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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과 연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00 (판) 2020.09.26 13:23 조회1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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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팀장님과 사내연애하는 것에 대해서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기도하고 조언도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성격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어색한 걸 못 참아서 친하지 않더라도 먼저 다가가고 하는 그런 성격이에요. 팀장님은 일 얘기 할 때 제외하고 팀원들이랑 밥을 먹거나 그럴 땐 무뚝뚝하고 말도 별로 없고요. 거의 일 얘기하거나 회의 할 때만 평소 사람처럼 말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인턴들한테까지도 존댓말을 쓰니까 팀원들은 물론이고 회사 내 다른 사람들도 다들 팀장님을 함부로 대하거나 하지 못하고 알게 모르게 어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만큼 팀장님이 다른 사람들한테 곁을 잘 내주지 않아요.

 

 

그러다가 연말 회식 때 다들 제가 막내라고 술을 권하시는 거에요. 회식 자체를 참석하는 것도 처음인데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거절도 못하고 억지로 따라주는 술도 마시고 그랬는데 맞은 편에 앉아있던 팀장님이랑 눈이 마두친거에요. 솔직히 그러면 자기도 따라준다고 하거나 아니면 그만 먹이라고 말리거나 둘 중에 하나일텐데 눈 마두치자마자 바로 어색하게 시선 돌리는 거 보고 솔직히 그땐 서러웠어요. 동기들은 다들 자기 팀장이 잘 챙겨준다고 했는데 팀장님은 아니니까요.

 

 

주는 술 거절도 못하고 주는대로 마시다보니 머리도 아픈 거 같아서 술자리에서 빠져나와서 한참이나 혼자 있다가 다시 들어가려던 참에 팀장님이 나와있더라고요. 전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팀원이랑 같이 나온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나와서 벽에 기대 서 있었었나 아니면 신발 끝을 보고 있었나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기억나는 건 어색하게 혼자 서 있었던 거로 기억해요. 그 모습을 본 저는 취해서 머리도 아픈데 팀장님은 술 한모금 안 마시고 멀쩡한 모습에 억울한건지 화가 난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거 같긴한데 그동안 동기들은 다들 자기 팀장은 잘해준다 어쩐다 하는데 팀장님은 전혀 아니니까 서러움이 쌓여서인지 팀장님 붙잡고 울었어요.

 

 

뭐라고 한 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동기들은 다들 팀장님들이 잘 챙겨주신다는데 팀장님은 왜 저 안 챙겨주시냐고 울면서 이런 말 했던 거 같네요. 그 일 있고 난 후 출근했을 때 팀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아까 보니까 0사원(제 동기) 0팀장한테 혼나던데요. 이런식으로 지나가는 말로 툭 던지듯이 말하고 가는 거 보고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그때 생각났어요. 울고 불고 난리치면서 챙겨달라고 술주정한거..

 

 

민망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팀장님이 잠깐 자기 좀 보자고 해서 팀장실로 따라갔죠. 그러니까 빨간펜으로 아주그냥 난리가 난 서류를 내밀더라고요. 화내시겠구나 싶어서 체념하고 서류 받아드는데 새삼스럽게 그냥 다시 해오라고 하면서 자기는 나름대로 챙겨준다고 챙겨준 거 같은데 아니라고 느꼈으면은 자기가 못 챙긴 거라고. 미안하다고 앞으로 자기가 더 신경 쓰겠다고 정중하게 말하는 거 듣고 놀랬습니다. 자리로 돌아와서도 얼떨떨했던거 같네요.

 

 

실제로 팀장님이 그 말한 이후로는 많이 챙겨 줬고요.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도 팀장님이랑 저랑 막 그런 사이라고 소문도 돌았고 동기들이나 팀원들도 진짜냐고 물어보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알게 모르게 밥을 먹을 때나 회의를 할 때나 뭘 하던지 무조건 팀장님 옆자리에 절 앉히려고 하고 너무 선을 넘길래 결국 친한 대리님한테 살짝 말했어요. 정말 팀장님이랑 저랑 둘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제발 믿어달라고 하니까 그제야 팀원들도 억지로 절 팀장님 옆에 앉히려고는 하지 않았어요.

