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이어지는 이야기 (5)

bb (판) 2019.01.26 17:32 조회6,096
톡톡 사는 얘기 혼자하는말
이어지는 판


4. 아들 바보


아버님은 그 애한테도 그러셨지만 쌍둥이 동생들한테도 더없이 자상한 아버지셨나 봐요.

퇴근하시면 두 아이를 아예 양 어깨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셨다고.


그런데 그 애는 학창시절 저랑 사귀면서부터는 제 앞에서 자기 쌍둥이 동생들을 ‘쌍마귀’라고 불렀어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


“잘 봐. 나도 아기야. 네댓 살밖에 안 된 아기. 어디 찧어서 다치거나 배고프면 울어야 돼. 근데 그 두 아기가 이미 서라운드로 울고 있어. 귀가 징징 울릴 정도로 울어제끼고 있고. 엄마는 엄마대로 두 아기를 같이 안아줄 수 없으니까 울 것 같은 얼굴이셔.”


그러면서 “그런 상황이면 ‘아 됐다, 나까지 울 것 있나, 참고 말자.’ 이런 생각이 들겠냐 안 들겠냐.” 하소연하듯이 이러는데,


ㅎㅎ...;; 

네 살박이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할 리가 없잖아요. 했다손 치더라도 말할 당시 기억이 날 리도 없고.


그만치 시달리는 기분으로 살았단 거겠죠.

 

또 하나는, 쌍둥이다 보니까 뭐든 공평하게 주지 않으면 안 됐대요.


“줄줄이 햄을 굽더라도 얘한테 세 개 가고, 쟤한테 네 개 가면 전쟁이 나. 차라리 그 하나를 내가 먹고 둘 다 세 개씩 주는 게 나아.”


우유 한잔을 따르더라도 컵을 나란히 딱 붙여놓고 1밀리도 높이 안 다르게 똑같은 양으로 줘야지 차이 나게 주면 오빤 왜 쟤만 이뻐하냐는 둥 형한테 차별받고 있다는 둥 별소릴 다 들어야 했대요.


“자기들 따라주고 나면 곽째로 들고 마셔도 내 건 몇 방울 남지도 않는데, 그 우유 한 모금도 아니고 반의 반 모금 때문에 내가 그런 소리까지 들어야 하냐.”라고 뒤늦게나마 제게 하소연하더라고요.


더군다나, 이란성이어서 부모님 고충이 더했다고 해요.


남동생은 형 걸 물려받을 수 있잖아요. 신발이든 옷이든요. 그런데 이 애가 쓰던 거 뭐 하나라도 남동생한테 가면 여동생이 난리가 났대요.


“난 왜 안 줘! 왜 난 안 물려줘!”라고요.

근데 오빤 하나니까 같은 모양 티셔츠를 두 장 사 입지 않는 이상 똑같이 물려받을 수도 없거니와 여자애가 입을 옷이나 신발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어머님이 여동생한텐 새 걸 하나 사주면, 그땐 남동생이 난리가 나죠.

“난 물려받는데 쟤는 왜 새거 사줘요!” 하면서요. ㅠㅠ


이런 식으로 도저히 공평할 수 없는 것까지도 공평을 요구하니까

너무너무 피곤하더래요. 부모님도 골치 아파하시고요.


그러다 어느 날, 쌍둥이들이 말귀를 알아먹을 정도, 예닐곱 살 정도 됐을 때,

아버님께서 하나 묘안을 내미시더래요.


“이제 일주일에 한 번씩 그 주의 양보왕을 뽑을 거야.”라고 하시면서,

쌍둥이 중에 누가 더 양보를 많이 했나, 형이랑 아버지, 엄마가 보시고서 스티커를 하나씩 주실 건데, 양보 스티커를 더 많이 받은 아이에겐 큰 상을 주시겠다고.


그랬더니요. 

이제 자기가 더 양보를 하겠다고 싸우더래요.


우유 한잔씩 따라줬더니 서로 자기 컵에 든 걸 상대방 컵에 따라주느라 엎지르고,

줄줄이 햄을 줬더니 자기 것까지 다 먹으라면서 막 억지로 상대방 입에 넣어주고요.


ㅠㅠㅠㅠ


... 쓰면서도 살짝 기 빨리는 것 같은 기분...


아무튼 이러면 양보왕 전략도 실패인 거죠.


별별 시달림을 다 당하던 유년시절이었는데,

그래도 둘이 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조금씩 조율이 되더래요.


“짐승이었다가 학교 다니면서 그나마 좀 사회화가 된 거지.”


그 애 말로는 이래요.


특히 남동생이 자잘한 건 여동생한테 양보를 하기 시작하더래요.

엄밀히는 양보라기보단 그런 걸로 싸우기에는 친구들하고 노는 게 더 재밌으니까 귀찮아서 ‘옛다’ 하고 줘버리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니까 여동생도 흥이 떨어졌는지 그다지 집착 안 하는 것 같고,

하지만 은연중에 아직도 남아 있긴 있다고, 그 애가 고등학생 때도 그렇게 말했었어요.


그렇게 먹는 거든 입는 거든 뭐든 경쟁을 하니까 부모님의 사랑도 고르게 주실 수밖에, 그렇지 않으면 한 아이가 상처를 받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다만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좀더 예뻐하셨던 것 같고, 어머님은 남동생을 더 예뻐하신 것 같대요. (남동생이 애교도 많고 입 속의 혀처럼 구는 게 자기가 봐도 가끔 귀여울 때 있다고.)


여동생은 열 살 넘도록 자기 운동화 끈도 스스로 못 묶었대요. 아버지한테 묶어달라고 하면 해주시니까.

학교에서 발레 배우더니 맨날 아버지한테 발레리노처럼 자길 받아서 머리 위로 올려달라 하질 않나, 들어서 빙글빙글 돌려달라고 하질 않나, 그럼 그걸 또 다 해주시고.


그렇게 예뻐하시던 딸인데,


근데 그런 딸이 “아빠. 큰오빠한테 혼났어요!” 하면서 울며 달려가도 그땐 안 달래주셨대요.

“잘못을 했겠지.”라거나 “뭘 잘못했는지 몰라도 큰오빠한테 혼나는 게 나을걸?” 이런 한마디로 일축하시곤 말았다고 해요.

큰오빤 아버지에 비해 너그러운 사람이라고 하시면서. 근데 그 말이 먹혔던 게, 아버지가 큰 오빠 잘못을 어떻게 다스리시는지 어려서부터 다 봤잖아요.


방 안에서 살갗으로 매가 내갈겨지는 소리가 끝날 것 같지 않게 나고, 멀쩡하던 회초리가 몇 대나 부러져서 나오고, 그러는 동안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그러면서 ‘아, 좀 잘났다고 건방 떨어선 안 되는구나.’ ‘사소한 거라도 남을 속이면 안 되는구나.’ ‘게으름 부리면 안 되는구나.’ ‘그랬다간 저렇게 되는구나’ 등등 타산지석을 삼았을 거잖아요.



어느 날은 아버님이 여동생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래요.


“시집을 가려거든 네 큰오빠 같은 사람한테 가라.”라고요.


여동생은 질겁을 하면서 싫다고. 결혼할 거면 차라리 쟤 같은 애를 고르겠다고 하더래요. 여기서 쟤란 쌍둥이 남매.


그랬더니 아버님께선 “그거야 편하고 만만하니까 그런 걸 텐데. 이 세상에 네 성질 다 받아줄 사람은 너랑 같이 태어난 쟤 한 사람 말곤 없다.”라고 단언하시면서 큰오빠 같은 사람은 흔하진 않아도 지구상에 몇 명 정도는 있을 거라고. 그쪽 찾아보는 게 확률상 더 낫다고 하시더래요.


그런데 마침, 바로 그 전날 굉장히 크게 혼이 났었대요. 맞은 종아리가 아직도 어디 닿으면 쓰릴 정도여서 편히 앉지도 못하는 채로 그런 말씀을 들으니까 그닥 와 닿지가 않더란 거죠.


그래서 말했대요.


“아버지. 저 띄워주시는 말씀은 그만 해주셔도 되니까 매를 좀 줄여주세요. 제가 어제도 식은땀 흘리면서 잠들었어요.”


그랬더니 아버님이 “안 되지, 그건”이라고 무 자르듯 자르시면서.


“자, 이렇게 생각해보자” 하시더니.


“난 대장장이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대장장이인데 어느 날 하늘이 내게 ‘이건 너밖에 맡을 사람이 없겠구나’라면서 최상급의 강철을 내려주셨어. 이걸 잘 두드리고 담금질하면 천하에 둘도 없는 명검이 되고, 허투루 방치해두면 고철이 돼. 너라면 이걸 두들기겠냐 안 두들기겠냐.”라고 하시더래요.


“머리가 돌지 않고서야 혼신을 다해서 갈고 닦고 세공하지 않겠냐. 하늘이 주신 기횐데?”


너무도 진지하게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니까, 그 애는 질려서라도 다른 말을 못하겠더래요.


‘지나치셔도 너무 지나치시다.

이 정도면 아들에 대한 환상이 과대망상에 가까우신 것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 찬찬히 생각해보니까, 자기가 그런 고급 강철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버님이 공 들여 세공하신 건 맞대요.


장점이다 생각되는 부분은 더 빛이 발하도록,


‘넘어져도 우는 법이 없네. 어떻게 내 속에서 이런 씩씩한 놈이 나왔지?’


