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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톡(장문) 내 친구를 보면 내 인생이 후회됨

ㅇㅇ (판) 2020.09.18 12:10 조회54,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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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친구 둘 다 ㅅㅇㄱㅎㄱ 붙었음

근데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영재교 입시 준비하고, 대치동 학원가 오지게 돌리고, 올림피아드 준비하고 사교육에 찌들어 살았음.
내 능력이 아니라 부모 능력이라도 봐도 무방함.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하라 해서 한 거임 ㅋㅋ 그냥 뭐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거 같기도 하다.

근데 내 친구는
영재교 입시 아예 관심 없다가 올해 봄에 담임이 추천해서 한 번 써 본 거임. 근데 우발로 붙음.
사교육 일체 안 받음. 모든 걸 독학함

일반 영재교육 받는 학생들처럼 올림피아드 공부하고 입시 준비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능동적’으로 해 왔음. 지금 수학이랑 물리학은 대학원 과정 독학하고 있던데, 서울대 석학사 딴 사람이랑 대화가 잘 통하더라. 신기했음.

나는 학원에서 이제 일반물리 미적분 같은 거나 하고 있는데 ㅋㅋ
(이 학교엔 학원 안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음)

얘는 예체능에도 재능이 있음. 피아노를 부모님께 배워서 다섯 살 때부터 쳤는데, 학원도 안 다니고 콩쿨에서 금상을 매우 많이 받음. 치는 거 많이 들어 봤는데 웬만한 입시생 수준을 능가하고 음대생 수준은 되는 것 같음. 정말 멋짐. 그림도 잘 그림. 이만큼 완벽한 애가 어디 있을까 싶음

책을 아주 많이 읽음. 얘보다 책 많이 읽는 사람 태어나서 한 번도 못 봄. 집 놀러갔는데 거실 한 면이 온통 책장이었고 전용 서재까지 있었음 ㅋㅋ 책 빼곡한 게 도서관 보는 거 같더라. 나는 읽어도 비문학밖에 안 읽는데. (심지어 책 읽을 시간 없다는 핑계를 대며 그렇게 많이 읽지도 않음)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생각도 아주 성숙하고 깊으며, 글도 잘 씀. 말도 잘 함.

이 친구 어릴 때는 꿈이 철학자라고 했음. 그래서 그런지 인문학, 철학에 대한 지식도 굉장했음. 뭔 순수이성비판인가 알려 주는데 아무리 들어도 어렵더라.

언어도 4개 국어함. 원서 자유롭게 읽음. 미분기하 책을 일본어 교재로 공부하던데, 왜 그거로 공부하냐 물으니 기하 공부하면서 언어 공부도 할 수 있으니 더욱 효율적이라 판단되어 한국어, 영어 말고 다른 나라 교재로 공부하는 거라고 답함. 이 대답 듣고 진짜 머리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지고 이 친구 능력치의 한계는 어딜까, 부러웠음.

하고 싶은 게 명확히 있고, 꿈도 분명하며, 미래에 대한 설계를 아주 자세하게 해 둠. 그저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하는 나와는 차원이 다름. 나는 아직 분명하게 하고 싶은 것도 없음. 의대를 가야 할지 자연과학 계열을 가야 할지 공대를 가야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함. 자괴감이 듦.

그저 하라는 대로 해 왔고 학원 없이는 불안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내가 한심하고 부끄러움. 이 친구를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데, 한 편으로는 볼 때마다 자괴감이 들어서 괴로움.

이 친구는 공부가 취미라고 했음. 자기는 어려운 걸 즐긴다고. 쉬운 건 재미없다고. 근데 재밌는 공부만 골라서 하게 된다고, 그게 제일 문제라고 웃으면서 말했음.

이때까지 주체적인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음. 내 인생인데 내가 주체가 아니었음. 자주적인 사람이 너무 멋져 보임. 하라 해서 한 게 아니고 본인이 하고 싶어서, 정말 재밌어서 즐기며 공부를 한다는 게... 본인이 직접 인생 설계를 하고 그에 맞춰 꿈으로 정진하는 것이 멋짐. 난 꿈이 없는데. 있다면 부모님의 꿈이겠지.

이 친구는 선행에 대한 부담감도 없음. 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아예 없음. 선행을 다른 친구들에 뒤쳐질까 봐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재밌어서. 그 학문에 한 단계 더 가까워지고 싶고 더 알아가고 싶어서 하는 거랬음. 나랑 전혀 반대임.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지, 솔직히 뭘 해도 성공할 친구 같음. (나 말고도 이 친구한테 이 말 하는 애들 많더라 ㅋㅋ 다 생각하는 거 비슷한 듯)

뭐 당연히 생각이 깊으니 성격도 좋아서 인간관계도 원만하고 친구도 많음. 인생 2회차라는 소리 많이 듣더라. 그러니까 내가 존경하는 거겠지. 나는 반대로 이상한 소문에도 엮이고, 한 달 전까지 매일매일 우울했음ㅎ 그때도 이 친구 덕분에 이겨냄. 얘는 인간관계에 매달리지도 않고 연연하지도 않음. 그냥 누가 봐도 배울 점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절로 그 친구에게 끌려가는 거지.