 

 

대리님한테 말하고 일주일이였나 이주였나 그 정도 지나고 나서 팀장님이랑 출근시간이 겹쳐서 단둘이서만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 적이 있었는데요. 둘이서만 타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그때 그 소문 같은 것들도 알게 모르게 신경 쓰이고 해서 그냥 정면만 보는데 갑자기 반말을 하더라고요. 가끔 회사에 놀러오는 팀원들 애기들한테도 아빠 보러 온 거에요? 라며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던 팀장님이 나랑 오해 받는게 그렇게 싫었어? 이런식으로 반말을 하니까 진심으로 당황해서 엘리베이터가 사무실 층에 도착할 때까지 대답을 못했어요. 그러니까 혼잣말하듯이 진짜 싫었나보네. 이러면서 내리시니까 저도 급하게 내리고 팀장님이 불편해하실까봐 그랬다며 둘러대는데 그냥 말없이 웃으면서 가더라고요. 무뚝뚝하고 잘 웃지도 않는 사람이 웃으니까 저땐 정말로 비웃는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팀장님이 30대 중반이신데 아저씨 같이 생긴게 아니라 되게 으른 남자처럼 생겼거든요.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죠. 그냥 어른처럼 생겼어요. 멀쩡한데 왜 만나는 사람이 없을까 의문점이 드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요. 외적으로는 진짜 키도 크고 꽤 훈훈하게 생기고 어릴 때 수영을 해서 어깨도 넓은데 진짜 만나는 사람이 없을 줄은 몰랐어요. 너무 완벽하니까 당연히 결혼도 했을 꺼라고 생각했는데 만나는 사람도 없다더군요.

 

 

어떻게 알게 됐냐면 팀원들이랑 같이 점심을 먹던 중에 팀원 중 한분이 팀장님은 왜 만나는 사람이 없냐면서 소개시켜 드린다고 그러니까 자기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고 넘기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당연히 누구냐고 물어보는데 그건 또 말해줄 수 없다고 넘기고.

 

 

그러다가 일년 조금 지나고 저희 팀에 새로운 팀원이 들어왔어요. 저는 이제 막내도 탈출하고 막연하게 막내탈출이 너무 좋아서 이것저것 신나서 알려주고 했는데도 한계라는게 있잖아요. 결국 막내가 사고를 한번 친적이 있는데 팀장님이 그렇게까지 화를 내시는 건 저도 팀원들도 다 처음 봤습니다. 서류까지 찢어서 바닥에 집어 던지고 그러시는 모습을 보기만 하는 팀원들이랑 저도 무서워서 눈치만 보는데 혼나는 당사자는 얼마나 무섭겠어요. 결국 눈물이 터졌는지 우니까 제 마음이 불편한거에요. 괜히 제가 잘못가르쳐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날 점심시간에 제가 오지랖을 좀 부렸어요. 팀장실가서 팀장님한테 그래도 아직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좋게 말해주면 안되냐 이런식으로 말을 하는데 팀장님이 중간에 말도 안 끊고 가만히 들어주길래 저는 설득된건가 싶어서 또 한참이나 말했는데 제 말이 끝나자마자 자기도 생각해보니까 너무 심한거 같긴했다고 말했습니다.

 

 

잘 해결됬구나 싶어서 팀장실을 나서고 자리로 돌아가는데 막내가 너무 절 보는 거 같더라고요. 저도 팀장님 무서워했었고 그래서 저 좀 챙겨달라고 울고불고 난리도 쳤었고. 그래서 다시 한번 용기내서 팀장님한테 카톡도 보냈어요. 저는 이제 막내가 아니니까 저 말고 새로 온 막내 좀 신경써주시라고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1은 없어졌는데 답장이 안오는거에요. 분명히 읽었을텐데 별다른 말도 없었고요.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도 막내가 팀장님을 불편해하길래 결국 제가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셋이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아무리 무뚝뚝하고 말이 없어도 좀 노력이라는 걸 해야하는데 평소랑 똑같으니 의미가 없더라고요. 밥도 다 먹고 팀장님이 저랑 막내랑 차로 데려다주신다고 하자마자 막내는 불편해하면서 혼자 갈 수 있다고하며 먼저 걸음 옮겼고요. 팀장님 차에 타서 생각해보니까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는거죠. 둘이 조금이라도 더 친해지라고 일부러 이런 자리까지 만들어줬으면 자리를 만든사람 예의를 봐서라도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내내 하다가 차에서 내리면서 그랬어요. 내일 출근해서 막내랑 그때 있었던 일 잘 풀었으면 좋겠다 이런식으로 말하고 혼날까봐 무서워서 급하게 내렸습니다.

