시면 어떡하녜요.


연포탕 한 입 먹다가 쿨릅, 하고 코로 뿜을 뻔했어요.

이런 말을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밥 먹다가 꺼내시니깐요.


슬쩍 그 애 눈치를 봤죠. 혹시 너도 뿜었어?란 맘으로요.


근데 그 애는, 수저받침에 수저를 놓더니, 물 한모금을 마시더라고요.


“편히 들으십시오. 저는 자세를 좀 바로하고 답을 드리겠습니다.”라면서요.



그랬더니 엄마도, 좀 진지한 얼굴로 수저를 잠시 놓으시더라고요.


그 애가 꺼내놓은 말은 이거예요.


“저희 집은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반대하시기보다는 어느 정도 해내는지 지원부터 해주고 보시는 편이었습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자식들 얘기에 귀 기울여주시고, 편히 대해주시는 분이셨구요. 그런데.”


여기까진 별다를 게 없었지만, ‘그런데.’ 여기서부턴 저도 물고 있던 수저를 놓게 되더라고요.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절대 해선 안 되는 일의 구분은 그 어느 집보다도 엄격했습니다.”


그러면서 말해주는 풍경은, 저도 이렇게까지 정돈된 말로 듣는 건 처음이었어요.


“저희 집엔, 목침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목수 어르신에게 부탁해서 직접 제작해 오신 목침입니다.”


이 정도 사이즈라는 듯이 두 손으로 너비와 높이를 가늠해보며 말하는데 눈앞에 그려지더라고요.

어린아이가 두 발을 딛고 섰을 때 넘어지지 않을 정도의 크기, 하지만 딱 그 네모에 갇혀서 도망칠 데도 없어 보이는, 그 정도 모양과 크기였어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다든지. 결코 해선 안 될 일을, 왜 해선 안 되는지 알고도 한다든지 그러면, 그 목침 위에 올라서게 됩니다.”


너무나 잔잔한 투로 말해서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려보면 왠지 어깨가 움츠러드는 광경.


“올라서는 순간, 그날은 살갗이 터진다고 보시면 되구요.”


이어서 역시나 태연자약하게 하는 말엔, 익히 알고 있던 저도 오금이 저리더라고요.

엄마도 약간 그 상황에 동화되신 것처럼, 긴장하는 얼굴이 됐는데,


“절대 해선 안 되는 일은 항목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남의 아픈 곳을 찌르는 일입니다.”


‘찌르는’이라는 대목에서 정말로 찌르듯이 말해서, 다시 한 번 움찔하게 됐고.

그 상태에서 그 애 말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됐어요.


“아주 어려서부터, 아주 사소한 일로, 아주 살짝 찌르는 모습이 발각되어도 즉각 사과하게 하셨고, 그 자리에서 뉘우치지 않을 시, 그날 저녁 어김없이 그 목침 위에 세우셨어요.”


그 말을 들으니까, 가슴 한편이 찌르르 아파 오더라고요.

사소한 말실수, 무심결에 뱉은 말이 남에게 상처가 되었을 때,

어린 맘에 막바로 사과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종아리를 치셨다고 하니까요. 한 번도 안 봐주시고요.


“아버지 말씀은, 잘한 일에 대한 보상은 늘 주어지는 게 아니지만 잘못에 대한 대가는 언젠가 반드시 치르게 된다.였습니다. 특히나, 남의 불행을 조롱하거나 후비거나, 그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는 언행은 하늘이 벌을 내리게 되어 있다고 하셨어요. 내 귀한 아들이 천벌을 받을까 봐 무서우셔서. 아버지가 대신 선수 쳐서 벌을 내리시는 거라고. 이를 악물고 치셨습니다.”


하늘의 벌, 천벌을 대신해서 치시는 매는 얼마나 아팠을지,

제 종아리가 다 시큰해서 저도 모르게 다리끼리 비비게 되더라고요.

너무 무섭기도 하고요.


엄마도 표정이 좀 안타까워지시는데

모녀 심정이 어떻든 그 애는 자기 할 말을 했어요.


“**에게 아버지가 안 계시다는 건, 누가 잠깐 손만 갖다대도 소스라칠 정도로 아픈 부분입니다. 이걸 가지고 흠을 잡거나 내치는 근거로 삼는다는 건 저희 집에서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애초에 그렇게 정해져 있는 법과도 같은 겁니다.”


