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여자. 디자인과 전문대졸. 자격증은 gtq 1개가 끝. 현재 전공 쪽으로 사무알바 하면서 방송대(미디어영상과) 재학 중입니다. 진로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진로는 그냥 언제나 막연했어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그림그리는 과를 갔으면서도 명확하게 어떤 진로를 갖고 싶다 생각한 적은 없어요... 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고요. 막연하게 만화가를 꿈꾼 적은 있어요. 터무니없다 생각해서 한 번도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은 없지만요. 그냥 어중간한 마인드와 포폴로 알바 면접이나 보러 다니는 게 고작이에요. 그러다 인터넷에서 스토리보드작가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후술) 것과 그리고 싶은 만화를 구상하며 이것저것 연출해보던 과거를 생각했을 때 딱 저한테 적절하다 생각했어요. 딱 1년만 뼈 빠지게 노력해서 도전해볼까 싶었어요. 근데 고민이 생겼어요. 문제가 두 가지 있어요. 첫째는 제가 그림에 그렇게까지 특출나다는 게 아니라는 거에요. 매사 설렁설렁 하는 편이라서요. 학교에서 받았던 그림 과제는 열심히 해 봤지만 딱 할 수 있는 선에서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둘째는 사실 제가 그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이유는 하나에요. 내가 상상하는 것들을 옮기기 위해서요. 근데 이제는 그런 생각들이 많이 떠오르지 않아요. 대학교 다닐 때는 과제를 해야 했고, 과제 생각하다 보면 뭐라도 떠오르니 그걸 그렸는데 이제는 그런 동기부여조차 없어요. 아직도 여러 상상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메모장에 짧게 한 줄 쓰면 그걸로 끝일 뿐이에요. 그럼에도 제가 자꾸 그림 쪽을 기웃거리는 건, 그림이, 그럼에도 여전히 그나마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사실 성인이 되고부터는 모든 것에 흥미를 잃었어요. 이야기 구상도 그렇고 노래듣는 것도 영화를 드라마를 만화를 보는 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무것에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냥 제 안에서 감동이란 게 거세된 것 같아요. 이런 상태에서도 가끔은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이 나고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데, 이걸 살리지 않으면 저에게서 살릴 것이 뭐가 남았겠냐는 거에요. 어쩌면 단 한 번도 치열하게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린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딱 1년만, 1년만 해볼까 생각이 들면 그 다음에는 현실을 마주해요. 그림그려서돈안벌린다던데 요즘시국에취직이될까말까하고 나같이인맥도뭣도없고실력도모자란사람을누가뽑을것이며 설령스물다섯에다시뭘해도늦은거아닐까 그전에내가뭔갈해낼수있는사람이던가 하는 생각들이 발목을 잡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미 놓쳐버린 것을 되찾아오려는 부질없는 미련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시 도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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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살려야할상황도 아니고
여러가지 다양한 업종에 도전하도록. 손해볼꺼 1도 없을것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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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살려야할상황도 아니고
여러가지 다양한 업종에 도전하도록. 손해볼꺼 1도 없을것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