‘넌 내가 본 그 어떤 일곱 살보다 마음씨가 착한 일곱 살이야. 자기도 코 훌쩍거리면서 어떻게 동생부터 닦아줄 생각을 했어?’


‘와, 블록 쌓아놓은 거 봐라. 넌 집념이 있는 놈이어서, 무슨 일을 하든 성공할 수밖에 없어. 뭘 하고 싶은지만 잘 고르면 되는 거다.’


이런 식의 말씀을 끊임없이 해주셨단 거예요.

별것도 아닌 일에서 장점을 찾으셔서는 예리한 정으로 정성껏 다듬듯이 ‘잘한다 잘한다’ 강화시켜주신 것 같고.


반면, 뭔가 꾸짖으시거나 체벌하실 땐, 그때대로 있는 힘을 다해 하셨대요.


‘너는 무섭도록 머리가 좋아. 그 좋은 머리를 남 속이는 데 쓴다면? 사기꾼밖에 안 돼. 사기꾼도 그냥 사기꾼이 아니라 거의 국가부도급 사기를 칠 놈으로 성장하는 거다.’


‘너, 얼굴 참 잘생겼어. 그 반반한 인물에 게으른 습관 붙여두면, 장차 뭐가 되겠냐. 얼굴 팔아 여자 등이나 처먹고 사는 양아치밖에 더 되겠냐.’


‘책을 많이 읽으면 뭐하냐. ‘겸손’이란 쉬운 단어 하나도 이해를 못 하고 있으면서. 인성이 안 되면서 머릿속에 지식만 넣으면 그것만큼 위험한 게 없다. 기본 도리도 모를 거면 차라리 머리에 아무것도 담지 마라.’



잘못에 대해선 어쩔 땐, 너무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다른 친구들은 이런 걸로는 안 혼나는 것 같던데, 왜 나만...’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까다로운 기준으로 다스리셨대요.


그래도 뭔가 내가 못난 놈이거나 나쁜 놈이어서 혼난다,라든지 그런 비애감을 느낀 적은 없다고 해요.

대체로 특유의 과장법을 섞으신 칭찬과 더불어 ‘네가 가진 탁월한 점들이 너 자신이나 남을 망치는 독이 되지 않도록 하자’라는 기조이시다 보니까.


그래서 살짝 억울한 건 있어도 뭔가, 특별한 사람이 받는 특혜 정도로 여겨지기도 했다나 봐요.


가차 없으신 듯해도 언제나 중요한 건 놓치지 않는 섬세함도 있으셨다고 해요.


한번은 너무 아팠나 봐요. 맞은 자리가 아물지 않았는데 또 맞을 일이 있었는데(흔한 경우는 아니었는데 어쩔 수 없는 잘못이긴 했대요.)

종아리를 한 번 맞으면 하루이틀 정도는 걷기 뻐근하거나 쓰린 정도. 그다음엔 점점 아물면서 일주일쯤 되면 긁고 싶게 간지러워진대요.-그게 아물어가는 신호이고, 2~3주 정도 지나야 옅은 멍도 사라진다던데.


그런데 채 아물어지기도 전에 그 위로 또 맞게 되니까 피멍 위로 살이 다시 터지잖아요. 맞다가 울컥 눈물이 났나 봐요. 처음으로 그랬대요. 그래도 소리는 안 내고 눈물만 몇 방울 떨궜는데


아버님이 문득 매질을 멈추시면서 “어, 왜 그래.” 하시더래요.


“너무 아파요.” 했더니 “어디가.” 이러시더래요.

그래서 “어디긴요. 종아리가 너무 아픈 거죠.” 했더니.

“마음이 아픈 건 아니지?”라고 물으시더라고...


그래서 “그건 아닌데요.” 그랬더니

“아, 놀래라. 알았으니까 똑바로 서.” 하면서 치시던 거 마저 치시더라는.;;


더듬어 보면 중학교 때. 여름에 반바지 체육복 안 입고 긴 바지 입고 나올 때가 있었어요. 미처 못 빨았나 하고 말았는데... 아마 자국이 너무 두드러진 날은 애들 안 보이게 갈아입으면서 감췄던 것 같아요.


또 하나는...


복싱 관장님이 아버님하고 친분이 있는 사이셨는데(원래 친하셨던 건지 아니면 이 애를 맡기면서 친해지신 건지), 옷 갈아입을 때 매 자국을 보셨는지 나중에 아버님한테 뭐라고 하셨다나 봐요.

애 다리가 그게 뭐냐고. 애가 천성이 밝아서 웃어넘기는 거지, 날이면 날마다 너무한 거 아니냐. 그러다 비뚤어지면 어떡할래. 내가 다 안 돼서 트레이닝을 빡세게 못 시키겠다. 했더니 아버님이 그러셨대요.

‘아버지한테 맞는 건 괜찮아. 남한테 안 맞게 훈련이나 잘 시켜’라고 하시면서. 다리보단 얼굴을 유심히 보라고 하시더래요. 조금이라도 그늘이 보이면 즉각 말해달라고. 애가 부모 걱정시키기 싫어서 힘든 일 있어도 집에선 내색을 안 한다고. 운동하면서는 포커페이스가 잘 안 되지 않냐고 하시면서요.


(이건, 아주아주 나중에... 복싱 관장님이 해주신 말씀...이라고.)



그리고, 또 하나의 일.


이 애가 수술 받았을 때였대요.


눈 뜨니까 아버님이 침대 옆에서 이 애 손을 만지작거리시고 계시는데

꼭 잡지도 못하시고 그러고 계시길래 가만히 봤더니 우시는 것 같더래요.


“아버지, 왜 그러세요.” 했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하셔서는 얼마나 아팠냐고. 그러시면서 그 애 손을 두 손으로 잡고 흐느끼시는데, 아버지 우시는 거 처음 봐가지고 너무 놀라기도 하고.


어머닌 옆에서 “이럴 땐 보통 엄마가 울고 아빠가 달래줘야 하는 거 아니니?” 하면서 한심하시단 듯 한숨쉬시고.


그 애가 봐도 별것도 아닌 걸로 너무 오버하신다 싶더래요.


“숨도 못 쉬고. 많이 아팠지.”라며 눈물을 뚝뚝 흘리시길래,


딴엔 좀 풀어드려볼까 싶어서 “종아리 맞을 때보단 덜 아팠는데요.” 했더니

아예 오열을 해버리시더라고.


아, 내가 실수했나 보다, 싶고

남들 보기도 민망해서 다시 눈 감고 자는 척해버렸대요.


자는 척하느라 눈 감으니까 실제로 스스르 잠이 들고 말았는데,

의식에서 점점 멀어지던 아버지의 울음소리는 그 뒤로도 잊히지 않는다고 해요.




5. 술 친구



아주 막 허물없이 대해주시는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렸을 적엔 같이 농구도 하고 틈나는 대로 바다도 보여주시러 가고. 그럴 땐 격을 허물고 대해주셨던 것 같아요.


특히 “무슨 고민 있어?” 물어보실 적에

‘학교에서 어떤 어떤 일이 있었는데 제가 잘한 건지 모르겠어요.’란 식으로 말씀드리면 공감도 잘해주시고 또 현실적인 충고도 잘해주시고요.


아버지 또한 고민을 털어놓으실 때도 많았대요.


심지어는 일하시다 겪게 되신 일까지.

 

‘거래처랑 이만저만한 일로 분란이 일어났고, 당장 다음 달까지 이런 일을 해결해놔야 하는데, 이럴 때 너라면 어떡하겠냐.’

‘직원 한 명이 사표를 들고 왔는데, 내막을 알고 보니 자기 사수한테 찍힌 것 같아. 그런데 이 친구가 그 사수보다 일을 더 잘해. 너라면 잡겠냐 말겠냐, 잡는다면 어떻게 잡겠냐.’ 등등 어린 아들에게 굳이 조언을 구하셔야 할 일인가 싶은 일까지도 구구절절한 사연을 다 말해주시면서 물어보시곤 했대요.


근데 나중에 돌이켜 보니, 아들이 장차 겪을 사회에 대해 시뮬레이션해주시느라 그런 것 같다고.


그런데 이 애가 고 2 올라갈 무렵, 아버지에게 저와 사귀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가 봐요. 여자친구가 생긴 걸 아버지에게 말씀드리고 싶어서 시점만 살피고 있었는데,


아버님이 어느 날 “너 술 마실 줄 알아?” 하시더래요.

마셔본 적 없다고 했더니 잘됐다고 술은 친구보단 아버지한테 배우는 게 낫다고 하시면서 소주를 가르쳐주셨대요.(아마 여친 생긴 거 눈치 채시고 자리 깔아주신 듯하다고.)

 

그래서 술을 배우게 됐는데 아버지가 따라주시는 대로 첫잔을 원샷하고 나니까 바로 말문을 열어주시더래요. 무슨 고민 있냐고. 아니면 아버지한테 자랑할 만한 일 있냐고. 아무거나 말해보라고요.


그래서 고민도 되고 자랑도 하고 싶다면서 제 이야길 했던 모양이에요.


자랑할 일은, ‘오랫동안 좋아하던 애가 있었는데 저도 자길 좋아한다고 해서 사귀게 됐다고. 사귀기 전에도 좋았는데 사귀고 나니까 더 좋고, 갈수록 좋아진다고.’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놀랍게도)


“아버지, 저 운명의 상대를 만난 것 같아요.”라고 했단 거예요.


