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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입니다 2

나도힘들어 (판) 2021.06.23 01:36 조회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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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판

걱정해주고 응원해주고 또 따끔하게 말씀해주신 분들을 위해 후기를 남겨야 할거 같아서 남깁니다.

 

우선 가족사진에 대해 변명좀 하자면…. 첫째와 쌍둥이들과 따로 찍은 건 첫째의 의견이었습니다. 어떤 엄마가 자식이 가족사진 안찍겠다는데 니맘대로 하라고 좋아하나요. 하지만 강요를 하고 싶진 않았고, 어떻게 하면 사진찍는데 동의할거냐니까 첫째가 따로 찍고 보자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바로 합성을 하고 싶었는데 합성할바에는 절대로 안찍겠다해서….그당시에는 찍는 것만으로도 저희 부부가 첫째한테 고마워해야 할 정도여서 나름 절충을 본겁니다. 첫째가 이거로 두고두고 서운해할줄 알았다면 첫째한테 싫은 소리로 야단쳐가며 찍었어야 했나 저도 후회 많이 했어요. 이거는 제가 확실히 잘못한거 맞습니다. 밑에 후술하겠지만 이부분은 확실하게 딸에게 사과했어요.


남편은 일단 절대로 방관하진 않았습니다. 이전 글에는 길어질까 안썼는데 세아이한테 모두 육아나 집안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에요. 다만 첫째를 처음 키울 때 얻은정보중에서 친부모의 경우 대놓고 누구의 편도 들지 말고 뒤에서 새 부모와 아이를 지지해주라는 것을 보고 저도 남편도 만약에 저랑 첫째의 갈등이 있으면 대놓고 나서지 않기로 합의를 봤고, 실제로 첫째가 저랑 자주 싸우는 와중 그나마 숨통 트이는게 남편이 뒤에서 위로해주기 때문이라 남편은 너무 뭐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고서 가장 울었던 댓글은 첫째가 저를 친엄마로 생각하기 때문에 반항한다는 것, 그리고 왜 아이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냐는 것이에요. 전자는 감격, 후자는 반성하는 심정이었고 이외에도 모든 댓글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일일히 복사해가며 봤어요. 생각을 해보니 아이가 반항하는 와중에도 저한테 밥줘, 옷줘, 엄마 나 ~~좀 이런식으로 퉁명스러운 부탁을 안하지는 않았더라고요. 전에는 어휴 밖에서 안저러나 몰라 이렇게 걱정했는데 이것마저도 감사해서, 그 기분으로 여전히 저한테 떽떽거리는 첫째한테 저도 모르게 만만한게 엄마지? 라고 웃으면서 말하니까 아이가 엄청 당황했습니다. 평상시에는 서로 목소리를 높이거나 제쪽에서 먼저 니 떠들어라, 하고 피해버렸는데 제가 그러지 않으니까 아이도 부드러워졌네요. 한편으로는 나도 아이에게 매우 날카로웠구나 싶어 좀 미안했습니다. 그전에는 대화하자고 제가 나름 부탁하듯 말해도 아이가 됐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순순히 대화하자는 제말에 응하는거 보고, 특히 더 그랬어요.


여러분들 말씀대로 아이는 제가 제딴에는 아이를 위한답시고 회피하는 행동에 가장 상처를 느꼈다고 합니다. 왜그랬는지 아이에게 처음으로 제 가정사를 털어놨는데 사실 제가 친정엄마랑 사이가 안좋아요, 친모녀인데도요. 독립 이후 친정엄마 거의 20년 안보고 삽니다. 결혼식에도 안불렀어요. 가끔 친정엄마쪽에서 저한테 연락이 오는데 제가 차단했어요.


