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들어와서 읽기만 해봤지 글은 처음으로 써보네요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서 어딘가에라도 털어놔야 할거 같아요
제가 키우던 고양이 두마리 중에 첫째가 어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왜 몰랐을까요 원래 몸도 약하고 유전병도 있고 몸에 항체도 없어서 약도 안듣고 그랬지만 그래도 잘 먹고 잘 버텨내줘서 괜찮을 줄만 알았어요 요 며칠 잘 안먹길래, 간식만 먹으려고 또 밥투정 하는줄만 알았는데 하루이틀 지나고 살이 갑자기 미친듯이 빠져서 걱정돼서 주사기로 강제 급여를 시작했어요 기운 없는데도 강제 급여는 원래 엄청 싫어해서 발버둥을 치고...그래도 얼르고 달래서 먹이고 있었는데 엊그제 갑자기 일어날 수도 없을 만큼 너무 상태가 나빠져서 간 병원에선 원래 앓던 신부전에 간도 상태가 안좋아져서 마음의 준비를 하자 하고 입원을 해도 되지만 입원해서 혼자 죽을 수 있으니 편안하게 집에서 보내는게 안낫겠냐 해서 울면서 아이를 안고 집으로 왔네요. 그리고 밤새 혼자 죽을까봐 무서워서 밤새 안고 날을 새고 다음날 재택근무 하면서 계속 안고 있었는데 결국 내 품에서 어제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눈이 자꾸 까무룩 넘어가는걸 계속 붙잡고 간식먹자 츄르먹자 눈좀 떠봐 했더니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듯이 야옹야옹 몇마디 하고는 결국 몇분 있다가 별이 됐어요
믿을 수가 없어서, 아이 얼굴을 붙들고 몇번을 쓰다듬고 안고 울고불고 했는데 사실은 아직도 떠났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서 계속 동영상 돌려보고 사진보고 아침에 출근하러 나오는데 뒤에서 아가 울음소리 환청이 들려서 주저앉아서 한참을 울었어요. 지금도 그냥 믿기지가 않고 집에 돌아가면 현관 앞에서 늘처럼 엄마 기다려주고 있을것만 같아요
이렇게 빨리 급하게 갈줄 알았더라면 조금더 안아줄걸 좋아하던 간식 더 많이 배터지게 줄걸 지지난 주말에 그렇게 싫어하는 목욕 시키지 말걸 화장실 위치바꿔달라고 오줌테러했을때 혼내지 말걸 털때문에 잠자리 분리했을때 문 열어달라고 방문 긁으면서 엄청 힘들어했는데, 그냥 문 열어줄걸. 털때문에 숨이 막혀도 꼭 끌어안고 잘걸.
뒤돌아 생각하면 너무 후회되는 일들만 생각나서 눈물이 안멈춰요
엄마 껌딱지라 어딜 가도 졸졸 쫓아다니고 주변에 있었던 아이라서 더 힘든가봐요 설거지할때 다리에 붙어서 부비부비하던 모습도 가스레인지 청소할때 찬장 안에 들어가서 올려다보고 있던 눈동자도 그 어떤것도 잊혀지질 않는데, 녀석이 없는 곳에서 저는 앞으로 또 살아가야해요. 집안 어딜 봐도 녀석이 있는것만 같아서 미치겠어요. 녀석이 없는 풍경이 익숙해질까요...? 지금으로선 안될것만 같아요.
고마웠어 엄마 그동안 행복하게 해줘서 네 덕분에 엄청 너무 많이 행복했고 엄청 많이 웃었고 즐거웠어. 너도 행복했니...? 엄마랑 같이 지내면서 엄마 품 안에서 행복했어...? 혹여 다음생에 태어나면, 또 다시 엄마한테 와줘. 니가 어떤 모습이어도, 어떤 상황이어도, 무엇이어도 엄마 한눈에 알아볼게. 또다시 엄마한테 와주라.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레오야 츄르별에서 편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만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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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몇달이 지난 지금도 고작 5일 살다가 떠난 아기고양이 생각만 하면 눈물이 주룩주룩 쏟아집니다
그래서 그 맘을 이해할 수 있어요
시간이 약은 아닌 것 같지만 다섯번 울거 한두번은 참아지는걸 보니 틀린 말은 아니네요. 힘내서 잘 살아봐요. 나보다 먼저 갔을 뿐 나중에 다시 만날거거든요.
힘내세요.. 위로조차 안되겠지만... 힘내라는 말이 또 눈물 쏟아내게 만들겠지만...
저도 범백으로 한마리를 먼저 보내고 먹고 살자고 출근하면서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눈치없이 터져나오는 눈물때문에 당황한적도 있었고
잘지낸다 싶다가도 잘 웃다가고 울컥울컥한 마음에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한바탕 울고 나온적도 있고 그래요...
봄이면 이쁜 꽃피고, 밤이면 가로등 켜지고, 눈오면 누구하나 밟지않은 흰눈이 뽀득하게 쌓이는곳에 묻어주고 오며가며 이제 웃으면서 안부를 전해요.
잘있지 산동아? 고양이 별에서 젤루 이쁨 받고 있지?
어케든 살려보자고 그 작은 너를 꼭 안고 강제급여한거 미안해.... 병원에서 무섭게 혼자 떠나게 해서 미안해.... 그런데 말이야.... 어느날 갑자기 너가 다 이해해 줄꺼란 생각이 들었어... 내맘 알아줄꺼란 생각이 들어서 이젠 미안하지 않아. 그렇게 ㄴㅔ 덕분에 길에버려진 아이를 데려다 함께 하고 있어..언젠가 이 아이들도 또 떠나겠지만 그 아이들 대신 더 많이 버려진 아이들을 품어보려고 해.. 거기서 언니 형아들한테 이쁨 듬뿍 받으면서 잘 놀고 있어 산동아~
잘 지켜보고 평소 행동과 먹는게 조금만 달라도 병원 가시는게 좋아요.. ㅠ
수술하면서 보냈어요
마지막에 수술하지 말고 그냥 집으로 데리고 올걸
수술 전에 한번 안아라도 줄걸
(링거에 산소줄에 꽂고 있는 상태라, 안으면 걔가 힘들거 같아서 쓰다듬어주기만 했거든요)
그게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힘드셨겠지만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보내줄수 있었다는거
마지막 인사를 할수 있었다는거가 부럽네요
저희는 지금 굴러들어온 둘째를 키우고 있고
약 4년이 지났지만
그래도 지금도 검정 비닐봉지만 봐도 생각나요
아마 계속 생각날거에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아팠던 기억 사이로 행복했었던 기억도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버틸수 있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