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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 (3)

bb (판) 2019.01.16 22:29 조회2,473
톡톡 사는 얘기 혼자하는말
이어지는 판



안녕하세요, bb입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집에서 혼자 홀짝홀짝 맥주 마시는 습관이 도져서... 많이씩 마시는 건 아닌데 조금씩이라도 매일 밤 마시다 보니까, 근 2주째 그러고 있으니깐요. 간이 피곤해하고 있는 것 같긴 해요.


근데 퇴근하면 그 피곤함을 풀고자 또 마시고, 지금도 마시고 있고 ^^;;


그거 말고는,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애도 여전히 건재한 목소리 들려주고 있고요. 그쪽에서의 일은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참이에요. 통화할 적에 누군가 말 걸면서 지나가서 그 사람한테 대답하거나 인사하느라고 수화기 잠깐 떼면서 그쪽 말로 할 때가 있잖아요. 오늘도 그런 목소리를 들었는데 그럴 땐 왠지 다른 사람 같아요. 저랑은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 같...다고 하기엔 실제 다른 나라에 살고 있죠.;;


다른 나라에 있는 그 애는 다른 나라에 있도록 내버려두고.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요,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인사는, 마음으로만 한가득 전달하면서


바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1. 



엄마하고 만났던 그날.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어서 엄만 저보고 자고 가라고 했지만, 그럴 순 없었죠.

엄마랑은 언제든 또 같이 잘 수 있잖아요. 그 애는 곧 들어가야 하니까 이제 얼마 못 보고요.


그래서 집에 가겠다고 했고, 그 애가 저 데려다주겠다고 하니까

엄마는 더 붙잡지 않고 저흴 보내주셨어요.


“아, 그래요. 다음에 또 봐요.” 하시는데, “네, 어머님. 다음엔 말씀 꼭 낮춰주십시오.”라고.

웃는 낯으로 서로 인사하며 헤어졌고.


금, 토, 일 또다시 2박 3일을 같이 지냈어요. 그다음 날 그 애는 출국을 해버렸고요.



그 뒤로 엄마랑 그 애에 대해 이야길 나눴어요.

통화로도 좀 하고 그 애가 나가고 난 뒤에는 엄마가 제 집에 잠깐 다녔다 가시기도 했고요.


엄마가 오셨을 때 첫 말은 이거였어요.


“보통 애기는 아니더라.”


(엄마 고향에선 다 큰 성인이라도 손아랫사람이면 '애기'라고 할 때가 있더라고요.;;)


처음 본 그 자리에서 바로 딸을 내주고 싶은 맘이 생기시더래요.

그만큼 인상이 좋았는데, 보내놓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보통내기가 아니더라고.



“왜? 뭐가?” 했더니, 잘 생각해보래요.


엄마 입장에선 혼자가 되신 지 20년이 훌떡 넘으셨고, 근 30년 가까이 홀로 키워온 딸 아니녜요. 맞죠. 그건 팩트.


엄마한테 그 딸이 얼마나 귀하겠냐고. 그 딸 하나를 위해 모든 걸 바친 일평생이라는 건 누가 봐도 알지 않겠느냐고. (언니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인정.


근데 그런 딸 달라고 와서는, 내놓은 게 뭐냐는 거예요.


“응?” 하고 되물었더니 엄마가 정확하게 이렇게 짚었어요.



“무직에 무일푼, 폐병.”


딱 이거 세 개 들고 왔더래요.


헐.... 

아니 절 받을 거 다 받으시고, 이야기 들을 거 다 들으시고,

그렇게 긴긴 대화를 나눠놓고, 최종 결론이, 무직, 무일푼, 폐병.


이걸로 정리해버리시다뇨.


근데 엄만 그래요. 조건으로 치자면, 와서 내민 게 그것 말고 더 있느냔 거예요.


저한테 그렇게 되물으시는데, 솔직히 할 말은 없죠. 틀린 말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해서,


“아예 무일푼은 아니야... 통장에 얼마라도 좀 있는 걸로 알아..” 하면서 제가 아는 대로 말했더니


“그게 그거지.”래요.



제 보기엔 열심히 일해 모은 돈이기도 하고, 유학하면서도 다 안 쓰고 묵혀둔 게 대단하다 여겨지는 큰 돈인데, 엄마 기준에선 그 정도면 무일푼이나 다름없는 건가 봐요. ㅠㅠ


게다가 기흉 이력 있는 거 가지고 자꾸 폐병이라고;;


잘 대해주셔놓고 이제 와서 왜 그러시나 싶어서 엄청 울적해졌어요.


그래서 ‘엄마가 뭐라 하든 난 할 거야. 말 안 듣는 딸이 될 거야’라는 인상을 팍팍 풍기는 뚱한 얼굴로 물었죠.


“그래서 싫어? 안 된다는 거야?”라고요.


그랬더니 엄마 말이,


“그러니까 해.”


이건 또 뭔가 싶었어요. 실컷 책잡으셔놓고. 그래도 하란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하라니요.


그런데 엄마 말은 이래요.


무직에 무일푼에 집도 절도 없이 폐병까지 달고 와선


‘사람’ 하나만 딱 내놓더래요.



남이 보면 기가 딱 찰 노릇인데

바로 거기에 넘어가버리시더래요, 당신이.



어느 날 느닷없이 와서는 ‘그 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내게 주시오’라길래

대체 뭘 가지고 있나 봤더니, 빈손에 맨 몸뚱이만 덜렁.


천연덕스럽게 ‘이런 사람이올시다.’ 하고

이거면 된 거 아니냐고, 사람 하나만 딱 보여주는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고 봤더니

이거 하나만 보더라도 배짱만큼은 확실한 사람 아니냐고.


이때 딱 생각했죠.


‘아... 가셨다. 엄마 완전히 넘어가셨네. 하다하다 무일푼에 무직인 것까지 칭찬 소재로 삼으실 정도면, 넘어가도 단단히 넘어가신 거 같네.’


사람이 홀리려면 이렇게까지 홀릴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이 애가 어른 맘 사로잡는 데는 선수거든요. 그래서 첨부터 걱정도 많이 안 하긴 했지만,

막상 엄마가 이러시니까 전 어떤 맘이 되냐면요.

‘너무 쉽게 허락해주시려는 거 아냐?’라는 마음. 좀 이상하죠? 그래도 그런 맘이 들었어요.


그치만 거기서 제가 제발 반대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그냥

“엄마가 너무 쉽게 오케이하니까 내가 좀 섭섭해지려 하네...” 했어요.


그랬더니 이런 말을 해주시더라고요.


“결혼은 나 고생 안 시킬 사람 골라서 하는 게 아니다. 같이 고생해도 아깝지 않을 사람하고 하는 거지.”


그러시면서, 

엄마가 저 결혼 대비해서 모아놓은 돈이 얼마 있으시다고,

그 돈 줄 테니까 그쪽에서 할 일 마치고 돌아오면 시간 끌지 말고 바로 결혼 준비하래요.


뭔가요.


.....제 주변엔 왜 이렇게 속전속결인 사람만 있는 거죠....


딱 한 번 본 거 아니냐. 귀한 딸이라면서... 사윗감을 너무 쉽게 받아주시려는 거 아니냐, 하는데,

그에 대한 답으로 그냥도 아니고 웃돈 얹어줄 테니 당장 데려오라뇨.


“엄마, 혹시 내가 너무 못나서 그래요? 내가 쳐지는 것 같아서 그래? 그래서 그 애는 무일푼이어도 괜찮고, 난 돈 내야 해?”라고 이땐 제가 좀 흥분했어요.


그랬더니 엄마 말이,


“엄말 뭘로 보는 거야” 하시면서 이래 봬도 20년 동안 장사로만 두 딸 거둬 키운 장사꾼이시라고.


이문 안 남는 장사는 안 하신대요.

엄마가 줄 수 있는 돈이 끽해봐야 얼만데 그거면 무지 싸게 얻는 거라고.

두고 보라고.

그 돈 투자해서 그 정도 사람 얻어오는 거면 본전 뽑고도 남고 거의 거저나 마찬가지니까 넌 그냥 모른 척 받기나 하래요.


헐...


갑자기 여기서 장사 이야기가 왜 나오고 본전은 왜 찾으시는 건지, 뭐가 거저란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 애한테 매길 수 있는 값에 비해 엄청 싼 값 지불하는 거니까

모르면 그냥 엄마가 시키는 대로 가만히나 있으라, 이러시는 거잖아요.


“엄마, 그 애는 물건이 아니야.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고 결혼하는 게 아니에요...”

라고 하니까 엄마가


“말이 그렇단 거지. 그냥 알아먹어도 될 것을 꼭 이렇게 말트집을 잡네.” 하세요.


그러면서 그냥 엄마 말 들으래요.


그치만, 아무리 가만있고 싶어도 이건 제 결혼이고.


저희도 나름 계획이 있다고. 한 2년쯤 뒤로 생각하고 있고, 그러는 동안 준비할 것도 많으니까, 결혼을 약속한 상태로 둘이 사귀고 있다 정도만 알고 계셔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 애도 그러려고 엄마 뵌 거니깐요.


게다가 그 애랑 조금 이야기해둔 게 있거든요.


엄마 뵙기 직전에

혹시 결혼 어떻게 할 거냐, 언제 할 거냐 이런 거 물으시면 말씀드릴 겸해서 좀 의논해놓은 게 있어요.


간단히 차 한잔 마시면서요.


우선, 나중에 식을 올릴 때 되도록 간소하게 하자는 데는 의견일치를 봤어요.



특히 그 애는 거기서 더 나아가서

가구며 가전이며 그런 것들도 최대한 새로 사지 않는 방향으로. 지금 쓰는 거 가지고 오든가 사더라도 정말 필요한 것만 비싸지 않은 걸로 장만하재요.


어차피 신혼 때 비싼 살림살이 들여놔 봤자 나중에 집 넓혀가거나 아이 생기거나 하면 다 버리게 된다고.


(전에 자취하면서 가구랑 가전을 살 때. 처음에는 가구 마을 같은 데 가서 사려고 봤더니 매장 직원이 예비부부로 보이는 커플에게 무지 비싼 거 고르도록 유도하더래요. 자기 같은 학생에겐 눈길도 안 주고 신혼부부에게 침실 세트며 거실 세트 파느라고 혈안이 됐더라고. 자기가 사기엔 좀 비싸기도 해서 집에 와서 여기저기 검색해봤더니, 중고 사이트에 구매한 지 2~3년밖에 안 된 물건들이 매물로 나와 있는데 그 사유가 신혼 때 샀다가 이사 가느라고, 또는 아이가 생겨서 높은 침대 같은 거 필요 없어졌단 이유 등으로 내놓은 거래요. 그거 보고 느꼈다네요. 아, 가구 마을에서 본 그 커플도 몇 년 안에 이렇게 내놓게 되겠구나. 신혼 때 비싼 거 사봤자 쓸 만큼 써보지도 못하고 버리게 된다란 걸요.)