너무 단단한 말로,


“그렇게 가르쳐주신 아버지 또한 돌아가신 지 10년이 됐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노여워하실 만한 일을 하실 수 없습니다.”라고 마무리를 짓는데.

(‘하실 수 없을 겁니다’가 아니라 ‘하실 수 없습니다’라고 단정을 지어버리는 거에 좀 놀랐어요.;)


그제야 아주 조심스럽게 숨이 뱉어지는 걸 보면,

말 듣는 동안 제가 숨을 거의 참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근데 문제는, 엄마가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어버렸더라고요.


“미안해요... 내가 깜빡했네. 아버님 돌아가신 걸 깜빡하고 실수를 해버렸어요.”라고,

너무 당신 생각만 하셨다고 늙으면 이렇다고 하시는데,


“아닙니다, 어머님. 당연히 걱정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제가 말씀을 이렇게 드렸다 해도 앞으로도 계속 걱정되실 수도 있구요.”


라고 하면서


“다른 건 몰라도, 그 일로는 털끝 하나라도 다치게 하는 일 없게 하겠습니다. 어머님 혼자 힘겹게 키워내신 따님입니다. 이를 두고 타박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게 누구든 제게 뼈가 드러나도록 물어뜯길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 그 점 하나는 약속드리겠습니다.”


라고까지 하는데,


조금 무서운 말이었어요. 


다시금 자신을 충견 취급하면서 하는 말이었고,

또 그 억센 이빨로 뼈가 드러날 정도로 물겠다니 너무 무서웠지만,

그래도 고마웠어요.


솔직히 너무 고마웠어요.

바로 엊그제까지도 저를 울렸던 그 애이고, 또 앞으로도 종종 그럴 거지만,

이 날의 이순간만 생각하면 그런 일쯤 100번은 퉁쳐줄 수 있을 정도로요.


제가 다치지 않도록 저를 지켜주겠다는 마음, 그런 것보다는

우리 엄마 앞에서 엄마가 가장 마음에 걸려 하는 점을 가장 확실한 말로 안심시켜주었던 거. 그게 가장 고맙고 멋있었어요.


......


이렇게 되니까 엄마가 좀 숙연해지시더라고요.

아빠 생각이 나서 그러신 건지, ‘그래요. 마음이 좀 놓이네요.’라고 짧게만 답하시곤 묵묵하게 수저를 드시는데 목이 좀 메이시는 것도 같고.


그랬더니 그 애가 저한테,


“그 얘기 해드릴까? 재밌는 얘기 해드리고 싶은데.”래요.


그래서 “뭐를?” 하고 물었더니,


“아, 너한테도 말 안 했던가. 돼지코 얘기.”라고 하는데, 갑자기 돼지코라니 저는 들은 기억이 없었어요. “모르겠는데...?” 했더니만, 언젠간 해야지, 하곤 안 했던 모양이래요.


그러면서 꺼내는데,


자기 때문에 어머님 마음이 좀 무거워지신 것 같아서,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재밌을 수도 있는 이야길 해보겠대요.

얼마 안 있으면 돼지해니까 돼지코 이야기가 떠올랐다면서.


그러면서 말해준 일화는 이거예요.


어릴 때부터 아버님이 또 강조하셨던 것 하나가, 사람이 말을 가려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였대요.


험한 말, 상스러운 말, 남에게 상처 되는 말은 엄금.

왜냐하면 말로써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때론 말 습관에 따라 인격이 형성되는 거기도 하다고.


욕지거리를 한다든지, 벌컥 성내는 말을 뱉으면서 속이 후련해지는 것도 있는데,

입으로 하는 것 말고, 다른 후련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말하면

시간이 얼마가 들든, 돈이 얼마가 들든 다 해주실 테니까.


입만큼은 조심을 하라고. 늘 당부하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이 애가 찾은 게 드럼, 기타, 복싱 이런 거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아버님의 말뜻을 온전히 이해하고 숙지하기엔 아직 어렸을, 어느 날의 일이었대요.


명절에 친척들이 집에 놀러왔던 모양이에요.

저희는 친척과 교류가 많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사촌 애들끼리 모이면 이런 애 저런 애가 있을 거잖아요.


