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들 감사합니다. 적어놓고 몇 번을 보고 댓글 정독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어요..
객관화가 되면서 마음도 정리가 되더라구요.. 부모님과 이야기도 해봤고...
ㅎㅎ 이와중에 관리비 밀렸는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절대 신경 쓰지 말라 함) 아침에 벨 네 번이나 울리는 바람에 열 받아서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네요..
전에도 이런 적 있어서 제가 해결했었는데.. 참 말이나 말지..
아무튼 정말 다들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들만 있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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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26살이고 남편은 30세입니다
남편쪽에서 집을 살테니 얼른 결혼해버리라는 말에
지금 생각하면 섣부른 판단이었는데.. 24살이었던 당시엔
부모님 의견도 충분히 들었고(그렇게 착한 남자 없다, 집까지 해오는데 결혼 안 할 이유가 뭐냐며 찬성하셨어요.)
저도 평생 내가 이런 남자 만날 수 있을까, (남편이 키도 크고 잘 생겼어요.) 나쁘진 않다 생각해 혼인신고만 올리고 쭉 같이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제가 첫 사랑이고 연애 2년, 결혼생활까지 제게 정말 헌신적인 사람입니다. 아직도 눈에서 꿀이 떨어지게 저를 바라봐주고, 한결같이 저를 존중해주고, 집안일도 손에 물 한 방울 묻히게 하고 싶지 않다며 자기가 도맡아서 하는 그런 사람인데..
최근 이혼을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저희 사이는 현재 나쁘지 않습니다. 서로 잘 맞기도 하고 둘 다 둥글둥글한 성격이라 웬만해서 큰 소리가 나거나 싸우는 일은 전혀 없어요..
그런데 현실적인 문제에서 점점 지치게 됐어요.
크게 세 가지 문제인데
1. 남편은 아직 학생이에요.. 저를 만나기 전에는 학교도 잘 안 다니고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게임만 했다고 해요.
처음 저랑 연락하게 됐을 때엔 매일 부모님 가게로 일 도와드리러 간다고 그래서 참 착하구나 생각했거든요. 남자 나이 26살에 대학 졸업 못한 게 이상한 것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아직까지 졸업을 못 했어요. 그냥 등록금만 날리는 수준이었더라구요.. 수업도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출석만 하는 수준.. 결혼하고 나서 알았어요.
2. 전기과라 졸업은 꼭 해야 취업할 수 있다고 하면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결혼한 해에 졸업 예정이라고 알고 결혼한 거였어요. 그런데 29살이 되어도 졸업을 할 수가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불안한 마음에 자격증 학원이라도 다녀보라 설득한 게 1년이었고 올해 3월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있어요.
그런데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요.. 게임만 합니다. 스트레스 줄까 싶어서 섣불리 묻지도 못하겠고.. 그냥 믿으라고만 하는데 전혀 믿음이 안 가요. 제가 참다가 공부 안 해도 되냐 물으면 하던 걸 멈추고 그냥 자러 가거나 집안일을 하러 갑니다..
3.생활비문제입니다. 위의 이유로 양가 부모님께 도움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너무 죄책감이 들 정도입니다.
남편만 보고 다 그만두고 지방으로 내려왔던 데다가 예체능 전공이라 일자리 구하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남편은 학생 신분이니 공부 열심히 해서 졸업만 얼른 했으면 좋겠어서 굳이 더 말 안 했구요.
결혼생활 1년만에 저는 심한 우울증으로 여러 번 자살시도를 했고 일상 생활이 힘들어질 정도로 사람을 기피하게 됐어요. 그렇게 집 밖을 일 년간 나가지 않게 됐고.. 부모님 도움을 받으며 병원 다니면서 일 년을 보냈어요.
올해가 되면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단 생각에 약도 끊을 수 있었고, 국비 지원 학원 다니고 공부하며 취업 준비하고 있어요.
저도 완벽하지 못한 인간인데, 큰 싸움 한 번 없이 이혼하자는 게 타당할까 싶기도 하고
양가 부모님도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시부모님도 따뜻하고 좋으신 분들이세요. 연락 종용 단 한 번도 없으시고 명절도 딱히 안 챙기고, 제사도 없고 일년에 한 번 정도 들른 것 같은데 갈 때마다 절대 맛있는 거 먹고 쉬라고만 하세요.
주절주절 길어진 것 같은데..
그냥 남편 삶이 저를 기준으로 돌아가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없는 걸 지켜보는 게 참 착잡해요... 이제와서 보니 그게 저한테 독이 된 것 같구요.
내가 평생 일해도 집 한 채 못 살 수도 있지만, 이건 삶의 태도에 대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도 안 싸웠던 건 아니예요. 돈을 많이 벌지 않더라도 진취적으로 살고 싶다고 이렇게 살기는 싫다고 큰 소리 친적도 있고.. 부모님한테 죄책감이 너무 크다 울고 불고도 해보고..
잠깐 변하는 것 같아도 1주일 안에 돌아오더라고요.
그걸 2년 겪으니 저도 일상 대화 이외엔 입을 닫게 됐구요..
아직 좀 더 믿고 기다려봐야 하는 걸까요? 마음은 이미 반쯤 닫허서 이혼을 하고 싶은데
양측 부모님들께 뭐라고 이야길 꺼내야할지도 모르겠고..
횡설수설하지만.. 조언 부탁 드립니다.
베스트 댓글
평생을 그렇게 사는 사람 봤네요
가정을 꾸리고도 저런다면 못고칠것같아요
저런삶이 너무 좋은거에요
나이 젊을때 빨리 결정하시는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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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댓글
여기에 여자가 집 해오고 집안일 다 하는데 밖에서 돈 안벌어온다고 남자가 죽는 소리 하면 댓글로 욕 1000개 먹습니다.
손에 물 안 묻히고 집안일 해주는게 뭐가 대수입니까? 사람이 죽고 싶게 만드는데
저런 놈이랑 왜 같이 살아요
인생이 장난이에요?
빨리 정리하시고 본인 인생 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