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살의 네살짜리 아이 엄마입니다. 20대 초반에 두살 연하의 남자친구를 만났고 연애 도중에 한 관계로 아이를 갖게 되어 급히 결혼을 했습니다. 그동안 행복하기도 했고 힘이 들기도 했었는데 1년 전 결국 서로의 성격차이, 도중에 있던 사건으로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가려던 전남편에게 절대 안된다며 현재는 제가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혼 후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혼 이후 서먹해진 친가와의 사이, 시도때도 없이 아빠가 보고 싶다면서 저만 보면 엉엉 우는 아이 때문에, 그리고 새벽마다 전남편에게 연락을 할까말까 망설이던 저 자신 때문에요.
특히 갑작스레 아파 혼자 아이를 업고 응급실에 가고, 직장서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육아도우미 분이 먼저 돌아가셔 혼자 집에 있던 아이를 보고 참 많이도 울었었습니다. 저 혼자로서는 힘든게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엄마 사랑해 하며 저를 안아주는 아이에 버티고 있습니다.
전남편은 현재 아이를 보기 위해 이주일에 한두번씩 약속장소에서 만납니다. 아이를 볼 때면 낮은 목소리를 한껏 올리며 우리 예쁜 ㅇㅇ이 하며 잘만 놀고 활짝 웃더니 절 보면 금새 정색해 버리는 전남편에 상처를 받고는 합니다. 아이랑 있을 때만이라도 그냥 표정 좀 풀고 있으면 덧날까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이가 잠이 들 때면 말도 없어지고 제가 말을 걸 때면 단답식이나 아예 무응답입니다..
문제는 오늘이었어요. 전남편과 같이 저녁약속이 있었고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왔을 때였어요. 돌아오는 도중 잠에 든 아이를 침대에 직접 눕히고 저희 집에서 나가려던 남편이 할 말이 있는데 잠깐 나가지 않겠냐 해서 바로 앞 놀이터로 갔어요. 누나한테 말은 해야 될 것 같다며 한참 뜸을 들이더라고요. 답답해서 재촉하니 그제서야 말합니다. 자기 여자친구가 생겼다고요.
기분이 참 이상했어요. 뒷통수를 누가 벽돌로 내리친 것 같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이혼한 애가 어디서 애인을 만났냐고 하니 회사에서 만난 친구래요. 또래 없는 회사에서 만난 유일한 또래고, 같이 다니는 회사사람들과 같이 여행도 나기기도 했었는데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었대요.
아이가 있는 건 아냐니까 양육비 얼마나 주고 있는지도 알고 있답니다. 우리 얘기도 아냐고 물으니 자세히는 모르고 그냥 성격차이로 이혼을 하고 아이를 만나서 이주에 두번씩 만나는 것까지는 안대요.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는데 양육비 줄거나 아이를 만나는 걸 소홀치 않을 거랍니다. 죄책감이 생겨서 많이 고민도 했대요. 제가 자기가 보내주는 양육비에, 월급으로 사는 게 힘든 것도 알고 자긴 ㅇㅇ이를 참 사랑한다고요. 알죠, 제가 이혼 후 만나지 말자고 하니 아이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했던 사람인데요.
사실 저 다음에 만날 때 진지하게 다시 만나자고 할 생각이었어요. 전 아직 남편을 사랑하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그 1년 전이 너무 그리워서요. 근데 애인이 생겼다니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주말에 못 만다길래 왜냐니 몇 주 전부터 여자친구와 계획한 여행을 간다고 하네요.
역시 포기해야겠죠. 괜히 씁쓸해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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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4살아들 혼자 키워요 애한테 집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