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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커들의 선택좀비사태에서 살아남는 삶 ㅈㄴ 재밌겠음 下

ㅇㅇ (판) 2020.09.20 20:10 조회74,662
톡톡 10대 이야기 댓글부탁해

*재밌겠음 이라는 표현은 진짜 좀비사태가 재밌을 것 같다는 의미가 아닌 모든 글들의 제목 통일성을 위해 사용*

❗️처음보는 애들은 上,中편 먼저 봐야 이해될거야❗️


추천 BGM ) Troye Sivan - BLUE


승현이 몸을 숨긴 골목을 빠져나와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걸어가. 아무도 없는 낯선 나라의 새벽을 혼자서 보낸다는건 생각보다 더 쓸쓸하고 적응하기 힘들었고 이런 재난속에선 아무리 다 큰 남자애라도 맨정신에 버티기엔 무리였지

터덜 터덜 아무도 없는 공허한 길거리를 걸어가는데 주위엔 괴물들이 승현을 발견하지 못하고 천천히 걸어다녀. 괴물들을 보자 문득 아까 본 장면이 떠올랐어. 제대로 몸 조차 못 가두는 반장이 차에 태워져 알지못할 어디론가 끌려가는 반장의 뒷모습이 떠올라 죄책감이 들기 시작해

- ..등신새끼

이상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반장의 모습이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저 불량스러운 남자랑 외국인들 사이에서 생체시험이라도 당하고 어디 길가에 버려지기라도 할까 내심 걱정이 돼 계속 머리에 맴돌았어

걱정되는 감정 자체가 짜증나 계속해서 내 알 바 아니라고 억지로 무시해보려 했지만 사실은 알 바가 맞았지


둘은 형제였으니까


_


사태 발생 일주일 전


밤늦게까지 중학생때 친했던 동네 친구들과 만나 피씨방에서 게임하고 놀다 11시가 다 되어서 집에 들어온 승현이 집 문 앞에 서서 도어락에 손을 갖다 대다 멈칫해. 집인데 집이 아닌 느낌. 승현에겐 이 집이 그랬어

- ...

들어가기 싫다. 하지만 갈 곳도 없고 달리 방법이 없었지. 결국 오늘도 비밀번호를 누르고 가시방석같은 집구석에 들어가. 삐리릭 소리가 나자마자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현관까지 마중나온 새엄마가 눈치보며 말해

- 승현이 왔니? 늦었으면 전화라도 해주지..
- 신경쓰지 마세요
- ..저녁은 먹었어? 우리 다 너 기다리다가 결국 먹어버렸네, 지금이라도 차려줄까?
- 먹었어요

단답하고 방으로 확 들어가버리는 승현에 그래 하고 오늘도 뻘쭘하게 다시 소파로 돌아가는 새엄마. 그 옆에서 아빠는 승현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봤어. 새엄마에 너무 그렇게 오냐오냐 하면 버릇 나빠진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새엄마 성격상 매번 승현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이해했어

방에 들어오자마자 가방 내려놓고 침대에 풀썩 누워서 휴대폰부터 켜. 사실 머리가 좋아서 이 학교도 올 수 있었고 늘 성적도 평타는 쳐서 그렇지 노력파인 반장과는 다르게 실제로 시험기간 빼곤 학원은 커녕 공부도 제대로 안하던 승현이었어

- 개웃기게 생겼네 ㅋㅋ

오늘도 너랑 새벽까지 카톡하며 엽사 배틀 뜨고있는데 갑자기 뒤늦게 반톡이 울리는거야. 시끄러워서 알림 끄려고 들어가자 보이는 메세지에 눈이 커져. 반장이 보낸 단톡 메세지엔 다음주 수학여행 방 호수가 정해졌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어

- ...뭐야 ㅆ..

