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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서운해

쓰니 (판) 2021.05.16 08:22 조회2,270
톡톡 20대 이야기 댓글부탁해
음... 어떻게 시작해야 될까.
난 올해 스무살 됐어.
특성화고 졸업했는데 학교 다니는 내내 선생님들한테 예쁨도 많이 받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항상 3등 안이었고.
공무원시험 전형 중에 특성화고 졸업생 뽑는 거 있거든? 그거 준비하는 동아리 들어서 3년 내내 미친듯이 공부했고 필기는 붙었는데 면접에서 떨어진 거야... 공무원 시험 필기만 붙으면 크게 문제 없는 한 면접은 다 붙는대서 마음 편하게 먹었었어. 근데 아무래도 아직 미성숙하고 사회생활 안 해본 그냥 공부만 잘하는 애들을 뽑을 수는 없으니까 내가 본 전형은 면접을 꽤 깐깐하게 본다고 하더라고. 내가 좀 심하게 과체중이라 살도 한달동안 거의 20키로 가까이 빼고 코로나 걸릴까봐 마스크 두장씩 써가면서 주말에 두시간씩 걸려서 노량진에 면접학원도 다녔었어. 뭐 내 딴에는 억울하니까 첨엔 화도 냈다가 울기도 했다가 신세한탄 했었는데 지금은 면접관들 마음에 안 들었나보다 하고 마음 정리했어.
21년 들어서 내 생각엔 스무살 아직 어리고 좀 찬찬히 마음도 추스르고 여기저기 휘어지고 구부러진 데도 교정하면서 못해도 반년정돈 쉬고 싶었거든. 근데 어른들 맘은 그게 아니더라. 뭐 이미 20대를 보내신 분들이니까 내가 생각없이 놀기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 근데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마음 속에는 계속 응어리만 지는 거 알아?
고등학생 때는 당연히 내 장래희망이 공무원이고 꼭 공무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떨어지고 나니까 공무원 쪽으론 아예 마음이 안 쏠리는 거야.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나 자신을 세뇌시킨 건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그게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가 뭘 좋아했는지 뭘 해야하는지 모르겠고 혼란스러웠어. 그리고 솔직히 머리로만 정리했지 내 딴에는 처음 겪는 좌절이었는데 그렇게 쉽게 회복되지도 않았고. 설상가상 같이 자취 시작한 친구랑 잘 안 맞는 다는 걸 집 계약하고 나서야 알게되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어디 나가지도 못 하니까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고... 다른 친구들 수시 접수할 때 난 시험 준비한다고 수시접수 할 생각도 못 했었어서 다른 애들 다 대학 다니느라 바빠서 내 푸념 쏟아내기엔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맨날 동기부여 영상이나 성공한 사람들 얘기 보면서 내가 한심하고 그러면서도 뭘 하기엔 더이상 희망이 없는 것 같았어.
근데 얼마 전에 내가 진짜 존경하는 고등학교 때 동아리 선생님이 취업부에서 농협 2년 계약직을 뽑는다는데 생각있을까 해서 연락했다면서 전화 주신 거야. 진짜 난 아무것도 아니고 쓸모없는 거 같았는데 계약직이고 뭐고 일단 뭐라도 잡아서 해야할 거 같았거든. 그래서 엄마랑 상의해보고 바로 연락 드리겠다고 했는데 엄마가 절대 안 된다는 거 있지... 엄마는 나의 대한 자부심? 그런 게 심해서 내 딸은 못해도 경기권에서 장학금 받으면서 대학다닐 거야! 이런 게 있단 말야. 난 그정도 안 되고 수능 쪽으론 공부 한번 안 해봐서 그냥 수시로 갈 수 있는 곳 아무대나 가려고 했단 말야... 성인인데 왜 엄마한테 그렇게 휘둘리냐고 할 수도 있을 거 같아. 나도 이제 성인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후회를 해도 내가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엄마 목소리 듣자마자 머리가 찡하니 울리고 눈물이 쏟아져서 더이상 통화 못 하겠더라... 돈만 많았으면 엄마는 거의 스카이캐슬 급으로 나 공부시켰을 거야. 근데 또 아빠는 완전 반대라서 어릴 때 엄마 아빠 기싸움하는데 중간에서 많이 힘들었었거든. 엄마는 방에 들어가서 공부하라고 하고 아빠는 거실에 나와서 동생이랑 놀기나 하라고 하면서 엄마 말 들으면 아빠가 온갖 못된 말 하고 아빠 말 들으면 엄마한테 매 맞고. 그렇게 크면서 둘 다 한테 쪽도 못 쓰게 됐어... 극복하려고 상담도 받아보고 이렇게 글도 써보고 친구랑도 얘기하고 소심하지만 반항도 해봤는데 결국 마지막엔 내가 지더라고. 내가 성격도 모질지 못하고 미련해서 그렇다고 하는 말 듣고 진짜 서럽더라. 내 탓인 거 같아서? 그랬나 봐... 머리로는 다 알아. 내 성격이 이런 거 겉으로는 아닌 척할지 모르지만 진짜로 어쩔 수 없는 거고 아직까지 부모님한테 휘둘리는 것도 멍청한 거, 자립하지 못 하는 것도 안 된다는 거...

