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사랑받고 자란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어려서 부터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겨졌어요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한 뒤 저는 아빠가 저를 키우게 됐고, 아빠 말로는 엄마가 바람을 피워서절대 우리를 주고 싶지 않았다고 해요 (이혼하게 된 이유는 성인이 돼서 알게됐어요 딱히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성인이 된 다음 물어봐서 알았네요 이제 다 컸으니 알려준다고 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우리를 맡길때 아빠는 이렇다 할 직장도 없고 좀 방황을 했다 해요 그래도 피는 당긴다고 어린 나이에 주말마다 보는 아빠가 너무 좋고 그랬네요 아빠랑은 거의 일주일에 한번 정도 봤고 할머니 할아버지집이 아빠집이랑 가까워 아빠가 퇴근 하고 나서 가끔 집에 들리고 뭐 이랬어요 그러다 제가 유치원에 들어갔고 한번은 가족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어요저는 발표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 당당히 나가서 우리집에 사는 사람들을 얘기했어요 그때 뭐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동생 등등 캐릭터 들이 만들어져 있고 칠판 같은 곳에 붙이며 소개를 했는데 저는 엄마가 없으니 그냥 엄마 캐릭터는 안붙혔죠 근데 애들이 어 엄마는 없다, 왜 엄마 안해? 이러던데 선생님이 엄마가 없는건 이상한게 아니라고 안계실수도 있고 먼저 돌아가셨을 수도 있다 이렇게 설명하셨는데 그때부터 아 엄마가 없는건 부끄러운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후로는 엄마가 있는척 행동했고 그 거짓말을 중학생이 넘어갈때 까지 저는 엄마가 있는척을 했어요 엄마가 있는지 없는지 뭐가 그리도 궁금한지 초등-중등 까지 애들이 계속 물어봤거든요 심지어 이때 친구들과 논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장난식으로라도 맞기 시작했고 점점 그 수위가 세지고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었고 밤에는 집에서 갑자기 술에 취해 변하는 할아버지가 가정폭력을 시작했어요 정말 나중가서는 저 난관에서 떨어지면 모든게 끝이 날까 생각했고집에 들어가고 싶지도 않고 이불속에 들어가 왜 난 다른 애들처럼 정상적인 가정에서 크지 못하고 이렇게 살고 있는지 울며 생각도 안나는 엄마를 원망했어요 아빠랑 엄마랑 이렇게 살았다면, 그랬다면 내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고통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전 아직도 엄마라는 말이 굉장히 익숙하지 않아서 엄마라는 말을 잘 하지도 않아요 엄마라는 말이 너무 낯간지럽고 낯설고 너무 어색하고... 그런데 저 이불속에서 울었던 날은 정말 크게 소리도 못질러서 이불속에 들어가 엄마 왜 날 버리고 갔냐고 왜 날 이렇게 힘들게 살게 하냐고 얼굴도 기억 안나는 엄마를 한참 탓하다 잠들었어요 그러다 학교에서는 또 엄마가 있다고 연기를 하고... 그러다 아빠가 재혼을 하게 됐는데 고등학교에 가니 엄마가 있고 없고 중요치 않게 됐어요 저도 자연스럽게 아빠가 재혼해서 새엄마다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구요 그 사이에 애들이 머리가 큰 건지 이제 그냥 그렇구나~ 하며 넘어가서 이후로는 연기를 안하게 돼서 좋았어요 그러다 저는 성인이 되었고 지금은 대학생이 되었어요 대학생이 되면서 제 주변 친구들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친구들이 생겼는데 애들은 서로의 애인한테 사랑한다 하고 좋아한다 하고 이런 살가운 표현들을 해요 저는 누구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거든요 들어봤다 해도 가족 어른들이 술 드시고 아우 우리 ㅇㅇ이 사랑해~ 하는 그런 말을 몇 번 들어본 거지 진지하게 누구한테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거 같아요 예전에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주는 법도 안다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이해가 되는거 같더라구요 20살이 된 다음 처음으로 누군가가 저는 사랑이란 비슷한 감정을 느꼈고그 사람한테 집착하게 되었어요 카톡 답이 늦으면 불안하고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거 같고 하는 그 사람은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고 심지어는 떳떳하지 못하게 돈을 버는 사람인데... 저는 그 사람에게 빠져 자취방도 그 사람이 사는 곳으로 옮기고 그 사람이 해달라는거 다 해주고돈도 빌려주고 한동안 미쳤었어요 그러다가 몸이 멀어지게 되면서 그 사람도 점점 잊혀져 갔는데 어느날 그 사람이 오랜만에 연락이 왔더라구요 그러더니 돈을 좀 빌려달래서 아 이사람은 정말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구나 했어요 그냥 조금 저를 좋아해주는 그 모습에 조금이라도 더 좋아해달라고 동냥하던 제가 생각나요 지금은 20대 중반이 됐지만 아직도 전 사랑이란 감정을 잘 모르겠어요 좋아한다는건 알아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고,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이런 기호는 알겠어요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그 감정을 모르겠어요 이쯤 가보니 사랑을 받아본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요 저도 그 친구들 처럼 누구에게 사랑을 받아 보고 싶고 누구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요 하지만 제 욕심이 너무 과한거 같아요 저는 저를 품어주고 사랑해줄 그릇이 큰 사람을 원하는거 같은데 반면 저는 누군가를 품어줄 그릇이 너무 작으니까 요즘 그냥 날이 추워지고 코로나때문에 싱숭생숭 해서 그런건지 이런 생각들이 자꾸 드네요 + 아침에 한번 올렸는데 조언을 받고 싶어서 다시 올려봐요 댓글 아침에 달아주신 1분 진심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오늘의 판에 올라간줄 몰랐어요 많은 분들의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일부 꼭 문제있다 너보다 힘든애들 널렸다 등등 이런 댓글도 있는데 어차피 전 결혼할 생각도 없고 저보다 힘든 사람 많단 것도 알아요 공감능력이 부족한 당신들에게도 좋은 일들만 있길 바라요 많은 분들이 용기 주신 덕분에 저도 더 큰 그릇의 사람이 됐어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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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활동하고 경험하면서 꼭 사랑하는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런사람도 저런사람도 많이 만나보세요. 코로나라 집에있는 시간이 많죠? 좋은영화도보고 좋은 책도 읽고 그래보세요. '나는 사랑받지못했어' 라는 생각도 버리고 내 스스로를 예뻐해주세요. 충분히 예뻐요
사랑이란 감정이 부족하다고 느끼는건 일시적인것이구요 본인보다 못한 사랑을 받으며 자란 사람도 있습니다. 결핍이라 느끼신다면 강신주 철학자에 영상이나 팟캐스트 함 쭉 들어 보시기 추천 합니다. 모두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