307호에 배정된 남자애들 명단에 써진 김승현 이라는 자신의 이름 세글자 바로 밑 똑똑히 써져있는 반장의 이름에 승현이 인상을 찌푸려

작게 욕하며 거실로 나가자 새엄마와 아빠는 자는지 거실에 없었어. 그대로 반장 방에 걸어가 노크도 없이 반장 문 벌컥 열자 새벽까지 공부하고있던 반장이 인기척에 뒤돌아 쳐다봐. 바로 승현이 따지듯 말해

- 왜 말 안했냐?
- 뭘
- 니랑 나랑 번호 붙어있어서 방 같이 배정됐던데
- 그래서?
- 알아서 다른곳으로 옮겨라

반장이 황당한 얼굴을 해. 매사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스타일이었지만 결코 지지는 않는 성격 탓에 조곤조곤 맞받아쳤어

- 내가 왜? 불편하면 불편한 사람이 떠나야지
- ..뭐?
- 이미 쌤도 저렇게 알고계셔서 들키면 벌점이야. 나가도 너가 나가고 벌도 니가 받아야지

나가지 않고 계속 서있는 승현에 할 말 더 남았냐는 표정으로 반장이 승현을 쳐다봐. 화난 승현이 정색하고 말해

- 적당히 해. ㅂ신아

자길 향해 욕을 하는 승현에 반장이 쥐고있던 샤프 공책에 툭 하고 떨어트리고 아예 등을 돌려 승현을 바라보고 말해

- ..너야말로 애새끼마냥 매사 그렇게 감정적으로 구는것좀 그만하지?
- 감정적?

반장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푸하하 웃어. 반장도 굴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가

- 이쯤되면 그만 할 때도 됐잖아. 도대체 언제까지 무턱대고 싫어할 생각인데?

반장의 말에 승현이 인상을 찌푸렸어

- 막말로 아빠가 바람핀게 나랑 엄마 잘못도 아니잖아
- ...
- 나랑 엄마는 처음부터 널 가족으로 여겼는데 늘 엇나가고 무례했던건 너 아니야?
- ..야
- 니가 이러는거 돌아가신 너네 엄마가 참 좋아하시겠다

엄마라는 말에 반장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 퍽 하고 주먹에 맞아 입술이 터졌어. 터진 입술에서 피가 뚝 뚝 떨어져 문제집을 적시는 와중에 승현은 얼굴이 빨개져 씩씩 거리며 반장을 한 대 더 칠 기세였어. 눈물이 고여 울먹이며 공격적으로 얘기해

- 그래 넌 처음부터 ㅈ나 싫었어. 재수없는 새끼
- ...철좀 들어라
- 그거 아냐? 난 그냥 니새끼 존재 자체가 ㅈ나게 싫어. 볼때마다 역겹고 토쏠린다고 ㅆ발. 알아?
- 나도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거 아니야
- ㅈ까

승현이 문을 쾅 닫고 방에서 나와버려. 자기 방으로 돌아와 문에 등을 기대고 울기시작해. 짜증나서 벽을 주먹으로 쾅 치기도 하고 베개를 벽에다 던져버리기도 하는데도 분이 풀리지 않아 머리를 부여잡고 흐느꼈어


승현이 나간 방에서 혼자 남겨진 반장은 문제집에 떨어진 피 소매로 닦아버리고 묵묵히 풀던 수학문제 마저 풀었어

바로 몇 발자국 안될만큼 가까운 승현의 방에서 벽을 쾅 치는 소리와 흐느끼는 소리가 나 집중이 안돼 이어폰 끼고 볼륨 최대로 올려 애써 무시해

하지만 당연히 집중은 더럽게 안돼 한 문제를 한시간 가까이 계속해서 풀다 결국 책을 확 덮어버리고 침대에 누웠어

- ...

