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 글을 읽기만 했지 남기는건 처음인듯..
2019년 2월28일... 내게는 정말 힘든 날이었다. 나의 몸 반쪽이 날아간날....... 4일전 토욜일만 해도 산책가자고 조르길래 산책나오며 활발하게 돌아다니던 녀석이 갑자기 일요일에 기운이 없고 뇨 색깔이 진하길래 직감했다. 정확히 1년전에 걸렸던 면역용해성빈혈이 재발했음을...원인도 알 수 없는 이 저주받은 병이 다시 녀석에게 찾아왔음을.. 몸의 면역체계가 혈구를 병균으로 인식해 공격하여 심한 혈뇨를 통해 혈구가 몸밖으로 배출되어 심각한 빈혈증상과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는 병이다. 작년에도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작년에는 증상 후 2주만에 혈뇨가 나왔기에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화요일에 병원 예약을 잡고, 월요일에 집에왔을 때, 하루만에 나온 혈뇨에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다음 날 병원가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은 되었지만 대수롭지 않았다. 걱정되는건 수백만원의 진료비였을뿐... 화요일에 병원갔을 때 검사 후, 의사에게서 혈구수치가 너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작년보다도 훨씬 심각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많이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나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않았다. 작년에도 안했던 비싼 수혈까지 하는데 괜찮겠지..인터넷에도 수혈까지 받고 나은 사례가 얼마나 많은데.. 그렇게 입원시키고 하루지난 수요일..다시 병원을 찾아갔을 때, 빵이의 상태가 너무 심각하단 소리를 들었다. 온몸에 퍼진 노란색 황달과 수혈해준 피는 하루사이에 절반이상 빠져나가 버렸다고.. 직감했다..죽을수도 있겠구나.. "선생님, 사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됩니까..?" ".......3~40프로는 됩니다..." 성인이 되어서 한 번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흘러나왔다. 3~40프로가 아닌 6~70프로인걸... 선생님이 선의의 거짓말을 했단걸 알고 있었기에... "앞으로 추가 수혈이 몇번 필요 할 수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비용이 제법..." 돈은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내 모든 재산, 빚을 내서라도 고쳐주고 싶었다. 내 수명을 줘서라도 고쳐주고 싶었다. 다시 한번 건강하게 산책나갈 수만 있다면 내 남은 생명이 절반으로 줄더라도 상관없었다. 두번째 수혈이 시작되고, 집에 왔을 때 요즘 입에 대질 않았던 술이 생각났지만 마실 수가 없었다. 혹시나 새벽에 병원에서 갑자기 연락이 올까봐... 그리고 아픈지 4일만인 28일..아침부터 병원에서 온 전화가 나를 깨울 때 직감했다. 상황이 심각하단걸... 부리나케 병원에 달려왔을 때 빵이의 모습을 보고 오열했다. 37살의 다 큰 남자가 우는 모습에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더라도 상관없었다. 그저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다. 조금만 종이컵에 연결된 산소호흡기..온 몸에 퍼진 황달..거칠어진 숨소리..뇌까지 손상받아 마비되어 굽혀지지도 않는 뻣뻣해진 팔다리...하염없이 울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울어본적이 없는데 계속 눈물만 나왔다. "오늘을 버티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솔직히 강아지도 지금 너무 힘들어하고, 보호자 분도 힘들어 하시는데 이런 말 드리기 어렵지만 약물주입도 생각해보시는게..." 안락사...... 왜 내가 그런 고민을 해야하나 생명을 뺐을 권리라는게 어떻게 있단 말인가 심심치 않게 인터넷에 올라오는 강아지를 버리거나 죽이는 ***들..그런 **들도 있는데, 나는 내 목숨을 줘서라도 살리고 싶은데 왜 하늘은 내게서 빵이를 데려가려 하나... "몇시간만 더 볼께요.." 아직은 보내고 싶지않았다. 어차피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좁은 입원실 케이지 안이 아닌, 그토록 좋아했던 바깥공기를 맡으며 보내주고 싶었다. 