보통의 아버지 같으면 이럴 때, 니가 뭘 몰라서 그렇지 그 나이에 누굴 만나면 그 사람이 전부인 것 같지만 커보라고, 그렇게 운명을 느끼는 상대는 또 생긴다, 그런 말씀하실 것 같잖아요.


근데 그 애 아버지는 “좋겠다. 나도 첫사랑하고 결혼하는 게 로망이었는데.”라고 하시더래요.


“너는 감정이 가벼운 애가 아니니까 네가 운명이라고 느꼈다면 그게 맞겠지.”라고 하시면서요.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건 인간이 아닌 하늘이기에. 너는 매순간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만 다하면 된다고.


그럼 고민은 뭐냐고 물으시길래 말했대요.


“너무 만지고 싶다, 더 솔직히는 자보고 싶다”라고요.;;


그런데 만지면 손자국이 그대로 남을 것같이 너무 깨끗한 애고, 더러운 손으로 만졌다가 때탈 것 같아서 만지지도 못하겠다고. 정말 너무 아무것도 모르는 애라고.(라고 그 애는 말했다지만 당시 저는 손끝 한 번만 스쳐도 머리털이 쭈뼛 설 정도로 찌릿찌릿하고, 그날 밤엔 밤잠 설치면서 별별 상상을 다했음.;;)


그랬더니 아버님이 말씀하시길,


“너도 느끼겠지만, 사내놈의 몸속에는 길들이기 힘든 야수가 한 마리 있어. 남자라면 누구나 그 야수를 풀어놓음으로써 남성다움을 과시하고 싶어지지만, 실은 그 고삐를 세게 틀어쥐고 있을 때야말로 남자다움이 빛을 발하는 거다”라고, 욕구의 실체를 알고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단 말씀이셨던 거죠.


또 “너는 아직 키도 덜 자랐고 한 여자를 책임질 수 있는 나이도 아니야. 한마디로 덜 컸어.”라고 하시면서


네가 좋아하는 애를 설익은 수컷에게 내어주고 싶으냐. 정말 좋아한다면 세상 다른 것으로부터 지키기 이전에 먼저 너 자신으로부터 먼저 지키는 법을 알아야 할 거라고 하시더래요.

더구나 어지간히 조숙한 아이가 아니고서는 여자애도 몸이 아직 여물지를 못했을 거라고, 지금 막 피어날까 말까 한 꽃잎을 서툰 몸으로 짓이기면 상하지 않겠느냐, 그 부분은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라고 충고하시더라는.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말씀도 하셨대요.


이미 피어난 꽃이 되어 기다리는 상황에서 눈치 없이 참기만 하면 여자한테 뺨을 맞을 수도 있으니 그건 그것대로 조심하라고.



((이런 이야기를 나중에 나중에... 다행히 제가 그 애 뺨 안 때리게 되었을 때쯤;; 들었을 적에, 저는 어땠냐면요. 얼굴도 뵌 적 없는 그 애 아버님에게 아낌 받았다는 기분이었어요. 그 애가 저를 조심히 대해주고 아껴줬던 것하곤 또 별개로요.;;))



그날 아버님은 엄마한텐 비밀이라고 하면서 아버지 첫사랑 이야기도 해주시고, 그 첫사랑 결혼한단 소식을 들었을 때 엄마와 사귀고 있는 중이었음에도 그날만큼은 이 소주가 그렇게 땡기시더라고.


그 여자애든 누구든 놓치지 말아야 할 사람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고, 헤어져야 할 사람이라면 상대방 상처 덜하게 단칼에 끊어낼 줄 알아야 한다고. 어떤 경우든 관계를 너덜너덜하게 끝맺어선 안 된다 등. 여러 주옥같은 말씀을 해주셨던 모양이에요.


그 뒤로 한달에 한 번 정도는 이런 식으로 아버님하고 소주를 마셨는데, 꼭 멸치에 먹었대요. 고추장 찍어서요.


그 무렵이었을 것 같아요.

어느 날 그 애가 저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요.


“아버지한테 너랑 만난단 얘길 했더니, 한번 보고 싶어하셔. 언제 한 번 우리 집에 놀러 갈래?”라고요.


당시 저는 너무 좋기도 하면서 살짝 겁도 났어요. 제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요. 실망하시면 어쩌지? 만나지 말라고 하시면 어쩌지? 등등 걱정스러운 게 많았어요.


그래서 “우리 졸업하고 그때 뵈면 안 될까?”라고... 어쩌면 졸업하고 나서도 나랑 만나줘. 그럼 좋겠어.라는 바람을 팍팍 어필하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요.


그 애는 “그래. 너한텐 아직 부담될 수 있겠다.”라고.

좀 아쉬워하는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너무 아쉽고 마음이 아파요.


...



그 애가 고 3이었던 어느 날.


아버님이 소주 사 들고 오셔서는 한잔 할 수 있겠냐 물으시더래요. 뭔가 하실 말씀이 있는 것도 같았고, 평소 같은 아버님의 고민이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이 애의 고민이 뭔지 염탐하고 싶으신 것일 수도 있었는데.


시험을 앞두고 있던 터라(수능 몇 주 전) “아버지, 저 지금 아무 정신이 없어요. 시험 끝나고 한잔해요.” 하고는 거절했대요.


“알았다.” 하고 섭섭한 내색도 없이 나가시는데, 좀 쓸쓸해 보이시는 게 마음에 좀 걸렸다 하더라고요.


하지만 막상 수능 끝나고는 친구들하고 노느라고, 또 입시에 필요한 다른 준비에 돌입하느라고 그 약속을 잊고 있었는데.


그 뒤로 얼마 안 있어 아버지랑 한잔할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사라져버렸다고.



6.



아버님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어요. 사고로요.


그 애가 수능을 상당히 잘 봤거든요. 모의고사보다 결과가 좋았고.

당연히 합격할 거라는 확신으로 발표만 기다리고 있던 어느 날이에요.


토요일이었던 그날 아침,


어머님이랑 어디 다녀오실 데가 있으시다고 아침부터 분주하신 것 같더래요.

이 애는 전날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고,

그래서 평소보다 좀 느지막이 일어나서 거실 나와봤더니 이미 나갈 준비 마쳐놓고 계시더라고 해요.


“다녀오세요.” 했더니.


현관문 열기 직전에 “넌 어째 자다 깬 얼굴도 그리 잘생겼냐. 반하겠다.”라고,

농 아닌 농을 치시길래 그냥 싱겁게 웃으며 보내드렸대요.


그런데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불과 몇 시간 뒤.

씻고, 음악 듣고, 저하고 점심 약속을 해서 나가려고 챙기고 있던 중에 전화를 받았대요.


병원에 가봤더니, 아버님은 이미 숨이 멎어 계셨고,


어머님은 수술실 들어가 계셨고.


장례식에 저도 갔었어요.


여동생은 어머님 곁에 있느라고 그랬는지 상주석에 그 애랑 남동생만 있었어요.


그때 전 아버님을 처음 뵀어요.

아버님에게 절을 마치고, 또 상주와도 서로 절을 마치고


그 애가 “왔구나.” 하는데, 눈에 초점이 완전히 나가 있더라고요. 처음 보는 얼굴이었어요.


“저녁 먹어야지...” 하면서 짓물러진 것처럼 젖은 채 텅 빈 눈으로 저랑 친구들 앉을 자리 찾아주려는데,


그때 누구 신발인지도 모를 신발을 꿰신고서 도망치듯 나가버렸어요. 나가서 비명 지르듯이 울었어요. 가슴이 빠개지는 고통이란 거 그때 처음 느낀 것 같아요.


........



저는 그때 일을 이렇게 떠올려요.


신이 계시다면, 이 애를 무지 예뻐 하셨던 거죠.


세상 더없이 자상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주시고, 귀여운 동생들도 한꺼번에 둘이나 주시고,

남들보다 준수한 외모에,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 갖출 것 다 갖춰주시고도

‘혹시 뭐 빠진 것 없나?’ 찾아보다가 ‘아, 이것도 주자’라며 짝사랑하던 여자애까지 여자친구로 주셨죠.


그렇게 구름 위로 둥실둥실 띄워둘 정도로 예뻐해주시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쯤이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해도 되겠지?’라는 순간에.


탁 잡아서 바닥으로 냅다 던져버린 느낌.

바닥에 부딪쳐 다리고 팔이고 다 부러지고 온몸의 뼈가 다 산산조각날 정도로.




아버님의 차는 5톤 트럭과 부딪쳤어요.


사고 담당자 분 말로는 부딪치시는 순간 아버님이 핸들을 운전자 쪽으로 트신 거라고.

이런 경우가 흔치 않다고 하더래요.

보통은 그럴 때 그 반대로 튼다 하더라고요. 조수석을 쿠션 삼아 자기 몸 보호하려는 아주 본능적인 움직임으로요.

그래서 운전자 조수석이 상석이 아니고 가장 위험한 자리인 거라고.


그런데 아버님은 꺾으셔도 굉장히 격하게 꺾으셨다고 하더래요.

당신 몸이 어찌 되시건 조수석에 갈 충격을 최대한 막으려는 듯이.


그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간은 1초도 안 된다고 하면서요.


((나중에 우연히 옛날에 했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다시 보다가 알게 된 건데요.

열차가 막 다가오는데 뛰어들어서 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한다든지, 소방관도 아니면서 다짜고짜 불길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한다든지

그런 경우 있잖아요. 자기의 생존본능과는 전혀 무관한 선택을 하는 사람.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 게 아니래요.