억울하네. 사실은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반장이 침대에 누워 아까 자기가 한 말을 되새기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려 덮고는 새벽 내내 죄책감에 머릿속이 피폐해지기 시작해

그렇게 결국 다음날 학교에 가자마자 선생님께 부탁해 자기가 배정된 숙소를 4층 다른 호수로 옮겼어


_

사태 발생 다음날 오전 6시 20분


차 안에서 쓰러지듯 잠이 든 반장. 큰 하얀색 병원 앞으로 차가 세워지고 외국인 두명이 뒷좌석 문을 열어 가로로 누워 잠든 반장을 들쳐업고 계단을 올라가 어느 병실 침대위에 반장을 던지듯 거칠게 눕히자 남자가 살살 다루라며 신경질을 냈어

외국인들이 나가고 남자 혼자 남아 잠든건지 죽은건지 눈을 뜨지 않고 조용히 누워있는 반장을 아무 표정없이 내려다 보더니 반장의 티셔츠를 손으로 들춰 물린 이빨자국을 찾아

- ....

찢어진 티셔츠 오른쪽 어깨부분을 잡고 확 내리자 딱딱하게 부운 오른쪽 팔뚝 가운데 선명하게 이빨자국이 보여. 남자가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상처 부위를 쓸어내려봐. 피부는 얼음장 처럼 차갑고 흐물흐물한 마네킹같은 느낌. 부드러운 인간의 살결과는 느낌이 달랐어

자기 몸을 멋대로 더듬는 남자에 조금씩 의식이 돌아오고 상처부위를 손으로 대놓고 쓸어내리자 아팠는지 반장이 인상을 쓰며 실눈을 떴어. 무의식적으로 팍 쳐낸 손에 남자가 살짝 놀라 말해

- 아, 미안. 아팠지?

반장이 숨을 거칠게 쉬며 자기가 누워있는 낯선 병실을 살펴. 당연히 처음 보는 공간에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둘만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꺼림직한데 게다가 이런 외국에 뜬금없는 한국인이 자길 구해주겠다며 어디론가 데려온게 이상했어

- ....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자 누워있는 침대 바로 옆에 누군가의 혈액들이 팩으로 보관되어있고 그 위엔 각각 혈액형이 붙어져있었어. 말로는 자길 치료해준다고 데려왔지만 어딘가 불안해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들어 몸을 움츠리며 물어

- ..누구세요
- 어어 일어나지마. 아직 조금 더 누워있어야 돼

처음보는 자기를 치료해준다며 데려온 것도 모자라 방긋 웃으며 이상하리만치 친절한 남자가 수상해. 근데 앞이 잘 보이지도 않고 몸이 너무 무거워. 비유하자면 육체가 더이상 뇌가 지시하는대로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었어

- 어디서 이런 복덩이가 굴러와가지고
- ...
- 이런 와중에도 와꾸는 꽤 생겼다 너. 너도 아이돌 그런거 준비했었어?
- ..전 여기 왜 데려왔어요

반장의 말에 남자가 대답도 않고 자기 왼쪽 손목에 채워진 비싼 고가 브랜드 시계를 살펴. 어느새 아침 7시가 다 된 시간이었어. 남자가 무슨 개쩌는 대단한 거라도 본 듯 감탄하는 표정으로 반장에게 말해

- 말도 잘하고. 몸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네?
- ...그야 당연하죠 사람이니ㄲ..
- 사람이니까?

남자가 웃긴듯 푸하하 웃으며 반장한테 가까이 다가가 말해

- 넌 아직도 니가 사람이라고 생각해?