나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산 것 같다. 이때까지의 일생이 너무나도 후회스럽다. 이 친구가 정말 부럽고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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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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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다시사랑을배... 2020.09.2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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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대단한 애구만...
사람 인생은 여러 형태가 있는 것 같다고 우리누님은 얘기하더라

아름다움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성공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늦게 피는 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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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ㅇㅇ 2020.09.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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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너친구는 걍 학자고 넌 인간인거지 그렇게 자괴감 가질필요는 없어 계획없이 즐기는 인생은 계획적으로 즐기는 인생보다 가치가 없는거야? 너가 과고라는 공부를 중시하는 사회에 속해있어서 그렇게 느끼는거고 여태까지 미자라서 부모님 보호받은거 갖고 그렇게 슬퍼하는거 보면 너 스스로 독립에 대한 의지가 강한것같아 쓰니 잘하고 있는데 왜그래 그 친구랑 너를 비교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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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ㅎㅎ 2020.09.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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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도 대학가고나서 현타옴 개빡씨게 공부해서 정시로 갔는데 수능 개망한애들 수시로 들어오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나온애들 영어하나만으로 특기생으로 들어오고.. ㅋㅋ 내가 지금까지 뭐했나 싶더라.. 근데 그게 현실이고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 ㅠㅠ 대학졸업해도 똑같아.. 나는 미친듯이 취준하는데 돈많은집애들 자기부모님회사 들어가던가 부모님이 임원으로 있는회사 취직함 아니면 그냥 자기사업함.... 그래도 분명 열심히 공부한게 나중에 도움이 될꺼야!! (끈기라던가 노력하는 부분이라던가 그런부분에서 공부했던게 도움이 돼더라구) 그냥 세상은 불공평하다는걸 인정하는게 속편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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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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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사교육 따라가는 쓰니도 대단하고 무엇보다 친구를 부러워하면서도 시기 질투 하지않고 존중해주는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교육 잘 받은것같음. 나는 쓰니도 참 멋진 사람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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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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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영재고를 왜 영재교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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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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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너가 의대갈지 공대갈지 자연대 갈지 고민하는 걸 너가 그 친구 부러워하듯 일반 애들은 너를 부러워 해 그 친구가 넘사로 완벽한거지 이 글 쓴 것만 봐도 너가 절대 능력치가 떨어지는 애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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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2020.09.2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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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영재고 이런데 가보면 타고난 천재들 있어서
노력하는 수재들 자괴감 들기 쉽지만....
인생은 다양한 측면이 있어서
너무 그런 부분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잘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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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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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독서 많이하고 자유롭게 키우면서도 모범을 보이는 부모 둔 애들이 그렇더라고 나이들면서 어른들이 책속에 길이 있다고 한 이유를 알겠더라고 쓰니도 충분히 능력있을거니까 지금부터 책 많이 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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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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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다른사람이 잘하는걸 잘한다고 말하고 부러운걸 부럽다고 말하고 그걸보면서 내 자신이 작아보인다는 말이 잘못된 시기나 질투가 아니라 동경하는거처럼 보여서 좋고 쓰니마음도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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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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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부모가 끌고가도 영재고 못 가는 사람도 있어요. 님 아직 어리잖아요. 그 친구 미워하고 질투하는 게 아니라, 부러워하고 본인 인생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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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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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글 가독성 ㅆㅅ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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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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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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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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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그런 사람.. 흔치않아요.. 그런 사람이 친구라는것도 큰 복인듯 인생은 자기로 사는지라 어쩔수 없이 나보다 나은 이를 볼때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밖에 없지만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늘 바에 옆에라도 있는 건 님이 가지신 행운 입니다.. 님에게도 분명 돌아오는게 있을거예요. 옆에서 대화 많이 하시고 지금도 늦은것 아니니 님이 원하는 바에 대해서 찾아가시며 친구에게 의견도 얻는 그런 상생관계이길 바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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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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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타고난 애들은 절대 못 이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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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20.09.2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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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그친구를 부러워하고 닮으려고 노력해 다른 능력적인 부분은 어쩔수 없지만 최소한 그친구가 가진 사상 주체적인 삶이런부분은 닮으려고 노력해봐 그럼 너도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수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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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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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인생모른다. 부러워할거 하나도 없어. 어떻게될지모르는게 인생이야. 그리고 그렇게 뒷받침해줄수 있는 부모님이 계신걸 감사하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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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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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영재고 준비하는 중2인데 쓰니도 진짜 대단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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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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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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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같은__도 사는데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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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살 2020.09.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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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도 과학고 나와서 의대다니는 중인데... 나는 그런 친구가 있는 너가 더 부럽다ㅋㅋ 여기와서 난다긴다 하는 애들 봐도 사실 다 똑같애 걔네들도 공부에 치이면 놀고 싶어하고 그런건 똑같다 후회할 필요도 없고, 누가 시킨다고 해도 거기에 맞춰서 잘 따라가는 것도 니 능력이야 자부심 가져ㅋㅋㅋ 남이랑 비교하지 말고 너가 즐기면서 너가 행복하게 살면 되는겨 일단 대학가기전까진 공부 하고 대학가면 그친구든 너든 다 놀게 된다 걱정 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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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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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적인 삶을 꾸려나가는게 정말 멋진거에요. 성적이 그리 중요하지 않답니당.. 물론 입시까진 정말 중요하긴 한데 입시가 끝나고 나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온 친구와 아닌 친구가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납니다. 무엇을 스스로 계획하고 기획하고 헤쳐나가는데 탁월하다보니 좌절할 순간에도 금방 일어서고 그런게 있어요.. 좋은 친구를 옆에 두었네요. 학원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그래도 학원의 도움을 조금씩 이겨내는 노력도 해보셨으면 해요~!!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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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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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부모가 시키는대로 꾸준히 한것도 대단해. 다른애들 중에는 쓴이처럼해도 시간만 멍때리며보내는 친구들 많아 아직 쓴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뭘하고싶은지 몰라서 그래. 시간이 부족하다고 조바심나겠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좀쉬는 시간을 가졌으면해. 쓴이도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그친구못지않게 쓴이 인생을 즐길수있을꺼야. 바른정신을 가지고 있어서 이쁘다^^ 힘내고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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