0.3초만에 몸이 나가버리는 경우라고 하더라고요.

이러다 내가 다칠까? 구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그냥요.

평소의 의로운 가치관이나 인성이 그 순간에 작동한다는 거라는 등의 통계적 자료는 있지만, 과학적으로 속시원히 증명할 순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유야 어찌 됐건.


0.3초였던 거죠. 아버님이 핸들을 운전자 쪽으로 트셨던 그 순간.


다행히 어머님 목숨은 무사하시지만, 이 아이가 앞으로 무엇을, 얼마나 잃어야 할지

정해진 순간은 가장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불과 0.3초였던 거예요.


가장 먼저, 아버님을 잃었어요.


그 당시, 여자친구인 제가 느끼기엔 아버님은 그 애에게 아버지이기만 한 게 아니었어요.

정신적 지주이기도 했고, 스승님이기도 했어요.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했고, 모든 행동과 결정, 자신의 생김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온 사람이셨어요.


제가 느끼기에 그 애는 아버지를 몹시 사랑하고 있었어요.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요.

그리고 자기가 그 누구도 흔히 받아볼 수 없는 큰 사랑을 아버지에게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건 그 애가 나중에 제게 말해준 사랑의 정의를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죠.)


그런 존재가 죽는다는 것.

내가 알지 못하는 어디론가 가버려서, 영영 볼 수 없다는 것.


그 깊이는 지금의 저로서도 가늠이 안 돼요.


슬픔보다는 절망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사람을 잃은 게 아니라 세상을 잃은 것 같은. 절망이요.


특히나 그렇게 갑자기 맞이한 죽음은 더더욱.


어머님 지인 중에 정신과 상담의가 계신데 조심스럽게 남은 가족들 상담과 치료를 권하시더래요. 무료로 해주시겠다고.

삼풍백화점이나 성산대교 사건처럼 졸지에 사고로 가족을 잃은 경우, 애도기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5년 안에 극심한 우울증을 겪게 되거나 심할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케이스가 있다고. 그래서 어머님하고 여동생, 남동생은 일정 기간 상담을 받은 모양이에요.


그 애는 그런 치료 받지 못했어요. 그럴 여유가 없었다고 해요.


아버님을 잃음과 동시에, 살고 있던 모든 환경이 다 무너졌으니까요.


마음과 현실이 함께 무너진 거죠.


가장 먼저 포기해야 했던 건 가고자 했던 대학이었어요.


까짓 대학, 이라고 하기엔.


초등학교 입학 순간부터 12년 동안 그 애는 ‘가고자 한다’는 그 목표아래 노력을 게을리 해본 적이 없었던 앤데,

놀고 싶고 자고 싶은 거 포기해가며 도달한 그 목표를 이루기가 무섭게 포기해야 했던 거예요.


합격통지서 받고도 등록을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갑자기 그 애 어깨 위로 아버지가 짊어지시고 계시던 짐들이 떨어졌어요.


장례 치르고, 어느 날 어머님 입원하신 병원으로 찾아가는 길에

동생들이 배가 고파 보였대요.


그래서 빵집에 들어가서 빵을 고르라고, 그러곤 계산하려고 계산대 앞에 섰는데.


“8500원입니다.” 하더래요.


그런데 지갑에서 돈을 꺼내려는데, 손이 떨리더라는 거예요.


너무 이상했대요.

8500원이 뭐라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 돈 쓰는 게 왜 이리 겁나지.


그때 깨달았대요.

8500원 쓰면서 그동안 손을 안 떨었던 건,

그쯤은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도록 해주던 울타리가 있어서였구나.


하지만 이제 없다. 라는 걸요. 느끼면서 등 뒤에 어떤 막이 걷히는 것처럼 서늘해지더래요.

이제 내가 그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라는 중압감과 함께요.


어머님은 6개월 이상 회복 기간이 필요하셨던 상황이니까 더더욱.


그 뒤로 역시,

아버님이 일궈두신 재산을 하나둘 처분해 빚을 갚아야 했고요.

(사업이란 게 잘되고 흑자고 이런 건 상관없이, 빚과 이득을 함께 안고 가는 거잖아요. 사업주로서 이래저래 대출을 많이 받으셔야 했는데 사망신고하기가 무섭게 변제 요구가 들어오더래요. -살아 계시면 매출 올리시며 순차적으로 갚아나가실 돈인데, 돌아가시니까 한꺼번에 청구가 된 거죠. 몇 억 단위의 아주 큰 돈부터 작게는 몇 백 만원짜리 신용카드 대출까지.)


상속 포기를 하고 싶진 않았대요. 빚 다 털고 보니 남는 재산이 더 많았다고는 하지만, 그건 정리 다 하고 나서 알게 된 거고,

아버님 가시는 길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았대요.


아버지 회사를 양도하게 되면서 빚도 같이 양도하는 방식도 취했고, 당장에 경매 들어올 것 같은 큰 건들 해결하고 봤더니 당시 살고 있던 집 한 채 덩그러니 남았다고 해요.


그 집도 얼마 지나고 보니 어머님 혼자 유지하실 여력이 안 되실 것 같으니까, 내놨고요.


좋은 향이 나던 방, 큼지막한 거실, 아들이 좋아하는 거 다 해보라고 방음벽까지 설치해서 악기들을 갖춰주셨던 방.

아버지와 추억이 서린 공간들을요.


그런 과정 치르면서 차츰 결심하게 된 게 있대요.



‘가족들이 8500원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거 하나만큼은 하자.라고.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해봤더니 돈을 벌면 되더래요.


그런 마음으로 4년 장학금 준단 대학으로 가고, 또 입학하면서부터 일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7. 기도


그러면서도, 혼자 있을 때마다, 일과를 마친 밤이 될 때마다.

평소 믿지도 않던 신을 찾으며 기도를 하게 되더래요.


돌려주시라고.


‘내게 내 아버지를 돌려주세요.’


다른 것 다 안 돌려주셔도 되니까, 아버지만큼은 돌려주시라고.


아버지의 전부를 돌려주실 수가 없으면, 딱 하루.

아버지가 술 한잔 할 수 있겠냐고 방문을 두드렸던 그날.


그 하루만이라도 다시 돌려달라고.


남은 자기 수명을 팔아서라도 그 하루를 살 수 있다면 내놓겠다고.


하루가 안 되면 한 시간, 한 시간이 안 되면 10분, 10분이 너무 길면 단 한순간,

10초여도 좋고 3초여도 좋고 단 1초여도 좋으니까,

아버지를 딱 한 번만 보게 해달라고.


아무리 간절히 기도해도 누구도 들어주지 않더래요.



한편으론 원망도 하게 되더래요.


아침 해장술을 하고 운전을 한 그 트럭 기사 한 사람을 원망해서 해결될 정도가 아니었대요.

맨 처음엔 하늘을 원망하게 되더라 했어요.


‘난 아무 잘못이 없는데. 여태까지 살면서 그렇게 큰 잘못한 기억이 없는데.’


‘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버지는? 아버지야말로 정말 선하게 사신 분인데.’


‘왜?’


‘왜. 이유도 없고 뜻도 모를 이런 벌을 받아야 해?’


라면서요. 도저히 이해도 할 수 없고 납득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고.



나중에 

“그땐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때 좀 위험한 정도로 병들어 있었던 것 같아.”

라고 하더라고요.


하늘이 원망스럽더니 그다음엔 하늘 아래 있는 모든 게 다 원망스러웠대요.


일례로, 이 애가 어르신들 공경은 누구보다 바른 애였잖아요.

단지 예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보다는 진심으로 나이 드신 분에 대한 애틋함 같은 거, 나보다 하나라도 더 알고 계실 거다,라는 존경심, 존중감, 이런 걸 깔고 있었던 애인데.


어느 날 길을 지나가다가 어르신 한 분하고 슬쩍 부딪쳤는데.


순간 ‘저 새낀 뭔데 늙어가지고 돌아다녀’ 이러더래요.

자기 속에서 그런 말이 나오더라는 거예요.


‘우리 아버지는 늙어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라면서요.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처음 보는 그 할아버지한테

속으로 있는 욕 없는 욕을 다하면서 저주를 퍼붓게 되더래요.



생각해보면 전조는 장례식장에서부터 있었대요.


어르신들이 오셔서는 ‘아이구. 이게 무슨 일이야. 젊디나 젊은 사람이... 늙은 내가 먼저 죽었어야지..’ 하시면서 상주 손을 잡아주시잖아요.

그때 문득 속으로 ‘말로만 그러지 말고 먼저 돌아가시지 그러셨어요.’ 이런 말이 나오더래요.


심지어는, 어머님까지도 원망하게 되더라고.


‘혼자 가신다는 걸 굳이 왜 따라 가겠다고 고집 피우셔가지곤.

그러고도 혼자만 살아남고 싶으셨을까.’



그런 자신을 보면서 또 기도하게 됐대요.


죽게 해달라고요.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으니까, 죽을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8. 



하지만 아침에 눈 뜨면, 머리는 기계처럼 돌아갔대요.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번 달에 집에 얼마를 입금해드리고 또 얼마를 모아둬야 할지.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학과 공부는 어떤 시간을 어떻게 쪼개서 해야 할지.


그리고 밤만 되면, 또 죽을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보게 되고요.


그런 낮과 밤의 반복을 거치던 어느 날 밤.


‘사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뭔가. 버러지처럼.’