남자가 반장의 볼을 멋대로 잡고 이리저리 흔들며 무례하게 말해. 흘러내린 셔츠 소매 밑으로 보이는 빼곡한 타투가 마냥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어

- 난 말이야, 니가 너무 신기해. 물린지 최소 반나절은 된 것 같은데 말이야
- ...놔요
- 이렇게 감정도 느낄 수 있고
- ...
- 무슨 영화에 나오는 반인반수도 아니고 ㅈ나 쩔어주잖아

반장이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남자를 확 밀쳐내니 힘없이 밀려나줘. 표정엔 싱글벙글 웃음이 가득한데 묘하게 기분나쁘고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이었어. 창문을 열고 콧노래를 흥얼이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남자에 반장이 여전히 몸을 가누기 힘든지 몸을 덜덜 떨며 물어

- ..하나만 물어봅시다

남자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끄덕여

- 저 가지고 어떻게 하실건데요

진지하게 자기를 쳐다보는 반장에 남자가 담배 연기를 내뱉고 말을 이어가

- 솔직히 말해줄까?

남자가 일어나서 구석 테이블 위에 올려진 작은 손거울을 들고와서 반장 얼굴에 들이대고 말해

- 니가봐도 니가 이상하지?
- ...
- 넌 왜 그 괴물들처럼 안 변하는거야?
- ..나도 몰라요
- 왠줄 알아?

남자가 담배를 벽에 대충 지져 꺼. 담뱃재가 우수수 바닥에 떨어져 흰 병실 바닥이 엉망이 됐어. 명색에 병원인데 아무렇지 않게 그런짓을 하는걸로봐선 의사나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 같지는 않아. 자길 께름칙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반장에 남자가 말해

- 니 몸 안에 뭔지 모를 ㅈ나게 희귀한 항체가 있다는 뜻이야
- ...뭔..

그리곤 혀로 기분나쁘게 자기 입술을 쓸며 말해

- 그리고 이런 거지같은 시국엔 그게 더럽게 비싸게 팔린다는거고

_

해가 뜨기 시작하니 괴물들의 걸음거리가 조금 느려졌어. 바로 몇시간 전 승현이 리조트에서 탈출했던 깜깜한 새벽만 해도 미친듯이 빠르고 청각,후각에도 예민했던 괴물들이 조금 둔해진 느낌이었어. 다행이라 해야하나 싶었어

괴물들 눈에 띄지않게 계속해서 걸어가. 걷다보니 바로 작은 슈퍼 하나가 보이길래 아무생각 없이 덜컥 그곳으로 직진하니 이미 유리가 깨져있어. 누군가 이 새벽사이 그새 들렀다 간 것 같았어

- ....

조금 고민하는듯 하다 깨진 유리조각들 밟고 당돌하게 슈퍼 안으로 걸어들어가. 혹시 모르니 유일한 보호구인 과도도 손에 꼭 쥐고 들어갔어. 그리 넓지 않아 대충 둘러봐도 누군가 있는지 없는지는 금방 알 수 있었어. 한참 둘러보고 나서야 안심해

매대를 둘러보니 확실히 음료와 음식 코트가 눈에 띄게 비워져 있는 것을 보니 누군가 한 번 털고 간 느낌이 들었어. 이 난리통에 살아있는 사람이 꽤 있는듯 해 묘한 안도감과 동시에 초조함이 들었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미지근한 1.2리터 짜리 음료수를 입에 들이부어. 생수는 이미 모두 품절이라 무슨 맛인지도 모른채 콸콸 들이부었어. 무언가 느끼하고 이상한 맛에 반 통을 비우고 나서야 자세히 보니 코코넛 주스였어

- ..역겹네 진짜

입가에 묻은 주스 소매로 슥 닦아내고 느글거리는 속을 달래기 위해 이번엔 매운맛 과자를 들이부었어. 이상한 시큼한 동남아 특유의 톡 쏘는 향신료가 가득 들어간 과자였지만 배가 너무 고파 어찌 할 도리가 없었어. 맛있는 맛은 앞에 왔다 간 사람들이 다 가져간 모양이었어

마지막으로 의료용품과 등산용품이 진열된 곳으로 가자 이미 물건이 몇개 남지 않고 다 동나있었어. 급한대로 딱 하나 남은 식염수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들고 간절하게 중얼거려

- 제발...