그중에 유독 좀 얄밉게 구는 애가 한 명 있었나 봐요. 고모네 아들인데 쌍둥이 동생들 괴롭히고 울리고, 뭐라고 하려 하면 메롱 하면서 자기 엄마 뒤로 숨고요.


특히 만만한 여동생한테 시비를 잘 걸었는데 그날도 ‘못난아~ 못난아~’거리면서 애를 잡아당기고 휘청거릴 정도로 흔들고 그러더래요.


그래서 그 애가 “하지 마. 이 돼지 새끼야.” 라면서 떼어냈대요.


애가 벌컥 소릴 지르니까 어른들끼리 말씀하시다가 이목이 집중됐고,

그중 아버님이 “ㅇㅇ이 지금 뭐라고 했어?” 하시더니

“무슨 뜻인지 알고 한 말이야?”라고 놀란 얼굴을 하시더래요.


보니까 어른들-문제의 그 사촌(피그라고 할게요.; 조금 죄송하지만 저는 돼지를 좋아하니까, 편의상;;)의 부모님인 고모부, 고모도 쳐다보고 계시고, 그런데 자기도 화가 났고.


그래서 “얘가 ++(동생)더러 못난이라고 하잖아요. 자긴 돼지코면서.”라고.

그러곤 그 피그를 향해서 “너 돼지 같아. 아기돼지 삼형제에 나오는 형아 돼지랑 똑같이 생겼어. 돼지코니까.” 이랬대요.

일부러 약오르라고요. 그랬더니 진짜 약올랐는지 콧김을 씩씩 뿜으면서 얼굴이 빨개지더래요.


그때 아버님이 “잠깐 아버지하고 얘기 좀 하자”라면서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셨대요.

피그는 피그 부모님이 달래도록 두시고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아버지가 너무 부끄럽다고 하시는데

그 애는 아버지가 왜 부끄러우시냐고, 돼지코는 쟨데. 그리고 쟤가 먼저 잘못한 건데. 라고 말대답을 한 모양이에요.


이때 아버님이 하신 말씀이...


지금 너는 피그더러 돼지 새끼라고 함으로써, 그 자리에 계신 고모와 고모부를 돼지라고 욕한 게 된다. 너 이거 어떡할 거냐, 하시더래요.


그 말씀에 깜짝 놀라서, 그런 뜻이 아니라고 피그만 욕한 거라고 했대요.


아버님이 “그럼 나가서 사과드릴 거지?” 하시니까 이 애는 당연히 네, 했고,

근데 “피그한테도 사과할 거지?”라는 말씀엔 “아니오.”라고 했대요.

왜 안 하냐는 물음엔 “피그가 ++한테 먼저 못난이라고 했으니까요.”라는 답.


그랬더니 아버님이 말씀하시길,


“잘 들어. 동생더러 못난이라고 하면 내 동생이 못난이가 아니라는 점만 말하면 돼. 너까지 덩달아서 남의 생김새를 헐뜯는 말을 해선 안 되는 거야.”라고.


특히나, 돼지코라고, 눈이나 입, 귀, 코 등 딱 정해서 욕해버리면 그 아이는 평생을 자기가 그런 모습인지 알고 살 수도 있다고. 거울을 볼 때마다 ‘내가 정말 돼지콘가?’ 하게 되고 남들이 쳐다보면 ‘내가 돼지코라서 쳐다보나?’ 하고. 네 말 한마디 때문에 저 애, 피그는 평생 슬픈 마음으로 살 수도 있다고 하시더래요.


그러면서 이러시더래요.


“특히 우리 ㅇㅇ이는 코가 정말 잘생겼어. 너처럼 잘생긴 코를 가진 애한테 돼지코라고 놀림 받았다고 생각해봐. 다른 애들이 놀린 거에 비해서 두배 세배로 마음에 남게 되고 평생 널 미워할 수도 있어.”라고.


너도 그렇지 않냐고, 너는 다른 건 다 잘해도 축구를 잘 못하는데, 축구를 무지 잘하는 애가 너더러 축구 못한다 놀리면, 다른 애들이 놀리는 것보다 더 기분 나쁘지 않겠냐고.

그런 말씀을 하시길래 이 애가 대답했대요.