 

 

바로 다음날에 둘이 잘 풀었긴했어요. 막내 얘기 들어보니까 팀장님이 자기가 원래 무뚝뚝해서 그런거지 싫어서 그런건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면서 그때 일은 자기도 너무 심한 거 같다면서 사과까지 했다고 하니까 뭔가 뿌듯했습니다. 그래서 퇴근할 때 제가 팀장님한테 그 얘기하니까 또 반말을 하는 거에요. 그런가. 이런식으로 하시길래 저도 왜 저한테 반말하시는거냐 물어봤더니 그냥요. 라는 말엔 어버버했던 거 같아요. 당황해서 횡설수설하니까 팀장님은 비웃는 것과 픽 웃는 웃음 그 중간 쯤 어딘가.. 로 웃으셨고요.

 

 

팀장님이 선약 없으면 같이 저녁이나 먹자는 말에 얼떨결에 저녁도 먹으러 왔는데 세심하게 이것저것 챙겨주는 거에요. 원래 제가 다 해야할 것들 그러니까 숟가락 젓가락 놓기나 컵에다가 물 따르는 것등등 이것저것 팀장님이 다 해주시니까 팀장님 되게 자상하신거 같다고 했는데 자기는 자상한게 아니래요. 그래서 그럼 착하셔서 그런가보다고 하니까 자기가 착하냐고 물어보면서 웃으니까 좀 그랬습니다. 회사에서랑은 달리 회사 밖에서는 인간적이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날선 모습이 아니라 친근해보인다고 해야할까요. 벽이 허물어진 거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밥도 다 먹고 나오는데 음식점 근처에서 파는 솜사탕이 먹고싶었지만 팀장님 앞에서 사기도 뭐해서 말은 못하고 그냥 시선만 고정했더니 팀장님이 먼저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저씨가 솜사탕 만들어주시면서 둘이 데이트 하는거냐. 이런 말들만 물어보니까 저는 팀장님 성격에 언짢아서 인상부터 팍 찌푸릴 줄 알았는데 또 그 비웃는 거와 픽 웃는 웃음 그 중간 쯤 어딘가.. 그 웃음을 지으니까 화는 안 난건가 싶었고요.

 

 

솜사탕들고 바로 차에 타기도 뭐해서 근처 거리를 그냥 산책하듯이 걷는데 그러다보니 의도치 않게 손이 살짝 살짝 스치더군요. 근데 제가 막 바로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하면 더 어색해질까봐 저는 그냥 솜사탕만 먹었는데 팀장님이 먼저 어색하게 뒷짐을 지면서 걸으시더라고요. 솔직히 좀 귀여웠습니다. 이런 저런 얘길 하면서 걷다가 그러다보니 저만 솜사탕을 먹은 거 같아 팀장님 앞으로 내미니까 안 먹는다고 하시길래 손으로 조금 떼서 내밀었어요. 그랬더니 그제서야 먹더라고요. 먹으면서도 맛있네. 이런식으로 반말을 하시니까.. 한 두 번도 아니고 이게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저도 느낀거죠. 걸음도 멈추고 한마디 하려는데 누가봐도 어색하고 티나게 화제를 돌리려고 하니까 저는 계속 말없이 그런 팀장님한테 시선 고정했던 거 같아요. 그제야 팀장님도 저랑 시선 마주하시고요.

 

 

근데 막상 시선이 마주하니까 말을 못하겠는거에요. 화내면 어쩌나 싶고.. 그래서 그냥 포기했어요. 다시 걸음 나란히하면서 이런저런 애기하는데 갑자기 애인 있어요? 물어보길래 저는 없다고 대답하면서 장난치듯이 팀장님이 소개 좀 시켜주면 안 되냐고 그랬는데 밑도 끝도 없이 싫다는 말에 반박도 못하고 그냥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됐던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팀원들은 마지못해 모르는 척 속아주는 척을 하면서 이미 팀장님하고 저랑은 사귀는 줄 오해도 하고..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안 믿어주니까 저도 그땐 반 포기상태였던 것 같네요.

 

 

그러다가 또 연말 회식이 찾아왔는데 팀장님이 굳이 굳이 제 옆으로 와서 앉더라고요. 안 그래도 다들 오해하는데 팀장님이 답지않게 그러시니까 다들 이러는데도 정말 아니냐며 한마디씩 했고요. 애써 팀장님 쪽에는 시선도 안 주고 몸까지 틀어서 회식 참석한 거 같네요. 어떻게든 오해를 받지 않겠다고.