승현이 웃통을 훌렁 벗고 큰 유리파편이 박혀있던 어깨를 내려다봐. 상처가 생각보다 너무 크고 주변에 크고 작은 유리에 긁힌 상처들에 겁먹어 식염수 통을 내려놨다 눈 딱 감고 다시 들어 그냥 어깨에 콸콸 부었어

- ..흐읏...

이번엔 소리지르지 말자. 이 악물고 버텨서 살짝 흘러나온 신음 빼고는 아무소리도 내지않고 잘 마무리했어. 어디선가 저벅저벅 괴물이 걸어들어오는 소리가 들려 급하게 매대 뒤에 숨어 별다른 성과 없이 조심스럽게 슈퍼를 빠져나왔어

지겨운 괴물들을 뒤로하고 또 한참을 걸어가니 해가 어느새 다 떠버려 몇시간만에 하늘이 확 밝아졌어. 걷고 또 걷다 길 한복판에 징그러운 괴물 머리통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있는걸 보고 멈칫해

햇빛에 말라가는 징그러운 머리통에 가까이 다가가 쭈그려 앉아 자세히 들여다보니 누군가 머리를 뾰족한 것으로 찌른듯한 구멍이 나있었어. 아까 그 사람들이 한 짓인가..? 생각하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바로 옆에 위치한 식당을 하나 발견해

- ..무슨 냄새야

이상한 냄새와 핏자국들. 승현이 조심스럽게 식당 안으로 들어가. 식당 입구 바닥엔 피묻은 붕대가 늘어져 있고 입구부터 가게 내부 바닥엔 그대로 피가 가득 흘러 말라져있었어

지금은 아무도 없지만 분명 최소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살아있었던 건 분명했어. 긴장한 승현이 과도를 손에 쥐고 부엌 안을 살피러 들어가

- ....!!

승현이 부엌 안에서 잠든 널 보고 화들짝 놀라 쥐고있던 과도를 바닥에 떨어트려. 인기척에 너도 잠에서 깨 널 보고 놀란 승현을 보고 이번엔 너가 놀랐어. 내가 잠결에 반장을 보고 착각한 건가 싶어 말해

- ..반장...?
- ..반장?

승현이 놀라다 말고 쭈그려 앉아 니 얼굴 잡고 말해

- ..무슨소리야. 나 김승현이잖아 똑바로 봐 봐..!
- ...승현이야? 정말?
- 너 어떻게 살아있었어?.. 왜 여기서 자고있는건데 위험하게..!!

니가 무거운 몸 일으켜 눈 비비고 승현이 얼굴 똑바로 쳐다봤어. 정말 내가 여태껏 애타게 찾던 김승현의 얼굴이 맞았어. 너무 기뻐 니가 우느라 퉁퉁 부은 얼굴로 승현을 와락 안고 말해

- 얼마나 찾았는데 왜 이제서야 오는건데..!!
- 미안해. 근데 왜 이런데서 혼자 자고있어.. 다른애들은?
- ..혼자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반장 얘가 구석에서 자고있어서 못봤나? 이상한 소리를 하는 승현에 니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답도 하기 전에 식당 밖으로 허겁지겁 달려나가

- ..어디갔어...?
- 누가 있었어?
- 반장 못봤어? 나랑 같이 있었는데..

니가 불안한 표정으로 승현이한테 물어. 두번째 니 입에서 나오는 반장 소리에 승현이 인상을 찌푸리고 말해

- ..여태까지 걔랑 같이 여기서 숨어있었던거야?

그때 너가 식당 입구에 어젠 없었던 붕대가 길게 늘어져 떨어져있는걸 발견해. 불안한 마음에 천천히 걸어가보니 피가 잔뜩 묻어 엉망진창이 된 붕대는 어제 니가 반장에게 감아준 붕대가 맞았어

- ..진짜 가버렸다고? 이렇게?