여기에는 제가 좀 반박했죠.


“혼수는 내 맘대로 할 거야...”라고요.


그렇잖아요. 제 결혼인데, 제가 하고 싶은 혼수도 못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제 살림이 되는 거기도 하고요.


“나 돈 있어. 결혼할 때 쓰는 돈은 내 맘대로 쓸래. 내 돈이니까.”라고 했더니,


“그래. 네 돈 맞지. 근데 네 맘대로 쓴다는 건 어떻게 쓰는 건데?”라고 물어요.


미리 생각해둔 건 없지만 아무튼 내 돈이라고 하니까, 대책도 없이 그런 말하지 말래요.

이때다 싶어가지고 이것저것 맘대로 다 사보려고 하는 게 결혼이 아니라면서.


그러면서 결혼하고 나서 하나씩 더 좋은 걸로 갖추고 바꾸고 그러는 것도 재밌을 거라고 해요.

그런 재미를 한꺼번에 다 탕진해버리면 아깝지 않냐고.


“1년 내내 용돈 아껴서 결혼기념일에 냉장고를 바꿔준다든지, 맨날 티비만 본다고 잔소리하다가 어느 날 이따만큼 큰 티비로 바꿔준다든지, 그럼 좋겠어, 안 좋겠어.” 하는데


또 시작이구나 싶더라고요.


너나 좋지요.


나중에 자기가 하나씩 사주거나 같이 벌어서 채우면 되니까 혼수도 하지 말란 거잖아요.


“아니, 말했잖아. 나도 뭘 좀 하게 해달라고. 바로 며칠 전에 말한 건데. 그새 까먹었어? 그 조건으로 반지 받은 거잖아.”


라고, 이번엔 저도 좀 무섭게 따졌죠.


길고 지난했던 그 싸움을 다시 시작해보잔 건가 싶어서,

‘오냐, 그래 좋다. 어디 한번 해보자!’란 맘으로 눈을 치켜떴더니


“진정해.”

라고 곧바로 방어 태세 취하더라고요. 두 손으로 막듯이 멈춤 표시하더니


자기 말 좀 들어보래요.


“진정하고 내 말 한 번만 들어봐주면 안 될까.”라면서 너무 다정하게 내 눈 들여다보는데

거기서 저는 또 금방 진정이 되고 말더라고요. ㅡ.ㅡ


“그래, 그럼 말해봐...” 했더니 이런 말을 해요.


“그 마음은 나도 알 것 같아. 결혼하게 되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거니까 이것저것 새 걸로 사고 싶고. 그런 마음 들겠지?”


“응.”


“이때 아니면 언제 이런 기분 내보나, 싶기도 하고. 그렇지?”


“응.”


“나도 뭔가 했다,라는 뿌듯함도 느끼고 싶을 거야.”


“맞아...” (바로 그거야!)


그랬더니, 여태 말 주고받은 표정 그대로 이래요.



“그런데 난, 안 뿌듯하단 거야.”라고.


“한순간 기분 좋자고 네가 힘들게 벌어 모은 돈을 그렇게 써버린다면 나는 하나도 안 뿌듯해. 안 뿌듯한 걸 넘어 마음이 굉장히 불편할 것 같아.”


그러면서 “같이 좋아야 좋은 거 아니야?”라고 하는데,


이렇게 말하니까 왠지 제가 제 기분만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같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지금 쓰는 것들 다 멀쩡하잖아. 고장도 안 났는데 왜 버리려고 해. 그 친구들 입장은 생각 안 해? 그동안 널 위해서 그렇게 몸 바쳐 일해준 물건들인데, 이제 필요없다고 버리면 다야?”


그 친구들이라니요.


산 지 3년밖에 안 된 드럼 세탁기라든지, 자취 시작할 때 엄마가 사주신 냉장고, 12개월 할부로 샀던 티비, 지난달에 산 청소기, 너무너무 로망이어서 무리해서 맞춘 아일랜드풍 장롱 등.


이런 물건들에 세돌이, 냉순이, 티순이, 장돌이, 청순이. 이런 이름이라도 붙여줄 기세로 인정에까지 호소를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버리기 아깝기도 하고... 그래서 좀 생각해볼 문젠가? 싶었는데,



“마음이야 사달라는 거 다 사주고 해 달라는 거 다 해줘가면서, 갖출 것 다 갖추고선 모셔가고 싶지. 그런데 **야, 지금 너와 내가 처한 현실은 이래.”라면서 말하기를.


자기 통장에 지금 현재 얼마가 있으며 향후 2년간 얼마를 더 모을 것이다.

자기가 번 돈 죄다 식 올리고 집 구하는 데 쓰게 될 텐데 그런다 해도 서울 안에 집 구하긴 힘들 거다. 그나마 교통편 괜찮은 외곽에 전세를 알아볼 텐데, 그 또한 상당 부분 대출에 의존해야 한다. 고로, 자기는 결혼과 동시에 빈털터리에 빚쟁이가 된다.


그러면서, 


“빈털터리에 빚쟁이가 된 **의 남편은, 결혼 이후 버는 돈은 1원 한푼 제하지 않고 모두 **의 통장으로 입금하게 될 거야.”래요.


가만 듣다가 깜짝 놀랐죠.


“왜 날 다 줘? 혹시 경제권을 준단 거야?”라고 물었더니

“응, 준단 거야.”라고 간단히도 대답함. 그러면서,


“그럼 ㅇㅇ의 아내인 **는 어떻게 해야 돼? 그 돈으로 생활하면서 나 용돈도 주고 너 과자도 사 먹고 이자도 내고, 차근차근 모아서 몇 년 안엔 빚도 갚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해야겠지?” 이래요.


그래서 “응. 그리고 나도 벌고.” 했더니 “응, 너도 벌면 더 좋지.”라고 하길래,

“아니, 나도 벌면 좋은 게 아니라, 나도 번다고!” 했더니 그제야

“응, 벌어. 많이 벌어줘. 벌어서 나 호강시켜줘.”라고... "벌써부터 참 고맙다."면서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말로 얼른 달래주곤 자기 할 말 계속하더라고요.


“잘 봐. 네가 하는 일이 왜 없어. 결혼하면 바로 기획재정부장관이 되는 건데. 그때부턴 네 역할이 무지하게 중요해지는 거지.”


나중에 너무 부담되고 힘들다고 딴소리나 하지 말래요.


이쯤 들으니까, 좀 얼떨떨해지더라고요.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장관. 그렇게 어려운 직책을 내가 맡아도 될까 싶은 게...


그래서 “그럼 너는? 넌 대통령할 거야?”라고 물었더니.


“내가 무슨 대통령이야. 일개 노동자인 거지, 버는 족족 다 너한테 세금으로 바치고 주는 밥이나 얻어먹고 살겠단 건데.”래요.



“그럼 대통령은 누군데?”라고 다시 물었더니,


좀 얼빵한 표정 지어 보이면서


“누구긴, 문재인이잖아.”래요.


ㅡ.ㅡ 이쯤 되니까 자기 입으로 자기가 대통령 하겠단 말은 절대 안 하겠단 거겠구나 싶어서 우선은 그냥 넘어갔어요.


넘어갔는데. 그 애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을 놓치지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장차 가정 경제를 책임질 커다란 중책을 맡으실 분이신 만큼, 조금 큰 틀에서 생각해보란 거야. 결혼한답시고 사고 싶은 거 사는 데 흥청망청 돈을 다 써버리는 게 나을지, 아니면 얼마라도 네 통장에 지니고 있는 게 든든할지.”


... 이렇게 말하니까, 그건 또 그렇다 싶었어요. 어깨가 엄청 무거워지면서요.


그래도 좀 뭔가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물었어요.


“근데... 그러면 난 결혼할 때 혼수도 하지 말고, ... 그럼 무슨 돈을 써? 예식 비용 같은 거?”


라고 재차 물었더니, 이젠 짐짓 더욱 진지한 톤이 되더라고요.


“너도 돈을 쓰게 돼. 안 쓰고 싶어도 예비신부로서 어느 정도는 써야 할 돈이 생길 테니까 대비는 해두는 게 좋을 거야.”라면서 나머진 자기한테 맡겨줬으면 좋겠대요.


‘뭘 맡겨. 나머지가 뭔데?’라고 하려는데,


“뭐든 준비하다가 금전적인 면에서 막히는 게 있으면 너한테 도움을 청할게. 반드시 청할게.”



꼭 약속한단 듯이 말하길래, 좀 놀라기도 했어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애가 뭔가 나한테 도움을 청한다는 거, 특히 금전적인 면에서요.


그래서 “정말? 정말 그럴 거야?” 했더니,


“응. 꼭 할게.” 라면서, 시범까지 보이더라고요.


“저기... 제가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까요, 돈이 좀 모자라요. 저 1000만 원만 주시면 안 될까요?”

라고 하더니


“꼭 좀 부탁드릴게요, 누나.” 라고.


“이렇게 하면 되지? 귀엽게?”


이래요.


헐, 누나. 처음 들어보는 말.


두 달 빨리 태어났다고 누님이네 어쩌네 한 적은 종종 있지만, 이렇게 직접 호칭으로 ‘누나’라고 불러준 적은 처음이거든요.


갑자기 남동생 코스프레를 해오니까

이 애가 진짜 연하라면 어떨까? 이렇게 누나누나거릴 거 생각하니까 너무 심쿵 설레면서 마음도 엄청 흡족해지는 거예요.


게다가 1000만 원!


사귀는 동안 데이트 하면서 3만 원 이상 쓸 수 있게 해준 적이 없거든요.

선물은 10만 원 넘어가는 거 하면 꼭 한소리 크게 들어야 했고요.



그런데 1000만 원이래요.


‘누나, 저 1000만 원만 주세요.’


으으..... 생각만 해도 막 부르르 떨리게 귀엽고 뿌듯해지는 게, 눈물까지 나려 하더라고요.


(근데 그땐 그랬는데요, 지나고 생각해보니, 제가 또 이 애 술수에 넘어간 거 아닌가 싶은 게... 결혼 준비란 거요. 원래 둘이 같이 하는 거 아닌가요? 누가 누굴 돕고, 모자라면 보태주고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경제권도... 제가 갑자기 왜 맡아요. ㅠㅠ 마음 놓일 일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암튼 그땐 그나마도 뭔가 제게 파격적으로 양보해주면서 제 마음 많이 헤아려주는 걸로 느껴졌어요. ㅠㅠ)



아무튼, 이렇게 말해주니 마음도 좀 달래졌겠다, 좀 곰곰 생각해보다가


“알았어. 그럼 침대는 내 맘대로 할게. 침대만큼은 내가 사게 해줘. 좋은 걸로 사게.”