선생님께 부탁드려 모든 장비를 제거하고 애써 웃음지으며 빵이에게 말했다. "빵이야~산책가자~" 뇌를 포함에 모든 장기에 손상이와서 온몸이 딱딱히 굳은 녀석이었지만 눈꺼풀만은 힘없이 깜빡였다.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이... 몸이 굳어서 평소처럼 안을수도 없었지만 마지막으로 빵이와 가진 둘만의 산책시간... 평소에 좀 더 산책을 시켜 줄 것을...움직임도 없이 품에 안긴 빵이를 보며, 단 한번... 단 몇초라도 내 품에서 빠져나와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하염없이 눈물만 나왔지만, 숨쉬기가 고통스러워 힘들어하는 빵이의 소리만이 내 귓가에 맴돌았다. 원래 사진찍는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빵이 사진조차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모습만큼은 영원히 잊고 싶지 않았기에 눈물을 멈추며 주섬주섬 카메라를 꺼냈다. 하지만 힘들어하는 빵이의 모습을 오래 찍을 수 없었다. 그렇게 바깥에서 수 십분을 보내고 다시 입원실에 왔을때 치료장비를 꼽을때마다 아파하고 숨쉬는것도 힘들어하는 녀석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라는 것을... 마지막까지 참관을 결정하고 진료실에서 준비될 때까지 빵이와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과 귓가에 맴도는 빵이의 고통스런 숨소리, 그리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간호사의 발걸음 소리.....그들이 바쁘게 움직이는건 빵이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님을 알기에 더욱 눈물만 나왔다. 결국 의사선생님은 오시고 마지막 전할 말을 하라기에 정신은 혼미해졌다. "꼭 낫게 해주겠다던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니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나의 친구가 너라서 정말 다행이야...이젠 편히쉬어..." 먼저 마취주사가 들어가는데 몸이 약해서 마취에도 사망 할 수 있다고 했다. 차라리 그러길 바랬다. 옆에놓인 두번째 주사기는 쳐다보기도 싫었으니까... 마취가 되고 녀석의 숨소리가 편해지기에 병이 나은 것만 같았다. 하지만 천천히 내려오는 두번째 주사기에 나는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수백번을 외쳤다. 제발 멈추라고..절반은 나에게 놓으라고... 그렇게 빵이는 내 곁을 떠났다... 병원 주차장에서 정말 하염없이 울고울고 또 울었다...마음을 추스리고 병원에 들어갔을 때, 하얀 닫혀있는 작은 상자에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저 안에 있구나... 상자를 열어보니 딱딱해진 몸과 살짝 나온 혀, 그리고 반쯤 뜨고있는 깜빡거리지 않는 눈...아무리 감기려해도 나를 쳐다보듯 감기지않는 눈... 장례식장에 가기전에 집에 들리기로 했다. 행여나 상자 안에서 흔들릴까봐 안전벨트를 칭칭 감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왔다. 집에 와서 상자를 열고 빵이에게 애써 웃으며 말했다. "빵이야, 집에 왔다~ 오고 싶었지? 미안해.." 집에 오는동안 참았던 눈물이 결국 터져나왔다. 평소 좋아했던 간식과 장난감을 넣은 채 장례식장으로 출발했다. 가는길이 너무나 힘들고 아팠다. 평소 낯을 가려서 나들이도 못 갔던게 너무나 마음에 걸렸다. 이제야 시외로 나가는데 장례식장이라니... 도착해서 추모하고 수의입히는 동안 울음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실감이 나질 않았다. 집에 가면 빵이가 나를 반길거란 생각만 들었다. 옆에서 장례지도사의 말에 정신이 들었다. "보호자님, 빵이 사진 한 장보내시면 액자로 만들께요" 폰을 아무리 뒤져도 사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왜 이것 밖에 안 찍었던걸까... 카메라를 꺼내고 수의입은 빵이의 모습을 담았다. 이런 모습을 담을 수 밖에 없다니...정말 미안하다... 결국 한 줌의 재가 되버린 녀석...뜨겁진 않았을까...차라리 잘 되었다. 빵이를 괴롭힌 저주스런 병도 전부 타버렸을테니... 어두어진 밤에 집으로 돌아와서 문을 열었을 때, 결국 녀석은 없었다. 덩그러니 놓여있는 식수대와 사료그릇, 배변 패드만 있을뿐...하루종일 울었더니 지끈거리는 두통에 진통제를 먹고나니 그제서야 배고픔을 느끼고 내가 오늘 하루종일 먹질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침대에 누워 일부러 페북에서 웃긴영상을 찾아봤다. 그렇게 몇시간..