내가 tmi가 너무 심했네.
본론은 계약직이지만 취직해서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물론 어렵겠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게 좋을까(정규직 전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돼)
엄마 뜻대로 지방 국공립이라도 대학 가서 졸업장이나 따는 게 좋을까...

사실 어느쪽도 지금 당장은 원하진 않아.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데 뭐.
농협에 취직하면 부모님한테서 경제적인 독립을 했다고 해서 자유로울까?
대학이라는 목표를 잡고 내가 열심히 공부할까?
둘 다 확실치 않아.
아직까지는 뭘 도전하는 게 너무 무섭고 두렵나봐...
성공한 어른들 얘기로는 그걸 극복해야 한다는데 확실한 목표도 없고 어떻게 목표를 세워야 되는지도 모르는 내가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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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5.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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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정도 일해보고 대학 가는 방법도 있어요. 요즘은 2~3년 늦게 입학하는 신입생도 많으니 일단 일 하시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잡아 나가는 걸 추천합니다. 본인의 삶은 본인이 꾸려나가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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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5.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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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뭐할지 고민되면 학교 갔으면 좋겠어요
정규직 전환도 안되는 계약직가서 돈 버는 것은 나이들어서도 할 수 있지만
또래들이랑 공부하는 것은 지금 아니면 힘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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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5.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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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리니까, 정규전환 가망 거의 없는 계약직은 말리고 싶어요. 첫 직장을 계약직부터 시작하면.. 계속 계약직 전전하게 된다더라고요.
당장 하고 싶은 게 없다면 우선 대학은 가세요. 대학을 가면 나중에 내가 하고 싶은 게 정말 생겼을 때 선택지가 훨씬 넓어져요. 그걸 위해서라도 대학은 가라고 하고 싶네요. 나중에 정말 하고 싶은 게 생겼는데.. 그게 대학을 나와야 하는 거라면.. 몇년 후에 대학 가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 거에요. 일단 대학을 다니면서, 하고싶은 일을 생각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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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2021.05.1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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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나도 특성화고 졸업했는데 3등은 절대 대기업 공무원 절대 못함 1등만 뽑거든 학교마다 커트라인이 다르긴한데 과1등만 뽑는게 현실이야... 부모님말에 휘둘리지말고 그냥 너가 하고싶은거해... 특성화는 안가는게 답임ㅋㅋㄹㅇ 특성화고에서 쌤들이 이뻐해봤자 도와주는거 1도없는데 생색만 오지게 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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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2021.05.1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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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털어놓는다는게 일단 긍정적이고 감사한 일이구요 쓰니엄마든 아빠든 두분의 조언은 다 피가되고 살이됩니다. 괴로워마세요 쓰니를 사랑하는분은 그 두분이에요 공뭔에 특화된 3년간의 공부로 너무 노력했고 힘들게했는데 어이없이 떨어져서 좌절도 맛봤겠네요 어느지점에서 내가 뭘 놓쳤는가 하고 복기해보겠고 괴롭기도 하겠지만 더 깊게 가지마요 날 괴롭히는건 나자신이면 안되잖아요^ 인생에 방법은 다양한데 그 길이 아니었나봐요 즉 때가 아녔나봐 전화위복이란 말이 있죠? 나이들수록 이 말이 참 와닿는네요 쓰니도 그런거에요 쓰임이 분명있어요 고마운쌤이 농협계약직을 얘기했지만 절대 정규직으로 전환이 안될거라... 만약 쓰니가 그 일이 좋고 잘할수있겠다면 뛰어들어요 왜냐면 직장은 내가 어찌하냐에따라 정규직제도가 없지만 특별케이스로 채용도 해요 쓰니가 일을 잘하고 농협에 필요한 사람이라 생각하면 윗선에서 안뽑을 이유가 없어요 헌데 별로 그리 잘할자신이 없다면 대학을 가야죠 지금 고졸에서는 안보이던 미래가 대학을 가면 또다른 길들이 펼쳐져요 이건 분명해요 대학이 전부냐란 말은 너무 단순한얘기에요 또 다른 길을 통한 관문임에는 분명해요 지금 쓰니가 알고있는 세상의 길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그럼 다른 문을 통과해봐야죠 알겠죠?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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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5.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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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21.05.1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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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을 이미 알고계신것같아요 글쓴이분 께서 뭘 하고싶으신지부터 찾는게 먼저일것같아요 주관적인 견해이지만 조금 적어보자면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직장생활해서 돈을 좀 모은뒤 그 돈으로 여러가지 경험을 해 보며 자신이 진정 원하는, 좋아하는,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게 좋을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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