그랬더니.



절 잠깐 멍하니 쳐다보더라고요. 그러더니 픽 웃어요.


“왜 웃어?” 했더니,


“아냐, 안 웃었어.”라면서 눈을 피해요.



웃는 거 다 봤는데 거짓말 치잖아요.


제가 기분이 나빠져서 “아니, 웃고 싶으면 웃어. 근데 왜 웃냐고.” 했더니.

그제야 웃음을 참지 않으면서


“정히 꼭 하나 해야겠다면 장롱을 하겠다고 할 줄 알았거든. 보통은 그러지 않나?”라는데,


그 말 듣고 보니 그건 그렇더라고요.

이사 가면 방 사이즈에 맞춰서 새로 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가...? 그래도 난 침대는 꼭 하고 싶은데.” 했더니.



“그래. 중요하지. 결혼생활에서 그것만큼 중요한 게 어딨겠어.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대놓고 선전포고할 필요 있냐.”래요.


“무슨 선전포고...?” 했더니


“알았어. 최선을 다할게. 여태까지도 나름 뼈를 갈아 바친다는 각오로 임했는데, 공주님이 느끼시기엔 뭔가 많이 미흡했나 보네.”라고.


공주님은 그렇다 치더라도...


(* 저만 괴로울 수 없으니까 잠깐 각주 달자면, 가끔 이렇게 불러요. 뉘앙스는 그때그때 다른데 아빠가 딸내미한테 ‘우리 공주님’ 하듯 할 때도 있고.

비위 맞춰주느라 힘들다, 모시느라 허리가 휜다, 이런 식으로 투덜거리는 뉘앙스로 할 때도 있어요. 토스트 만들면서 ‘공주님 입맛에 맞으시려나 모르겠네. 딸기잼이라도 발라드려야 드시겠지.’ 이럴 땐 자긴 집사. 


이번에 왔을 때는 무슨 말끝에

“전생에 공주님이 내 목숨 여러 번 구해줬었나 보네.”라고 하는 거 보니까

뭔가 머릿속에 나는 공주님, 자기는 기사. 이런 그림 그리면서, 현생에 자신은 전생의 빚을 갚느라고 제가 아무리 속을 썩혀도 붙들려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주장을 하고 싶은 거 같았어요. ㅡ.ㅡ

암튼 공주님거리는 거 처음엔 왜 이러나 싶고 오글거렸는데 하도 들으니 이젠 그냥 견딜 만해요.;;)


암튼 공주님은 그렇다 치고.

뼈를 갈아 바친다니, 뭔 소린가 해서, 미간 사이에 주름까지 만들어가며 ‘응?’ 했는데.


제 눈 빤히 보면서 이래요.



“아닌데, 바로 엊그제만 해도 꽤 흡족해하시는 것 같던데.”


헉.


“뭘 달라는 건지 옹알옹알 보채시질 않나, 더 달라는 건지 그만 달란 건지 숨 넘어가도록 우시질 않나, 기침 콜록콜록 하길래 몸도 성치 않으신데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 싶어 좀 쉬었다 가시자 했더니, 내가 언제 기침했냐고 딱 잡아떼질 않나.”



ㅠㅠㅠㅠㅠㅠ



“너무 재밌어서 그러시나 싶어 그럼 엎드리라고 했더니 그땐 또 살려달라며.”



‘그, 그만해.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으니까 그만해!’라는 말은 목구멍에 콱 걸려서 나오질 않고. 하도 기가 차서 입만 벙긋거리는데,


“난 그저 편한 잠 재워드리려는 일념 하나로 열심을 다한 것뿐인데.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팔뚝이며 옆구리며 닥치는 대로 후벼 파놓질 않나. 봐, 여기 흉진 거. 이거 누가 그랬어.”


라면서 소매 조금 들춰서 손목이랑 손등 보여주는데, 뜯긴 자국 비슷한 게 있긴 있더라고요.

근데 제가 그런 거 아니에요!

설령 제가 그랬다 하더라도 그렇게 딱 짚어 보여줄 필요까진 없잖아요. ㅠㅠ


아니라고 하고 싶어도 알리바이를 입증할 방법도 없고,

몸 군데군데 이렇다는 거니까, 좀 쓰릴 것도 같아서 울상을 지었더니,



“하긴, 그리 즐거워하시는 걸 그 긴 시간 동안 못 누리시게 했으니. 잘못이 크지, 내가.”



소매 덮으면서 테이블 위로 깍지 끼는 모습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처럼 숙연해지는 거예요.



그러더니,


“그 시간만큼은 내가 꼭 벌충을 할게. 결혼해서 같이 살게 되면 그땐 정말 너 죽고 나 죽는 시간을 원 없이 가져보자.”


라고 무슨 반장이 학급 회의라도 진행하듯 씩씩하게 마무리 짓는데,


...무슨 벌충. 왜 죽어...


아니라고, 그런 거 절대 아니라고.

나는 그런 적도 없거니와! 즐겁거나 누리거나 그런 것도 절대 아니고, 앞으로 결혼을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얼굴뿐 아니라 온몸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게 부끄러워 미칠 것 같은 심정으로


“왜 그래, 진짜 왜 그래. 그런 거 아니야. 그런 뜻 아니라고, 절대 아니라고...”라면서 부지런히 손사래를 쳤더니.


“그래. 아니겠지. 내가 또 착각했나 보네. 미안하다.”라면서,


또 웃어요. 전혀 안 미안한 얼굴로요.



뭔가요. 


침대 하나 사자고 했다가 이 무슨 봉변이냐고요.


넋이 반쯤 나가서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힐 지경인데, 그것만으론 부족했나 봐요. 뭐가 많이 부족했는지 거기에 대고 또.



“그럼 집에 있는 침대는 쓸 날이 얼마 안 남았단 거네?” 이래요.


그러더니.


“이따 가서 아주 부셔버릴까.”


기왕 버릴 거 콱, 그래버릴까. 라는 투로 질겅 씹는 눈빛을 쏘는데.


....어떡하나요, 이쯤 되면 저는. 귀를 못 막을 바에야 그저 고난을 참아내는 순교자라도 된 듯이 눈이라도 질끈 감아버릴 수밖에요.


속으로 10까지 새고 겨우 눈 떠 보니까

사람을 이렇게까지 놀려놓고, 눈도 못 뜰 정도로 놀려놓고, 뭔 일 있었냔 듯 태연자약 커피나 마시고 있고.


이런 애예요. 이런 애니까요..... ㅜㅜ




2. 


다시 진정하고 이야길 이어나가 볼게요.

그러면서 아무튼간에, 결혼한다고 있는 재산 다 탕진해가며 이것저것 사들일 생각은 하지 말자고.


대신에 신혼여행은 정말 근사한 데 데려가 줄 테니까 그건 기대해도 좋대요.


그러면서 또 하나 말한 게 있는데,


“양가 도움은 안 받는 게 좋겠다.”라는 거.


더 나아가 저한테는 여태까지 직장생활하면서 모은 돈이 있다면, 그중 얼마 정도는 엄마에게 드리고 나오는 게 좋지 않겠냐고 그래요.


“....왜? 엄마한테 돈을 왜 드려?” 했더니.(빠져나갔던 혼이 아직 덜 돌아온 상태로 물음)


여태까지 이쁜 딸 노릇하면서 즐겁게 해드린 건 있겠지만, 물질적으로는 받기만 했지 딱히 해드린 게 없지 않냐고 해요.


“나중에 사위랑 딸이 해드리는 효도도 받으시겠지만 그건 그거고. 딸로서 단독으로 뭔가 해드릴 수 있는 기회는 이번뿐 아니겠냐.”라는 거예요.


“엄만 받을 생각 안 하실 텐데... 나도 그 생각은 안 했고.”라고 했더니,


“판단은 네가 해. 어떻게 하든 네 자유이긴 한데,

참고삼아 말하자면 네 남편 될 사람은 그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라고, 예비 남편 카드 내밀면서요.


“막내딸 보내시면서 마음이 얼마나 헛헛하시겠어. 친구 분들이랑 여행을 다녀오시든지 아니면 그냥 가지고만 계시더라도 딸래미가 다 커서 엄마 위해 뭘 해줬구나 하는 대견함도 같이 느끼시는 게 좋지 않아?”


자기 말에 그냥 무시해버릴 수는 없는 권위와 명분을 실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너도 그럴 거야?”라고. 어머님께 돈 드리고 나올 거냐고 물었더니.


아니래요.


“난 할 만큼 했어.”라고 딱 잘라 말하는데 그 말엔 딱히 반박할 수가 없었어요.

저도 봐온 게 있으니깐요.


“그래도 결혼해서는 어머님에게 용돈도 드리고 그럴 거지? 앞으론 아무것도 안 하겠단 건 아니지?” 하니까 그건 그렇대요. 돌아가실 때까지 어머님 서운하지 않으실 정도의 성의 표시는 하되, 다만 결혼 전에 뭔가 목돈 들여서 해드릴 건 없단 뜻이래요. 그런데 넌 다르지 않냐고.


이 정도의 대화를 나눴던 터여서, 엄마한테 우린 그냥 우리 힘으로만 시작하고 싶다고.


그 애도 그러자고 한다. 했더니,


엄마는 그런 법이 어딨냐고. 결혼은 둘이서만 하는 게 아니래요.


“가족끼리도 합쳐지는 거니까 가족 말도 들어가면서 해야지.”라고 하시면서,


언니 결혼할 때도 보태주셨는데, 너한테 그 정도도 못해주면 엄만 어떡하냐고.

엄만 여태껏 왜 산 거냐고.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하.....


지금도 그 생각하면 생머리를 쥐어뜯게 돼요.


엄마와 그 애. 양쪽의 입장이 너무 팽팽하잖아요. 둘 다 이유도 충분하고요.



근데 엄마가 이랬어요.


“그런다고 또 쪼로로 가서 엄마가 얼마 주기로 했다고 말하지 마라.”라고 하시면서, 일 마치고 들어오면 그때 넌지시 말하래요.


아직 그 댁에 인사도 안 드렸고, 얼굴 한 번 보고 돈 이야기부터 꺼낸 거 알면 가벼워 보일 수 있다고.


‘엄마가 너 보더니 참 좋아하시더라, 우리 딸 이뻐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그 정도만 말해두래요.


그래서 그 애한텐 이 일, 엄마가 이러신단 걸 아직 말 못했어요. ㅜㅜ



3.



근데 저는 또 한편 엄마가 그 애를 어떻게 보셨는지 다른 것도 궁금했어요.

그래서 “배짱 좋은 거 말고 또 딴 건 어땠어요? 말을 참 잘하지?” 물어봤죠.