‘우유부단하게 이럴 일이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고,


오늘 밤 안에 결정을 내리자고.

커터칼을 눈앞에 두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대요.


딱 두 시간. 이 고민은 더 끌지 말고, 새벽 4시까지만 해보자.


긋는 쪽으로 결정 나면, 가차 없이 그어버리겠다고. 각오까지 다지면서요.


살아온 날을 반추해보고, 또 지금 현재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보고.


그러다 불현듯 목이 타서 물을 마시려다 컵 하나를 봤대요.


‘죽겠단 놈이 목마르다고 물 찾는 거 봐라.’ 라고 자신을 비웃으면서.

싱크대 선반을 연 순간 딱 눈에 들어왔다고 해요.


아버지가 아끼셔서 늘 그것만 쓰시던 머그컵.


바로 얼마 전에, 본가 이사 준비하고 짐 챙기면서

이것저것 쌀 건 싸고 버릴 건 버리는 과정에서 버리는 짐 쪽에 그 머그컵이 놓인 걸 보았다고 해요.


동생이 그랬는지 어머님이 그랬는지, 벌컥 성이 났대요.


‘이걸 왜 버리냐’면서.

다른 건 버리더라도 이건 버리지 말아야지. 하면서요.


그러곤 자기 자취방에 챙겨 나왔다는데.


마침 그 컵이 보이더라는 거예요.



그러면서,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려던 건가. 정신이 번뜩 들더래요.


아버지가 아끼셨단 이유로 컵 하나도 못 버리게 했으면서.

아버님이 살아생전 가장 아끼고 사랑하셨던 걸 버리려고 하고 있더란 거예요.


아버지가 자기를 사랑해주셨던 모든 순간들이 두서없이 와르르 떠오르면서,

그때야말로 정말이지 죽고 싶을 만큼 가슴이 아팠대요.


이날로 끝난 게 아니고, 이런 우유부단한 싸움은 그 뒤로도 몇 번이나 반복됐고.


최종 결론은 이거였대요.


아버지께서 나를 키우실 때,

적어도 힘들다고 자기 목숨 끊는 놈으론 안 키우셨다,라는 거.


하지만, 죽을 수도 있는데 사는 거라면, 그냥은 살아선 안 된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제대로 된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9. 


한편 저는,


그런 상황이다 보니까요. 그렇게 장례를 치르고 얼마 안 있어서 제게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렇게 매몰차게 차일 수 없을 정도로 대차게 차이면서도

원망하는 마음이 하나도 없었어요.


번호를 바꿔버리면서까지 저와의 연락을 끊고, 간간이 친구들 통해서나 소식 듣게 만드는 그 애가 야속하지도 않았어요.


미안했어요. 

신입생 환영회를 하면서도, OT를 가고, 미팅하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받으면서도.


나만 대학생 같은 대학생인 게 미안했고, 가슴이 아팠어요.


이 모든 게, 그 애에게도 당연스레, 아니 보다 더 찬란하게 보장되어 있던 것들이었어요.

친구들을 만나 맘 편히 웃고 즐기는 사소한 일상부터,

하고자 했던 공부를 하면서 미래를 꿈꿔볼 수 있는 벅찬 희망까지.


이제 행복할 일만 남은 것 같았던, 그 출발선상에서 한꺼번에 다 잃고 엎어져버린 거니까.


그때 보았던, 그 초점 풀린 눈동자로, 다 부러져 너덜너덜해진 팔다리로,

다시 일어설 수나 있을까 싶었어요.



집에 돌아와서는 매일 기도했어요.


그 애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시작한 기도는 때때로, 다른 기도로 바뀌어 있었어요.


제발 무사하게만 해달라고요.

영영 다시 못 만나도 좋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도 좋고, 저를 잊어도 좋으니까,

제발 숨만 붙여놔 주시라고요.



군대 갔단 소식 듣고는, 약간의 희망도 보았죠.

이때 아니면 다시 만날 기회가 없을 거다라는. 그런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은 생존 확인차 면회 간 것도 있어요.


매번 면회를 거절당하면서도, 밉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안도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독하게 구는 거 보니까, 아직 근성은 짱짱하네.’라면서요.


오히려 더 멋있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또 한편,


‘쉽사리 만나주지 않는 걸 보면, 아직은 내가 아무 존재도 아닌 건 아닌가 보다. 별거 아닌 존재라면 옛 친구 보듯 가볍게 나와줄 법도 할 텐데.’라는 이상한 긍정 마인드까지 생기고요.



10. 



‘술 친구’ 파트부터의 이야기는 스물세 살, 그 애를 다시 만나고 나서,

그러고도 좀 지나서 들은 얘기예요.


“소주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나.”라면서 시작한 얘기였어요.


제 집에서 둘이 같이 소주를 앞에 두고요.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건, 그래도 내가 조금은 극복을 했단 거겠지.”


세상 모든 거 다 내 것인 것만 같은 구름 위에서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그 시점부터

다시 몸을 일으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제 앞에 할 수 있기까지.

3~4년이 걸린 거예요.


그 시간 동안 저 또한 그리움에 걱정에, 죽을 맛이었지만,

그래도 저는 이 정도면 굉장히 빨랐다고 생각해요.



“갚아드린 게 아무것도 없어.”


남은 가족들 어느 정도 살게끔 해놓고, 정신 차리고 보니,

정작 자신에게 가장 많은 것을 내어준 분에게 해드린 게 아무것도 없더래요.


“앞으로도 못 해드려.”


그 말을 하는 그 애 목소리는 꽉 막혀 있었어요.

차마 울 수조차 없을 정도로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목소리,

제 숨이 조이도록 아프더라고요.


울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애에게 다가가 가만히 안았고.

가만가만 그 애 머리를 쓰다듬는데,


가슴팍으로 느껴지는 숨결이 너무 아려서, 결국 제가 울어버리게 되었어요.


그런 제 등을 토닥이면서 “괜찮아.” “괜찮아.” 라고 연거푸 말하다

“정말 괜찮아.”라고 세상에서 제일 따듯하고 단단한 소리로 절 달래주던 그 애는,

고등학생 때하고는 또 다른 느낌으로, 더 한층 강해진 사람이었어요.


그 뒤로도 그 애는 계속해서, 제게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줬어요.


사고 직후 몇 년은, 찻길을 바라보기도 힘들었다고 해요.

지나다니는 차를 보면 두려움과 적대감, 분노 이런 것들 때문에 가슴이 쿵쾅거려서요.


군대 다녀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뭐냐 하면, 운전면허 따는 거였어요.

그다음은 1종 대형 트럭 면허, 결국엔 화물운송자격증까지 따더니 결국 그 일을 해보더라고요.


지독하죠.


호랑이가 무서우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서 호랑이 얼굴 직접 보면 된다.

저 자식이 날 잡아먹을 놈인지 아닌지,

먹으면 먹히면 그만인 거고, 그래봤자 죽는 게 다다.

그래서 죽을지언정 나를 먹지도 못할 놈에게 겁에 질려 살 순 없다.


그런 마인드였다고 해요.


무언가에 부딪쳐 무릎이 꺾이려 할 때마다, 나약해지려 할 때마다,

자기를 절벽 끝에 세워두고,


‘살 거냐, 죽을 거냐. 죽을 거면 속시원히 뛰어내리고 살 거면 사람처럼 살아.’


라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엄한 매질을 가해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나하나 이겨내는 자신을 보며, 

자기에 대한 믿음을 좀더 견고히 가지게 된 것 같고요.



.....................



‘신은 내가 견딜 수 있는 시련만을 준다’라는 말이 있죠.

저는 이 말이 절반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때론 견디지 못할 시련도 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또 어떤 상황하에서는 견디지 못하기도 해요.


견디지 못하겠어서 무너진 사람, 자기 힘으로 도저히 일어설 수 없는 사람에게

‘신이 견딜 수 있는 것만 줬는데 왜 못 견뎌’라고 말하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잖아요.



저는 좀 비틀어서 생각해봤어요.


‘시련이든 고난이든 그 사람의 깜냥에 맞춰 주시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인지 한번 승부수를 던져보시는 경우가 있나 보다.’라고요.


그 사람에게서 이겨낼 힘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나온다 한들, 그래서 이겨낸다 한들 신께서 득볼 건 없어요.


다만 힘을 내본다는 건, 시도해볼 만한 일인 것 같아요.

내가 나를 살리기 위해서요.


내 안에 도사린 힘을 찾아내든지, 없으면 그때부터라도 만들어내든지,

끝끝내 찾지도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할지라도,


한번쯤은 시도해볼 만한, 아니 꼭 시도해봐야 하는 일이라는 거.


그 애를 보면서 저는 그런 걸 많이 느꼈어요. 굽이굽이.


그렇게 그 사람에게서 나온 힘은 결국 오롯이 그 사람에게로 돌아가서 앞으로 살 날의 또 다른 힘이 되는 것뿐이더라고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 애와 3차 이별을 하기까지, 사실은 그 애 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더랬어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듯 공을 들여 길러내신 자식인데,

그 아버지께서 원하시던 아들의 장래가 이런 모습이었을까?


좀 더 푸른 꿈을 안고 자기가 원하는 일, 행복하게 성취해나갈 수 있는 일을 택하길 바라지 않으셨을까...

이제 막 자기 힘으로 무너졌던 팔다리를 일으켜세워 이제 겨우 다시 새 출발선에 섰는데.


조금만 더 힘내면 훨훨 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왜 여기서 또 한 차례 자기 꿈을 접어야 하지?