제 친정엄마는 자식을 지나치게 사랑해서 집착하고 자식에 대해 일일히 알아야 하고 모르면 난리치시는 분이셨어요. 또한 철이 굉장히 없으셨는데, 제가 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본인의 불행한 가정사를 울면서 언급하며 자기는 불행하니 너까지 내말 안들으면 콱 죽어버릴거다, 라는 식의 말씀도 매우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감정쓰레기통 겸 엄마의 바비인형이었어요. 그래서 친정엄마의 정반대로만 행동하면 그게 좋은 엄마일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아이가 그걸 왜 이제서야 말하냐고 물어봐서 너는 나처럼 안크길 바랬다고 하니까 흐느끼면서 엄마는 나보고 다 얘기하라면서 엄마는 왜 안그러냐고 자기한테 거리두냐는데, 내가 육아를 한참 잘못했나 싶었네요. 제가 지금까지 아이앞에서 한번도 운적 없어요. 근데 이때는 같이 울었어요. 정말 신기한게, 내가 딸 또래였을 시절 받은 상처가 딸한테 보상이 어느정도 되었네요. 이래서 사람들이 자식을 키우는지….. 물론 보상을 무조건적으로 바라면 안되겠지만요.


그리고 아이도 확실히 좀 가라앉은 태도로 자기 속을 얘기했는데, 사실 다 안대요. 제가 자기한테 나쁜뜻으로 그런적 없다는거….다만 어떤날은 나쁘게 생각이 드는날이 있대요. 엄마가 왜미웠냐니까 자기도 모르겠다고 유난히 열 오르는 날이 있고 또 화내는것도 그날그날 이유가 다르다는데 이건 사춘기인지 갱년기인지….. 제가 어느정도 모른척하는게 좋다가도 싫고 그렇다고 아는척하는건 더 싫고 자기도 모르겠다는데 일단 저희가 내린 결론은, 코로나때매 너무 붙어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입니다. 사실 전 속으로 아이가 사춘기라서, 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면 또 싸울까 싶어 말 안했습니다. 일단 자세한건 심리상담센터를 다녀봐야 알거같아요. 추가적으로 딸이 상담센터를 자기입으로 처음으로 가자고 해서 이것도 맘이 놓입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엄마랑 안싸울 자신은 없다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제 스스로도 아이가 사춘기 아이답지 않고 좀 철이 빨리 들기를 바랬을지 모르겠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첫째 부모님들이 이런 성향이 있으신거 같더라고요, 제 친정엄마도 그랬고….ㅎㅎ


제가 엄마이기 이전에 봤던 첫째의 모습이, 겨우 여섯살 밖에 안된 아이가 아침으로 컵라면을 끓여먹으려다 엎질러서 화상입고 울던 거에요. 당시 친구사이였던 남편이 혼자 싱글대디로 아이를 키우는 상황이었는데, 그당시 남편이 장기입원을 하느라 시부모님한테 아이를 부탁했는데 하필 시부모님도 그때 일이 있으셔서 처음으로 아이가 혼자 등원 준비를 하다 일이 난겁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 부탁으로 아이를 병원으로 옮겼는데 만으로 4살인 아이가 무섭거나 아픈거 꾹 참고 울지도 않더라고요, 아빠 속상해 할까봐 그런다고. 그모습에서 엄마를 기쁘게 해주려고 어른아이가 되어버린 제 어린시절이 생각났어요.  또 그당시만 해도 남편이 아이를 싱글대디 아이라고 엄하게 키워서(지금은 안그러고 대신 권위없는 만만한 아빠ㅡ,) 학교도 안들어간 아이가 진지드세요, 여기 앉으세요 등 경어체를 쓰는거 보고 제가 기함을 했어요. 결혼하자마자 그거부터 없앴네요, 애는 애다워야 한다고 제가 남편과 아이에게 엄청 세뇌시켰어요. 사실 지금이 어떻게보면 그 소원대로 된건데 제가 배가 불렀나봐요^^