(사실 이건 답정너 질문이기도 해요. 응. 참 잘하더라, 재밌더라, 어른 섬길 줄 아는 게 보기 좋더라 등의 답을 원한 질문요.;;)



근데 엄마가 좀 의외의 말씀을 하셨어요.


“말하는 거에서도 이것저것 보이더라만, 말보단 하는 행동이 참 오지데.”라고요.


(오지다는 건 사투리로 ‘대견하다. 이뻐 보인다’ 이런 뜻이에요.)


그러면서 물어보신 게

“귤을 원래 그리 먹어?”라고 하시는 거예요.


무슨 말인가 하면,

셋이서 밥을 먹고 과일을 후식으로 먹었거든요.


그 애가 사온 딸기랑 엄마가 내오신 귤, 사과 같은 거요.


사과는 그 애가 깎았어요! 엄청 잘 깎거든요.

한 번도 안 끊기고 깎는데 다 깎은 껍질을 형광등에 비쳐보면 반투명으로 비칠 정도로 얇게 깎아요.


거의 묘기 수준으로 깎는지라, 둘이만 있을 때 어떻게 이리 깎냐고 물어본 적도 있는데

동생들 깎아 먹이다 보니 그리 됐대요.

동생들이 사과를 좋아하는데 살을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다 보니깐요.


먹을 만치 깎아주고 나면 귀찮아서 자기 건 그냥 껍질째 베어 먹었다는데

하여간 뼈에 붙는 것도 거의 없이 진짜 알뜰하게 잘 깎아요.


그거 보면서도 엄마가 “아이고... 버리기도 아깝게 이쁘게도 깎아놨네.”라면서

껍질을 들어 보이시는 등 너무 신기해 하셨거든요.


사과는 그렇다 치고, 귤은...


제가 원래 귤을 별로 안 좋아했어요. 신 거를 잘 못 먹거든요.

어느 정도냐면, 마이쭈 먹는 것도 저에겐 벌칙이에요.


그래서 같이 귤 먹을 땐 그 애가 먼저 맛을 봐요.

귤을 까서 4분의 1 정도를 떼어 먹어보곤 달면 저 주고 시면 자기가 먹어요.


엄마랑 먹을 때도 습관적으로 그렇게 했는데, 그걸 본 엄마가 물어봤었거든요.


“왜 먹다 말고 줘요?”라고 물으시니까 그 애가

“달아야 먹으니까요.”라고 하다가 “아, 너 약 먹어야지.” 하면서 약 챙겨주고 그랬는데,


엄만 그게 인상적이셨나 봐요.


“근데 내 딸이 더 놀랍더라.”라면서 하시는 말씀이,

제가 그걸 또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먹더란 거예요.


괜찮다고 사양할 법도 한데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넙죽넙죽 받아먹더래요.

내 딸을 너무 위해주는 게 보이고 또 딸은 그 위함 받는 데 익숙한 거 같아서 좋으셨대요.

귤 잘 안 먹는 애가 그리 잘 먹는 거 보는 것도 좋으셨고요.


그러면서 “원래 그래?” 하시는데, 네. 원래 그랬어요.


“귤은 고등학생 때부터 그렇게 먹었어.”라고 답했죠.


사귀기 시작하면서, 도서관 데이트를 제일 많이 했거든요.(모범생이랑 사귀는 사람의 비애..ㅠㅠ)


일요일마다 집에서 좀 떨어진 도서관에서 만나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그랬어요.

하루 종일을 같이 있다 보니까 점심 저녁을 같이 먹은 적이 많았는데 제가 점심 도시락을 싸 가면 그 애는 저녁밥을 사주기도 하고. 같이 간식도 사 먹고 그랬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 애가 집에서 귤을 싸왔더라고요.


점심을 먹고서 ‘이제 이거 먹자’라면서 귤 봉지를 펼치는데,

‘아... 난 괜찮아.’라고 안 먹겠다고 했더니 왜 안 먹느냐고.

시어서 별로 안 좋아한댔더니 그래도 비타민 보충을 위해서 먹어야 한대요.


그래서 억지로 하나 까서 먹었는데 하필 엄청 신 게 걸려서 풉 하고 뱉었어요.

휴지에다 뱉고서 어디 버릴 데 찾는데


그 애가 깜짝 놀라더라고요.


“먹는 걸 뱉는 게 어딨어?”라고.

입에 한 번 들어간 건 다시 나와선 안 되는 거래요. 상한 게 아니라면요.


그래서 “미안해... 근데 못 먹겠어. 너무 괴로워.” 그랬더니,

정말 희한한 광경을 본다는 듯이 저를 봐요. 그러더니


“이거 한번 먹어볼래. 이건 안 신데.”라고 자기 먹던 걸 좀 떼어 주더라고요.


속는 셈치고 한 알 먹어봤더니, 맛있는 거예요. 살짝 새콤하기만 하고 달달한 게 맛있었어요.


그래서 그건 안 뱉고 먹었죠. 그랬더니 나머질 다 줘요.


그렇게 먹고 났더니, ...... 귤도 맛있는 건 정말 맛있구나, 싶었어요.


그다음 귤을 까는데 저도 모르게 멍하니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저 귤은 실까, 달까? 궁금해서요.


제가 빤히 쳐다보니까,

먹다 말고 ‘뭐지?’란 듯이 눈 마주치더니만 자기 입으로 넣으려던 걸 건네요.


그것도 받아 먹어보니까 그럭저럭 먹을 만한 거예요.

또 안 뱉고 삼키니까, 재밌었나 봐요.


그 뒤로 시면 자기 입으로 한꺼번에 다 집어넣어서 얼른 씹어 삼키고는

그다음 귤 까서 단지 신지 맛보고 달면 저 건네주고.


어떤 건 좀 시어서 “악, 시다” 하니까

“아, 그 정도 당도로는 부족하단 거네.”라면서. 남은 거 다시 줘보래요.

음미하듯 먹어보더니 “이상하다. 내가 먹었던 데는 이보단 좀 더 달았던 거 같은데.”라면서

그다음 귤 까고.


그런 식으로 앉은자리에서 가져온 귤을 다 먹었던 거 같아요.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났을 때도 겨울에 귤이 나오면 저 혼자 사 먹는 적은 거의 없었고, 꼭 그 애가 줘야 먹었어요.

그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건데,


아. 근데 둘이만 있을 땐 조심해야 해요. 가끔 장난치거든요.


“아, 이거 진짜 달다.” 하고 입에 넣어주는데 학 소리 나게 실 때가 있어요.

“으엑!” 하고 인상 찌푸리면 “단데 왜 그래.”라면서 웃고,

“시어. 뱉을래!” 하면 그건 안 된다면서 ‘이놈’ 표정 지으면서 절대 못 뱉게 하고.

그러면 울상 지으면서도 꿀꺽 삼켜야 해요.


그래서 귤 까 먹을 땐 표정을 아주 유심히 봐요.

아무리 연기를 하더라도요, 신 게 들어가면 0.1초라도 찌푸리게 되어 있거든요.

그 순간을 잘 잡아야 하는 거죠!


아무튼, 엄마한텐 원래 그런다, 옛날부터 그랬다. 했더니...


엄마가 돌연 사색이 되시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런 법이 어딨냐 하시면서,


“맛없는 건 남자 입으로 다 걸러내게 하고 지 입으론 단 것만 쏙쏙 넣는 법이 어딨어?”

하시면서,

엄마 눈에도 얄미운데 그 댁 어른이 보신다면 어떻겠느냔 거예요.


“아냐. 그 친군 신 게 좋대. 비타민 더 많은 거라고 좋다고 했어.”라고 했더니


“오메오메 큰일 날 소리 하고 있네.”라세요.


“세상 천지에 신 귤 좋단 사람이 어딨다냐! 생선 먹으면서 뼈만 좋다고 해도 믿을래? 저는 칼슘 들어간 뼈가 맛있다면서 뼈만 씹어먹고 너한텐 살만 발라서 넣어주면, 그런갑다 하고 낼름낼름 받아 처먹을래!”  

라면서 진심을 다해 꾸짖으심. ㅜㅜ


근데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제가 뜨끔했어요.

생선구이 집 가서 고등어자반이나 삼치 같은 거 먹을 때 있잖아요.

그럴 때 도톰한 살은 나 발라주고 자긴 뼈에 남은 거 가져다가 먹거든요.

그런 데가 더 맛있는 거래요.


... 그런 걸로 이렇게까지 혼날 줄은 몰랐어요. 이것도 내가 나빴던 건가 싶으면서,


엄마한텐 차마 그 얘기까진 안 했죠. 그런데도 불안불안하시다고. 하는 꼬락서닐 보니 그 댁 인사드리러 갔다가 밥 한 끼 얻어먹는 즉시 찬물 뒤집어쓰고 쫓겨날 판이래요.


“어휴... 이렇게 안 키운 것 같은데...”라면서 가슴까지 두드리시는데.


“하이고야... 십 년 넘게를... 넘의 집 귀한 아들 입에 신 귤만 욱여넣었으니, 이를 어째, 어쩌면 좋아...”

라고 세상 무너진 듯 한탄하시는데.



전 좀 어안이 벙벙했어요.

좋으시다면서, 백마디 말보다 그 모습이 참 오지고 좋으셨다면서 왜 그러시는지.


그래봤자 귤인데...




4.


그러면서 또 물어보시길,


“서로 악 질러가며 싸운 적 없지?” 이러세요.


맞다고 악은 지르더라도 나만 지른다고 했더니,


“조심해라. 점잖은 사람이 한 번 성나면 그게 아주 고약스런 법이다.”라시더라고요.



알죠, 그건. 한번 성났을 때 어찌 되는지, 그건 제가 잘 알죠.


멀리 볼 것도 없이, 3차 이별도 사실상 그런 거지 뭐겠어요.


.......제가 잘못한 걸 모른단 게 아니고요.


아무리 죽을죄를 지었기로서니, 진짜 딱 죽지 않을 정도로 만들어놓는 사람이 어딨어요.

자기도 힘들었다면서. ㅠㅠ


‘한 번만 더 그러면 용서 받기 힘들 거야.’라는 말.

헤어지기 전 들었던 그 말, 그런 경고성 발언을 무시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 애에게 용서 받지 못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그 애와 떨어져 있는 2년 동안 매일매일 실감했죠.


다시 돌아온 지금은 또 다른 의미로 실감해요.


그동안 그 애가 어떤 맘으로 지냈는지를 알게 되니까,

저에게 그럴 수 있었다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한테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어쩔 땐 너무 살벌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물론 그런 의미만으로 했던 이별은 아니었지만.

뭐라 말로 잘 설명이 안 되는데, 하여간.....