그 ‘왜’를 찾아봤더니

‘어느 여자를 보살피고 지켜줄 수 있는 가정을 꾸리기 위해’였어요.

그 하나를 위해 원래 가고자 했던 길에서 방향을 틀고, 원래 원했던 일은 간단히 뒷전으로 미뤄버리더라고요.


건방진 생각일지 몰라도, 제가 그 애 인생의 시나리오를 수정할 권한이 있다면

여주 하나 삭제하면 되는 거였어요.

그런데 그걸 제가 할 수 있겠더라고요. 왜냐하면 그 여주가 저니까요. 제가 퇴장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있는 힘껏 밀어낼 수 있었던 거기도 해요.

갖은 거짓말을 쳐가면서요.


......돌이켜보면 참 치기 어린 생각에 또 그러한 행동이었지만요...



다시 만나게 된 지금 시점에서는,

다시 한 번 갚아드릴 길 없는 큰 빚을, 그 애 아버지에게 지게 되었어요.


결국 이런 아이였던 거니까.


이런 모습은 아버님이 만들어주신 거고,

누군가를 사랑을 할 때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몸소 알려주신 것도 아버님이시니까요.


그 애에게 배운 사랑을 그 애에게 돌려주면서 살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갚아지는 걸까요.........






11.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이고요.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던 이유는, 첫째로, 제게 읽어주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이었어요.


처음 이 생각을 한 게 12월 중순무렵이었을 거예요.


재미난 이야기, 웃기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에피소드, 등등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떠오르는 이야기도 많았어요.


남은 시간이 얼마 없고, 주어진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그중 꼭 하나만 해야 한다면, 그 뒤에 다시 기회가 없을 거라면,

그럼 뭘 해야 하지? 어떤 글을 남겨둬야 할까... 라고 생각했을 때.....


‘이어지는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제 짝사랑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또 헤어지게 된 이유를 물어주시고,

다시 만나게 되길, 같이 빌며 응원해주신 분들,

그 애가 돌아온 일,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시고 더한 행복을 빌어주신 분들. 눈물과 축원과 축복의 말을 아끼지 않고 주셨던 분들.


제가 가져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주시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뵈면서.


너무너무 감사했거든요.



어렵사리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놔주시는 분들 보면서, 특히.


‘내가 경험해본 것 중에 그래도 가장 의미가 있을 만한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어요.


누구나 아프거나 힘들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꺼내 보면 조금은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이야기면 좋겠다, 라는 작은 마음이었어요.


제가 힘들 때 기꺼이 어깨를 내어주셨던 것처럼요.


그런데 역시 저는 경험도 부족하고,

제가 아는 이야기라곤 제 이야기와 그 애 이야기, 두 사람이 같이 또는 따로 겪은 이야기뿐인 거니까요.

그래서 이걸 꺼내놓게 되었어요.


한 분 한 분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게 될진 몰라도,

또 혹시 아무런 것도 찾지 못하게 되신다 하더라도. 제 경험이 일천하고 말로 풀어내는 솜씨가 서툴러서인 거니까, 그건 제가 죄송할 일인 거고요.


서툴지만 뭔가를 열심히 건네고 싶었던 제 마음만큼은, 닿았으면 좋겠어요.




다 써놓은 지금은, 지금까지 무슨 얘길 한 거지? 싶어요.;;

급어리둥절.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처음엔 뭐라도 좀 보답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정작,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더 많은 빚만 지게 되었거든요.

제 이야기. 속 깊은 사연을 쓰면 쓸수록,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고 어디로 갈지도 모를 이야기를 하염없이 들어주신 셈이 되잖아요.


저는 한편 어떤 느낌이냐면요.


‘그래, 그간 얼마나 쌓이고 맺힌 게 많았겠어. 다 털어놔라. 다 들어주마.’

이렇게 토닥여주시는 손길 받는 기분으로 쓸 때가 많았거든요.


결국 열일곱 짝사랑 이야기가 사는 이야기로 되기까지. 같이해주신 거.

제게 굉장히 큰 마음 주신 거여요.

게다가 이런저런 말 걸어주시면서 지금도 제 좋은 친구가 되어주시고 있고.


그러면서 저는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위안이 됐고

또 읽어주시는 분들과 소통하며 너무나 행복했으니까요.

(사실은 그게 몇 배나 더 크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뭔가요...


또 받기만 했어요. ㅠㅠ





12.



무거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려고 해요.



‘이어지는 이야기’는 (5)가 마지막이고요.

‘진짜’ 마지막 게시글은 뭘로 할지 생각해두었어요.


그게 언제가 될지 아직은 저도 잘 모르겠어서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그 애는 올해 4월에 들어올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고.;;


마지막 글을 쓰게 되기 전까지.


그 중간에 뭘 더 쓸 수 있을지 말지, 또는 쓴다면 뭘 쓸지 등 아무것도 정해놓지 않았어요.


이제 한결 더 가벼워진 맘으로 리셋해서, 학창시절 이야기도 더해보고 싶기도 하고, 그 애 흉도 보고 싶고. 달콤해지거나 짜릿해지고 싶은 때도 종종 있는데.


그때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막 써제낄 수도 없는 거니까요.


우리 조금만 더 놀자, 무슨 얘기 좀 해봐, 싶은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 말 건네주세요.

그럼 그 주제로 써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궁금하신 그분만 보실 댓글로라도요.(여태도 몇몇 분과는 그렇게 이야길 나눴듯이요.)


‘너 하고 싶은 이야기 주절주절하는 거 다 들어줬으니까 이제 나 듣고 싶은 이야기 해줘’라고 하신다면 제가 어찌 그 명을 거역하겠어요. 오히려 너무 행복한 일일 거예요.


반대로,

‘이제 그만 해라~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지 슬슬 물린다~’ 하신다면 저는

‘앗, 그럼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요!’라고,

생각해두었던 마지막 글을 남기고 조신하게 물러나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아쉬운 맘도 있겠지만, 감사하고 행복한 맘은 어디 가지 않을 것 같아요.



다음 글이, 읽어주시는 분들이 듣고 싶어하시는 이야기일지,

아니면 제가 생각하고 있는 마지막 글이 될지 아직은 모르겠어요.


지금은 후자 쪽에 좀더 가능성을 두는 게...


읽어주시는 분들도 많이 지치셨을 것 같고. 또 그러실 만도 하고요.;;

(10월 10일 기준으로 보자면 이미 100일도 넘었으니까요.

100일 이상 이런 인연을 지속해왔다는 게 참 기적적이기도 하지만 읽어주시는 분들도 에너지 소모가 장난 아니실 듯요;;)



어느 쪽이든,

글을 지우게 되지 않는 이상, 연은 끊기지 않을 거니까.

그렇게까지 슬퍼할 필욘 없을 것 같아요. ㅠㅠ 그럼에도 눈물은 글썽...



지금까지 긴긴 글 읽어주시고, ‘이어지는 이야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한 분 한 분 사랑하게 되었다는 점도 살포시 고백할게요.

역시 세상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표현 못하겠는 게 더 많구나 싶을 만큼, 어떤 걸로 표현하기 힘든 마음으로요.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


오늘도 내일도 행복하고 밝은 날들 보내시길 빕니다!




