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로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제 질문부터 하자면...부모님 특히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분들 어떤 성인이 되셨나요? 어떤 엄마가 되셨나요? 저는 임신 4개월째 임신부입니다. 남편 출근시키고 오전에 티비를 틀어서 아무생각없이 채널을 돌리다가 금쪽같은 내새끼 라는 프로그램을 보게되었어요. 미리 교육삼아 봐도 되겠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몇화를 계속 정주행하고있는데 엄마가 아이와의 해결점을 찾고 사랑해 라고 말하면서 안아주는 장면에서 자꾸 눈물이 나더라구요. 왜냐하면 저는 저희엄마가 저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고 따뜻한 말을 하면서 스킨쉽을 한 기억이 없거든요. 친구들이 엄마랑 손을 잡고 팔짱끼는게 부러워서 시도했다가 대차게 거부당하고..그나마도 붙어다니고 싶어서 엄마 어깨에 손을 올리고 쭈뼛쭈뼛 길을 걷던 제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밤에 자다가 무서운 느낌이 나면 나에게 등돌리고 자던엄마 등에 붙곤 했는데 늘 불같이 화를 냈기에 배게를 뒤쪽에 두고 자던 습관이 지금도 여전합니다. 또, 프로에 엄마를 너무 좋아하는데 거부당하는 것에대해 불안해하는 아이들이 출현하면 오은영 박사님이 풀이하기전에도 전 그 감정을 누구보다도 잘알겠더라구요. 다만 다행인건 이런 엄마와 180도 다르게 매사 다정하고 가정적인 아빠가 있으셨어요. 그래서 다소 내성적이긴 했지만 사회생활도 큰 무리없이 했고 착하고 성실한 신랑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랑한테는 엄마랑의 불화랄지 성장과정을 웃으면서 농담삼아 가볍게만 말했어요. 아빠가 없었다면 난 지금 살아서 자기를 못만났어~ 라고요. 신랑은 저랑은 완전 다른 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시어머니를 처음 소개받던날 떠올랐던 감정은 부담스럽다도 아닌 부럽다 였어요. 신랑을 쳐다보는 눈이 아직도 사랑이 넘치시고 말한마디 한마디가 존중과 이해가 넘치시던..그 덕분인지 신랑은 처음부터 이전에 만났던 많은 사람들에 비해 모든게 평범한 사람이였는데 이전에 만났던 그 어떤 잘난사람들보다도 자존감이 높더라고요. 물론 속된말로 근자감이라고 하죠?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밥은 안굶기겠구나 라는 확신은 들어서 결혼했어요. 저번주인가 신랑 없는 시간에 찾을 물건이 있어서 신랑 잡동사니가 쌓여있는 서랍을 뒤지다가 낡은 편지를 발견하고 후다닥 열었죠. 예전 여자친구한테 받은 연애편지인가 하고요. 근데 그 편지의 주인공은 시어머니였어요. 긴 편지는 아니였지만 마지막 문장은 늘 비슷하던 편지들. 크게 될 내 아들 자랑스러운 아들 우리 최고 멋진 아들.. 네가 하는 일은 모두 다 잘될거야 잘해낼거야 난 그렇게 믿어. 읽고나서 그 어떤 연애편지 본것보다도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내가 부모에게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 대학 졸업 후에 취업준비할때 고작 3개월 취직이 안되고 있던 상황에지인에게서 전혀 희망하지 않던 직장에 오퍼가 들어와서 망설이던 저에게 네가 찬밥더운밥 가릴때니 니 주제에 이정도도 감사해야지 너는 여기 놓치면 아무데도 못가 ...너는 안돼 라고 들었던 그때 같은 시간에 이렇게 따뜻한 말을 듣던 사람도 있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애정을 못받고 자라서인지 약간 매사에 냉소적이고 어느새 저도 모르게 엄마랑 똑같이 말하고 있는 내자신을 느낄때 어떻게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이제 내년에 태어날 아이에게 똑같은 상처를 주고싶지 않은데... 신랑한테는 이런 마음을 차마 털어놓을 수는 없고 나대신 자기가 더 잘 키워줄것같아. 예뻐해줄것 같아. 라고만 하고 줄어드는 디데이를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네요... 저 잘할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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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날 정말 많이 사랑해주셨어. 그래서 내가 이렇게 바르게 크고, 좋은 남편도 만났어... 라고 받은거에 감사하게 산다면 님 시어머니처럼 될 겁니다.
보고 배운다고 하죠... 님이 바라봐야할 곳을 어디에 두는냐에 따라서 님 인생도 아이의 인생도 달라질겁니다.
대부분 아버지가 바람 피우면 아들도 그런다고 하잖아요.
저 아는 분은... 그 집은 아들 4명.... 다들 본처와 잘 살고 있습니다. 사실 그 처들이 개차반도 있어서 이혼하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분들은 남편이 제대로 살지 못하면 아내와 자식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알아서 가정은 꼭 지켜야한다고 생각하세요.
다들 애처가..
님은 엄마의 부족한 사랑을 기억하시지만 글에서 보면 큰 사랑으로 키워주신 아빠도 계시고 성실하고 착한 남편분 사랑을 베풀줄 아시는 시어머니~ 너무 많은걸 갖고계시고 충분히 사랑 받고 계세요!! 그러니 지금 받고 있는 사랑 태어날 아이에게 충분히 전달해주시고 님은 이제 남편과 아이와 행복할 일만 생각하셨으면좋겠어요~~ 응원합니다~
우리집도 하하호호 화목하지 않았지만, 엄마의 애정표현이 늘 건조했지만
저는 우리 아이대하는게 우리 부모님이 절 대했던거랑 정말 달라요
우리 아이한테 하루도 빠짐없이 뽀뽀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랑받지 못했다고 사랑할줄 모르지 않아요. 많이 사랑해주면서 키우세요
결국 쓰니도 사랑받은 사람이에요!!^^
부모님 두분 중 한분에게라도 사랑을 받은 기억이 있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법을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거기다, 그렇게 사랑 많이 받고 자란 남편이 님을 선택한 이유는 당연히 사랑을 주는 법을 알고 있다고 느껴서일 꺼예요~
제일 주의해야 할 것은 자녀와 님의 사이에서,
엄마와 님을 투영하거나 감정이입하지 않는 거,
그것만 주의하면 사랑이 넘치고 행복한 가정이 충분히 되실 거예요!
불안해 하지 마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사진이라도 찍어놓고 자꾸 보면서 따라하세요.
지금 본인의 그 감정까지도 뱃속 아이는 고스란히 느낍니다.
어떤 아나운서의 말이 떠오르네요
입사한지 얼마안된 신입 아나운서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다니고
여기저기 밝게 인사하고 다니는게 어떤 선배 입장에서는 영~ 가식적으로 보였다고.
선배가 그 후배 불러다가 너 밝은척 하는거 가식인거 사람들이 알거같은데?
라고했더니 그 후배가 하는말
10년동안 하면 제꺼가 되겠죠 ^^
그 선배 뒷통수 맞은 느낌으로 한동안 띵~ 했다고 합니다.
쓴이도 자꾸 노력하고 그 사랑이라는걸 따라하려고라도 해봐요
하다보면 자기게 될거에요.
사랑 가득 받고 자란 쓴이 남편이 왜 쓴이랑 결혼했겠어요.
님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일거에요. 스스로를 깍아내리지 마요
좋은엄마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