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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톡내 첫 단짝친구, 할아버지

(판) 2019.09.19 01:14 조회2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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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 할아버지는 7월 중순 세상에서 가장 온화한 표정으로 하늘나라로 돌아가셨어.

우리 할아버지 생각을 잊고 싶지 않아서 이곳에 쓰면서 되뇌이는 거니까 편하게들 봐줘...

먼저 어릴 적 나의 부모님은 치킨집 운영으로 나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자연스레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게 됐고, 같이 있는 시간 또한 많았지.

우선 나와 할아버지는 되게 공통점이 많았어!!

내 어릴 적 사진첩을 보았는데, 내 춤사위와 우리 할아버지 춤사위가 똑같은 것도 같고

공통으로 좋아하는 짜장면을 입가에 가득 묻히며 먹는 사진도 있었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나 셋이서 화투를 치며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있었지

그 때 나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는 내 인생의 전부이자 내 첫 친구가 되어주셨어

항상 나는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지냈지.

나처럼 할아버지랑 친한 아이는 세상에 없을 거라고.

또 할아버지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나일 거라고 호언장담도 하고 다녔지.


할아버지 손 잡고 교회 가는 것도 좋았고

학교 가는 것도 산책 하러 나가는 것도 노인정에 가는 것도

나는 할아버지와 함께라면 뭐든지 행복했어.

할아버지와 죽음이란 단어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니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하기가 싫었어.

내가 이제 커가면서 할아버지도 같이

노화되시고 계신다는 것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지.

나는 점점 더 할아버지께 소홀해졌어.

옛날 어린 내가 아니라 점점 할아버지보다 우선순위를 더욱 많이 두게 되더라고

참 못 됐지 나...

그래도 하루마다 사랑한다는 표현은 잊지 않았어.

기도할 때도 할아버지 기도는 꼭 빼놓지 않고 했지.

근데 내 기도가 부족했는지

하늘은 우리 할아버지를 너무나도 일찍 데리고 가셨어.

장례식 때 되게 많이 울었을 것 같지?

내가 이상한건지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울음을 내가 많이 삼키더라고.

나오는 족족 내뱉어야 하는데 성숙한 척 하면서 가족들을 위로하기만 바빴나봐.

가족들이 궁금해했어 할아버지 생각 안 나냐고.

내가 할아버지를 가장 많이 사랑한 걸 가족들도 잘 아니까

그 때마다 나는 혼자서 다 울고 온다고 거짓말쳤지.

실감이 안 나서 울지 못 했던 것 같아.

할아버지께서 폐암으로 병원에 계시다 돌아가신 거였거든.

신약도 나왔대서 우리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완쾌하시길만을 기다렸어.

그런데‥ 아침에 화장실 가시다가 넘어시져서 결국엔 돌아가셨지.

하늘에서 우리 할아버지를 꼭 필요로 했나봐

나한테도 많이 필요하셨지만 나는 더 이상은 욕심이었겠지.