“그럼 저는 코가 잘생겼기 때문에 돼지코 보고 돼지코라고도 못하나요?”라고요.


이때까진 상냥하시던 아버지가 이말 들으시더니 화를 한번 꾹 참으시는 것 같더래요.


“잘생긴 사람이든 못생긴 사람이든 사람 코를 돼지코라고 해선 안 되고. 잘생긴 코를 가진 사람은 특히나 그런 말해선 안 된다는 거다. 아버지 말 못 알아들어?”라고.


그러시니까 좀 무서웠나 봐요. 그래서 좀 위축된 채로 한 말이...


“돼지코도 잘생겼어요...”라고. “못생겼다고 한 말 아니에요.”라고 해버렸대요.


아버님께서 “진심이냐?” 하시는데, “네. 저는 부러워요. 돼지코가.”라고.

아예 못 박듯이 말해버렸다고 하네요.;;


그랬더니 아버님이 “좋다.” 하시면서


그럼 네 코도 돼지코로 바꾸자고 하시더래요.

다음 주말에 병원에 가서 돼지코로 바꿔주시겠다고요.


“괜찮지?” 하시는데 이 애는 엉겁결에 네, 해버렸고.


그렇게 방 밖에 나가셔서는 친척 분들에게 선포를 해버리시더래요.

우리 ㅇㅇ이가 피그에게 그렇게 말한 건 돼지코가 너무 부러워서란다.

그래서 다음 주에 성형외과 가서 수술해주기로 했다.

다음에 만났을 땐 이 코가 아닐 테니까 보려면 지금 많이 봐둬라.


그러시니까 친척 분들도 장단 맞추시면서 “와. 그럼 우리 집안에 돼지코가 두 명이 되네?” “좋겠다. 피그야, 형이 너 부러워서 그랬대. 형도 너하고 똑같은 코로 바꿀 거래.” 그러시고.


그런데 그때 여동생이 갑자기 와락 오빨 껴안으면서 울더래요.


“안 돼에! 싫어 싫어. 오빠 안 돽!!” 막 이러면서 어린애가 지을 수 있는 가장 절망적인 표정으로 절규하는데, 그 애 말로는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 말보다는 그게 더 피그한텐 충격 아니었겠냐고.;;


아무튼, 그날 밤에 잠이 안 오더래요.

거울을 보고 또 봐도, 아무래도 자긴 자기 코가 좋고.

수술하는 것도 무섭고. 돼지코로 바꾸자니 너무 이상할 것 같더래요.


그다음 날 아버지한테 가서, 말씀드렸대요.


“아버지, 저 돼지코 안 할래요.”라고요.


그랬더니 아버님이, 무슨 소릴 하는 거냐고. 이미 병원에 예약까지 다 해놨고, 우리나라에서 돼지코 수술을 제일 잘하시기로 소문난 돼지코 박사님에게 부탁까지 드려놨는데, 이제 와서 그러면 어떡하냐고 하시더래요.


“저 정말 바꾸기 싫어요.”라고 우는 소릴 했더니

왜 싫으냐고 하시면서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라고. 그러면서 말씀하시길,


“돼지코가 못생긴 코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생한테 돼지코네, 돼지 새끼네 욕하고, 아버지가 지적해줘도 그거 인정하기 싫어서 말도 안 되는 말로 우겨가며 어른을 속인 거라면, 그건 무지 큰 잘못인 거다. 그런 거라면 그냥은 용서 못 받아.”라고.


그러시면서 


“주말에 돼지코 수술을 받든지, 아니면 네 잘못 인정하고 종아리를 스무 대 맞든지, 하루 더 시간을 줄 테니까 잘 생각해보라.” 하시더래요.


이 애는 이제, 너무 난감해진 거죠.

‘네’도 못하고 ‘아니오’도 못하고 있는데,


“이것도 저것도 싫으면, 딱 한마디만 해. ‘아버지, 저는 비겁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돼지코로도 안 바꾸고, 앞으로 네가 남한테 돼지코라 하든 기린코라 하든 일절 상관도 안 하고 혼내는 일도 없을 테니까.”


이렇게 세 가지 선택지.


1. 돼지코

2. 종아리 스무 대

3. 비겁한 사람


셋 중에 하날 택할 기회를 주시면서 자리를 뜨시더래요.