37
1
태그
69개의 댓글
댓글 입력 영역
댓글쓰기
댓글운영정책

일반 댓글

ㅇㅇ 2019.07.02 14:57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언니 잘 지내세요? 언니의 그 아련한 글들이 또 보고싶어서 자꾸만 찾게되네요... 요즘은 어떤 감정이실지 궁금해요 행복하세요
답글 0 답글쓰기
ㅇㅇ 2019.07.01 02:29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 안녕하세요 항상 눈팅만하다가 가입하고 댓글 처음 남겨봐요! 저도 bb님 처럼 멋진 남자를 만날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bb님은 좋은 사람이라서 좋은분을 만나신거겠지요?! 저도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답글 0 답글쓰기
ㅇㅇ 2019.06.29 21:56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제가 첫번째 글 올리셨을 때 재회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댓글을 썼던 기억이 나요...! 그 때 답글로 bb님께서 감사하다고 덕담과 좋은 말들 가득 해주셨구요ㅎㅎㅎ 정말 보는 내내 행복했어요 제가 뭐라고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처음 올리셨던 글을 다 읽었을 때 아 이 두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다시 만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참 웃기죠ㅋㅋㅋㅋ 어찌됐든 다시 만나셨다니 너무 기뻐요!! 정말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보내온 느낌(?)ㅋㅋㅋ 너무 축하드려요 나의 학창시절부터 현재까지 ( 잠깐 떨어져 있던 시간들도 있지만) 모든 순간들과 느꼈던 감정들, 함께한 셀수없이 많은 추억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건 정말 큰 재산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는 bb님이 정말 부럽네요!ㅠㅠㅠ 제가 뭐라고 이런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두분 다 너무 매력있고 훌륭하신 분들 같아요! 글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던 부분이랍니다:D 시간적인 여유가 되실 때는 종종 들어와서 얘기해주세요!! 너무 재밌게 읽고 있어요! 처음 댓글을 달았을 때가 작년인데 벌써 새 해의 절반이 지나갔네요... 물론 그동안 새해 목표로 세웠던 것들은 실천하지 못 했구요...^_^ 지금이라도 열심히 해봐야죠! 이만 공부하러 가볼게요!! 앞으로 남은 시간들도 서로 아름답게 꾸며나가시길
답글 0 답글쓰기
ㅇㅇ 2019.06.28 21:13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 잘있죠? 보고싶어요
답글 4 답글쓰기
CR 2019.06.21 10:09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어..음.. 다른 사람의 인생을 한 편의 영화처럼 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저는 bb님의 인생을 들으면서 평범하지만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써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고 제가 더 성숙해 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습니다.어떨 때는 가슴이 턱턱 막힐 정도로 슬프고, 또 어떨 때는 침대를 방방 뛰어다니고 싶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bb님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8월달 쯤에 올라온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다시 오실 그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답글 1 답글쓰기
예퍼 2019.06.20 23:26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비비님 제가 이 댓글쓰려고 잃어버렸던 네이트 아이디고 찾았어요ㅠ 제가 늦게 비비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고 하루만에 울다가 웃다가 다 잀었습니다ㅠ 진짜 한편의 소설같기도하고 드라마같기도해요ㅠㅠ 제발 책으로 내시고 싸인회하시면 저 진짜 갈게요! 제발 계속해서 근황 전해주시고 이렇게 제게 두근거림을 하사해주셔서 매우매우 감사합니다ㅠㅠ❤️ 제가 제 친구들한테도 전파했어요ㅠㅠ 꼭 두분 결혼하시고 천년만년 행복하게 사시는것도 적어주세요ㅠㅠ 주저리주저리가 길었네요 그럼 다음 근황 댓글에서 뵐게요❤️❤️
답글 1 답글쓰기
고대유적지 2019.06.09 15:13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안녕하세요 bb님! 후아...ㅎㅎ 이거 좀 떨리네요ㅎㅎ 저는 판을 자주 눈팅(?)하는 고3 여학생이예요! 두세달 전쯤에 bb님의 베댓을 통해서 이리저리 따라오다가 여기까지 왔어요ㅎㅎ 사실 그 때 글을 보고 나서 여운이 이루말할 수 없이 진하더라구요.. 물론 처음엔 bb님의 필력에 불가항력으로 빠져버리고는(ㅋㅋ) 몰입해서 설렜다가 슬펐다가 (우와 영화같아!..아니 헤어지셨다니ㅠㅠ어떻게 되셨을까ㅠㅠ 다음편다음편! 아 너무 다행이다ㅎㅎ행복하셔야할텐데..!) 마음이 글 한편한편 읽을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읽었는데요ㅎ 읽으면 읽을수록 예비남편(!!)분의 말, 행동, 마음가짐이 제겐 너무 충격이었어요.. 왜냐하면 전 이제 곧 성인이 될텐데 “술 마실 수 있다!!”며 좋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몸이 자란 만큼 내 마음도 자란걸까, 성인이 되는 걸 넘어서 어른이 되려면 어떤 경험을 쌓고 생각을 해야하나, 정말 ‘좋은’ 사람,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게 좋은 사람인건지.. 수능공부와 입시에 허우적대면서도 계속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bb님 글 속의 남자친구분과 그 아버지분 이야기를 보는데. 와. 이런 어른이 실제하는구나.라는 감탄 다음에 처음 든 생각은 닮고싶다였어요. bb님과 남자친구분과 아버지분이 정말 제가 생각하는 어른에 부합했거든요. 댓글들을 하나씩 읽어보면서 bb님의 고운 마음씨가 느껴지는 것은 고사하고(bb님보다 어린 제가 이런 표현 쓰면 불쾌하실까요?ㅜㅜ글을 읽다보니 언니같이 느껴져서 그랬나봐요ㅜ) 정말 ‘어른’ 같았어요. bb님은 남자친구분과 얘기하시면서(프로이트?니체?) 차이가 느껴질 때도 있다고 하셨지만 제겐 bb님께 지적수준과 더불어 본받을 점이 정말 차고 넘치도록 많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ㅎㅎ 그리고 요즈음엔 이리저리 치이다가 bb님의 글이 떠올라 다시 보고싶어서 열심히 다시 찾아왔네요!!ㅎㅎ(사실 조회수엔 제가 좀 많이 기여한 것 같으니 조회수보단 몇 분 덜 보셨을거예요!!ㅋㅋ) 처음 봤을 때 더 빨리 댓글을 달았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이라도 용기내서 달아봐요ㅎ 정말 이 글이 제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상상도 못하실 거예요ㅋㅋ 어떤 일에 부딪혔을 때 그분들이라면 어떻게 행동하셨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구요ㅜ 살면서 그런 어른을 실제로 한번이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ㅎㅎ.. 아이구 벌써 너무 많이 썼네요!! 오늘도 소중한 하루 보내세요:) 이상! 보고배울 수 있는 어른이 간절하던 차에 bb님의 글에 좋은 영향을 받아 너무나 감사한 고3이 올림@
답글 8 답글쓰기
됴륵 2019.06.09 14:43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bb님 안녕하세요! bb님 댓글과 대댓글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따라온 학생입니다..! bb님 글 읽으면서 슬프다고 울기도 하고, 너무 설레서 팔딱(?)거리다 벽에 손을 부딪히기도 하고, 굴러다니기도 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글을 정주행했는데요ㅠㅠㅠ bb님 미래 남편분께서 정말 심장에 해롭더라구요 bb님 심장 튼튼하시겠다..ㅠㅠㅠㅠㅠ 오로지 bb님만 바라보고 계시는 게 좋고 행복하시지만 한편으로는 그분이 자신 때문에 더 나은 길을 포기하는 게 보여서 이별하려고도 하셨던 거구나, 하고 느끼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bb님 착하신 마음과 글에서 나오는 예의가 정말 천사같으셨어요..... 사랑 안 받으실 수가 없는 하얀 마음이랄까요. 글로 만난 분들께 따뜻한 감사인사도 전하고 사람 하나 허투루 대하시는 법이 없어 보이셔서요. 요즘 뉴스에 안좋은 일들이 많이 나오는데 두 분 커플 덕분에 세상은 아직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렇게 글로만 봐도 예쁘고 감동적인 사랑을 할 수가 있구나.. 하면서요ㅠㅠ 그야말로 천사 커플ㅠㅠㅠ 저도 아낌 받아보고 싶지만 대리만족 하고갑니다! 마지막 이야기를 쓰실 거라니 정말., 너무.. 슬프지만ㅠㅠㅠㅠㅜㅠ!!!! bb님 귀한 몸 상하시면 미래 남편분도 속상하시니 제 호기심은 여기서 접겠습니다! 두 분 정말 너무 잘 어울리시고,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고 오래오래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용 ^3^
답글 3 답글쓰기
DY 2019.06.05 17:02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 글에 항상 설렘과 많은 교훈을 얻고갑니다. 이렇게 필력이 뛰어나신 분은 정말 작가를 제외하고는 탑이신것 같아요. 그만큼 bb님의 이야기가 매일 기다려지는데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마지막 이야기'는 언제 쓰실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답글 1 답글쓰기