엄마도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자기 오장육부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인 거야. 그래도 엄마가 보기엔 그 오장육부가 바르고 깨끗해 보이니까. 넌 옆에서 그 속 뒤집지나 않으면 돼.”



다만 대하기가 만만치는 않을 거래요.


남에게 허점 안 보이고 반듯하게 산 사람은 아무래도 자기 가족한테도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자기가 100을 갖추고 사는 사람은 아내나 가족도 30 정도는 따라와주길 바라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개차반으로 굴어서 복창 터지게 하는 거에 비하면 너무 반듯해서 숨 조이는 건 차라리 호강이라고.


서로 뜻이 부딪칠 땐 어설프게 건드려서 뼈도 못 추리지 말고, 그냥 하잔 대로 하거나, 니 뜻대로 하고 싶으면 요령껏 잘 구슬러서 해보래요.


그러시다 제 얼굴 한번 보시더니만


“에혀. 바랄 걸 바라야지. 너한테서 요령을 찾다니. 생선 가게 가서 오리 고기 찾는 게 낫겠지.”라면서 괜히 혀를 끌끌 차세요.


저도 알아요. 밀당을 한다든지 여우처럼 막 애교 부리거나 그런 거 잘 못해요.

안 그래도 저도 그런 게 불만이고 어쩌면 콤플렉스이기까지 한데, 그렇게 딱 꼬집어 말씀하시고...

혀까지 차실 필욘 없잖아요.


그래서 시무룩해졌는데,



“됐다, 그냥 애시당초 이겨먹을 생각을 말어. 못 이기니까.”라고 쿨하게 결정 지어버리시더라고요.


저쪽이 굽히고 들어오더라도 그건 너 이쁘다고 져주는 거니까 진짜 이긴 걸로 착각해서 기고만장하지 말라고. 살다 보면 이쁜 날만 있는 게 아니라고 하시면서요.


그렇게까지 말하시길래 슬쩍 물어봤어요.



“그럼 ㅇㅇ이가 엄마한테 돈 받지 말자고 하면, 그 뜻에도 따라야겠지?”



그랬더니 그건 아니래요.


따를 게 따로 있지 왜 그런 걸 따르냐고. 그러시는데,


그러실 거면 못 이길 거라든지 뼈도 못 추린다든지, 그런 말씀은 대체 왜 하신 건지...

ㅜㅜ



5.


그러다 보니 제 머릿속에선 또다시 두 사람이 링 위에 맞붙은 상황이 그려졌어요.


결혼자금 보태시겠다는 엄마 Vs. 있는 돈에서 다만 얼마라도 엄마에게 쥐어드리고 나오라는 그 애.


딸이 조금이라도 고생을 덜하길 바라시는 엄마 Vs. 여태까지 고생하신 거 다소나마 보답을 해드리는 게 맞다는 그 애


근데 당장에 눈앞에 보이는 사람은 엄마잖아요. 그래서 엄마 걱정부터 덜어드려보려고 이런 말씀을 드렸어요.



“엄마, 그 사람요. 지금은 무직에 무일푼이 맞아. 근데 난 태어나서 돈 버는 수완이 그렇게 좋은 사람은 못 봤어.” 했더니.


“쪼만한 게 태어나서 사람을 봐봤자 얼마나 봤다고.” 이러세요.


그래서 제 말 좀 들어보시라고,


“아니야. 난 정말 허생전에 나오는 허생인 줄 알았다니깐.” 하고 조금 뻥을 섞었더니


“뭔 매점매석이라도 했다니?” 하면서 눈을 빛내시더라고요.


몇 가지 얘길 해드렸어요.


그중 하나가, 과외. 흔하디흔한 과외이지만 조금은 달랐다.

제대하고 과외를 한다길래 여러 명 할 줄 알았는데 딱 한 명만 하더라.


무슨 기준으로 골랐는지, 또 무슨 수를 썼는지 몰라도 그 학생 성적을 한 학기 만에 중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팍 올려놓았는데.(주요 과목 학습이랑 전과목 성적 관리) 그랬더니 무슨 일이 벌어졌냐면 여러 학부형들이 두 배, 세 배 페이 제시하면서 자기 아이 봐달라고 하더라. 그럼에도 무턱대고 다 받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한두 명씩 더 받아서 두 배를 네 배로, 세 배를 다섯 배로 자기 몸값을 높여가는데 기가 딱 막히더라. 했죠.


실제 그랬거든요. 근데 저절로는 아니에요. 진짜 노력했어요.


학생별로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구축했는지, 약점과 강점 분석, 각 과목별 강약 조절, 성적에 필요한 정보뿐 아니라 성격과 교우관계까지 파악해서 어떻게 동기 부여를 하고 성취 욕구를 자극했는지, 그 디테일이 어느 정도 선까지의 디테일이었는지 등등.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구구절절하게 쓰다 보니까 너무 길어지고 내용도 지루한 것 같아서 지웠는데요.


아무튼 살 떨릴 정도로 치열하게 접근하더라고요. 그렇게 한 학생 가르치고 관리하는 데 다른 학생 둘셋 하는 것만큼의 노고가 들어가다 보니 사실상 페이를 두세 배 받아도 됐던 거죠.


그런데 전 학생들 성적 올린 그 결과보단, 자기 공부도 아니면서 과정에 어떻게 그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이는지 그게 더 신기하더라고요.

도중에 그 애한테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해?’ 했더니,

이런 말을 했어요.


“돈 받고 일하는 이상 프로여야지.”


남의 돈 받는 이상

본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생 신분이란 이유로 프로가 아니어도 되는 건 아니래요.


특히나 과외란 것은 한 아이의 인생이 달린 문제라며,

학부형 입장에선 학원 보내는 대신 학원비 이상 지출하며 과외를 시키는 걸 텐데,

그럼 학원 강사나 입시전문가 못지않은 노력과 실력을 제공해주고 또 그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는 게 맞는 거 아니냔 거예요.


“무슨 일을 하든 얼마를 받든 마찬가지야. 단 1원을 받더라도 일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이상 아마추어여선 안 돼. 1원짜리 일이라고 딱 1원어치만 하겠다는 마인드로는 그 1원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거야.”


라는 말을 했어요.


다만, 고생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헛고생만큼은 사양하고 싶다고.

그래서 기왕이면 애쓴 만큼 보람을 느끼게 해줄 아이를 찾았대요.


‘그럼 학생은 어떤 기준으로 골랐어?’ 물어봤어요.


총명하고 이해력이 빨라서 학습 진도를 잘 따라올 것 같다든지, 아니면 쳐지는 몇 과목만 잡아주면 전체 성적이 팍 오를 여지가 있다든지.


저는 그런 걸 예상했거든요.


근데 의외로 아주 단순한 거더라고요.


‘숙제 잘할 것 같은 애.’


그 조건 하나면 충분하다고. 그런데 그 조건이 충족 안 되면 다른 부분이 아무리 뛰어나도 과외로 효과를 볼 가능성이 희박하대요.


군대 가기 전에 그룹과외다 뭐다 닥치는 대로 다 해봤는데 의지도 없이 부모님 돈으로 농땡이나 치려는 애들 상대하다 보니 성질만 버리고, 지병이 도지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제대하고 과외 일거리를 알아볼 때는 몇 주 공을 치면서까지 자기 말 잘 따라줄 학생을 찾았대요.


첫 학생을 만난 첫날에 ‘아, 이 애다’ 싶었다고 해요.

애가 약간 어눌하고, ‘1 더하기 1은 2다.’ 하면 ‘아, 그렇네요’ 하면서 딱 거기까지 이해하고 2 더하기 2로 응용을 잘 못하던 애였대요. 그런데 그 ‘1 더하기 1’을 가르쳐주니까 무슨 신의 계시라도 되는 듯이 공책에 정성스럽게 받아 적으면서 어떻게든 머릿속에 넣어보려고 웅얼거리더라는 거예요.


첫인상이 그랬는데 한두 번 가르치다 보니까 애가 우직하니 꾀도 안 부리고 가르쳐주는 걸 따박따박 잘 받아먹더라고.


무엇보다 숙제를 엄청 성실하게 했대요.

예습하라는 데 칼같이 하고 복습하라는 건 그다음 시간에 테스트해보면 거의 다 소화해 왔고요. 틀리는 문제 많으면 야단을 좀 쳤는데, 그 자리에선 눈물을 글썽일지언정(그랬단 거 보면 ‘좀’ 야단쳤던 정돈 아닌 거죠) 그날 밤을 새서라도 오답노트 작성해서 자기한테 문자로 보내고 그랬대요.


그러니까 재미가 있었대요.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고요.


그 학생 성적이 수직상승한 건, 100퍼센트 그 학생 노력에 의한 거라고.

자긴 그럴 만한 학생을 알아본 것밖엔 잘한 게 없대요.


그다음에 학부형 부탁으로 다른 학생들 맡게 되었을 때도,


숙제를 3회 이상 안 해오면 어머님께 ‘저 못합니다.’ 하고 그날부로 그만둬버렸대요.

자신 없으니까 다른 과외 선생 찾아보시라고요.


‘너무 야멸찼던 거 아냐?’ 했더니, 아니라고.

자기가 왜 야멸찬 거녜요. 오히려 학생이 야멸차대요. 이번 시간엔 어느 정도 진도를 어떻게 빼고, 또 어떤 숙제를 내줄지 그걸 정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학생이 숙제하는 데 드는 시간 이상이래요.


자기 성의를 봐서라도 그걸 어떻게 안 해오냔 거죠.


더군다나 

숙제란 게 예습이거나 복습인데, 그런 기본적인 것도 안 하는 학생 성적을 자기가 무슨 수로 올리냐고.


헛돈 쓰시게 할 수 없어서 그만둔 것뿐이래요.


그럼에도 학생은 끊이지 않았어요.


최초의 그 학생은 고3 1학기 때까지 봐줘서 원하는 대학을 보내고야 말았어요. 마지막 학기는 노페이로 한 주에 한 시간씩, 좀 자신없어 하는 부분만 체크해줬고요.

(그 애 말로는 애프터서비스라는데, 제가 볼 땐 오래 하다 보니까 학생에게 애정이 생겨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그 학생 들어간 데가 그 애가 가고 싶었던 대학이기도 해서(과는 달랐지만)

..... 왠지 저는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뿌듯하고 축하할 일이긴 한데 마음도 좀 아팠어요.

집에 불행한 일 생겨서 붙어놓고도 포기해야 했던 대학인데, 정작 자긴 못 가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던 학습 노하우며 정보 같은 거, 다 쏟아부어줘서 그 학생은 보낸 거니까요.


대학 입학해서도 가끔씩 연락하는 것 같았고, 이제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는데도 꼭 선생님이라고만 한대요.