 

 

팀원들이 주는 술을 받고 테이블 위에 잔을 올려둔 것 같았는데 자꾸 술이 없어지는 겁니다. 순간 뭐지.. 싶었지만 뭐 아무래도 상관없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말을 걸어오는 통에 크게는 신경 쓰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회식도 무르익었을 무렵에 팀장님이 비틀거리면서 나가시니까 그때 알았어요. 그 술을 다 팀장님이 마셔준거구나. 팀원들이 취한 팀장님보고 놀래서 아무말도 못하고 보고만 있으니까 저는 급하게 팀장님 따라 나섰죠. 당연히 제 술 대신 마셔주시느라 취하신거니까.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는데 비틀거리면서 나오다가 눈이 마두쳤는데 환하게 웃어주는 거 보고 와.. 제 이상형이 웃을 때 눈웃음 짓는 사람이거든요. 팀장님이 그렇게까지 환하게 웃으시는 것을 보는 것도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지만 우선 비틀거리는 사람 부축하는게 먼저니 급하게 팔 붙잡고 부축하면서 걸음 옮겼습니다. 다시 술자리로 돌아가려다가 복도 같은데에 갑자기 앉는거에요 팀장님이. 다른 사람이면 짜증났겠지만 원래 전혀 안 그러는 사람이니까.. 무엇보다도 양복 다 갖춰입고 앉아서 무릎에 얼굴 묻는 모습이 웃겨서 저도 그 옆에 앉아서 대리 불러드릴까요? 물어봤었죠. 그랬더니 시러... 이런식으로 애교섞인 말투로 그러는 게 진짜 웃기기도 하고 신기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던 기억이 있네요.

 

 

이런저런 얘기도 하는데 팀장님이 그러시는 거에요. 자기가 너무 일을 열심히 했다고. 맨날 일만 죽어라 해서 막 사람들한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그런 건 하나도 모르겠다고 그랬어요. 어릴 때도 무조건 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학생 때도 공부만 죽어라 하고 대학 가서도 남들 다 놀 때 학점 딴다고 놀지도 못하고 그래서 멀쩡하게 생겨서 아직까지 만나는 사람 하나 없었던 이유를 그때 알았어요. 마지막에는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좋아한다고 말도 못하고 어떻게 해줘야할지 잘 모르겠고 이러시니까 저는 그때 팀원들이랑 밥 먹었을 때 말한 그 좋아한다는 분인가 싶어서 팀장님 같은 사람이 좋아한다고 하면 그분도 좋아하실꺼라고 했죠.

 

 

그러니까 자기는 일 년 반이나 돼서야 애인 있냐고 물어본것도 모자라서 이년동안이나 좋아한다는말 한마디 못했다고 엄청 우울해하는겁니다. 제가 알던 팀장님은 자기가 하고싶은대로 다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은근 소심한 면이 있더라고요. 좋아한다고 했다가 싫다고 하면 어떡하냐고 계속 이런 말만 중얼거리시길래 저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조언 최대한 해드렸죠. 뭐든지 단순한 게 좋은거 라고. 좋아해. 이렇게 간결하게 말해도 될거라면서요. 또 이런저런 얘기 들어주다가 택시 태워서 보내드렸고요.

 

 

다시 돌아갔는데 팀원들이 또 그러더라고요. 둘이 정말 아니냐 이런 말들만 하니까 저는 당연하게도 아니라고 했지만 믿는사람은.. 진짜 아무도 없었습니다.

 

 

금요일 날 회식하고 다음주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결제받을게 있어서 바로 팀장실 갔는데 답지 않게 놀래서 어깨까지 살짝 들썩이면서 움찔거리는 거 솔직히 웃기잖아요. 애써 웃음 참으면서 서류 내미니까 그제야 팀장님도 싸인하고 다시 서류 내밀길래 받아들고 걸음 옮겼습니다. 몇 발자국 못 가 팀장님이 급하게 부르시길래 다시 시선 마주하니 회식 때 자기가 취해서 한 말 기억나냐고 그러기에 고개 끄덕인거로 기억해요.

 

 

제가 기억이 난다니까 고개 푹 수그리고 애꿋은 뒷목하고 뒷머리만 연신 쓸어 만지면서 너무 민망해하니까 저도 괜히 민망해져서 들고 있던 서류만 만졌던 거 같네요. 한참을 그러다가 갑자기 고개 들고 시선 마주하더니 좋아해. 이러시길래 저도 당황해서 .. ? 되물어봤던 거 같고요. 자기가 말하고도 민망한건지 아니면 놀랜건지 낙심하시면서 마른세수 연이어 하시길래 저도 사고회로 정지됐습니다. 저한테 좋아한다고 하시니까 그 사람이 저였구나라는 걸 그때 알았거든요.