라라 2019.05.30 00:15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요즘 많이 바쁘신가봐요ㅠ-ㅠ 알콩달콩한 시간 보내고 계시죠? 전에 쓴님께 정곡 찔리고 난후 좀더 제가 느끼는 감정과 저 자신에대해, 그리고 내게 머물렀던 그 사람에 대해 좀더 집중적으로 생각했었어요. 감정이 주는 포근한 측면으로도 생각해봤고 냉소적이나 현명하게 판단하려고 쉬지않고 생각했어요. 지칠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정말 그 과정을 거치고 나니까 놀라울 정도로 더이상 아무렇지 않은 제가 있어요. 저는 사랑은 단순한 거라고 가정했거든요. 거룩하고 높은 의미보단, 그냥 내가 좋으니까, 내가 사랑하니까 잘해준다 뭐 그런식으로요. 물론 깊어지는만큼 의미는 다양해지지만 저는 저라는 사람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인진 몰라도 그냥 깊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더라구요. 어차피 즉각적인 행동에서 나오는게 사람의 본심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헤어지고나서 매달렸던 저처럼. 그냥 저는 제가 내어주는 감정과 그 사람이 내리는 이성의 견해가 달랐기에 이별했다고 생각해요. 상황이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같은 상황이 주어져도 오래갈 사람은 오래가고 아닌 사람은 아닌거잖아요. 하늘이 내린 인연이란 말도 있지만 그걸 이어가는게 두 사람의 노력이니까요. 저는 그냥 그 사람이 제게 그만큼 노력하지 않았다고 봐요. 살면서 어느날 한번 꼭 보자 했지만 그 말도 그냥 언제 지켜질지 모르는 안부정도로 남겨두기로 했어요. 저는 사랑할땐 참 뜨거웠거든요 차타고 갈 시간조차 아까워서 비행기타고가서 만날정도로. 또 헤어지고서도 연락했을떄 그사람이 왜 시기가 지금이여야 하냐며 이성적으로 판단하자고 했거든요. 그 말에 내가 현실도 자각못하는 감정적인 사람인가 반성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안그래요. 제 맘이 걔껀 아니잖아요. 제 마음이 걜 좋아했던거지. 언제든지 돌려놓을 수 있는 마음이 아니잖아요 사람마음이란게. 지겹게 생각하고 내린결론이 제가 자길 사랑하는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던지 말던지 정도로 생각하는거 같다고 느꼈어요.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제가 주는 맘을 언젠간으로 미뤄놓을 수 있는지 저는 사람 마음가지고 도저히 그러지 못할거같더라구요 그러자 그사람을 끙끙앓고 되내이는 저 자신이 너무 바보같이 느껴졌어요. 이제 제 사랑도 여기까진가봐요. 가끔 생각나긴 할거고 언제 마주칠진 모르겠지만 그 날이 더이상 기다려지지 않아요. 제가 했던만큼 저한테 노력하지 않은 걔를 냉정하게 판단했어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냥 제 마음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그냥 저의 인연은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했어요. 언제 마주치면 그때는 어떻게 될진 저도 앞으로는 모르겠는데. 제맘만큼 노력하지 않은 사람을 다시 사랑할 자신이 현재의 판단으론 도저히 없어요. 그냥 괘씸하게 생각되네요. 아직도 이건 제 감정의 찌꺼기같은 부분이겠지만은요. 여하튼 쓴님 덕분에 저는 미련질질이에서 탈출하게 된거같아요ㅋㅋㅋ 제가 어떤사람인지에대해 좀더 자각할수 있게되었구요. 덕분에 성장한거같아요. 사랑은 사람을 성장시키는데, 저는 그것보다 이별로 더 성장하게 된거같아요. 근데 이게 그렇게 좋은 경험은 아닌거같네요ㅎㅎ 그냥 다음번엔 좀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판단력을 얻었다고 생각하고있어요. 쓴님덕분에 정신차렸어요 감사해요ㅋㅋㅋ
답글 11 답글쓰기
gtde75 2019.05.29 17:36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bb님에게 이 글이 닿기를 바라며 댓글을 남겨봅니다. 개념 제대로 박힌 노빠꾸 직진남! 제가 제일 몰입해 읽었던 로맨스 소설에나 등장하는, 상상 속에서나 그려봤던 그런 남자가 실존하는군요! 이런 커플이 나와 동시대에 현존한다니! 아, 이건 제게 한줄기 희망일까요 헛된 망상일까요!(전자가 되길 바래봅니다.) bb님이 쓰신 글들과 댓글들을 여러번 읽어봤습니다. 여중 여고 여초학과를 졸업한 전 글을 읽으며 한없이 달콤하고 나른해지고 있어요. 한창 때니까, 딱히 만나고 있는 사람 없으니깐, 얼굴 반반하니깐, 번호 따였으니까 하는 그저그런 뻔한 연애 말고 bb님과 같은 진짜 사랑을 꿈꾸고 있어요. 겉모습에 이끌려 순간의 호기심에 시작하는 것(이게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말고 가랑비에 스미듯 조금은 천천히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것 말예요.(서로가 서로를 짝사랑했다니.... 이걸 짝사랑이라 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전 아직까지 누군가에게 그런 끌림을 느껴본 적이 없네요. 으레 나이 찼으니깐 하는 숙제 같은 결혼 말고 저도 두 분처럼 서로의 배우자가 꿈이어서 하는 벅차고 행복한 결혼을 하고 싶네요. 대댓으로
답글 57 답글쓰기
ㅇㅇ 2019.05.27 23:41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ㅠㅠbb님 글 정주행만 4번짼데 매번 울고 웃어서 그런지 너무 기억에 남아서 용기를 내어 댓글을ㄹ적어봐요♡bb님 앞으로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고 나중에 찾아오실ㄹ때 꼭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길바랄게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1 답글쓰기
2019.05.27 20:12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 늘 행복하셔요^^
답글 1 답글쓰기
첫댓 2019.05.19 17:02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곧 들어오시나보군요. 언제나 bb님의 행복을 빌어요~~^^ bb님을 위해서... 그리고 그걸 지켜보며 덩달아 행복해할 우리들을 위해서요~~♡♡
답글 1 답글쓰기
ㅇㅇ 2019.05.16 01:02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중에 결혼하시면 꼭꼭 써주셔야되요!! 작년 기말고사시험기간때 아련한이야기? 에 bb님 댓글만 열심히 찾아서 읽었는데 다시 돌아온 기말고사 시험기간에도 열심히 찾아읽고있네요ㅋㅋ 나중에 결혼하시면 꼭꼭 써주셔야되요!! 목 빠지게 기다리고있어요
답글 1 답글쓰기
2019.05.12 22:57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bb님 저는 레전드 글로 처음 bb님을 알게 되었는데 이제서야 댓글 달아요ㅜㅜ 사실 원래 댓글을 잘 안달기도 하고 댓글다는걸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분이 다음주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제가 다 너무 좋아서요ㅠㅠㅠ 일단 고등학생에서부터 결혼까지 인연이 이어져온다는게 너무 신기하고 설렜고 그애에서 그 남자였나요..ㅠㅠㅠ 호칭이 바뀌었다는게 너무너무 좋았어요 특히 그애라는 호칭이요 ㅎㅎㅎ 저는 이제 고1이 되었는데 그런일을 기대해보는건 무리겠죠?ㅠㅜ bb님 남편이 되실 분이 진짜 좋으신분이라서, 그런 좋으신 분이 좋아하는 사람이 bb님 이라는 것도 너무 부럽고ㅠㅠㅠ 두분 결혼하셔서 행복한일만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음이 마지막 글이라니 안돼요ㅠㅠㅠㅠㅠ 다음은 두분이 있었던 데이트 썰이나 두분이서 있었던 소소한 사건들 같은거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저도 이 이야기가 책이 됐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데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을까요?ㅜㅜ 그리고 저도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싶어서요! 저는 사서를 생각해보고 있어서 문헌정보학과쪽으로 보고는 있지만 이제 막 관심이 생긴거라ㅜㅜ 어떤일을 하시는지는 정확히 말하지는 않으셨지만 괜찮다면 조금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나 격려같은거 해줄수 있으신가요??ㅜㅠㅠㅠ 정말 도움이 될것 같아요!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길게 써버렸네요 이제야 bb님을 뵙게 돼서 너무 아쉽고 앞으로 여기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bb님 이야기 너무 재밌었고 오랜만에 눈물 많이 쏟고 그래서 그동안 쌓아놨던 것도 해소되고 그런거 같아요 너무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답글 7 답글쓰기
파란 2019.05.12 19:11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bb님 아직도 판에 오실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금 급하게 회원가입 후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쓰신 글 감사히 잘봤습니다 쓰니님은 정말 사랑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전 좋아함과 사랑함이 무슨 차이인지 몰랐는데 글을 읽으면서 아....이게 사랑이구나 했어요 그래서 오늘 새벽에 계속 울면서 읽었네요 너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랑이라서 저도 첫사랑이 있지만 아 첫사랑이라고 하면 안되겠네요 전 착각이니까요 저의 첫사랑이라고 착각했던 첫사랑은 이거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당시 드라마를 많이 볼 때였거든요 그래서 해보고 싶다 하고 생각해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쟤가 니 첫사랑이야 하고 세뇌(?)를 한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아 암튼 제가 쓰니님의 글을 보게된 건 아주 우연이였어요. 사실 다른 글을 찾으려고 했는데 우연히 쓰니님의 글을 보게 되었죠 그리고 내가 생각만 하던 사랑이 진짜 있구나 했어요 전 인소(인터넷소설)이라 불리는 학창 시절의 사랑을 많이 봤어요 정말 재밌게 봤어요 그래서 저도 해보고 싶었는데 여중여고라서 해보지 못했어요 (어쩌면 저건 핑계 일까요ㅎ) 그리고 사실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서는 여자는 여고에만 갈 수 있어서 공학은 제가 이사 가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이야기였죠 물론 제가 사는 곳에선 남자도 남고만 갈 수 있었구요 그래서 제 오랜 로망이였기에 대리 만족으로 관련 로맨스 소설을 보았어요 근데 쓰니님 글을 읽고 나니 인위적인 그동안 읽었던 글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새삼스럽게 글에 힘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쓰니님의 남자친구 분 이야기를 보니 전 그냥 모태솔로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세상 어디에 저런 분이 또 계시겠어요ㅠㅜㅠ 남자친구분 아버님은 세상을 너무 좋게 보셨나봐요 몇 명이라니 세상에 있는 것도 신기할 지경인데 실제로 저런 남자가 있을 줄도 몰랐어요 쓰니님이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같은 여자로서 너무 부럽네요 저런 분을 만나 사랑을 (답글로 이어서)
답글 54 답글쓰기
ㅅㄱ 2019.05.11 22:22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bb님 몇시간동안 정주행하면서 너무 떨렸어요 해피엔딩이 아닐까봐 ㅠㅠ 이렇게 소소하게 여러 에피소드를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현실에는 정말 드라마틱한 사랑 이야기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네요 ㅎㅎ 전 고등학생인데 저에게도 그런 운명적인 사랑이 오면 정말 좋겠네요.. 공부하기 싫어서 폰을 켰는데 몇 시간 동안 질질 짜고 웃고 ㅎㅎ.. bb님과 남자친구분은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들 멋진 분이신 것 같아요 저도 그런 멋진 어른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어요 ㅎㅎ
답글 1 답글쓰기
ㅇㅇ 2019.05.11 02:47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판 레전드 썰이 톡선에 가게되어서 이 글을 보게 되었네요ㅜㅜ 정말정말 긴 글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쭉 행복한 시간들만 생겼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답글 1 답글쓰기
ㅇㅇㅈ 2019.05.11 02:16
추천
1
반대
0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글 써주심에 정말 감사드려요.덕분에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
답글 1 답글쓰기
1 2 3 4

책갈피 추가

이 게시글을 책갈피 합니다.
내가 쓴 글 보기에서 그룹관리가 가능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