나는 내 첫 단짝 친구이면서 나에게 제일 힘이 되는 사람을 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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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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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2019.09.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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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글쓴이 입니다 판 처음 들어와서 할아버지 기억밖에 나지 않아서 가끔 들어와서 찾아 보려고 써놓은건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아무래도 판이 여성 비율이 높아서 몇몇 분들이 저를 여성분이라고 착각하시는데 저 남자입니다 위로해주시고 각자 이야기 써주신거 보면서 정말 감동먹었어요... 정말 신기한 걸 알려드리자면 저 글 쓰고 잠든 그 날 밤 할아버지가 꿈에 나오셨어요. 짧았지만 보고싶었던 할아버지도 뵙게 되고 위로도 받고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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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고마워요쓰니 2019.09.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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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읽다가 잊고있던 네이트비밀번호를 찾아 댓글남겨요.
저도 어릴적부터 맞벌이셨던 부모님을 대신해서
할머니가 유치원 체육대회도 참석해서 절 업고달려 주시고, 짖궃은 남자친구들이 놀리면
쫓아가서 혼내주기도 하셨었어요.
요즘 너무 이곳저곳 아프다하셨는데 무심했던 제가 원망스러워지는 하루네요
오늘은 꼭 퇴근길에 전화드려야겠어요.
다시 한번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께서도 쓰니님같은 손주가 있어서 너무 행복한 인생이셨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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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ㅠㅠ 2019.09.2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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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외할머니랑정말 친했어요. 초등학교 저학년1학년부터 5학년까지는
매일 학교끝나면 할머니네집가서 할머니가차려주는밥먹고
무릎에누워서 낮잠자고 할머니가 등목해주고 쭈글쭈글한손으로 내등만져주던
그 느낌, 할머니냄새가 아직도 생생해요. 할머니 돌아가시고 저는 49제동안 매일 할머니 심심할까봐
49일동안 편지써서 태웠네요 ㅎㅎ
저는 지금 30살이에요. 아직도 할머니 그리울때마다 사진보고
시장같은데가서 할머니 닮은 사람만봐도 뒤돌아보고해요.
할아버님 참 좋으시겠어요. 이렇게 예쁜 손녀두셔서~ ㅎㅎ
좋은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고계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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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2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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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마음이 너무 이뻐요ㅠㅠ 이 글을 읽고 할아버지 생각 나서 좋았어요. 할아버지는 쓴이님이 기억하고 그리워해주시니까 분명 행복하게 잘 지내고 계실거에요. 행복한 일만 있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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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세상 2019.09.2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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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사랑합니다

