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3살 딸입니다 제가 한 달 전쯤 아빠랑 싸운 일이 있었어요 이 일 때문에 한 달 동안 아빠랑 얘기를 안 했습니다 그러다가 설날에 엄마가 고생하는 게 마음이 아파 차례상을 하나만 놓으면 어떠겠냐고 할머니께 말씀드렸고 할머니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삐친 티를 냈지만 결국 차례는 예정대로 지냈습니다 설이 지나고 아빠가 갑자기 자기랑 얘기 안 할거냐고 했고 또 한번 싸우게 되었습니다 너가 뭔데 싸가지없이 차례, 제사를 없애려고 하냐고 했습니다 아빠는 차례, 제사를 지낼 때 같이 하신 적이 거의 없으십니다 저는 아빠한테 대들었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빠는 너 지금 소리질렀냐? 하면서 화냈고 그렇게 사이가 더 악화됐습니다 아빠는 이런 일이 있으면 집에서 꼭 술을 마시는데 그날도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엄마한테 와보라고 하면서 두 분이서 얘기를 많이 나누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빠는 저의 소리지르는 모습에 엄청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고 아빠 말에 공감해줬어야 했는데 엄마가 제 편을 들어서 아빠가 갑자기 마시던 술잔을 던져서 깼졌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거실에 나가 이게 뭐냐고 했고 아빠는 무서운 목소리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다시 들어갔는데 또 물건 깨지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테이블도 엎고 스팀다리미를 부수고 난리가 나 있었습니다 아빠가 술을 많이 마셔서 절제도 안 되고 집 안을 다 부술 것 같아 엄마, 오빠, 제가 다 나서서 말렸습니다 제 방 전신거울도 깨려고 한 거 겨우 잡아서 말렸습니다 그날 아빠가 우시면서 자기한테 왜이러냐고 하셨어요 저는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빌었고 아빠는 이미 늦었다고 하셨어요 아빠가 불 질러서 다 같이 죽자고 라이터 가지고 오라고 소리를 질렀고 저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한참을 그러다 아빠는 옷 입고 나갔고 우리는 문 잠그고 망가진 거실을 정리했습니다 한 5분 뒤 아빠가 다시 와서 문 열라고 소리 지르길래 열어줬더니 오빠한테 장남인데 아빠 임종 보라고 하시면서 데려갔습니다 30분 정도 후에 오빠 혼자 들어왔고 편의점에서 술 사서 벤치에 앉아서 마셨던 것 같아요 아빠는 저한테 엄청 충격을 받았고 정이 떨어졌다고 했습니다 아빠는 차 안에서 자려고 하다가 오빠가 다시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술을 많이 마셨는지 바로 자더라고요 새벽에 잠깐 깼는데 아빠가 또 술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술 가져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정말 악몽같았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빠는 자고있었고 오빠는 나가고 엄마랑 저랑 바람 쐬러 갔습니다 오후에 들어가니 아빠는 티비보고 있고 가방에 자기 짐을 다 싸놨더라구요 다음 날 아빠는 짐 들고나가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친구 사무실에서 지내다가 할머니댁에 들어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23년 살면서 아빠가 물건 부순 적도, 소리 지른 적도 많지만 이번처럼 심한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아빠가 집에 안 들어오니까 너무 좋았고 엄마도 이혼할 거라고 했습니다 아빠는 자존심이 엄청 세서 먼저 사과를 절대 안 하고 자기 잘못 인정을 안 합니다 이번에도 우리가 연락해서 미안하다고 들어오라고 할 줄 알았나봅니다 연락 안 하니까 엄마한테 연락해서 나머지 짐 가지러 갈 테니까 보기 역겨우면 나가있어라, 카톡 오는 거 싫으면 차단해라, 잠수 탈 거니까 찾지마라 이런 식의 연락을 보냈습니다 아빠는 엄마한테 화난 건 없다고 하셨어요 제가 사과를 해야 풀린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저는 아빠가 없으니 행복하고 아빠가 돌아오면 또 이런 일이 있을까봐 너무 무섭습니다 아빠는 엄마한테 애들 키우느라 너도 고생했지, (결혼) 기념일인데 미안하다 돈 보내줄테니까 사고 싶은 거 사라, (딸 때문에) 슬프다 등의 연락을 또 했더라구요 엄마는 아빠가 불쌍해졌는지 저한테 이제 풀라고 아빠한테 연락하라고 합니다 우리를 때린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잘못이냐고 해요 이런 사람 많고 사람 안 때렸으면 된 거 아니냡니다 지는 게 이기는 거라고 제가 연락해야 아빠 들어온대요 아빠 잘못되면 어쩌냐,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이번만 넘어가잡니다 나중에 또 이런 일 있으면 그때는 제대로 얘기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일 이후로 아빠가 나오는 꿈을 자주 꿉니다 그 날을 생각하면 지옥 같고 아빠가 다시 들어오더라도 예전처럼 대하지 못할 것 같아요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엄마도 원래는 같이 아빠욕하면서 떨어져 사니까 편하다고 했으면서 갑자기 아빠를 용서하고 같이 살자고 하니... 저도 혼란스럽습니다 물건을 집어던진 아빠가 잘못했다고 하니 원인 제공한 사람도 잘못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버릇없게 굴었고, 엄마도 공감을 해줬어야 했는데 제 편만 들었다구요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폭력을 쓰진 않는다고 했지만 때린 것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냬요 아빠가 돌아오면 이런 일이 100% 또 있을텐데 이제는 겪고 싶지 않습니다 잘 지내다가 이런 얘기로 요즘 엄마랑 맨날 마찰이 있습니다 저 어떻게 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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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댓글
감히 아빠한테 소리지르니
아빠가 빡이쳐안쳐?
낳아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키워놨더니
소리를 지르네 ㅋㅋ
안빡치겠냐?
꼬우면 나가서 혼자 살어
성인이잖아
왜 집에 붙어있어
ㅇㅇ? 대답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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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댓글
그때가면 아빠 마음을 알겠지...
속상하시겠네...그러나 어쩌나 교육을 잘못받은죄...아니 교육을 받았는데 멍청해서 못받아들인 딸을 둔게 후회 스러운거지....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