 

 

거의 5? 10? 한참동안이나 팀장님은 제 눈도 못 쳐다보시고 고개 푹 수그린 채 뒷목만 쓸어 만진 거 같고 저도 사고회로가 정지되서 무슨 말을 못 했어요. 그러다가 노크소리가 들려오고 팀원 중 한분이 들어오시니까 그제야 저도 정신 차렸는데 팀장님 얼굴이 진짜 빨개져 있는 겁니다. 금방이라도 터질듯이요. 뭔가 30대 중반 남자가 이런거에 민망해하고 그러니까 순간 귀엽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키도 한 185? 그 정도 되고 으른으른한 남자가 어쩔 줄 몰라하니까 좀 귀여웠죠.

 

 

진짜 일주일정도는 팀원들이랑 같이 점심을 먹을 때도 회의를 할 때도 제 눈 하나 제대로 못 쳐다보시고 어쩌다가 눈이 마두치면 당황한 듯이 빠르게 눈을 깜빡이시는 것 같더니 한달? 그 정도 지나니까 전보다 더 챙겨주고 그러더라고요. 막 커피도 제 자리까지 와서 직접 건네주시고 점심시간이나 근무시간 중간중간에 카톡도 먼저 보내고. 팀원들이 그럴 때마다 둘이 정말 아니냐는 말하면 말없이 웃거나 그러시고. 저도 팀장님이 적극적으로 표현하실 때 호감이 생겼던 거 같고요.

 

 

같이 저녁 먹자는 말을 할 때도 민망해하면서 답지 않게 눈치보듯이 말하는게 너무 귀엽고 제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부여를 하시고 그러시니까.. 흔히 말하는 갭차이가 커서 더 설렜던 거 같네요. 제 앞에서만 그러고 다른 팀원들한테는 무뚝뚝하니까.



두세달정도 저런 일들이 반복되고나서 팀장님이 정식으로 고백했습니다. 잠깐 자기 좀 보자길래 저는 당연히 팀장실로 갔죠. 가자마자 서류를 내밀길래 익숙하게 받아드는데 사람이 너무 티나게 민망해하는 겁니다. 무슨 서류를 줬다 뺏으려고 하니까 저는 왜 그러시는 거냐며 달라고 손을 뻗었죠. 근데 서류 위에 포스트잇이 하나 붙어있었는데 편지처럼 빼곡하게 이런 저런 말들이 써 있고 제가 다 읽은 다음에 시선 마주하니까 나.. 나랑 마.. 만날래? 이런식으로 말까지 더듬으면서 말하는거 솔직히 귀엽잖아요. 그때 저희 둘이 책상 앞에 서 있었는데 책상 벽면? 거기에 팔 올리고 얼굴 묻으면서 약간 우는 소리? 내면서 민망해 죽을려고 하는 거 보고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팀장님 이미지가 와장창 깨졌어요.

 

 

당연히 저도 호감은 있었던지라 그러자고 대답했던 거 같고요. 솔직히 사귄 다음에는 무뚝뚝한 성격이 돌아오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는데 너무 다정하더라고요. 진짜 사귀기 전에 다정했던거랑은 비교도 안 되게. 제가 제일 놀랐던거는 팀장님이 다른 팀원들한테 날 선 모습을 보여주거나 인상 팍 찌푸리고 그럴 때마다 제가 화내지 말라고 한마디 하면 바로 인상도 풀고 그래서... 그냥 이 사람이 나를 진짜 많이 좋아하는구나 싶은 그런 마음 있잖아요.

 

 

사귀다 보니 다른 사람한테는 몰라도 저한테는 다정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한테 벽을 세울 때마다 제가 말 한마디만 하면 어색하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게 보이니까 기특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나를 이 정도로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하지만 지금껏 사귀는 내내 오히려 제가 팀장님께 표현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팀장님은 사귀기 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잘해주시고 그러시는데 저는 막상 사귀고 나니까 걱정이 많이 됐거든요.

 

 

막연하게 정말 팀장님이랑 사겨도 되는 건가도 싶고 나이도 여덟살 차이가 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직장상사이니까요. 부담으로 다가오는게 정말 맞더라고요. 주변에 내 얘기는 아니고 다른 사람 얘긴데.. 하면서 말하니까 듣지도 않고 나이 차만 듣고 바로 헤어지라고 하고... 나이차이가 많이 나면 정말로 불편하고.. 그런게 많다는데 저도 팀장님하고 계속 만나다보면 그런 걸 느낄까요?