그 애는 다 큰 애가 그러니까 징그럽다는데, 저는 그래도 그 학생이 참 이쁘고 고마웠어요.



6.


과외 말고도, 정말 많은 일을 했어요.


대학생들이 흔히 해볼 법한 알바부터 40~50대 아저씨들이랑 어울려 하는 막노동 일까지.


그중 부동산 일도 특히 인상에 남아요.


프로젝트 팀처럼 구성한 팀들이 물건을 팔듯이 상가를 파는 거라는데 이때 정말 돈을 많이 벌더라고요.

그 애 말로는 건물 한 채가 올라가면 이 건물을 채우고 싶은 사람과 들어오고 싶은 사람이 생기게 마련인데 둘을 연결시켜주는 일이랬어요.

2인 1조가 되어 움직여서 팀장님한테 고객을 데리고 가는 시스템이었고, 한 고객이 계약을 할 경우 3분의 1씩 커미션을 나눠 갖는 거래요.


건 당 적게는 200만 원, 가장 많게는 2000만 원까지도 받더라고요!

한 건 성사되면 그날 저녁 팀장님이 그 애 몫의 돈뭉치를 휙 하고 던져준대요. 그냥 현찰로 주나 봐요. 그런 날은 회식하자고 하시는데 아가씨들 들어오는 노래방을 데려가더래요. 아가씨 부를 거면 안 간다고 했더니 그담부턴 안 부르고 대신 자기랑 한 조인 다른 분만 따로 어디론가 데리고 가시더라는;;


그러면서 종종 그러시더래요.


‘넌 그 돈 다 어디다 쓰려고 그러냐. 여자 끼고 놀지도 않을 거면?’

정말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요.


쓸 데가 있었죠. 집에 갑자기 돈이 필요해서 시작한 일이거든요.


두 동생 대학 보내시면서 어머님 생활이 좀 빠듯하셨던 모양이고, 이 애는 다달이 얼마씩 보내드리면서 숨통을 좀 틔어드리는 역할. 그런 상태에서 갑자기 어디 목돈을 쓰실 일이 생기셨나 봐요.


이 애 어머님이 아들에게 대놓고 아쉬운 말씀을 하시거나, 그러시진 않았던 것 같아요.

동생들 통해서 알거나, 아니면 눈치로 감지해서 그때그때 추가로 필요한 돈을 마련해드리는 편이었는데,


당시 가진 돈을 탈탈 다 털어도 어머님이 필요로 하시는 액수에는 모자랐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아는 형님한테 단기로 500만 원 정도 벌 수 있는 일 있음 좀 알아봐달라고 했더니 자기 하는 일을 소개해주시면서, 너 하기에 따라 더 벌 수도 있다고 하시더래요.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겠지 싶어 시작한 건데, 두 달 동안 4000만 원을 벌어버린 거예요. (지금 제 연봉보다 많은 돈... ㄷㄷㄷ. 그 애 말론 팀장님과 팀원을 잘 만나서 운이 좋았던 거라는데. 그런 것 치고도 엄청나잖아요. 소개해주신 그 형님은 두 달 해서 600만 원 버셨다는데.)


그런데 ......이 일과 관련해서 잊지 못할 일이 하나 있는데요,


어느 날 그 애가 술에 잔뜩 취해서 제 방에 온 적이 있어요.


전화로 ‘오늘 나 좀 재워줄래’라고 하는데 그때 목소리가 이미 만취 상태였어요.

(술 엄청 잘 마셔요. 이 애가 이만치 취했다는 건 단시간 안에 소주 다섯 병 이상 마셨단 거.)


집에 들어서자마자, ‘잘 있었냐.’ 간단히 인사만 하고는 들고 있던 스포츠 가방 지퍼를 열더니 그걸 뒤집어서 와르르 쏟아요.


뭐가 쏟아지나 봤더니 돈다발이더라고요.


‘너 다 가져.’

라고 하곤 바닥에 흩어진 다발을 건너서 휘청휘청 소파로 가서 털썩, 앉는데.


저는 눈이 휘둥그레졌죠.

바닥에 주저앉아서 세어봤어요. 퉤퉤, 손에 침 묻혀가면서요.

한 다발에 만 원 권 100장이었어요. 그런 다발이 일곱 개.


‘나 다 가지라고??’ 하면서 그 애 쳐다보았더니

‘응. 다 가져.’라면서 ‘담에 또 갖다줄게’래요.


‘이만큼이나? 또 갖다준다고?’ 했더니 ‘응’ 하면서 희미하게 웃더라고요.


근데 왠지... 힘이 없어 보였어요.

어딘가 좀 쓸쓸한 웃음.


양 손에 돈뭉치를 한 다발씩 든 채로 멍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이만큼이나 큰돈을 벌었는데 왜 기뻐 보이지 않고 슬퍼 보일까? 싶어서요.


그렇게 멍하니 아무 말 없이 쳐다만 보고 있는데,

소파에 고개를 뉘어놓은 채로 절 바라보더니 이런 말을 해요.


‘몸 파는 거 말고 다 해본다, 그치?’


그러더니 또 힘없이 웃어요.


순간 가슴이 철렁하더라고요.


그 순간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철렁했던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거든요.

너무 아팠어요.

이 돈 버느라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런 말을 할까 싶어서요.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돈뭉치가 미워지기도 했어요.

돈다발을 내려놓고 그 애 곁으로 갔어요. 가서 꼭 껴안았어요.


바닥에 흩어져 있는 돈다발, 쓰러지듯 소파에 기대앉아 있는 그 애,

그날 ‘너 다 가져’라고 한 것 중에 그 애만 가졌어요.


..........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곧 그 일은 그만두었어요.

방학 두 달 꼬박 하고는 관두더라고요.


비수기 성수기가 따로 있는 일도 아니었고,

하루 12시간 씩, 전화로든 대면으로든 사람 상대해야 하는 일이어서 고되긴 하지만,

그래도 그에 비해 벌이가 엄청 큰 거잖아요.


휴학해서 계속하면 남은 학기들 편히 지낼 수도 있고 여차하면 직업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로요.


그럼에도 어느 순간 단칼에 관둬버리더라고요.


왠지 그럴 것 같긴 했어요.

특히 그날 밤 확실히 이 일을 오래 하지 않을 거란 느낌은 왔죠.

그래도 이유는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물어봤더니,


첫 번째 이유는 ‘돈이 돈 같아 보이지 않더라’라는 거였어요.


분명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일인데, 벌면 벌수록 돈의 가치가 퇴색되고.

돈의 가치가 퇴색되다 보니까, 자기 노동의 가치도 애매해지더래요.


결국엔 ‘왜 하지?’란 생각.


그러면서 어느 순간 두려웠대요.

생각보다 너무 큰 돈을 벌다 보니까요, 오늘 번 돈을 오늘 다 써버리더라도 다음 주엔 또 이만큼 벌 것 같으니까요.


자기도 모르게 정말 갖고 싶었던 수백만 원짜리 기타를 검색하게 되고,

** 데리고 유럽이나 가볼까. 좀더 모아서 나도 상가를 사볼까. 막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래요.


그때 학생이었잖아요.

근데 친구들을 만나도 늘 가던 소줏집이 아니라 비싼 바 같은 데 가서 큰돈을 그냥 긁게 되고.


자기가 살고 싶었던 모습이 이런 모습도 아니었는데,

돈에 휘둘려서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게 우습더래요.


가장 컸던 건 자기 자신을 잃는다는 두려움.


그리고 이런 소비 유혹에 물들면, 장차 거지꼴을 면할 수 없을 거라는, 경각심도 들었다고 해요.

계속해서 이렇게 번다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사표 들고 가서 ‘관둡니다.’라고 했더니 팀장님이 그 자리에서 그 사표 찢으면서

‘몸이 좀 축난 것 같으니까, 좀 쉬다가 다시 와라’ 하시더라고.


그런데 다시 돌아갈 자리는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 와중에요, 그 애가 영업한, 그러니까 상가 계약하신 분 중에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상가 여러 채를 가지고 계신 부동산 부자셨던 모양인데, 그 애가 그 일을 잊고 지낼 때쯤 연락을 해오신 거예요.


‘일 그만뒀다면서?’라고요. 그 애가 그 할아버지에게 판 상가가 곧 카페를 오픈하게 되는데 와서 매니저로 일을 좀 해달라고 하시더래요. 페이는 원하는 대로 준다고요.


‘딱 한 번 보신 게 전분데 뭘 믿고 맡기시려 합니까. 저 그런 일 할 줄 모릅니다.’ 그 애는 그렇게 말했대요. 저도 그 할아버지가 왜 그러신지 궁금했어요. 영업을 잘하니까 카페도 잘 살릴 수 있을 거라 여기신가? 정도로 짐작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사람이 너무 정직하더라. 안 속아줄 수 없게.’ 이게 그 할아버지의 대답.


‘그게 무슨 말이야?’ 했더니, 그 애도 ‘글쎄’라면서 잘 모르겠대요.


다만, 상가 보러 오시는 분들이라고 해서 다 부동산 쪽에 밝으신 분들은 아니시라고. 퇴직금 걸고 오시는 분도 계시고 평생 모은 전재산 가지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대부분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뻘, 또는 그 이상 되시는 분들인데, 괜히 말로 구워삶아서 덥석 투자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다고.


그래서 좀 관심 보이고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시려는 분에게는 서두에 꼭 이 말을 했대요.


‘저는 계약이 체결되는 즉시, 건당 커미션을 받게 되는 사람입니다.’


자기소개를 이렇게 하면서 몇 퍼센트를 받게 될지, 그것까지 말씀드리면 오늘 밤 쥐도새도 모르게 칼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거기까진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아마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많이 받을 거다. 얼마에 계약을 체결하시든, 지불하시는 상가 값에는 바로 제가 받을 커미션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시면 된다.라고 하면서,


‘저는 그 돈을 받기 위해 지금부터 사력을 다해 선생님을 설득하게 될 겁니다. 이런 놈이 이런 목적으로 드리는 말씀이니까, 지금 제가 드리는 정보가 그만한 돈을 지불하실 가치가 있는지를 꼼꼼히 판단해보시고 이득이 되시겠다 싶으면 취하시되, 아니면 버리셔도 좋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신 분 중 한 분인 것 같다.라고 하는데,

이 애가 거절했어도 그 뒤로도 몇 번 전화하셔서 그럼 만나서 밥이라도 먹자고 하시더래요.


그래서 결국 만나 뵙고서 거절하게 됐대요.

학생이어서 공부해야 한다고요.


그랬더니 그 할아버지 말씀이, 그럼 살면서 어려운 일 겪게 되면 연락하라고.

딱 한 번은 도와주겠다고 하시더래요.


무슨... 동화 속 이야기 같죠?

산신령님도 아니고. 갑자기 나타난 귀인이시라니.