아직 저랑 첫째가 완전히 회복된건 아닙니다. 얼마전에는 엄마가 안피했으면 좋겠다면서 오늘은 왜이리 말이 많냐고 아이가 문 쾅 닫고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순간적으로 반려동물 같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꾸욱 참고 엄마가 기다릴게, 진정되면 나와.’라고 보냈더니 10분만에 배고프다는 핑계대고 나오네요 ㅎㅎ 어느 댓글처럼 이시기의 자식은 사람이 아니라 말 안통하는 반려동물처럼 생각하라는데 그냥 우리애가 크느라 심적 고생이 많구나, 라고 생각하렵니다. 아깐 아이가 기말고사 기간인데 딩가딩가 배짱이마냥 티비보고 남자친구랑 통화하는 모습에 제 갱년기가 앞당겨진거같지만, 그래도 저는 감사하려구요제가 정말 계모처럼 느껴졌다면 제 앞에서 안저러겠죠. 저녁 먹으면서 오랜만에 남자친구와의 연애상담을 털어놓는데 그러다 니 성적 훅간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성심성의껏 딸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아이가 어느정도 크고 나면 다키운거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어려운거 같아요. 어릴때는 육체적으로, 크니까 정신적으로요. 엄마노릇 쉽지 않지만, 노력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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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ㅇㅇ2021.06.2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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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맨날 파혼했니 이혼했니 그런 후기만보다가 간만에 미소지어지는 후기를 봤네요. 후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계모가 있는 집안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엄마랑 사춘기딸이 있는 집안이네요. 스스로 계모계모하지마세요. 쓰신 글들보니 배아파안낳았다뿐이지 다른집과 같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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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7.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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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정말 좋은 어머니세요...ㅠㅠ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하려고 하시는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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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2021.06.2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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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초감정에 대한 강의를 듣고 난 후 딸이랑 좀더 편해졌어요 야, 내일 시험인데 핸드폰 안내려놔? 욱해서 말했는데 요즘 일부러 '공주~ 시험은 니가 보는데 내가 불안해 못보면 제일 힘든 게 너인데 힘들어하는 걸 보는 나는 더 아파 엄마는 말도 안되는 거 알지만 니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거든 시험도 내가 대신 보고싶은 심정이야' 길게, 솔직하게 말합니다 어휴 힘들어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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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6.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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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저 먼저 덧글에 내자식이여도 중학생 애들 키우면 미친듯이 싸우고 속상해서 운다고 힘내라고 적었어요 ..아이사춘기때 모녀는 미친듯이 싸우고 미워하고 화해하는 시기인것 같아요 같이힘내봐요 ㅠㅠ 이 글을 읽으며 울컥하는건 저 뿐이 아닐것 같아요 .좋은엄마시고 현명한 엄마신것 같아요 .아이가 부모복이 있네요 북한도 중2때문에 못쳐들어온다는데 최강전투군이 있는 모든 가정의 부모님들 힘내서 사춘기겪고있는 우리아이들에게 잘해줍시다.참는자에게 복이 있겠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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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6.2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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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좋은 엄마신 것 같아요. 글 읽는데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저도 엄만데 반성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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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6.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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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좋은 엄마세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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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맘2021.06.2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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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글읽는 내내 현명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20살, 고2 아직도 사춘기인거 같은 아이들 키우는데 글쓴님의 현명함을 배우고 싶습니다. 나중에 따님이 글쓴님을 자랑스럽다고 할거같아요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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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6.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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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함께하지 못한 시간보다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더 많기에 서로에게 생각지도 못한 상처들 잘 보듬어가며 지금처럼 아이 기다려주시면 아이도 완전히 마음 열어줄꺼예요 그렇다고 너무 아이에게만 맞추지 마시구요 오히려 그게 아이에게 당장은 좋아도 다른 형제들과 차별 한다 싶으면 더 큰 상처를 받게 된다고 하네요 부모가 자신이 줄 수 있는 사랑 다 끌어모아 줘도 부족하다 느낄수도 있는게 아이들이니까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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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6.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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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고생이 많으셔요. 사춘기는 짐승이라는 말에 끄덕끄덕하면서, 삶이 참 쉬운게 없지만 그대로 또 잘 흘러가는구나 싶어 보기좋고 다행이기도 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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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6.2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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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맨날 파혼했니 이혼했니 그런 후기만보다가 간만에 미소지어지는 후기를 봤네요. 후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계모가 있는 집안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엄마랑 사춘기딸이 있는 집안이네요. 스스로 계모계모하지마세요. 쓰신 글들보니 배아파안낳았다뿐이지 다른집과 같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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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021.06.2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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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남긴 댓글 완전히 풀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잘 풀려서 다행이에요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웃으며 그래 이런 일도 있었지 하고 서로 꺼내는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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