 

 

저도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해도 될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팀장님께 선을 그어야 하는 걸까요. 이래저래 걱정이 많습니다. 솔직한 제 심정은 여덟살이나 차이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한테는 보여주지 않는 그런 모습들을 제 앞에서만 보여주기도 하고. 가끔씩 그때 고백했을 때처럼 포스트잇에다가 편지 같은 거 써서 간식거리들이랑 같이 제 책상에 올려두고 가시니까. 저도 한 일주일이면 그만하겠지 생각했는데 지금도 가끔 책상위에 올려두고 가시고.. 제가 받기만 한게 너무 많아요.

 

 

고민도 많고 걱정부터 앞서다보니 스킨쉽은.. 제가 좀 거절했거든요. 그러니까 진짜 다섯달동안 내내 손 한번을 안 잡으시고.. 서운하다는 감정이나 은근슬쩍 스킨쉽하려고 했던 적도 단 한번도 없었어요. 이런 생각들을 하면 괜찮을 거 같기도 하다가 주변에는 또 아니니까... 제가 너무 편견이나 선입견 같은게 심한건가요? 아니면 저도 마음이 가는 대로 해도 되는 걸까요. 조언 좀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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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ㅇㅇ 2020.09.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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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오랜만에 소설 재미있게 읽었네요 다음편 연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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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미선 2020.09.27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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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님글 다시한번 더 읽고 또 남겨요^^ 쓰니님 나이가 20대중후반이겠네요? 그럼 팀장님 놓치지마세요.. 괜찮은 사람 같은데요 글만 봤을때 결혼상대로도 좋은거 같아요.. 남 눈치보지말고 이뿐사랑하세요~~ 2년동안 짝사랑하느라 팀장님 맘고생 조금하셨겠어요^^ 저라면 놓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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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2020.09.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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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렇게 긴 글 다 읽은 적 진짜 오랜만이다ㅋㅋㅋㅋㅋ 나같아도 사귀고시ㅍ어질듯ㅠㅠ 기가멕히네아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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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댓글

ㅇㅇ 2020.10.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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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ㅋㅋ잘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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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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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쓰니 후기 부탁해요ㅠㅜㅠㅜ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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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1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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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와 개재밋다 진짜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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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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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소설같기도하고,, 진짜면 난 글쓴이가 꼬셨다고봅니다. 팀장앞에서 울때부터요~~본인이 먼저꼬셨으니걍표현해요. 뭘 물어보는건지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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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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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팀장님이랑 연애하는 거 계속 올려주면 안돼요??? 개설레는데 팀장님.... 아니면 후기라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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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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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쓰니 후기 안올려주시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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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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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쓰니 후기좀 써줘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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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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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빨리 다음에 어떻게 됐는지 글 써줘라 쓰니야.. 현기증난다 팀장님이랑 연애하는 거 글 올려주면 안 되냐... 대리설렘 좀 느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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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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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실제든 아니든 존잼ㅋㅋㅋㅋ럽실손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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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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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올려 주세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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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8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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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좋은회사 다니시나보네여.. 수평적인 관계.. 요즘에는 서로 00님이라고 부른다면서요 회사 내에서 직급 상관 없이..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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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8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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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작가지망생이냐 걸음을 옮기긴 뭘 옮겨 로맨스소설 무지하게 읽었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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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8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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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게 소설이어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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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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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소설을 써라 아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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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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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지인 중에선 개인 사업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 분도 쓰니님이 말하시는 팀장님처럼 무뚝뚝하고 표현도 못해서 회사 직원들이 많이 도와주신거로 알아요. 사장하고 막내에 띠동갑차인데 지금 결혼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제 지인들 중에서는 제일 행복하게 사는 것 같기도 하고... 벌써부터 겁먹지 말고 한번 잘 만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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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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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요즘 럽실소 다시 유행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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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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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와 원래 긴글안읽는데 다 읽어봤네요..ㅋㅋ 한마디에 하나소중하게여긴다면 만날가치있는것같은데요?2년동안 신중하게 생각했던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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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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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드라마를 너무 봤구나 꼬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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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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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9.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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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소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부러워서 그러는 듯 소설이면 사귄다로 끝났겠지 이렇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 하겠냐ㅋㅋㅋㅋㅋ 쓰니님 상처 받지 마시고 마음 가는대로 해도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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