이 애는 하룻밤 더 고민했대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2번밖에 택할 게 없더래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대요.

종아리 스무 대 맞는 게 차라리 나을 만큼, 돼지코 되는 게 싫은 거잖아요.

그렇다면 피그에게 정말 잘못한 거라고.

피그는 이런 선택도 못하는데 그렇게 놀려버렸다는 게, 자기가 정말정말 나쁜 사람처럼 느껴졌대요. 당장 사과하고 싶을 만큼 마음이 불편해지면서요.


그다음 날 아버님에게 선택한 걸 말씀드렸더니,

“역시 내 아들이네.” 하시면서 흔쾌히, 그러나 무지 무섭고 아프게 쳐주시더래요.


수술을 받기로 한 주말엔 장난감을 사 들고 그 집에 찾아가서 사과까지 시키시고요.



이야기를 마치면서

“그래서 지금 제 코가, 무사히 이 모양을 유지하게 된 겁니다.”라고

딴엔 되게 재밌지 않냔 투로 엄마랑 저를 번갈아 보는데.


엄마도 저도 이야기 속에 확 빨려들어갔다 아직 못 나온 사람처럼 웃지도 못하고 다행이란 말도 못하고, 특히 엄마는 갑자기 물을 벌컥 들이키시고.


제가 물어봤어요.


“그럼 피그하고는 어떻게 됐어? 화해가 된 거야?”라고요.


피그한테는 진심으로 사과했대요. 미우면 자기 코를 세게 한 대 때려도 된다고. 그리고 너는 돼지코가 맞지만,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돼지코라고. 나름 위로의 말도 했다는데, 어린아이 수준이었던 거고. 지금도 만나면 피그가 돼지코 수술은 언제 할 거냐고 놀린대요.


그러고 있는데 엄마가 대뜸 물으셨어요.


“그때가 몇 살이었어요?”라고 물으시니까


“여덟 살이요.”라고. 초등학교 입학하기 직전 설날이었던 것 같으니까 여덟 살 맞을 거래요.

이때 깜짝 놀랐죠. 엄마도 저도.



“아버님이 정말 엄청난 분이시네...” 엄마가 말했어요.


같은 부모 입장에서 보건대, 여덟 살 애기한테 그러시기 쉽지 않으셨을 거라고.

무슨 짓을 하든 내 새끼니까 다 귀여워 보일 때도 있고,

비뚤어지게 나올 땐 그냥 몇 대 쥐어박아 말 듣게 해버리는 게 쉽지 사사건건 인내심 가지고 그렇게 끝까지 바로잡아준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그런데 저는 좀, 다른 생각도 들었어요.


아버님께서 대단하신 것도 있지만, 이 아이가 2번을 고를 줄 아는 아이였기 때문에 아버님도 그러실 수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요.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여러 길을 제시하셔도 결국 바른 길을 찾아 갈 아이라는 걸요.

어쩌면 그 믿음이 아이를 그렇게 만들어준 것 같기도 하고요.


아버님 보시기에 얼마나 기특하고 이쁜 아들이었을까? 란 생각에 또다시 가슴 한켠이 찌르르 저려왔어요.


엄만 또 없냐고, 너무 재밌다고 하시고.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길 하며 세 사람의 저녁 식사를 마쳤어요.


즐겁기도 했고 놀라기도 했고.

또 한편으론 저릿한 것도 있었고. 그랬지만


내가 몰랐던 이 애의 모습, 여덟 살 아이의 모습부터 다 커서 여자친구 집에 인사드리러 온 모습까지, 한눈에 본 것 같은.


오랜 시간 보아왔지만, 왠지 더 새롭기도 하고 새삼스레 더 깊은 마음도 드는 그런 날이었어요.


다시 현실 연인이 된 우린 엊그제도 전화로 싸우고 울고 그랬지만

이따 통화하게 되면 또, 무슨 일로 또 티격태격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그 애가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오늘 글로써 박제해놓은 이 날의 그를 좋아하듯이,

제가 모르던 여덟 살의 그 애도 좋아하고 또 전화로 무슨 잔소리를 할지 뻔한 오늘의 그 애도 똑같이 좋아한다는 걸요.



이다음 번엔 아마도, 이날 남은 이야기 조금 더랑,

저를 만나기 전의 그 애 이야기를 하게 될지 모르겠어요.