잠자리에 들려고 누웠지만 평소처럼 내가 잘 때 내 품에 안기던 녀석이 없었다. 방안을 둘러봐도 없었다... 겨우 잠들었지만 얼마 못 자고 새벽에 깼다. 내가 깰때 얼굴을 핥아주던 녀석의 느낌을 떠올리며 폰을 꺼내 이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요즘 많이 줄여서 하루에 5개도 안 피던 담배를 연이어 피고 울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적으니 6시간이 지나있었다. 아직도 미련이 남지만 이제 글을 마치려한다. 앞으로 평생 강아지는 못 키울것 같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만은 말해주고 싶다. 저 역시 1인가정입니다. 외롭다고 쉽게 반려동물을 데려오지 마세요.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키우세요. 되도록 가족들과 키우시길 바랍니다. 반려동물은 반드시 나이가 들고 아프게 됩니다. 수백만원의 병원비는 쉽게 나옵니다. 그게 부담이라면 데려오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키우고 계신분들께는 제발..정말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동물을 버리거나 학대하지 마세요. 버려진 동물은 안락사 됩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처절하고 아픈일인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셨음 합니다. 저처럼 목숨을 바쳐서라도 살리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지금은 하늘에 있을 빵이에게.. 니가 내곁에 머물렀던 7년6개월15일...나에게는 인생 최고의 추억이었고, 행복이었어. 언젠가는 나도 갈테니 그 때 다시 한번 나를 친구라 불러줄 수 있겠니? 니가 나의 친구라서 정말 다행이야..고마워.....그리고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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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냈습니다. 치료를 제때해주시못한 자책과 후회스러움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억장이 무너집니다.
저또한 1인가정이며 이걸 어떻게 헤쳐나갈까 무섭습니다.
혹여 다른 반려견을 권유해주시는 사람들이 많으나 우리 니스만 아직
담을 수 있어 몇년은 더 품어보려합니다.
우리 아가 둘이 좋은곳에 갔길 기도하겠습니다..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문득 생각 나네요,,무슨말을해도 위로가 안대겠지만
힘내세요 너무만이울면 빵이가 슬퍼해요 아픔업는 곳에서 칭구들과 잘지내고 있을거에요 힘내시고 좋았던 일들만 생각하세요..잘이겨내세요~
시간은 항상 굴러가고 그 누구도 죽음을 막을 순 없어요. 이는 대자연의 법칙이고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감히 거스를 수 없습니다.
빵이가 왜 죽었을까요? 병 때문이 아닙니다. 더 근본적으로 왜라고 물으시면 바로 빵이가 살아있어서 죽은겁니다. 빵이가 살아있지 않았다면, 존재 하지 않았다면, 죽지도 않았을거고 빵이 주인님도 지금 슬퍼하지 않으실 겁니다. 살아있는한 모두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빵이 주인님도 결국 때가 되면 죽게되고 저도 결국엔 죽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빵이를 얼마나 사랑해주셨는지 알겠어요. 빵이는 주인이 얼마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었는지 다 알아서 매일매일 너무 행복한 삶을 살고 주인님께 너무 고마워했어요. 빵이가 마음 따뜻한 주인을 잘 만나서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는 이 사실이 제일 중요하고 이 사실은 절대로 평생 변하지 않아요.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순간만 기억나시겠지만 너무 슬픈 순간만 생각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빵이의 인생은 전체적으로 보면 사랑받고 너무 행복한 삶이었거든요. 그런 삶을 살게 해준 주인님을 만난 빵이는 정말 탑 1% 행운아인 강아지였어요.
빵이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시며 이별을 슬퍼하시더라도 빵이의 기쁜 순간들, 행복한 인생을 잊지마시길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