그런데 실제 있었던 일이에요.



그 애는 ‘별일 다하다 보니 별일을 다 겪게 된다’라며, 좋은 공부했다 셈치고 그쪽에는 다시 발을 안 들였어요.


대신에 그다음 달부턴 밤마다 동대문에서 옷 짐 정리하고 나르는 일을 시작했어요.

밤부터 새벽까지 등이 휘도록 일을 해서 벌어도, 한 달 봉급 받고 보니


솔직히 헛웃음이 나오더래요.


그런데 그제야 다시 돈이 소중해지면서,

자기 삶도 더 소중해지더라고.


그랬어요.



6.


엄마한테는 디테일은 생략하고, 대신 여기 적은 것보다 더 많은 예를 말씀드렸어요. 그만큼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큰돈 벌려면 못 벌 것도 없다. 무용담 늘어놓듯 이것저것 그 애 알바 경험담을 풀어내면서 걱정을 마시라고.


엄마가 돈 안 보태주셔도 우리끼리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점을 어필하며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말씀드렸어요.


제 이야길 다 들은 엄마는 정말 신기하다는 듯이, 또 대견하다는 듯이


“어린 나이에 안 해도 될 고생을 많이 했네...” 하시더라고요.



조금은 설득이 되신 건가? 싶었는데,



“그러니까 이제 좀 편한 길 찾아가라고 해.”라시면서

엄마가 주는 돈 받아서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래요.


ㅠㅠ 


뭔가요. 다시 원점이잖아요.




...........


그 애를 만나고 또 엄마를 만나고 나서 전 숙제 하나를 크게 받은 기분이에요.


엄마랑 그 애. 입장차가 너무 크다 보니까요,. 이걸 어떻게 조율할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려요.ㅠㅠ


게다가 자꾸만 다시 원점으로 오게 된 건 엄마하고의 대화뿐이 아닐지도요.


몇 년 안에 얼마를 마련한다고 하는 것 보니까, 보나마나 그 목표 향해서 물불 안 가릴 게 뻔해요.

한국 들어와서 어떤 직장에 들어가든, 퇴근 이후나 주말에 다른 일도 할 것 같아요. 지금 거기서도 그러고 있고요.


늘 그래왔어요. 남들 두 배, 세 배. 일하고 공부하고.

반대로 누릴 건 반도 못 누리면서요.


어떤 느낌이냐면요.

마라톤 코스를 100미터 달리기처럼 전력질주하는 느낌이에요.

1킬로 지점에서 잠깐 쉬었다가 또다시 스타트, 2킬로 전력질주하곤 잠깐 물 한모금 마시고 또 스타트.


옆에서 보기 숨찰 정도로요.


그런 거 오래 지켜봐왔으니까 이제 저도 좀 그러려니, 원래 이런 애이려니, 할 때도 된 것 같은데요.


무뎌지지가 않아요. 익숙해지지도 않아요. 십 몇 년이 지나도록.


계속해서 아프고, 마음 졸이게 되고 그래요.


엄마 말처럼 고생 좀 덜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 애는 그와 정반대로 이제 시작이라는 듯, 앞으로 십년지대계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으니깐요.


또 다른 스타트 지점에 선 것처럼요.


믿음직스러워요. 멋있는 것 같기도 해요. 행복도 해요. 그런데 울 것 같아요.

자꾸자꾸 속울음을 울게 돼요.


그래서 그 애를 딱 한 번만이라도 이겨보고 싶어요.


엄마의 도움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받더라도 느슨하게 살 것 같지도 않지만...)

이제 좀 걷기도 하고 쉬기도 하자고.


무직에 무일푼에 빈털터리 빚쟁이여도 좋으니까.

딱 한순간이라도 어깨에서 짐을 내려놔달라고.


피멍 가실 날이 없는 어깨를 보는 건, 이제 정말 안 하고 싶다고...


그 말을 꼭 건네고 싶은데, 방법을 못 찾겠어요.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란 말로 일축할 것 같아요. ㅜㅜ


그리고 그 말은 아주 틀린 말도 아닐 거라는 걸 알아요.



.......................


이번 글에서는 엄마하고 나눈 이야기, 아주 조금 양념처럼만 쓰고 바로 다른 이야기(지난번 말씀드린 제가 없는 그 애가 나오는 이야기)를 본론으로 쓰려고 했었는데요.

쓰다 보니까 저도 생각이 좀 많아졌던 것 같아요.


저로선 모든 게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된 거기도 해서요.

그동안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현실적인 문제들이 조금씩 떠오르면서...



이 생각만 하면 골도 막 아프고요.


그러면서, 푸념도 하고 또 고민도 털어놓는 기분으로 이렇게 길게길게 주절거리게 됐어요.


기다려주서 읽어주신 분들을 덩달아 골치 아프시거나 지루하게 해드렸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못난 모습만 보여드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죄송해요.



...하지만, 죄송함보다는 감사한 게 더 커요.


이만큼, 마음 놓고 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신 거.


엄마한테도, 그 애한테도, 또 다른 친구들한테도 다는 못 털어놓을 이야기 들어주신 거,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제가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어요.


들어주신다면, 기쁜 마음으로 할게요.



언제나 건강하셨음 좋겠고요.

