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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톡얼마 남지 않은 너에게

눈꽃 (판) 2021.01.21 02:08 조회20,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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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첫번째 강아지의 친구를 만들어 주겠다며 갓난 3개월 짜리를 데려왔다.


8년을 밥이던 간식이던 씹지도 않고 삼켜 버리던 너가 작년 말 사료를 씹어 먹었을때,

사고뭉치가 이제서야 첫째를 닮아 철이 들어 씹어 먹는구나, 
기특하다며 칭찬을 했지.

칭찬에 힘입어 아픈데도 꾸역꾸역 밥을 먹는 줄도 모르고..

일주일쯤 후 사료를 다 먹지 않고 남겼던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걸 깨닫고 병원에 간 순간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저 나이가 들어서 그렇구나, 1년동안 같은 사료를 먹여 질렸구나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내가 너무나 한스럽다.

애견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며 본인과 함께 하는 반려동물이 아픈걸 어떻게 모를 수 있지? 하는 바보같은 사람이 나였다.

점점 입맛이 떨어져 사료도 화식도 아무것도 먹지 않는 너에게 

건강에 안좋다고 한번도 먹이지 않았던 통조림캔을 주었더니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좋아하는걸 예전에 맛보게 해줄껄 후회가 되면서도 

혹시나 더 빨리 내 곁을 떠날까봐 많이 주지도 못하는구나..

차라리 처음부터 너를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나 싶다가도 

그러면 너를 아예 몰랐을것 같아 더 슬프고, 

하루라도 좀 더 함께 있고 싶은데 나의 욕심인 것만 같아 그것 또한 미안하고 죄스럽다.

현관밖 소리에 짖던 너를 꾸짖었던것, 

첫째를 만지기만 해도 질투하며 싸우던 너에게 추궁한것, 

그놈의 건강식이 뭐라고 정말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이지 못한것,

병원만 가면 예민해 지는걸 알면서도 끌고 갔던것,

털이 많이 빠진다고 내방 침대에 올라오지 못 하게 한것, 

또한 미용하면 하루종일을 낑낑 거리는줄 알면서도 일년에 두번씩은 미용을 시킨것,

등등 너무 많은 나의 행동들이 너를 행복하지 못하게 한것 같다.

건강했을때 더 많이 먹이고 여행다니고 즐겁게 해줄껄..

내 옆에 잠들어 있는데도 시간이 지나 너가 없을까봐 무섭고 슬프다.

장난으로 가족들이 나를 툭툭 칠때 무섭게 달려드는 너가 없으면,

방에서 문닫고 몰래 뭘 먹으면 문을 박박 긁는 너가 없으면,

내가 쇼파에 앉으면 항상 내 옆자리를 차지했던 너가 없으면..

집안 곳곳 내가 있던 자리에는 너의 흔적도 함께 있는데.. 


더 오래 내곁에 있어 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 또한 괴롭다면, 나의 욕심 이라면,

조금 더 빨리 가더라도 끝까지 아프거나 고통스럽지만 않았으면 정말 좋겠다.

다음생이 너에게 있다면 사람으로 태어나 먹고 싶은거, 갖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다 하길

혹시나 나와 함께 한 세월이 행복했다면 스치는 인연이라도 좋으니 

한번만 나에게 닿아주어라.

아니면 나만 기억해도 좋으니 그저 제발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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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의 댓글

베스트 댓글

베플 복숭아 2021.01.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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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저도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까꿍이, 방울이, 보뚱이,리치~ 우리 아가들 모두모두 잘 있지? 사용자첨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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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2021.02.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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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아픈 아이 2마리 떠나보낸 반려인으로써 글 읽고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그래도 아이는 님이 자신의 주인이였음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잘 알고있어요 마지막까지 고통없이 편안하게 지내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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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나고싶냐 2021.02.2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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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글거려영..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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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2021.02.2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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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ㅠㅠ 저도 냥이가 아파요 10년됐어요.. 마음이너무아프네요 정말 힘냅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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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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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가족을 보내는건 참 힘든 일이죠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하실꺼예요 이렇게 사랑이 느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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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2021.01.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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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쓰니님 글보니 나도 아픈 울 첫째 갱얼쥐 좀더 많이 눈에 담고 더 신경써서 잘해줘야겠다는 다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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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01.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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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아 읽다가 진짜 눈물 나왔음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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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01.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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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스스로 문제를 만듦으로해서 본연의 목적은 잊어버리고 그 문제점 해결에 고군분투하고 .... 애초에 문제를 안 만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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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21.01.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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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저도 다섯살 밖에 안된 우리 쪼코 조금만 몸 안좋아도 난리인데, 맘이 넘 아프네요. 남은 시간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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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2021.01.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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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힘내세요
아.. 칼퇴해서 우리집 아가 꼬옥 안아주고 산책도 다녀와야겠어요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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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2021.01.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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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저도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까꿍이, 방울이, 보뚱이,리치~ 우리 아가들 모두모두 잘 있지? 사용자첨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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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01.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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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토닥토닥.... 저도 아직은 4살 밖에 안된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요. 근래에 두 번의 수술을 겪으면서 힘겨워 하는 아이를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밥 한그릇 먹어주는게 고맙고 응가 하루에 한번 해주는게 얼마나 감사하던지..... 지금도 강아지가 많이 움직이면 안되서 우리 가족 전부 거실에서 바닥생활중이에요 조금이라도 같이 있어주려고..ㅜㅜ 남편은 이제 다신 개를 안키울거라하는데 저는 과거로 돌아가도 다시 우리 강아지를 택할 거 같아요. 정말 제 목숨을 줄 수 있으면 주고 싶은 정도로 소중하고 사랑하니까... 글쓴님 제가 어떤 위로를 드려야 할 진 모르겠으나 강아지가 글쓴님이랑 함께한 8년이 무척 행복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글쓴이님이 얼마나 강아지를 사랑하고 아꼈는지 저도 글에서 느끼겠는데 강아지는 오죽할까요.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진 않을 걸 알지만 그래도 강아지 남은 생을 위해서 글쓴이님이 힘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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