---------

https://pann.nate.com/talk/347717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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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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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첫 단짝친구.. 단짝친구라는 말이 너무 이쁘고 뭉클하다 그러고보니 나도 우리 할머니가 내 첫 단짝친구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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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9.2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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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렇게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정다운 친구되어준 손주있어서 할아버지 외롭지않으셨을거야 보기좋다 지금은 정말 슬프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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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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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ㄴ 2019.09.20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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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저랑 돌아가신 시기가 비슷하네요ㅠ 초등학생때까지 할아버지랑 살았는데 학교다녀오면 맨날 할아버지랑 올림픽, 국내 각종스포츠 같이 티비보고 이런생활들이 문득문득 생각나요 국사도 공부해야하는데 할아버지가 625참전용사에 국사좋아하셔서 독서실에서 공부할때마다 울어요ㅠㅠ 여름에 매미도 잡아서 보여주시고 시계보는법 알려주겠다고 직접 원그려서 숫자다적고 못이랑 나사로 시계바늘 고정시켜서 알려주셨었는데ㅠㅠ (약 25년전이고 시골이라 시계장난감같은거도 없었음) 진짜 천년만년사실줄알았는데 이렇게 가실줄몰랐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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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2019.09.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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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도 우리 할아버지 보고싶다 . 10년도 넘었는데 자꾸 생각나. 너무 슬퍼. 우리집도 맞벌이라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는데 할아버지 효도도 제대로 못했는데 ...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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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9.2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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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그 마음 그 생각 그 느낌 잊지 않고 마음 속에 꼭 품어두며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할아버지가 보고 계실꺼예요 당신의 앞날에 행복과 웃음이 가득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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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2019.09.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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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렇게 담담하게 얘기하니까 더 슬픈데 그래도 할아버지와 행복한 기억많이 남겨서 더 담담할수도 있을것같아. 누굴 만나든 할아버지와 나눴던 사랑 나눠주며 또 받으며 살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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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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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안녕하세요 글쓴이 입니다 판 처음 들어와서 할아버지 기억밖에 나지 않아서 가끔 들어와서 찾아 보려고 써놓은건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아무래도 판이 여성 비율이 높아서 몇몇 분들이 저를 여성분이라고 착각하시는데 저 남자입니다 위로해주시고 각자 이야기 써주신거 보면서 정말 감동먹었어요... 정말 신기한 걸 알려드리자면 저 글 쓰고 잠든 그 날 밤 할아버지가 꿈에 나오셨어요. 짧았지만 보고싶었던 할아버지도 뵙게 되고 위로도 받고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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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9.2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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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우리 할아버지 옛날엔 나 되게 예뻐해주셨는데 이젠 내가 누군지 못 알아보시는 게 넘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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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2019.09.2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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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제목 예뻐서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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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9.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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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마음이 참 이쁩니다. 우리 어머니가 손녀와 신생아시절부터 보살피고있습니다. 제 조카인 또한 어머니의 손녀가 이리 이쁜마음으로 할머니를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눈물이 납니다. 저도 살아계신 할머니 봬러 다녀와야겠습니다. 어린친구에게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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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9.09.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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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는 8년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어 나랑 많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어머니였어. 가끔 어머니가 내 곁에 없다는게 실감이 안나고, 방문열면 부엌에서 요리하고 계실거같고, 내게 웃어주실거같고, 밥 먹으라고 깨울거같고, 잔소리도 할거같은 어머니야. 근데 이젠 뵐 수가 없어. 우리 어머니도 쓰니 할아버지처럼 아프시다가 돌아가셨어 나도 따라 죽고싶을만큼 너무 괴롭고 힘들었어 근데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그 힘든 항암치료 다 받으셔야하고 병실에만 누워계셔야한다는게 너무 힘드셨을거야 이제 힘드시지않으니까, 아프지않고 하늘에서 날 바라보고 계실테니까 그래서 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있어 나는 어머니께 효도한게 없더라 그래서 후회도 많이했고, 지금도 많이 하고있어 쓰니야 너도 후회되는 순간이 찾아올테지만 혼잣말로나마 할아버지께 하고싶은 말, 죄송했던것들, 행복했던 순간들 할아버지와 대화하듯이 얘기를 해봐. 그럼 속은 좀 후련해. 그리고, 지금 너 곁에 있는 가족들에게 후회하지않게 잘해드려 남일같지않아서 마음이 아프다 나중에 너도 하늘나라로 가면 꼭 할아버지 뵐 수 있을거야 조금이나마 힘을 냈으면 해 할아버지께서 풀 죽어있는 손녀를 바라보는 건 힘드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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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 2019.09.2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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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너무 이쁜 아가마음 누구보다 할아버지가 잘 느끼셨을거같다. 할아버지는 분명 행복하셨을꺼고 너무너무 좋으셨을꺼야. 그러니 너무 많이 슬퍼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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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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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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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너무 슬프겠어요ㅠㅠ... 나도 이맘때쯤 할머니가 하늘나라 가셨는데 차가운 바람이랑 공기가 느껴질 때 쯤이면 할머니가 생각나요.. 그래서 보고 싶을 때 마다 문자 보내고 그래요,, 아무튼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시간이 약입니다,, 저도 정말 정신 못차릴 정도로 슬프고 아프고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조금씩 지나니까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조금 나아지더라구요.. 저는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녀로 태어났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바르게 열심히 살아서 꼭 자랑스러운 손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살아요.. 쓰니님도 좋은 할아버지와 함께 했다는 것에 감사해하고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삶을 사시길..! 힘들겠지만 조금만 버텨보아요,, 멋진 할아버지가 좋은 곳에 가셨길 저도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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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9.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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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글쓴아...비록 나도 할아버지랑 친한 친구 관계는 아니였어도 살아있었던 기간동안 할아버지와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눈물 나고 멋진 일이여서 힘들어도 하늘에서 할아버지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견뎠어.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너무 어려서 아무 것도 몰랐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시간이 해결해 주는지 잘 견디고 살고 있어... 그래도 할아버지가 어엿하게 자란 내 모습 보고 돌아가셨더라면 좋았을텐데... 쓴이 할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분명 손녀 잘 크고 있나 지켜보고 계실 거야. 할아버지 몫까지 행복하고 열심히 살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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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9.2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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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애늙은이도 아니고 놀 사람이 그렇게 없어서 할아버지와 노냐?친한건 좋은데 아이가 노인의 삶 영향 받는것도 그다지 좋지가 않다 또래를 만나고 니 인생을 개척해야지 할아버지 좋은것도 알겠는데 너무 할아버지에게 빠진것 같아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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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2019.09.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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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 나름 성공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1,2년 더 살았어도 지금 내모습 보여주는데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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