(‘이어지는 이야기(1)’에서 그 애를 뺀 제 이야기를 했듯이요.)


퇴근해서, 그리고 주말에 틈틈이 몰래몰래 쓰면 일주일쯤 걸리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음 이야기는 빨라도 일주일에서 열흘 뒤나 될 것 같고요. 그러는 동안 편한 맘으로 부담 없이 읽어주시는 분이 몇 분이라도 계시면 좋겠습니다.


기나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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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기사] [휴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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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2019.01.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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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렇게 댓글 남겨보는 건 처음인데 bb님의 글을 보며 같이 울고 웃었던 거 같아요 ㅠㅠㅠ 정말 염치없지만, bb님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어요 물론 바쁘시담 기다릴 수 있습니다. 편히 이야기를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ㅠㅠ 너무 많이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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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ㅇ 2019.01.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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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님 계속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ㅜㅜ 늘 읽으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있지 싶어요 이상하게 슬픈 것 같진 않은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너무 따뜻한 이야기라 그런 가봐요 bb님께서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를 이어주시는 것도, 정성스런 답글 달아주시는 것도 너무 감사드려요 bb님께 부담될 걸 알지만... 염치없게도 계속 글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ㅜㅜ 정말 아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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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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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저 밑에 댓글 썼었는데 이 글이 쓰인 1월 6일에 댓글부터 정독해 여기까지 온 독자입니다ㅋㅋ 제 댓글에 달아주신 대댓글이 너무나도 따뜻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반대 한개가 은근히 신경쓰였는데 그 부분을 신경쓰지 말라고 해주셔서 뭔가 마음을 들켜버린 느낌이ㅋㅋ 들면서 부끄러워져버렸어요/// bb님 사실 전 3년전에 제 소중한 언니를 잃었어요 언니는 희귀병이 있어서 그냥 몸만 자란 갓난아기와 같았어요 그냥 갓난아기처럼 언니는 평생을 아무것도 모른채 그냥 누워만 살았어요 그리고 어느날 30살 생일을 맞지 못하고 떠났는데 언니와 한마디 말도 못나눈 저인데도 너무나 가슴이 찢어지는것처럼 아프고 슬펐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bb님의 글이 bb님의 이야기가 그리고 그애의 사연이 저에게는 위로가 되었답니다 신기하죠? 저도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bb님 저는 그애가 이제 좀 덜 힘들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애는 어떻게 살고 있나요? 아직도 그렇게 애쓰면서 살고 있는지..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애는 자기 관리나 발전에 많이 힘쓰는 성격인거같은데 사람이 게임캐릭터처럴 넘어질때마다 벌떡벌떡 쉽게 일어날수 있는건 아니잖아요 그애가 지금은 조금 편안하길 바라면서 너무 따뜻한 대댓글에 감동받아서 댓글한번 더 남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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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2019.01.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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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글 계속 정주행하다 눈물 짜며 글 써요.. 두 분다 굉장히 멋있는 분이세요 .. 정말 보면서 펑펑 울었습니다ㅠㅠ 실례가 안된다면 더 많은 이야기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덕분에 대리 설렘 잔뜩 느끼고 가요 항상 감사해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 해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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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글 2019.01.1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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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그냥 비비님 글읽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져요. 두분 정말 운명이신것같기도 하고ㅎㅎ수능 한달전에 매일매일 대댓글에 들어가서 더 떴나?하고 들여다보던 전 가고싶었던 대학교에 합격했어요!! 그때 한창 스트레스 받을 때 비비님 이야기보면서 참 많이 힐링받았거든요:) 그래서 계속 눈팅만하다가 댓글남겨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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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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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틈나는 대로 글쓴이님 새 글 또 업데이트 됐나 하고 보러 오는 사람이에요ㅠㅠㅠ힝상 이렇게 좋은 후기 넘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정말 응원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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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0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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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글 잘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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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돌이 2019.01.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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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호게겍 bb님 안부 물으려다 댓글 삭제해버렸어요;; 잘지내시능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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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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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하 너무 재밌어요ㅠ 책으로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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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0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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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ㅠㅠㅠㅠㅠ 너무 설레요 진짜 재미있어요!! 그런데 제가 독해력이 딸려서 그런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어요ㅠㅠ 두분 전화하면서 자주 다툰다고 하시는데 심하게 싸우고 그러는거세요?? 행복할 일만 남으셨는데 자꾸 다투시는것같아서 속상해요ㅠㅠ 아마 제가 꼬여서 그런걸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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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0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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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오늘 어느 글의 댓글에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그 글이 제가 읽기 시작한 오늘까지 이어져 온 얘기일줄은 몰랐어요. 읽으면서 무척 아련하고 설레고 또 야한 얘기가 아닌데도 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러네요. 새드엔딩일줄 알았던 짝사랑 얘기가 과정에서 수없이 넘어졌을지라도 결국 해피엔딩이라서 기분이 좋네요ㅋㅋ 그애는 정말 독특한 남자인 것 같아요 저는 핫도그 주면서 응 들고 서있으라고 준거야 반지 내밀면서 응 절대 열면 안돼 폭발해 라거나 아니 저 누님꺼야 빨리 돌려줘 하는 농담이 별거 아닌데도 엄청 웃겼어요ㅋㅋㅋ 아 어쨌거나 잘됐으니 오늘밤 푹잘수 있겠네 bb님 축하드리고요 어린 나이에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겪은 만큼 그에 준하는 행복이 있기를 바라요 그애도 조금 덜 치열하게 살아도 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글도 가끔 써주세요 사정없이 빠져들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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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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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그분께서 하는 각색이 정말 자연스럽네요 ㅋㅋ bb님의 억울함에도 충분히 이해갑니다ㅋ.ㅋ 제 억측일지는 모르겠지만 본질적인(?)면으로 그 말에도 공감이가요 떨어져있고 싶진 않지만 이성적인 말을 하는 bb님이라던지 학창시절 이야기 중에 그분께서 성적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조치를 취하는 bb님을 보면 아무리 태풍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는 단단한 돌 같아요 bb님이 어떤 조치를 취하면 그에 따라서 빠르게 움직이는 그분이 떠오르기도 하구요ㅎ.ㅎ 표면적으로는 bb님이 꼬물꼬물 새끼 강아지같은 것도 부정할 순 없지만요 핳 오늘 올려주신 그분의 가정교육에 관한 이야기 너무 흥미롭고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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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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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떨리는 일을 마치셨네요! 이런일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아서 궁금해요 ㅎㅎㅎ 나도 모르던 작은 습관 하나, 행동 하나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할 일인 것 같아요! 와중에 연포탕.. 맛있겠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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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28 답글쓰기
2019.01.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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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글 읽을 때 그분이 예의 바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글은 정말... 보통 예의 바른 게 아닌듯해요. 말도 되게 잘하시고 정말 그냥 예의가 몸에 박혀있는 분 같아요 감탄하면서 읽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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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0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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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님 처음글부터 너무 잘 읽고있습니다. 판 하면서 댓글 남기기도 처음이고
즐겨찾기에 저장해 둔 글도 완전 처음이에요. :)