하루하루 행복한 날 보내시길, 언제나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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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3.0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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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우리 쓰니님 얘기 맞죠? 사용자첨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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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 2019.02.1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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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쓰니님 . 잘지내죠. 올만에 쓰니님한테 인사하려고 들어왔어요.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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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2.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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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첫댓아짐이에요. 글 계속 정독중이랍니다. 귤 얘기 우리 남편같네요. ㅎㅎ 받는것에 익숙해져가더라구요. 생선은 이제 혼자 못발라먹어요. 우리 쓰니님 꽂길만 걸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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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 2019.01.25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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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 글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밤 12시 조금 넘어서 부터 지금까지 계속 정주행 했네요 킄킄 도저히 댓글을 안 남길 수가 없더라구요 너무 재밌게 봐서ㅎㅎ 행복한 결혼 생활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직 중학생인데 저도 나중에 커서 bb님 처럼 그렇게 두근 거리고 가슴 벅차는 연애를 할 수 있겠죠?! bb님 좋은 글 잘 봤어요! 행복하고 좋은 일만 있길 바래요!!! ( 이렇게 가슴 와 닿고 좋은 글을 왜 이제야 찾았나 싶네요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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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24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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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 글에서 꼭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댓글 남깁니다^^ 짝사랑 댓글부터 이 글까지 글자 하나하나를 읽으며 공감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반성도 했어요. 읽으며 어른들의 사랑,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그 분 아버님과 bb님의 어머님의 연륜과 경험으로부터 나온 말씀에서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 세상과 사람을 보는 눈 등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아요. 마음을 글로 펼치는 재주가 없어 제대로 표현이 안된 것 같지만 감사하다는 말은 꼭 드리고 싶어요.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 글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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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2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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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에고 이렇게 소중한 글 이제서야 보다니,,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이제 고작 16살이고 연애도 진심으로 해보고 싶지만 여태 몇 안되는 연애가 너무 미숙 했던지 안좋은 기억만 남아 의지는 없어요,, 아직 어려서 그렇겠지요!? 멋진 성인의 연애는 bb님의 글로 배워가는것 같아요ㅎㅎ 오늘도 감사인사 전합니다 꼭 하고싶으신 얘기가 뭔지..! 너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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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2019.01.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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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썰 푸실 때부터 지금까지 힐끔힐끔 멀리서 쳐다만 보고 마음으로만
인사를 건네는 한 명이었는데요
지금이 아니라면 앞으론 더욱 그냥 놓쳐버릴 인연인 것 같아서
실례가 안된다면 지금이라도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아이디도 이렇게 만들고 헐레벌떡 달려오니 조금 죄송스럽네요.. 좀 더 일찍 올 껄하고 제 실수니까..
아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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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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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 내용 책으로 나온다면 정말 좋을텐데,, 아쉬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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ㅌㅐㅇ 2019.01.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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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bb님 ㅠㅡㅠ. 예전에 남자친구랑 저도 이별했다고 마음 다 소진 될때까지 한번 가보시라고 댓 남겼던 사람인데 기억하실까요? ㅠ 기억 못하셔도 상관은 없지만 ㅎㅎㅎ 남자친구랑 다시 재결합 했습니다..! 고난은 많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 봐야죠 ‧⁺◟( ᵒ̴̶̷̥́ ·̫ ᵒ̴̶̷̣̥̀ ) 제 선택이니까요! 여튼, 계속 이어지는 글 읽고 있었어요. 가끔씩 새 글이 올라왔나 궁금해서 들어와보게 되네요! 그런데 정말 고민 많으시겠어요 어머니 마음도 이해 되고 남자친구 마음도 이해가 돼요ㅠㅠㅠ,, 어떻게 해결 해 나가실지 궁금하네요 ㅠㅠ 잘 해결 되길 바랄게요! bb님 이제 그냥 늘 쭉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귤 얘기는 너무너무 달달하네요ღ 고생 끝에 온 행복이라 더 달게 느껴질 것 같아요. 또 자주 자주 이야기 남겨주세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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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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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글이 길어서 놀랐어요. 쓰느라 힘드셨겠다.. 싶은 생각이 ㅠㅠ 침대는 좋은 걸로 사야죠! 그분의 말도 맞지만(ㅎㅎㅎㅎ) 생각해보면 하루중 10시간정도는(제가 잠이 많아서 저는 하루에 열시간씩 자니까.. 제 기준으로 ㅋㅋ) 침대에 누워서 시간 보내고 이건 하루의 절반절도 잖아요. 그렇게 평생을 보내면 인생의 반은 침대랑 있는건데, 당연히! 좋은 걸로 사야됩니다 ㅎㅎ 저희도 프레임은 싼거 사고 매트리스만 좋은 걸로 했어요. 당장 결혼은 아니어도 이리저리 얘기해보고 상상해보면 너무 좋을거 같아요 ㅎㅎ / 주말 내내 답변을 못해서.. 핑계를 대자면 ㅠㅠ 이번주말에 약속이 계속있었어서 매일 자정쯤 집에 들어갔어요. 제가 매일 늦으니 그애가 투정을 좀 부리긴 했지만 잘지내고 있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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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2019.01.2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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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누군가 너는 이렇게 멋진 사람이야 하고 저를 알아봐 줘도 막상 저는 다른 사람을 헤아려보지 않은 거 같아요. 언니처럼 이렇게 알아봐 줬어야 하는 건데.. 사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ㅎㅎ 하고 자만하기도 하는데 언니 얘기를 들으면 견문을 넓히고 더 섬세하려 노력해야겠다 하고 다짐해요. 제 이름에 바다가 들어가서 그런지 유독 깊게 박힌 말이 있는데 물이 고이면 썩듯이 사람도 바다를 향해 흘러가야 한다는 말이에요. 저를 바다로 이끌어주셔서 감사해요. 언니는 저에게 귀인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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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2019.01.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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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 라라랜드 댓글이에용~ 알아보실수 있게 닉네임 바꿧어요 읽을수록 놀랍네요 책에서 좋은구절 따로 메모해 두는것처럼.. 남편되실분 정말 멋지세요 큰 사람같아요.. 글을 읽는데 저도 돈 벌며 사는 제 삶에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정말 교훈이 되는 글이에요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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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1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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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댓쓴이 님 혹시 기억하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어지는 이야기 1편 댓글창에서 아이유의 누구나 아는 비밀이라는 노래를 추천해 드렸던 사람이에요! 이렇게 제가 누구인지 밝혀도 딱히 득이 될 건 없지만 그때 또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하셔서 그 부탁을 들어 드리고 싶어서 왔어요 그리고 이 새벽에 댓쓴이 님이 생각나기도 했고요 그래서 열심히 검색하고 뒤지고 그렇게 왔답니다 ♡´・ᴗ・'♡ 오랜만에 봤지만 글에서 보이는 어투는 여전히 따뜻하고 소녀 같아요 늦은 듯하면서도 이른 듯한 이 시간에도 눈 착 뜨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하는 느낌이에요 글을 올리는 사이사이의 시간동안 댓쓴이 님에게도 저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댓쓴이 님의 글을 보고 느낀 것처럼 댓쓴이 님도 제 댓글을 보고 이렇게 느끼셨음 좋겠어요 아 참 새해 복은 많이 받으셨나요? 늦기도 했고 너무 사소한 연초 인사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마 베푼 게 많은 분이시라 이번 해엔 꼭 돌려받는 것들도 많을 것 같아요 예전에 썼던 흔적들과는 다르게 요즘은 행복한 감정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 참 다행이에요 말이 횡설수설하네요 잠이 와서 그런가 봐요 ( ˃ ⌑ ˂ഃ ) 아무쪼록 연초 잘 매듭지으시고 이번 년도엔 꼭 행복한 일만 견뎌낼 수 있을 만큼의 고난만 있었으면 해요 파이팅! 오늘 제가 알려 드리고 싶은 노래는 심규선 ㅡ Soulmate라는 노래예요 제가 정말 사랑하고 사랑하는 가수인 만큼 댓쓴이 님께 꼭 알려 드리고 싶었어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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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덕 2019.01.19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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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제 글 올라올 때마다 댓글 꼭 달아줘야겠어요 !! 그냥 뭔가 그래야만 할 거 같아서요 ..ㅋㅋㅋㅋㅋ 중간에 “결혼은 나 고생 안 시킬 사람 골라서 하는 게 아니다. 같이 고생해도 아깝지 않을 사람하고 하는 거지.” 명언이 있네요 복사해놨어요 댓글에서 꼭 언급하려고 고생 안 하는 생활이 행복한 건 아니잖아요 무슨 소린지 아실 거예요 힘든 일도 겪으면서 더 단단해지고 그러면서 가끔 오는 행복에 취하는 맛에 또 사는 거고 이제 스무살 되는 애가 할 소린 아니지만 ㅋㅋㅋㅋ 물론 그 힘든 게 너무 크면 안 되는 거고요 .. 저처럼 ..ㅠㅠ 행복한 일이든 슬픈 일이든 같이 겪었을 때 큰 의미로 다가오고 즐거운 인연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아련) 어떤 일이 닥치든 둘이서 잘 헤쳐나가시겠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또 좋은 추억이잖아요 ?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소하게 흘러가는 시간들도 소중하게 여기고 담아두시면 좋겠다는 거예요 앞으로 결혼 준비하면서, 또 결혼하고 나서도 많은 일들이 닥칠 텐데 그 애랑 같이 겪는다는 사실에 많이 행복하실 거예요 ! 사랑하는 사람과 어떤 일을 함께 겪는 거잖아요 둘만의 일 넘나 로맨틱하네여 ㅎ 뭐 크든 작든 뭔가 결정해야 될 일이 생기면 그 애 못 이기고 그 애가 하자는 대로 하실 거 같지만 ^^; 약간 져주는 것도 있으시잖아요 ^^! 한 순간 한 순간 소중하게 여기고 살면 좋으실 거 같아요 ! 그런 의미에서 다이어리 추천 드려요 ! 하루하루 있었던 일 그림으로 작게 그려놓거나 짧은 글 그럼 이번 주말도 행복한 시간 되시길 ❤ 댓 쓸 때마다 보여드리고 싶은 좋은 영상 링크 놓고 갈게요 ! 닉값하는 의미에서 ㅋㅋㅋㅋ https://youtu.be/9QLSKGs-m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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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2019.01.18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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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의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지만 항상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저에겐 너무나도 크게 와닿아서 저에게 자그마한 변화가 생겼어요(๑˃̵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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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소 2019.01.1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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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b님^^ 작년 글부터 쭉 봐오다가 나도 한번은 비비님과 다른 분들처럼 댓글로 고민도 나누고 얘기 들어주고 수다수다 하고싶다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요,
한번은 남겨봐야지 남겨봐야지 하다가 오늘 두 번째로 남겨보네요.
이제 비비님을 기억하는 분들이 이 링크를 오기까지 점점 걸러진다(?)고 해야 할까요..?ㅎㅎ 비비님의 마지막 글에 댓글다는 사람끼린 한번쯤은 톡이나 오픈채팅 좀 나아가서는 오프라인모임으로도 한번은 보고싶은 상상도 해보게 되요.
필력도 워낙 좋지만 실력 이전에 참 진실되게 글을 쓴다는 느낌이 받았어요.
내실이 단단한 것도 느껴지구요..^^
남자친구분은 여자들이 만화나 드라마 보면서 한번쯤은 꿈꾸는 달콤하고 목숨바쳐 사랑하고 아낌없이 내주고 말 하나하나도 참 심쿵하게 하는 분임은 자명한 사실이라 부러움 마음껏 받고 누리셔도 될 것 같아요..^^(이미 학생때부터 많은 시선을 받으셨겠지만요... 하지만 그 분은 비비님 한 분만 바라보는데 무엇이 두렵습니까!! 그를 가진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ㅎㅎ)

돈다발을 준 것, 결혼하면 기획재정장관이 되달라고 한 말 등이 나이가 30대가 아닐 것 같은데(일방적인 추측입니다! 20대인 것 같아서요.. 함부로 추측하여 죄송합니다..)참 철들었다 해야하나? 속도 깊고 사연도 많아보여 씁쓸하면서도 강한사람이구나 싶어요.
너무나 계획적이고 철저하여 틈도 없어 보이는 점이 얼마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했는지 멋지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요.
아마 목표가 있고(비비님과 잘 살아가기 위한) 꿈이 있으니 더 가속도를 높이겠죠^^
비비님께서 중간중간 당근만 잘 주시면 남친님은 훨훨 날아다니 실 것 같네요..^^

이제 한 걸음 뗀거고 앞으로 많은 일들이 또 있겠지만, 걱정했던 것 보다 또 후루룩 되는 일도 많으니까요^^! 응원 드리고 갑니다!
그리고 연인이 너무너무 보고싶겠지만 곧 원하지 않아도 매일 보며 살게 될 거니까 현재 싱글일 때를 누리세요~!! (댓글 소통으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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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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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어제 bb님 학생 때 이야기 다 보고 너무 재밌어서 링크까지 타고 들어와 현재까지의 이야기 다 읽어본 독자(?)입니다 (글을 워낙 잘 쓰셔서 한편의 소설을 본 느낌이라 왠지 독자라고 표현해야할 것 같았어요 ㅋㅋㅋ) 암튼 다시 만나게 되신거 너무 축하드리고 다 읽고나니 여운이 너무 깊게 남아서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어요ㅠㅋㅋㅋㅋㅋ 읽어보면서도 정말 이렇게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하는구나 신기하기도 했고 어떻게 딱 bb님이 글을 남기시고 있는 시점에 귀국하셨는지 진짜 두 분은 인연이신 것 같아요! 정말 글 너무 재밌어요 ! 실례가 안되신다면 앞으로도 계속 글 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 ❤️ 꼭 결혼까지 골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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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 2019.01.17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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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bb님! 처음 대댓글 시절부터 새로고침 해가며 bb님 글 읽던 사람중 한명입니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회원가입을 못하니까 눈도장만 찍고 가고, 아는 언니 부탁해서 아이디를 얻어도 오랫동안 동경해왔던 분께 쭈뼛거리듯이 할말을 정리하지 못해서 또 눈도장만 찍고 가고..했는데요, 언젠가 bb님이 피치못할 사정이라던가 (그분께 들킨다거나.. 워낙 귀신같으시니까…) 그런것때문에 갑자기 휙, 없어지신다거나 하면 정말정말 슬프고 후회될것 같아서 한자한자 마음담아 적어봐요. 일단, 이렇게 동화같고 소설같은 예쁜 이야기를 알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처음에는 그냥 어릴적 추억을 적어주시는 줄 알고 정 붙이지 않고 읽고 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bb님이 너무나도 정성스럽게 차근차근 그날들의 일을 묘사해주시고 기가 막히게 끊어주시는 바람에 하루가 지날때마다 혹시라도 슬프게 끝나지 않을까.. 호옥시라도 잘됐지 않았을까 하면서 마음 졸이며 따라 가면서 점점 정을 붙이게 된 것 같아요. 날이 갈수록 bb님과 그분께 반하기도 했구요. 두분다 정말로, 정말로 좋은 분인것 같아서요(좋은, 이라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이 뭐가 있을까 한참을 생각해봐도 떠오르지가 않네요ㅠ). bb님이 에필로그 식으로 따로 게시물을 올려주시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해주셨을 땐,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몰라요. 사실 굳이 그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이야기 들려주시기 어렵잖아요.. 돈 받고 하는것도 아니고 게다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인데 그렇게 사적인 얘기도 해주셔 가면서까지 좋은 얘기 들려주시는 것도 그렇고. 제 여운을 나몰라라 남겨두고 가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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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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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께서 그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여실히 보이는 글 같아요. 읽으면서 저도 참 마음이 괜히 공감가는 거있죠?ㅎㅎ 돈다발을 받은 밤 슬펐는다는 말이 너무 가슴 아팠어요 어느 큰돈을 받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지친상태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걸 본다면.. bb님이 얼마나 슬펐을지 감도 안오네요ㅜㅜ.. 그분은 정말 앞으로도 계속 달려나갈 것 같지만 bb님과 함께 쉬어가는 행복도 누리셨으면 좋겠어요 꼭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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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1.1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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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후 결혼하신다면 그 후기도 써주세요!!!진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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