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른 두살 먹은 아직 미혼인 남자입니다. 이곳 분들에게 의견을 여쭤보기 위해 어머니 아이디로 가입해서 글 씁니다. 이제 슬슬 결혼 생각을 하고 있고 1년 넘게 사귄 여자 친구가 있습니다. 여자친구의 싹싹함과 남다른 친화력에 제가 먼저 좋아했고, 술을 즐겨하지 않는 점도 저와 맞아서 저희 커플은 매우 건전한 취미생활을 즐겨하고 있습니다. 다만 1년 넘게 사귀다 보니 여자친구의 단점들을 하나 둘 씩 발견하게 되어서 기분이 착잡합니다.. 일단 저는 여자친구의 싹싹함과 친화력을 정말 높이 샀습니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그러한 부분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여자친구의 훈련된 성격으로, 정말 찐 성격은 사람들을 귀찮아하고 피곤해하는 성격입니다. 쓸데없는 만남을 굉장히 싫어하며 주위에 친한친구도 몇 없습니다. 겉으로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옆에 사람을 두는 기준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지금이야 저만 많이 좋아해주면 아무 상관이 없지만 나중에 결혼하여 시부모님이 될 저희 부모님께도 겉 다르고 속 다르게 행동할까봐 그것이 조금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여자친구가 현재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앞집에(아파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살고 계시나봅니다. 여자친구 출근 시간에 그 어르신분도 노인유치원 같은 곳엘 가는지 엘리베이터 앞에서 가끔 마주친다는데 여자친구가 그 어르신분을 피하면서 출근을 하느라 꽤나 곤욕인가 봅니다. 이유는, 여자친구가 목 디스크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목 디스크라는 원인을 아니까 목이나 어깨 부분이 결리다 싶으면 바로 병원가서 치료 받고 하는데 그때는 이유없이 손이 저리고 손목이 아프고 아려서 정형외과에서만 파는 반깁스 같은 손목 아대를 하고 다녔으며 아무리 손목을 치료해도 낫지를 않아서 여자친구가 굉장히 예민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이사오고 이사 온 집에서(지금 사는집) 처음 출근을 하는데 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마주친 모양입니다. 다짜고짜 본인 손목을 꽉 잡으며 몸을 지탱하는데 엘리베이터 올 때까지 그러고 있다가 엘베가 오니 또 여자친구에게 몸을 지탱하며 탔나 봅니다. 아무리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라도 남자의 힘은 감당하기가 힘들었다며 아픈 손목 쪽을 어찌나 꽉 잡으며 지탱하던지 너무 불쾌하고 무례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여자친구는 어떠한 것이든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아무리 연세가 많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이라도 본인에게 먼저 도움을 요청하고 부축해달라고 부탁을 해야지 자신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은 채 다짜고짜 자신의 몸을 지탱한 것은 너무너무 불쾌하고 싫었다고 합니다. 후에 그 어르신을 분을 어쩔 수 없이 엘베에서 몇번 마주쳤을 때 아파트 주민들이 나서서 그 어르신분을 부축하고 도와주는 것을 보면서 '아 이래서 그 할아버지가 본인을 도와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구나' 싶어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아파트 주민들 같이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직접 나서서 도와주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연세도 많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께 여자친구가 그러한 감정을 가지고 싫은 티를 내었다는 부분이 사실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희도 언젠간 나이를 먹을 것이고, 이 젊음이 영원하지 않을 것인데 지금 내가 건강하다고 해서 나이든 분들을 멸시하는 행동은 옳지 않다 생각합니다. 여자친구는 버스를 타도 노인분들이 타면 당연하게 자리를 비켜야하는 그 느낌도 싫다며 무조건 뒷자리가서 앉습니다. 노인분들은 버스 뒷까지 안 온다고요. 그렇다고 여자친구가 예의가 없거나 개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성격이 만들어진 것임을 알기에 찝찝함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여자친구는 사람들에게 인사성도 밝고 예의도 바르고 사람들이 저 아가씨 괜찮다고 칭찬을 하지만 사실 숨겨진 모습은 사람들을 귀찮아하고 피곤해하며 자신에게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을 정말 싫어합니다. 이기적이진 않지만 손해보는 것도 정말 싫어하여 상대에게 1을 받으면 2를 주어서 난 너에게 빚진 것 없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밑지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잔정이 없어서 자신에게 잘못한 사람은 단칼에 잘라버립니다. 두고보고 두고보다가 정말 아니다 싶으면 확 끊어버리는 타입? 이런 성격이다보니 결혼해서 저희 식구들에게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밑지면서 사는 것이 인생이건만 저와의 결혼생활에서도 손해보지 않고 살려고 아득바득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제가 심리공부를 했다보니 여자친구의 이러한 성격들을 너무나 잘 알아서 여자친구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기도 했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다 보니 여자친구가 저를 많이 사랑하여 슬슬 결혼을 원하고 있는 눈치인데 저는 약간 고민이 되네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평생을 믿고 맡기며 살아갈 수 있는 반려자의 성격으로 적합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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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한테 1을 주면 나도 뒷말 듣기 싫어서 1이나 2를 주고
늙었다고 당연히 여기는 어른들 싫고
사람이란게 염치없는것들도 많아서 적정선 유지하고
아니다 싶은사람들 다 끊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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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테 딱히 피해주는거 없는 여친인데 왜 그러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