이번 글까지 읽으며 계속 궁금했던게 있었는데 조심스럽게 하나 여쭤봅니다.

제가 여쭤보고싶었던 부분은 전에 말씀하셨던 회초리에 대한 부분인데요...
그 글이 조금 민감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던걸로 말씀하셨기도 하고
남친분이 책임감이 강하시고 bb님의 커리어를 걱정해 주시는 성격은 이해하는데
연인 사이에 요청한걸 하지않았다고 회초리를 쓰는 부분에 대해서 bb님은 객관적으로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했어요...저는 그 부분 읽으면서 살짝 당황스러웠거든요...그건 절대 당연한 부분이 아니고 bb님이 안 했다고 해서 혼나야 될 부분도 전혀 아닌것 같아서요...물론 커플들마다 속 사정이 다 다르겠지만...제가 생각한 부분 한번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행복 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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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 2019.01.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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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읽는내내 너무 재밌었어요.. 이걸보는 모든 분들 눈에도 하트가 그려지고 있을거에요 ㅋㅋㅋ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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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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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 대댓글 부터 언제 댓글올라오나 기다리면서 읽다가 이렇게 잘 된 모습 보니까 넘 기뻐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하세요♡♡늘 잘 읽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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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0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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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ㅠㅠ말을 두 분다 너무 예쁘게 하시네요 본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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