허탈하게 쭈그려 앉아 바닥에 떨어진 붕대만 멍하니 바라봐. 같이 가기로 했으면서..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아 왜 반장이 갑자기 말도없이 떠나버린건지 계속 추측만 해대는 너야. 반면에 그런 니 뒷모습을 승현이 묵묵히 지켜봐

사실 내가 아까 봤다고, 외국인들한테 이끌려 어디론가 끌려갔다고 솔직하게 말할까 말까 속으로 수백번 생각해. 하지만 사실대로 말했다간 지금 니상태로 봐선 니가 난리 부르스를 칠게 뻔해 계속 머뭇거려

미치겠네. 그때 승현이 답답해 이마 짚고 고개 돌리다 우연히 테이블 위에 올려진 유인물을 발견해. 뭔가 싶어 자세히 살펴 보니 구석탱이에 지도 비슷한 무언가가 그려져있어

- ..이건 뭐야
- ..뭔데?
- 현 위치... 병원.. 뭔소리야?
- 그거 줘봐..!!

니가 승현이 들고있던 유인물 확 빼앗아 눈동자 이리저리 굴려 반장이 그려놓은 지도를 찾아. 앞에서 지켜보던 승현이 살짝 날이 선 말투로 말해

- 니가 언제부터 걔랑 친했다고
- 내 목숨 구해준애야. 함부로 말하지마
- ...

자꾸 반장 반장 거리는 너. 가뜩이나 사이도 안좋고 자기가 일방적으로 싫어하는 반장 얘기만 계속 해대는 너에 더는 못참겠는지 니가 있는 곳으로 저벅저벅 걸어와 돌직구로 말해

- 걔 물렸어
- ...뭐?
- 물려서 이미 변한 것 같던데. 나도 뒷모습만 봐서 잘 몰라

놀라기도 이전에 밀려오는 허무한 느낌에 니가 허공보고 헛웃음 지었어

결국 어제 그 비명소리가 물려서 난 비명이 맞았던거고 넌 의심하고 끝까지 집요하게 물어봤어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한심하게 질질 짜다가 결국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떠나보냈다는게 너무나도 니 자신에게 화가나고 어이가없어

- ..어디서봤는데? 걔 맞아? 확실한거야?
- 확실해. 검정 티셔츠에 청바지, 걔 맞지
- ...
- 넌 다친데 없..

너에게 다친데 없냐고 걱정스러운 말투로 묻는 승현의 말을 끊은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 넌 그걸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냐?
- ..내가 뭘
- 그래 너 평소에도 반장 대놓고 ㅈ나 싫어했잖아
- ...
- 넌 일말의 동정심도 없어?

울며 몰아가듯 화를 냈어. 처음보는 니 모습에 당황한 승현이 습관처럼 니 눈물을 닦아주려다 자기 손을 뿌리치는 너에 놀라 말해

- ...화내지마. 너가 화내면 난 어떡하라고..

아무말 없이 계속 눈물만 뚝뚝 떨구는 니 모습에 한숨 쉬더니 테이블에 놓여진 티슈 뽑아서 니 옆에 걸어와 건네주며 생전 처음보는 슬픈 표정으로 생전 처음듣는 말을 해

- 걔 내 동생이야. 정확히는 아빠가 바람펴서 낳은 자식이고 엄마도 달라
- ...
- ..우리엄마는 죽었어. 나 6살때 암 걸려서.. 난 그 집에 들어가서 여지껏 얹혀 살고있는거고. 더 얘기해 줄까

예상치 못한 말에 놀라고 당황한 너에 역시 그럴줄 알았다는듯 씁쓸하게 피식 웃으며 말을 이어나가

- ...아빠가 우리 말고 다른 가족이 더 있었다는걸 알았을때 아빠가 너무 싫었어
- ..승현아
- 당연히 유부남이랑 바람난 그 아줌마도 너무 싫었지. 내 눈엔 ㅈ나 뻔뻔하니까

