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청담동 살아요>에서 김치냉장고 한 쪽이 꺼져있는 바람에 김치가 다 쉬어서 김치 만두를 빚게 된 혜자네 가족 다같이 둘러 앉아 만두를 빚으면서 어떤 음식이 제일 기억에 남았나 이런 얘기를 하는데 - 그래도 우리 삼남매한텐 김밥이 제일 기억에 남을걸 추억을 떠올리는 혜자 동생 보희 - 없는 집에서 소풍 가는 날 김밥을 어떻게 싸 가? - 모양 내려면 최소한 김, 단무지, 계란, 햄, 시금치, 기본이 다섯 가지인데.. - 우리는 맨밥에다가 김치 씻어서 넣고 먹다 남은 반찬 넣는 게 다야 - 소풍가서 친구들하고 도시락 먹으려고 뚜껑 열면, 딴 집 친구들은 어쩜 그렇게 예쁘니? 내 도시락만 완전 찐다 되어가지고...
- 그래서 집에 와서 언니한테 내 도시락 이따위로 싸줬다고 승질내고.. - 아휴.. 그때는 어렸으니까.. - 근데 3학년땐가? - 소풍가서 오늘도 쪽팔리겠군 각오하고 - 뚜껑을 딱 여는데 - 너무 예뻤어 - 그런데 우리 반에 내꺼랑 똑같은 김밥이 있었어 - 그때까지만 해도 김밥에 소고기 넣는 집은 없었거든. 들어간 재료도 똑같고 참깨 뿌린것도 똑같고.. - 그 때 딱 알았어. - 울 언니 쟤네 집에 가서 얻어왔구나.. 어린 혜자 : 아줌마, 오늘 제가 빨래 다 해드릴게요 어린 혜자 : 대신 여기 김밥 한 통만 채워주시면 안 돼요? - 그 날 김밥 맛... 죽어도 못 잊지.. 드럽게 맛있었는데...
- 또 드럽게 맛없었어!! 내가 그 날 이후로 김밥만 먹으면 속이 별로야, 얹혀! 너무 김밥에 한이 맺혀서..ㅠ - 내가 돈별먼서부터는 우리 우현이(막내 동생) 소풍 가는 날 시장가서 소고기부터 맛살, 햄, 당근..열 두 가지는 더 사다줬어. - 삐까번쩍하게 싸주려고,. - 다 먹고 살만하니까 이런 얘기도 하는 거지 뭐.. 다음 날, 지나가다 우연히 김밥집을 본 보희 그 어릴 적 자기를 위해 김밥을 얻어다니던 언니가 떠오름 - 날 그렇게 서럽게 만들었던 김밥이.. - 대한민국에서 제일 싼 음식이 된 게... 마냥 마음이 안 좋다가 - 그래 좋은거야. 더 이상 소풍가서 상처 받을 애들은 없으니까. 잘된거야. 하면서 김밥집을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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