덤덤하게 자기 아픈 가정사를 니 앞에서 풀어내는 승현의 모습에 니가 숙연해졌어

- 근데 그쪽은 우리아빠가 유부남인줄 몰랐던거야. 나한테 사과하더라고
- ...
- 제일 화나는건 날 진심으로 가족처럼 맞이해주더라. 그 아줌마도, 그자식도..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에 니가 고개를 돌려 승현의 눈치를 봤어

- ...차라리 대놓고 못되게 굴기라도 하던가. 진짜 짜증나는 사람들이야
- ..미안해

니 말에 승현이 당황해서 장난스럽게 니 등 툭 치면서 말해

- 니가 왜 미안하냐. 니 잘못도 아닌데 ㅋㅋ
- 니 생각도 못하고 무작정 화내서..
- 됐어. 지금 들은 얘기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
- ..그래

승현이 어색했는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다시 걸어가. 그러다 그 안에 있던 반장의 배낭을 발견하곤 멈칫해. 반장이 놔두고 간 배낭인걸 눈치채고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한참을 내려다 보다 배낭을 집어들었어

- 뭐하게?
- 가야지
- ..어딜

이것저것 재빠르게 챙겨 담은 배낭을 자기 등에 메고는 바로 그 옆에 내려놓고 간 모자를 들고 니 앞으로 걸어와 니 머리에 써줘

- 미친놈. 지 혼자 멋있는척은 다 하고 갔네
- 뭐해 너
- 동생새끼 데리러 가야지. 아직 안죽었어 걔
- ..이렇게 갑자기?

벙쪄있는 너를 뒤로하고 어느새 성큼성큼 걸어가 식당 입구에 서서 뒤돌아 말해

- 거기 적힌 병원으로 가보자

미친. 아직 준비도 안된 너가 얼떨결에 너도 반장이 써놓고 간 유인물 손에 들고 허겁지겁 뛰어나갔어

_

다음편이 진짜 마지막..!! 거의 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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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ㅇㅇ 2020.09.2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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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상중하가 있다면 반지하 지하 맨틀 외핵 내핵 다 있어야지 쓰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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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ㅇㅇ 2020.09.2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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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근데 난 반장이 더불쌍함 승현이 입장도 이해되는데 자기 아빠가 바람펴서 자기 낳은 것도 싫을텐데 첫번째 낳은 자식이 자기랑 같이살고 자길 ㅈㄴ 싫어하면 정병 오질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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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ㅇㅇ 2020.09.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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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오 한편이라도 더 남앗누 ㄱㅇ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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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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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ㅊㄱ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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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4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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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당신...언제 연재해 나 진짜 기절직전이야...맨날와서 확인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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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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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쓰니 진짜 진지하게 시나리오작가 해보는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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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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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추석이라 니글 정주행 하는데 ㅈㄴ재밋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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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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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쓴아 나 요즘 매일 다음화 나왔나 찾으러 온다... 너무 재밌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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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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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언제와...ㅜㅜ 나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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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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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진지하게... 너 작가해보는건 어때? 내가 팬클럽 회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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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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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ㅊㄱ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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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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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ㅈ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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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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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재밌겠음 ㅊㄱ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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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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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인소 오글거리긴 한데 그 특유의 감성이 있잖음? 얘는 마니 오글거리는 부분도 없고 소재도 독특해서 ㅅㅂ 내 말은 단행본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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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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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그럼 아빠는 승현이 엄마가 임신해있을때 바람난거임??? 미쳤네 미쳤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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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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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좀비 ㅊㄱ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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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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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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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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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ㅊㄱ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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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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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개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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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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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돌아왕,,?넘 재밌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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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3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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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와 개재밌다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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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인스타ㅗ 2020.09.23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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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비꼬는 게 아니라 판녀들 쓰니 글에 과몰입하는 거 너무 재밋다.. 물론 나도 과몰입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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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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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쓰니야 책 한권 내자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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